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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동욱의 참빛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참빛
발췌:한국 치유 상담연구원
1. 병리현상의 본질적 접근
(1) 의학계의 오판
얼마전 의학계는 중대한 오판을 하여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든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것은 “이제 인간을 괴롭히는 질병의 성질이 완전히 규명되어, 인간의 모든 질병은 인간의 두뇌와 과학 앞에 무릎을 꿇게되었고, 따라서 인간의 수명은 놀라우리만큼 연장될 것이다”라고 장담한 일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거의 백년 이내에 가장 위험한 질병들 중 일부는 거의 완전히 제거 되었고, 다른 많은 질병들도 고치거나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발견해 왔기 때문이다. 인간은 금세기 초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과학적인 장비와 방식으로 수 많은 질병을 정복해 오면서 이런 장담을 할만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허풍은 곧 공허한 메아리로 더욱 좌절만 안겨주고 말았다. 그것은 희망사항 대로 모든 질병이 정복되기는 커녕, 오히려 발전하는 과학에 뒤질세라 암, AIDS, 정체불명의 정신질환등 더욱 치명적인 불치병들이 새로 등장하여 인간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지금까지의 질병에 대한 접근방법 자체에 문제 있음을 인정하고, 인간의 신체와 정신의 상호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의사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이해가 생겨났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는 총체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각성이다. 이와같은 교만한 오판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인간도 다른 물질들과 마찬가지로 물리적인 법칙들에 반응하는 분자들의 단순한 복합적 집합체로 간주하는 과학만능주의가 만들어 낸 오류였던 것이다. 환자는 심지어 불임시험관에서의 반응물처럼 다루어졌으며, 병원들도 종종 그러한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부분적인 위 수술에 의하여는 위궤양을 고칠 수 없고,아미노필린 주사를 놓음으로써 천식을 완치시킬 수 없으며, S상 결장을 제거함으로써 대장염을 치유할 수도 없다. 영혼과 몸의 분리는 뇌를 제거함으로서 가능한데 그러한 분리는 의학적으로는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
심지어 정신질환까지도 뇌나 신경조직에 일어난 손상의 결과로 간주 되었다. 비물질적이며 신비의 영역인 영혼은 이러한 폐쇄된 기계적 조직의 일부로 보는 사고의 틀로서는 포착조차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오만했던 과학은 인간을 물질의 방대한 체계중 일부, 즉 프로그램되어 봉인된 기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오류는 의사들뿐만 아니라 철학자, 신학자, 그리고 일반 기독교인들에 의하여도 예사롭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모든 질병은 제거될 수 있다” 는 인간의 꿈이 부질없는 망상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처럼 그 접근 방법 자체가 잘 못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다른 우주만물과는 근본적으로 판이한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인간도 다른 피조물들과 같이 물리적인 법칙들에 반응하는 존재로 파악하려 한 것이 결정적인 오산이었다. 심지어는 인간의 정신질환 조차도 뇌나 신경조직에서 일어난 손상의 결과로 보려 했다. 그러나 정신과 몸으로 이루어진 인간은 프로그램 되어 봉인된 물질체계가 아니다. 인간의 문제행동은 왜 일어나는가? 정서적인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정신질환의 본질은 무엇이며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오늘날 집단신경증 증상을 보이고 있는 일반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믿음의 공동체 안에도 정신신경증, 정신질환, 정신신체증상, 환경성장애, 성격장애, 그리고 정신적 원인에 의한 육체의 질병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성도와 그 가족들이 나날이 늘어가는 형편이다.
(2) 의학의 한계와 수수꺼끼
의학적 태도의 변화는 육체적 질환의 정신적 원인이 보다 광범위하고 분명하게 입증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하는 의학적 태도를 가장 잘 이해하려면 구체적인 질병의 영역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결핵은 신체적으로 전염되는 질병이며, 결핵균에 의하여 어디서나 존재하는 병이다. 오늘날 결핵은 항생제의 발전으로 많이 호전되었으나, 1900년 대에만 해도 전 인류의 가장 큰 사망원인이 되고 있었고, 지금도 결핵은 여전히 만성적인 질병으로서 전염병들 중에 주도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전형적인 병은 홍역, 성병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어떤 전염병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전염시켜 왔다. 결핵은 의학의 발달과 함께 치료에 관한 많은 지식이 축적되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까다로운 질병들과 마찬가지로 그 병의 원인과 병리학이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는 신체적인 질병이다.
