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글>
김 선 영
흡사 어떤 사고로 척추마비가 된 환자가 치료를 받고 처음 시트에서 내려와 발을 내딛을 때 과연 걸을 수 있을까 내 신경이 발끝에까지 닿아 살아움직이는 동력으로 깨어날 수 있을까 두려워하는 것처럼 오랜만에 깜박이는 커서를 마주한 느낌이 그러하다. 쓸 수 있을까 오랫동안 굳어진 내 손가락들에서 말라비틀어진 이야기거리라도 쏟아낼 수 있을까... 선뜻 내딛기 두려운 발걸음처럼 그렇게 조심스럽게 내딛어본다. 역시 아직은 어색하다. 하지만 약간 감격스럽기도 하다. 뛰지는 못할망정 설수는 있겠다 싶다. 그런 희망으로 미소지어본다.
이제야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나이 마흔을 훌쩍 넘어서야 갑자기 오십이 인생의 끝인 것처럼 그렇게 한 8년 남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동안 여기저기 쑤셔박아놓아 빛바랜 나를, 내꿈들을 좀 일으켜 세우고 싶은데.....이젠 곰팡내가 날것 같아 펼쳐보기도 두렵다.
자기 소개는 아주 게으른 성격과 소심함이 안팎으로 잘 버무려진 대책없는 여인네라고 할밖에 자랑할 것이 없다. 학창시절 국어를 너무 사랑해서 국어만 쫓아다녔고 조금 있을려던 재능이 제도교육의 한파에 사그라져 책 한 권 열정적으로 읽지 못하고 그래서 재능이 될 수도 있던 작은 꿈이 짝사랑에 그치고 만다. 그 후 이런저런 변명으로 하루이틀 미루며 발전적이지 못한 삶을 꾸려왔다. 그냥 아이 둘 키우며 그렇다고 살림에 재미를 붙이지도 못했다. 세월이 흘러가는 초침소리를 자장가삼아 나를 잠재우고 또 잠재우고...
이제 사십대면 인생이 만개할 나이라던데 아직까지 그다지 피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걸 보면 앞으로도 다르지 않을 듯 싶다. 이제 내손으로 닫힌 꽃봉오리를 찢어서라도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말았다.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가 조금더 빠르게 들리는 것도 같다. 그냥 잠들기엔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늦게나마 공부도 하고 싶고....그건 다방면의 국어공부다. 맞춤법 교정부터 창작까지 다 배우고 싶다.
마침 읽던 책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라는 책에서 펭귄 이야기가 나온다. 날개도 작고 허리도 없고 원통형 짤뚱한 몸매의 펭귄은 사막에선 결점투성이이다. 그러나 바다로 오면 그 날렵함이 빛을 발한다. 펭귄의 본성은 바다이다. 작은 위안이 된다. 나또한 바다를 찾지 못한 펭귄은 아니였을까. 지금부터라도 본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며 내 남은 삶은 진정 기쁨을 느끼는 일을 찾으며 즐기면서 살고 싶다.
첫댓글 .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너무 오랫 동안 글재주가 잠자고 있었네요. 이제 열심히 해보세요.
40대~ 결코 늦지않았답니다 여성으로서 가장 원숙하면서도 아름다울 나이예요! 지금은 실감이 안 나시겠지만..
미루지 말고 꿈을 펼쳐보세요. 화이팅입니다^^
자기소개글부터 김선영님의 포스가 느껴지는데요^^선영님의 저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을 보물들, 기대됩니다.
항상 젊게 살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나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우리 생활글쓰기반에 오신 다른 분들을 한 번 둘러보세요.
자, 그럼 앞으로 열공! 화이팅!
언니 완전 멋있어요!!!! 저도 자기소개서 언넝 잘 써보고 싶은데....
다음주는 되어야겠어요... 너무 바빠요...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