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의 옛날 고구려때 지명은 잉매현(仍買縣)이었는데, 757년 신라 경덕왕 때 정선현(旌善縣)으로 바꾸었다. 정선현이란 이름은 도대체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일까?
먼저 仍買縣(잉매현)이란 지명부터 보기로 하자. 仍買는 비교적 쉽다. 仍은 ‘너르다’는 뜻의 [넓]을 표기한 것이고, 買는 ‘마을’이라는 뜻의 [매]를 표기한 것이다. 당시의 실제발음은 [넙마] 정도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넓은 마을이란 의미다.
그러면 旌善(정선)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먼저, 善은 ‘크고 넓은 언덕’을 가리키는 [슬/sur]의 이형 [설]을 표기한 것이다. 음차표기다. 경북 선산(善山)이나 제주도 표선(表善)의 善도 같은 [설]을 사용한 지명이다. 이 포스트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슬/sur]이 어떻게 ‘크고 넓은 언덕’을 가리키는 말이냐며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에서 용비어천가를 배운 사람이라면 “적인 서리에 가샤 적인이 갈외어늘.....” 하는 구절을 배웠을 것이다. 거기 나오는 [서리]는 ‘마을’이란 뜻이다. ‘크고 넓은 언덕’에 자리한 마을이 [슬/설/서리]이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라는 남구만의 시조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거기 나오는 [사래]도 같은 어원 [슬/sur]에서 분화된 말이다. [서리], [사래]의 어원 [슬/sur]은 현대한국어 ‘산기슭’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산기슭의 [슭], 그것을 생각하면 된다.
여기까지 旌善(정선)의 善이 기슭의 [슭], 즉 ‘크고 넓은 언덕마을’을 뜻하는 말이라는 설명을 한 셈이다. 그러면 旌(정)은 무엇인가?
이 점을 파악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설명하기도 몹시 까다롭다.
본 슭마노르의 견해는 이러하다.
한자 旌(정)은 [돍]음을 표기한 것이다.
물론 추측일 뿐이다. 입증하기는 어렵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왜 그런지는 모른다.
필자가 그렇게 추측하는 이유는 삼국시대의 표기들을 보면 ‘깃발’을 나타내는 한자들이 [돍]음을 적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幢(당), 旃(전), 纛(독) 등의 본래 한자 뜻은 깃발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깃발을 [돍(=턹=터럭)]이라고 했던 것 같다. 서울의 ‘뚝섬’은 한자 纛(독)을 쓴다. ‘깃발 독’ 자다.
한자 幢(당)이 [돌/돍]음을 표기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은 삼국유사 원효대사 편에서이다. 삼국유사에는 원효대사의 어릴 적 이름이 誓幢(서당) 新幢(신당)이었는데 幢(당)은 우리말로 毛(모)라고 한다고 되어 있다. 毛(모)의 순우리말은 [털/터럭]이다. 그러니까 幢(깃발 당)은 우리말 [돍]을 표기했다는 얘기인 것이다.
旌(깃발 정) 자가 우리말 [돍]을 표기한 것이라는 필자의 추측이 맞다면, 旌善(정선)은 [돍+슭]으로 이루어진 지명이 되는 셈이다. [달/tar+슬/sur]이다. 큰 언덕마을이란 뜻이다.
경북 예천의 지명과 같다. 醴泉(예천)의 醴는 ‘단술 례’ 자이다. [단술]은 큰 마을이란 뜻인데, 醴(단술 례)라는 한자로 사음훈차하여 표기한 것이다.
첫댓글 stone 돌 -->독 독도 -->돌섬
매달다 달다 달-->단 <-->당(n<-->ng 비음호환) 슭마노르님 추측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