세계인구의 1/7이 결핵으로 죽어가고 있을 때, 그 당시의 가장 위대한 의학교수였던 윌리암 오슬러(William Osler)는 “결핵의 운명은 그들의 폐 속에 있는 것에 달려있지 않고, 머리 속에 있는 것에 달려있다”고 경고하였다. 미국의 크라우스(Allen K.Krause)박사는 공원구역(Lung Block)이라는 관점에서 결핵을 설명했다. 그는 “결핵의 포위와 저항”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공원구역 거주자들은 거의 모두 그들안에 결핵균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렇다고 하여 이들 모두가 결핵의 징후를 보인적은 없으며 그들 중에 상당수는 보통사람과 같이 살아가다가 다른 병으로 인해 죽었다고 말했다. Krause박사의 이러한 조사는 질병발생의 환경적, 성격적 요인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Environment and Resistance in Tuberculosis’(1923)라는 저서에서 “질병의 원인에 있어 환경은 대단히 중요한데, 그 환경은 개인적인 관계 특히 적대적인 관계가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 이르러 정신의학자들이 질병에 있어서의 환경을 강조하고 ‘억압’, ‘갈등’이 정서에 미치는 병적인 결과들에 대하여 보다 잘 설명하려고 새로운 전문용어를 만들어내기까지, 질병에 대한 보다 더 물질적이고 기계적인 견해들에 치중된 형식적인 의학교육은 그러한 환경의 존재와 영향력을 망각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술회했다.
매독은 건강을 파괴하는 또 하나의 무서운 전염병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페니실린에 의존하여 매독이 정복될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페니실린에 대한 면역이 생기면서 그 단위를 점차 높여가지 않으면 안되게 되면서 약효는 떨어졌다. 매독은 난치병이고 자신과 가족, 후손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불행을 가져다주는 무서운 질병이므로 그것의 퇴치를 위하여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연구결과로 얻은 수 많은 지식과 치료방법에도 불구하고, 매독에 이환된 사람의 절반이상이 치료받지 않고서도 저절로 치유되거나 혈액반응 이외에는 제 3단계의 중증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심적이고 겸손한 의사들이라면 “실제로 치유를 해준 것은 내가 아니고 환자 자신이다. 환자에게 회복력이 없다면 나는 거의 아무일도 할 수 없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의사가 하는 일은개인 안에 있는 치유력이 치유와 회복을 위해 그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장애물들을 제거해 주는 데 그치는 것이다.
2. 영적,정서적,육체적 상호작용
치유의 대상은 말할 것도 없이 모든 고통받는 사람이다. 그러나 정신적, 육체적, 영적질병을 모두 치유해야 한다는 식의 막연한 의욕만으로는 부족하다. 효과적인 치유에 임하기 위하여는 인간의 부적응과 질병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접근이 불가피하다. 인간의 모든 문제는 개인의 영적(spiritual), 정서적(emotional), 그리고 육체적(physical)영역의 상호작용에 대한 통찰을 통하여서만 비로소 이해할 수 있고, 해결방안 또한 이러한 기초 위에서만 찾아질 수 있다. 이 세 가지의 영역은 각각 별개의 것으로 보이지만 서로 결정적 영향을 주고 받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목회심리치료와 치유상담은 개인의 영적 상태에 따라 정신과 육체가 영향을 받고, 정서가 어떠하면 육체와 영적 상태가 어떠하며, 육체가 어떠하면 정서와 영적상태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원리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통찰은 현대에 이르러 상담계뿐만 아니라 의학 자체 내에서도 신경증, 정신병은 말할 것도 없고 내장, 근육, 심장, 종양, 당뇨병, 고혈압 등과 같은 분명한 신체적 질병으로 발전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영적 혹은 정서적 원인에 의한 것이라면 일반 의료적 처치보다는 '대화'에 의하여 더욱 근본적인 치유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1) 인간병리의 정신-신체적 견해
아인슈타인, 퀴리부부 ,프로이드, 융, 샤르뎅과 같은 사람들이 우주와 그들 연구대상의 실재들에서 판이하게 다른 구조를 발견해낸 것을 시작으로 각 분야에서 새로운 신비들이 계속 쏟아져 나옴에 따라, 우주의 기계적인 자연주의에 대한 이러한 종래의 주장은 어쩔 수 없이 변할 수밖에 없었다.
