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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흙집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비즈니스
염색장인 쪽물들이기-쪽풀을 길러 쪽물들이기까지- | |
1. 국가 중요 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은 명하쪽인 윤병운 보유자와 샛골쪽인 정관채 보유자이다. 이 두 보유자는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전승계보가 있으며 둘 다 독특한 쪽물제조의 특징을 갖고 있어 두 사람 모두 염색장으로 지정되었다. 이 글에서도 각각 독특한 점은 따로 열거하되 공통점은 같이 기술하고자 한다.
1)윤병운 보유자
그의 부인 나정임 씨 역시 쪽염지역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쪽 염색을 접할 수 있었으며, 전통 재래방법을 지키며 이어오고 있다. 윤병운 보유자는 장인 특유의 순박한 모습으로 건강한 편이나 80세의 고령이라 부인 나정임 씨와 아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나주 큰길에서 자동차로 60리를 돌아 문평 명하마을로 들어서면 나주의 특징인 배꽃과 산 속에 활짝 피어 있는 복숭아 매화꽃이 눈에 띈다. 명하마을 입구에 흐르는 냇물은 예부터 물이 맑아 쪽물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이 되었다.
윤병운 보유자의 쪽물장집으로 들어서면 담장 넘어 박태기 나무, 목련, 정원수 등이 보이고 집 입구에 쪽밭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본채 옛기와 두 칸집과 아래채, 옆채 창고 두 개소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입구쪽밭 두 배의 넓은 땅에 쪽밭이 펼쳐져 있어, 뒤에 작은 것까지 합쳐 모두 600평의 쪽밭을 일구고 있다.
다시 들어가면 오른쪽에 비닐하우스가 있는데 그곳엔 고추를 말리고, 작년에 구웠던 석회가루를 보관하고 있었다. 2)정관채 보유자
거주지는 나주이며, 성장배경을 살펴보면 부친(정순홍), 모친(최정님) 사이에 태어났고 부인인 이희자 사이에 아들 정찬영을 두었다. 샛골 마을은 정가마을로 그 동네가 모두 정가네 친적들로 큰일에 상부상조하고 살아온 염장인이며, 정관채 장인은 전라도 신지식인 1호가 되었다. 그간 은행에 나갔던 부인이 몇 년 전부터 직장을 그만두고 오로지 쪽물장의 아내답게 쪽물 일돕기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전승계보는 가족이 대를 이어 전수되었고 증조부 정재숙(鄭在淑부), 조부 정기현, 부 정순홍(鄭淳弘), 정관채로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또 1915∼1950까지 외조모 이소례 할머니에게서 전수받은 동시에 모친 최정님여사(1994년 작고)에게서 전수받아 현재 남아있는 유물들을 보관하고 있다. 1977년 1월부터 현재까지 본인 정관채 씨가 염색에 종사하고 있으며, 아들 정찬영도 벌써부터 쪽 염색에 관심을 보여 얼마전‘아빠와 함께 해보기’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2. 쪽물은 우리 나라 염색에 대한 기록 쪽물은 《삼국지》 1)의 오환선비의 동이전에 기록되어 있고 《후한서(後漢書)》 2)권 85 , 《동이열전》 권 75, 권 115 부여조에 나타나 있어 일찍이 쪽물을 해왔다는 근거를 알 수 있다.
그 이후 백제 고이왕 때 복색착용제도를 정비하고, 신라 때에는 염관에 11인의 염장(染匠)을 두었고 염곡전(染谷典)을 두어 염료식물 재배, 수확 등을 관장했으며 홍전, 능색전, 소방전 등의 염색에 관련된 부서가 있었다. 고려에 와서는 사영 공장과 관영 공장에서 염색을 관장하기 위해 직염국(織染局)에 도염서(都染署)를 두어 전문 장인인 염료공과 염색공을 두어 염색을 담당하게 하였다.
