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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필무 필장 보유자 /국가유산청
가을이 깊어지니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하지만, 자판에 익숙해진 탓인지 손글씨가 마음처럼 써지지도 않고 영 낯설기만 하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 했는데, 괜스레 펜 탓만 하면서 필기구 욕심만 낸다.
옛사람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좋은 붓이라면 글씨도 잘 써질 것이라 기대했을 법하다. 그 좋은 붓의 조건을 첨제원건(尖齊圓健)이라 했다. 붓 끝이 뾰족하고 털끝은 가지런하며, 붓 촉이 원통형으로 둥글고 눌렀다 놓으면 탄력 있게 되살아나는 것이다. 선비들은 붓을 종이·먹·벼루와 함께 문방사우(文房四友)라 부르며 벗처럼 곁에 두었다.
이런 전통 붓을 만드는 장인을 필장(筆匠)이라 한다. 필공(筆工)이라고도 불린 이들은 우리 기록 문화와 서화의 발전을 뒷받침한 전문가였다. 조선 시대에는 왕실과 관청에 필요한 붓을 만들었으며, ‘경국대전’에는 공조 소속 필장 8명을 두도록 규정했다.
붓 만드는 일은 털을 고르는 일부터 시작된다. 붓은 동물의 털로 만드는 모필(毛筆)과 칡·억새 등으로 만드는 초필(草筆)이 있다. 재료에 따라 손질법도 달라, 모필은 털의 기름기를 빼고 한 올씩 고르며, 초필은 식물을 찌고 말리고 두드려 부드럽게 손질하여 가지런히 모아 붓을 맨다. 재료의 성질을 다스려 먹을 머금은 붓끝이 섬세하고 탄력 있게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필장의 기술이다.
유필무(1960년생) 필장의 붓 제작 시연을 본 적이 있다. 털을 고르고 다듬는 유려한 손놀림과 사각거리는 작업 소리에 빠져들었다. 그날 이후 좋은 붓 한 자루를 갖고 싶어졌다. 가을이 가기 전에 우리 붓으로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전해봐야겠다.
붓 잡고 싶은 가을🍁, 무형유산 필장(筆匠) [이제는 국가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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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의 이제는 국가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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