의학 자체 안에서도 어떤 정신신경증은 단순히 "대화에 의하여 치유된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이 기본적인 가정들에 대한 긴장이 되살아났다. 뇌는 여전히 세포로 이루어진 물질로 존재하지만 그러나 정신은 새로운 빛으로 그 자체에 대한 지적인 이해를 함으로써 질병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정신신경증뿐만 아니라, 신경증적 실명 및 마비와 같은 분명한 신체적 상태도 내장, 심장 및 그 밖의 기관들의 기능적인 질병과 마찬가지로 동시에 치유되었다. 1909년 Freud가 미국 크라크대학교에서 최초의 정신분석에 대한 공개강연을 하면서 하바드대학으로부터도 지대한 관심과 지지를 얻었는데, 그로부터 15년이내에 임상 정신의학은 의학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변증론적 설명들에 의해 분리되었던 정신과 몸을 결합시킨 정신-신체적 견해를 채택하였다. 그후 1935년 콜럼비아 대학교의 젊은 여교수 던버(Flanders. Dunbar)는 “정신-신체의 상호관계”에 대한 중요한 연구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녀의 저서 “감정과 신체의 변화”(Emotional and Bodily Changes)는 이 분야에 대한 계속적인 탐구를 위한 확고한 기초를 놓았다. 그후 4년 뒤에 “심신의학”(Psychosomatic Medicine)이라는 학술지가 창간되었으며, 이 잡지는 오늘날까지 점증하는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건강한 삶에 대한 정보와 의사소통의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의사들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질병이 불안이나 그 밖의 감정적인 혼란으로부터의 도피수단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체적인 질병은 단순한 신체의 병변이 아니라, 환자의 심리적 원인 때문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확신할 수 있는 많은 연구와 사례들이 보고되어 있다. 그런 환자는 또 다른 보다 심각한 병을 개발함으로써 신체적인 치유에 반응한다. 이러한 현상은 전환반응(conversion reaction)에 의한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정서적인 어려움이 신체적인 병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심신의학(Psycho- somatic Medicine)은 다음과 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한 젊은 여인은 복통으로 심한 고생을 하였는데, 그 복통으로 인해 입원했을 때 노련한 의사가 그녀의 치료를 담당하였다. 의사는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그녀에게는 오빠가 하나 있는데 가족부양을 책임지고 있을뿐 아니라 그녀가 깊이 사랑하였다. 그런데 그녀의 오빠가 결혼을 계획하고 있었고, 그녀의 병은 오빠의 결혼에 대한 반대를 표현한 것이었다. 그녀가 의사의 분석에 의하여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즉시 그 증상은 회복되었다. 우리는 그러한 병에 대하여 조금은 알고 있다. 곧 결혼해야 할 딸을 가지고 있는 한 어머니는 그녀의 훌륭한 약혼자를 볼 때마다 심장이 악화되었는데, 이는 딸과의 이별이 두려워서였다. 어떤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신경증으로 고생할 때, '내가 이 보이지 않는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만큼 차라리 몸이 아팠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러한 병을 앓기도 한다”.
오늘날 신체의 면역 조직이 '뇌의 약방'이라고 불리는 시상하부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여러가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신체의 방어기제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 생산의 증가는 침입한 유기체와 싸우는 항체의 형성을 감소시킨다. 솔로몬(Gedrge F.Solomon)교수는 이것이 암에 대한 저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면역기제에 대한 권위자인 미네소타 대학교의 굿(Robert A.Good)박사는 면역 조직은 본래 돌연변이에 의해 변화된 세포들을 제거하기 위해 발달되었고, 대부분의 인간의 신체에는 날마다 암세포들이 발달하며, 그러한 암세포들은 면역력에 의해 제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면역조직은 스트레스에 의해 방해 받을 수 있다. 잠자는 동안 시상하부에 의해 생성되는 화학성분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2) 영성-정서-신체의 역동적 관계
① 자율신경계의 신비로운 기능
감정이 몸 안에서 직접적으로 신체적 변화를 야기시키는 중요한 방식은 자율신경조직을 통해서이다. 인간의 몸으로 하여금 의식적인 지시 없이도 그 자체의 신비한 기능으로 반응하는 자율신경계(the autonomic nervous system)는 두 가지 조직의 놀라운 매카니즘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교감신경계와 교감신경계가 그것이다.
부교감신경계(parasympathetic nervous system)는 몸을 성장시키고 에너지를 비축하는 일을 한다. 즉, 음식을 흡수하여 소화시키고 평상시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관들을 관장한다. 피를 공급해주는 혈관을 팽창시켜 심장의 고동을 완화시키고, 혈압을 낮추어준다 .또한 빛에 대하여 눈동자를 축소시키거나 이물질이 들어오면 눈을 깜박이고, 해로운 것을 차단하기 위해 기관지를 축소시키는 것과 같은 보호적인 기능을 한다.