그 후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경공장에 청염장, 홍염장, 황단장 등 염색을 분업화시켜 염색을 색깔별로 관장하면서 염색기술이 고도화되어 갔다. 이러한 국가 및 관청에서 관리하던 염색기술이 중기 이후에는 민간 수공업으로 전환되어 민가의 부업이나 가내의 생필목적으로 자급자족하게 되었다. 이러한 염색직물이 민간부업이 됨과 동시에 반가 이상의 서민층에서도 염색의 욕구가 고조되어 혼사시의 혼수품으로 의류 및 이불, 생활용품, 보자기 등 다양한 전통 염색이 가내의 비법으로 발달되어 왔다. 3. 석회·잿물 제작방법 1) 쪽풀 기르기의 종자 종자 준비로 전년도에 채취한 쪽씨를 자루에 담아서 공기 유통이 잘되는 온돌방에 보관하였던 씨앗을 파종 전 잘 익은 씨앗을 고르기 위해 바람에 날려서 선별하여 깨끗한 물에 씻어 물이 잘 빠지는 소반에 천을 깔고 씨앗을 올려놓아 물기를 빼어서 파종 준비를 한다. 싹틔우기판을 준비하려면 지질로는 배수와 통풍이 잘되며 부식질이 많은 사질양토가 알맞으며, 일조량이 충분한 적지를 택해야 한다. 싹틔우기판 면적은 본밭 100평당 1평 정도로 준비하여, 싹틔우기판 설치 장소가 선정되면 완숙된 퇴비 평당 약 100kg을 넣은 후 땅을 40cm 깊이로 파서 퇴비를 흙과 골고루 섞어서 흙을 부은 다음 싹판을 평평하게 만든다.
싹기르기는 발아된 상태를 확인, 성장 과정에 싹틔우기판에 잡초가 생기면 제거하고 조밀하게 쪽잎의 부분은 솎음질을 하여 건전한 싹을 기를 수 있도록 관리하여 싹틔우기판에서 약 40∼45일간 기른다.
쪽 심기인 본밭 준비로는 쟁기를 이용 최대한 깊이 갈아서 두둑을 40cm 정도로 지어준다. 완숙 퇴비를 300평당 4,000kg 정도 넣는다. 퇴비를 많이 사용해야만 수확 후 쪽물의 농도가 짙어지며 염색시 착색이 좋아진다. 본 밭심기는 준비된 것과 같이 두둑 측면에 40cm 간격으로 자란 쪽풀 싹을 1개씩 심어준다. 우량한 싹은 잎이 5∼6잎 싹길이 15∼20cm의 싹을 선택하여 심는다. 본밭에 심은 싹은 3∼4일이 경과하면 뿌리가 땅에 내려 성장하게 되는데 본밭에서의 성장과정을 확인해가면서 잡초제거 및 도복방지를 위해 복토를 실시해주며 7월 중순쯤에 300평당 1500kg 정도의 완숙퇴비를 추가로 주며 강수량이 부족할 때는 직접 물을 길어 뿌려주어야 한다.
첫 쪽베기는 쪽이 60∼70cm로 자랐을 때 이물질이 혼입되지 않도록 채취한다. 채취 시간은 새벽 3시경부터 시작하여 일몰 전까지 완료해야 한다. 새벽에 채취하는 이유는 쪽이 습기를 최대한 흡수한 상태이어야 하며, 주간에 채취하여 항아리에 쌓은 후 물을 부으면 쪽이 팽창하여 항아리가 깨질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 석회 만들기 두 보유자가 특징이 있어 모두 열거하겠다. 명하쪽 윤병운 보유자는 자연산 굴껍질을 수집하여 세척하여 말린다. 땅을 파서 만든 전통적 황토바닥가마 특유의 방법으로 구덩이(직경 100cm×높이 70cm)를 파서 밑에서 솔가지를 넣고 그 위에 장작을 쌓는다. 그 위에 가마니, 덕석, 거적을 놓은 후, 거적, 굴껍질을 넣고 다시, 가마니, 거적, 잡초 순으로 황토바닥가마에 쌓는다. 앞 공기구멍을 이용하여 솔잎에 완전히 불이 붙고 장작에 불을 지펴 점화 후 약 한시간 정도로 태워서 공기구멍을 막아 공기를 차단한다. 점화 후 24시간 지나면 굴껍질이 20℃ 정도로 식는데 바닥 웅덩이에서 이물질이 혼입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꺼내 응달에 놓고 거적으로 덮어 외기와 차단한다. 그것을 20일 후 분쇄하고 얼맹이로 쳐서 분말로 만든 다음 절구통에서 분쇄하고 아주 고운 체(지름 0.3∼0.5m/m)로 쳐서 고운 분말을 만든다음 자루에 담아 통풍이 잘되는 온돌방(20℃)에서 보관한다. 최근은 비닐 하우스에서 전기로 온도를 맞추어 보관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은 문화재청의 조사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기술하였지만 작업과정을 단계별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정관채 보유자의 샛골쪽 석회 제조 과정은 큰 통나무를 밑에 깔고 그 위에 삼태기에 담아온 굴껍질을 가마에 넣은 후 불꽃이 약간 사그라지면 장작을 넣고 다시 조개 껍질을 넣는다. 이 과정을 7∼8회 반복하고 굴껍질을 첨가하여 쌓아 12시간 정도 완전히 활활 태워서 열이 강하게 올라간 후 앞문을 황토 벽돌과 진흙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며 막는다.
