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혈의 효용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도 많았다
사혈이 진짜로 질병 치료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고대 그리스 때부터 의문이 제기되었다. 에라시스트라토스(Erasistratos, 기원전 310?~기원전 250?) 학파에 속하는 이들은 인체 내 피의 양을 줄이는 것은 좋은 치료법이기는 하지만, 사혈은 아주 위험한 방법이므로 사혈 대신 단식을 통해 혈액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세기에 혈액순환 이론이 제시되기 전에는 섭취된 음식으로부터 피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했으므로 이 이론은 나름대로 타당한(?) 이론이었다. 사혈을 시행하는 중에 환자가 의식을 잃게 되면,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했으므로 사혈 도중에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생기기도 했다. 따라서 사혈의 위험성을 지적한 학자들도 계속 쏟아져 나왔다.
수많은 질병이 전염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이탈리아의 프라카스토르(Girolamo Fracastoro, 1478~1553)는 체액의 불균형에 의해 질병이 발생한다는 이론에 의문을 가졌다. 따라서 사혈의 치료 효과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화학자로 더 유명하고, 연금술사로도 알려진 헬몬트(Jan Baptist van Helmont, 1579~1644)도 사혈의 효과에 의문을 가져 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사혈과 다른 치료법을 별도로 실시하여 결과를 비교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이 제안은 그로부터 약 200년이 지날 때까지 몇몇 연구팀에서 비슷한 연구를 했고, 사혈의 효과에 부정적인 결과를 얻으면서 사혈은 서서히 쇠퇴해 갔다.
20세기 초까지 사혈은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널리 인정받았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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