교감신경계(sympathetic nervous system)는 긴급사태를 감당할 수 있도록 몸 전체를 조작하면서 에너지의 신속한 방출을 촉진시킨다. 교감신경계는 부교감신경계와 상반되는 역할을 하며, 부교감신경계의 지시들을 철회시킨다. 자극들은 즉시 전달되며, 혈액공급을 변화시키고, 활동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분비물과 화학성분이 배출되도록 지시한다. 신경조직의 이 두 부분은 일찌기 척추생물에서 발달된 척추의 상부 근처에 있는 중뇌의 일부인 시상하부에서 시작된다. 의식적으로 동작을 조정할 수 있는 피층과는 달리 시상하부는 일반적인 의식에 의하여는 통제되지 않는다. 시상하부에 어떤 인상이 일단 받아들여지고, 자율신경조직이 작동되면 우리는 그것을 거의 중단시킬 수 없다. 예컨대, 차를 운전하고 어디를 가고 있을때 갑자기 싸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나면서 빽미러에 경찰차의 붉은 경광등이 비쳤다하자. 차를 멈추었을 때,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숨을 몰아쉬며, 긴장하고 있는 자기를 발견한다.이런 경우 본인이 그러한 반응을 의식적으로 원하고 원하지 않고에 상관 없이, 교감신경계는 직접적으로 통제될 수가 없다. 우리는 어떤 것이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무의식적인 공포는 계속 신경계를 자극한다.아무런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교감신경계의 자극을 통해 끊임없이 반응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반응이 우리가 두려워 하고 있다는것을 알지 못하는 어떤 상황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경우 “그곳으로 부터 어서 빠져나오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는 짓이다. 이러한 반응을 하는 사람은 거기서 자기의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느끼고 있는 불안과 공포가 제거될 때에만 그의 반응은 통제될 수 있다.
교감신경계는 위험으로부터 피하거나 위험에 대항하는 반응 즉, “싸우거나 도망치는 반응”(Fight or Fright Reaction)을 하게 된다. 분노, 증오, 복수심, 시기, 질투가 있을 때 교감신경계가 작동한다. 불안, 초조, 긴장, 염려, 공포가 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다시 말해서 이와같은 정서는 시상하부에 의하여 어떻게든 대처하지 않으면 안될 비상상황으로 인식되어 교감신경계로 하여금 작동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인간은 분노를 발함으로써 공격에 의한 위협에 대항할 수 있다고 믿으며, 두려움을 가질 때는 자신이 그러한 위협을 다루기에는 역부족이며, 따라서 거기서 피하거나 얼어붙어 있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교감신경계가 작동하면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가? 최근 밝혀진 바에 의하면 교감신경이 활동하면 먼저 시상하부에서 생성된 작은 화학성분에 연쇄반응을 일으키면서 그 메시지가 뇌하수체에 전달되고, 다시 신장과 다른 부신을 자극하여 연쇄적인 명령을 내리게 한다. 그러면 즉시 배와 창자부근에 이르는 혈관들이 닫히고, 소화, 흡수, 제거 등의 모든 기능이 정지된다. 이때 이 부위로 부터 밀려난 혈액은 뇌, 폐 및 외부의 근육으로 보내지며, 그러한 곳들에서는 갑자기 에너지를 요구한다. 부신의 주성분인 아드레날린(adrenalin)의 흐름은 그 속도가 빨라진다. 심장과 폐는 산소와 연료를 보다 빨리 보내도록 자극을 받는다. 기관지는 보다 많은 산소를 받아들이기 위해 이완된다.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는 간장과 이에 수반된 기관들은 싸우거나 도망가기 위해 활동해야 하는 기관들에 신속히 이용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기 위하여 탄수화물을 혈당으로 바꾸어 방출하도록 지시를 받는다. 혈압은 상승하며, 몸이 상처를 입을 가능성에 대비해 혈액속에 혈액응고제가 분출된다. 갑자기 곰이나 다른 적을 만났을때 이와같은 자동비상체제는 얼마나 그 생명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인가? 마치 적의 미사일공격을 받았을 때 일일이 명령하고 계산하여 반격하지 않더라도 레이더에 포착되자마자 자동 전자장비에 의하여 즉각 격추용 미사일이 발사되는 최첨단 무기체계와 같은 기능인 것이다.