3) 잿물 만들기 잿물 만드는 방법은 가내 수공식과 대량 생산식 두 가지가 있는데 모두 두가지를 사용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콩대, 찰벼, 쪽풀 담은 후 건조해 놓았다가 태워서 사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에 본 고에서는 사진만 제시하고 설명은 생략한다. 4. 염색과정 1) 침전쪽 담그는 과정 먼저 이슬이 흠뻑 내렸을 새벽 3시쯤에 쪽대를 베어 항아리에 공간이 없도록 눌러 담고 샘물을 항아리 가득 채워서 24시간 담아둔다. 12시간 정도 경과한 후 쪽잎과 줄기가 항아리에서 회전할 정도로 삭으면 위아래가 완전히 바뀌도록 뒤집어 놓아 골고루 물에 잠기도록 해준다. 뒤집어 쌓은 후 쪽의 삭은 상태를 확인 후 쪽을 건져낸다.
다른 항아리에서 나온 쪽 담근 물을 퍼서 채운다. 항아리에서 건져낸 쪽대와 잎은 이물질이 혼입하지 않도록 하여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 특히 참깨대가 혼입되었을 때는 쪽물이 생성되지 않아 염색에 실패하게 된다. 쪽 색소가 우러나온 쪽물 한독 180ℓ에 굴 회가루 3∼4홉을 넣고 고무래로 위 아래로 20분 정도 반복하면서 치면 작은(5mm의 지름인) 거품이 물표면에 생긴다.
고무래로 30분 정도 쳐주면 작은 거품이 큰 물방울로 생긴다. 처음에 노란연두색이던 물이 파란색으로 점점 짙어지면서 대추알 크기의 거품이 일어난다. 물색이 흰색에서 짙어지면서 깨알만한 거품이 대추알만한 거품으로 독 가득 채워진다. 다시 20분 정도 계속 젓고 있으면 거품이 차츰 없어지며 액의 색이 가지색(감청색)으로 되어야 가장 좋은 상태인데 색의 상태가 완벽하지 못하고 거품이 남아 있을 경우 윤 쪽물장은 이 상태의 경우 물이 싱겁다고 표현한다. 윤 보유자 얼굴이 비칠 정도로 윗물이 맑아야 적당한 농도이다.
다음날 항아리 안에 있는 색소가 가라앉으면 정종 같은 누우런 물이 생기면서 색소 앙금이 가라앉아 침전쪽이 생겨 있다. 항아리 안에 누런 물을 먼저 바가지로 떠내고 다시 독을 엎어 따라 버리고 가라앉은 침전쪽(앙금)을 바가지로 독에 담아둔다. 작은 항아리에 침전쪽을 담아둔지 3∼4일이 지나 윗물만 따라내면 침전쪽은 두부 같이 된다. 시루에 포대나 삼베천 혹은 당목천 두 겹을 깔고 그 위에 쪽 앙금을 담는다. 물이 완전히 빠져 묵정도로 반응고가 될 때까지 수분을 뺀다. 침전쪽을 담은 시루를 얼지 않게 또한 바람이 들지 않도록 3∼4개월 그늘에서 말려서 저장해둔다. 쪽물 180ℓ 중 침전물은 약 3ℓ 정도가 나온다. 2) 쪽물 짓기 과정
3) 천의 정련 물들일 옷감을 잿물에 삶아 마전(정련)하여 깨끗하게 건조 준비 해둔다. 4) 쪽물 들이기 쪽물 들이기는 새벽 3시에 정련해 놓은 옷감을 독에 넣고 4시경에 건져 밖에서 말린다. 다음날 염료가 가라앉으면 또 들인다. 이 같은 방법을 계속 반복하면 진한 쪽 염색감을 만들 수 있다. 물들이는 방법을 반복하여 2시간 담구어 두었다가 짠 후 건조시킨다. 진하게 들이려면 이 과정을 8∼15회까지 반복한다. 쪽물을 들이면 처음에는 녹색에서 연파랑, 녹청에서 남색으로 산화 발색된다. 쪽물을 들이고나면 건조 후 수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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