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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윤제 대한제당 수석연구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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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밍은 과연 실수로 페니실린을 발견했을까?’ ‘대장균과 기계가 시합하면 누가 더 DNA를 많이 만들어낼까?’ ‘복제 송아지는 어떤 방법으로 탄생시킬까?’ 대한제당 박윤제 박사가 인천 문학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실수로 인한 역사적 발견, 페니실린 과학이 어떠한 사실을 발견한 것이라면, 기술은 그 과학 사실을 응용하거나 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흔히 과학 기술이라고 하면 복잡하게 생각하지만, 일상생활을 잘 살펴보면 과학과 기술을 이용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가운데 생명공학이라는 분야는 생명체를 이용하여 인류를 유익하게 하는 과학 기술을 가리킵니다.
생명체에는 동물과 식물을 비롯하여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 같은 많은 미생물도 포함됩니다. 바이러스를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해보면 많은 육각형과 오각형으로 연결되어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육각형과 오각형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진 대표적인 물건이 축구공입니다.
그런데 집도 육각형과 오각형을 서로 잘 연결해서 지으면 가장 튼튼하고 부피가 넓은 건축물로 지을 수 있습니다. 대전엑스포의 선경 이미지네이션관의 형태가 바로 그런 모양입니다. 이 사실은 퓰러라는 과학자가 발견했는데, 그와 같은 형상을 ‘퓰러의 돔’이라고 부릅니다.
이밖에도 미생물은 포도주처럼 우리의 실생활에서 많이 이용되어 왔습니다. 그 가운데 아주 특별한 경우가 페니실린입니다. 플레밍이라는 영국의 의학자가 발견한 이 항생제는 ‘실수로 인한 발견’이라는 일화로도 유명합니다.
원래 플레밍은 푸른곰팡이를 연구한 게 아니라 폐렴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플레밍이 실험실에 와 보니 배양 중이던 미생물이 모두 사라져버리고 대신 곰팡이가 생긴 걸 알아차렸습니다.
하지만 플레밍은 그걸 버리지 않고 무엇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났는지 곰곰이 관찰했습니다. 결국 페니실린이란 미생물이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죽인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실수에서 역사적인 과학적 사실을 발견해냈던 것입니다.
과학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미생물이 대장균입니다. 대장균의 몸길이는 1~3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DNA의 길이는 자기 몸길이의 300배 정도인 1mm입니다. 유전자의 크기는 1,000염기쌍이며, 유전자의 개수는 4,300개 정도입니다. 가장 키우기 쉽고 사용하기 편해 생명공학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겁니다.
기계보다 훨씬 뛰어난 대장균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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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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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과학이 발달해서 DNA도 기계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장균과 DNA를 만드는 기계를 서로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대장균의 30분에 450만개의 DNA를 만들 수 있지만, 기계는 30분에 불과 100개밖에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오차 발생률에 있어서도 대장균은 10억개 중 하나 정도의 이상 유전자를 만드는 데 비해, 기계는 100개 중 1개를 잘못 만들어냅니다.
과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아직까지 대장균을 따라잡지 못하는 겁니다. 이처럼 생명체는 기계보다 훨씬 더 오묘하고 잘 설계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수는 60조개입니다. 그 60조의 세포마다 안에 핵이 있고, 핵 안에 염색체가 있으며 염색체는 유전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953년 왓슨과 크릭이라는 과학자가 DNA 구조를 알아냈는데, 세포 속에 염색체가 23쌍씩 이중 나선구조로 들어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우리 몸속에는 3만~4만개 정도의 유전자가 들어 있는데, 세포 1개에 들어 있는 DNA를 쭉 늘어놓으면 약 1.8m의 길이가 됩니다. 우리 몸의 세포 수가 60개조이니, 유전자를 다 꺼내서 붙이면 약 1,000억km가 되는 거죠. 이는 지구 둘레를 무려 250만번이나 돌아야 하는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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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제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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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동물 복제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오는데, 도대체 복제는 어떤 방법으로 할까요? 소의 경우를 예로 들면, 우선 난자와 정자가 수정이 된 소에게서 수정란을 꺼내 핵을 제거시킵니다. 거기에다 우량 수소의 체세포에서 채취한 핵을 집어넣습니다.
그러면 처음의 아빠 소와 엄마 소에게서 얻은 유전자가 아니라 우량 소의 유전자가 그대로 수정란 속에 들어가게 되는 거죠. 이 수정란을 다시 어미 소에 이식하면 몸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 새끼를 낳게 됩니다. 그 송아지가 바로 우량 소와 똑같이 닮은 복제 소입니다.
그런데 그 송아지는 우량 소의 남은 수명밖에 살지 못합니다. 생김새는 어린 송아지와 똑같지만, 몸속의 세포는 우량 소만큼 나이를 먹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생명공학은 의약과 생물 화학, 농업, 환경, 에너지, 생물 전자 등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박윤제 대한제당 BIO연구Unit 수석연구원 농학박사/기술사
정리/이성규 객원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