이는 그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기위한 놀라운 신비인 것이다. 두려운 적을 만났을 때, 지체 없이 그 위험상황에 알맞는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려고 그의 일상적인 삶을 유지하는 기능들은 그 활동이 중단되고, 활용가능한 모든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방출되며, 아드레날린의 분출로 육체적인 긴장과 함께 정신적으로 즉각적인 결단과 행동을 하게 된다. 만약 그가 싸우다가 상처를 입는 경우 출혈을 멎게 하기 위하여 혈액도 보다 속히 응고되는 것이다.
그는 아무런 의식적인 판단이나 계획이 없이도 적과 싸우거나 가장 가까운 곳으로 도망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교감신경계는 실제적인 위험에 직면할 때 훌륭하게 그 역할을 수행한다. 문제는 의식적으로 이러한 분노 공포 등의 정서를 불러일으킬 때이다. 이것은 그의 성격상의 문제로서, 마치 사나운 짐승을 시도 때도 없이 끊임없이 만나는 것과 같은 효과가 계속 나타낸다. 그렇게 되면 항시 피로하고, 심장은 많이 뛰며, 혈관은 계속적인 과다운동으로 탄력을 상실하고, 혈액응고제의 작용으로 혈류에 장애를 받아 혈전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다시말하면 신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질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 위험한 짓을 그 마음이 하고 있는 것이다.
절박한 위험상황을 만나면 물론 이에 대비해야 한다. 그것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 본능적 조치이다. 그러나 전혀 비상을 걸어야 할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걸핏하면 비상! 비상!을 외치며 온 몸의 메카니즘을 비상체제로 전환한다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다. 이 경우 그 사람은 비상시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교감신경의 독특한 활동으로 비축된 모든 에너지는 불필요한 곳에 탕진되고, 육체의 소화계, 순환계를 비롯한 모든 기관과 정상적인 그들의 활동은 심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창조적이며 생산적인 삶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귀중한 에너지는 불필요한 기능을 위하여 탕진한 채, 신체기능 전체가 흥분, 초조, 긴장상태에서 무기력하고 피곤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몸을 수많은 질병가운데 내어맡기게 된다.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는 자신의 기질을 통제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아드레날린 중독자”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런 사람은 스스로를 해치고 있는 것이다. 무의식적인 공포와 분노는 끊임없이 인간의 심장, 신장, 배 또는 그 밖의 모든 순환조직에 대해 어느 특정한 기관의 이상이 생겨 그에게 엄청난 고통을 유발시킬만큼 충분히 악화될 때까지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끊임없이 감정의 긴장으로 인해 신체적인 압력이 야기된다면 몸안의 어딘가에서 동맥조직을 축소시킴으로써 다른 기관들을 손상시키는 결과가 나타난다. 만일 이와같은 비정상적인 혈액순환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혈관들은 탄력을 잃고 두꺼워질 것이고, 기능적인 고혈압은 유기적인 고혈압이 되어, 심장과 신장과 뇌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히게 된다.
몸이 끊임없이 감정의 분출구로서 잘못 사용될 때, 모든 기관은 자율신경조직의 표적이 되는 것이다. 만일 위장 안에 있는 혈관이 지나치게 수축되었다가 다시 팽창될 경우 위장의 내면에 주머니가 생겨 터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위산이 발산되고, 위 속에 음식이 들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교감신경계의 과다한 자극이 주어진다면 결국 위궤양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랜기간 동안의 고혈압은 심장마비나 신장병을 일으킬 수 있고, 몸은 그와 같은 위험한 상황에 대항하여 끊임없이 분비물을 발산하기 때문에 동맥근육이 두꺼워지고 동맥의 연약한 부분이 터질때까지 계속 압력을 증가한다.
공포와 분노는 뇌 속에 있는 동맥근육을 수축하고 뇌혈관에 응혈을 만들 수 있다. 나아가 갑자기 뇌세포의 일부를 파괴하거나 죽게할 수 있다. 불안에 대한 이러한 반응은 협심증, 관상동맥 혈전증, 뇌출혈 등 온갖 종류의 신체적인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Osler는 협심증으로 사망한 영국의 유명한 의사 존 헌터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존 헌터는 그의 생명이 그를 괴롭히기로 작정한 악당들의 수중에 달려있다고 말하곤 하였다. 그의 치명적인 발작은 화를 내는 동안에 일어났다”. 매스터(A.M.Ma- ster)박사는 시내산 병원의 고문의사로서 졸업생에게 “협심증에 걸린 사람은 성가시게 구는 아내에게 화를 내지 않는 법과 부당한 요구를 받거나 속임을 당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일들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한다”고 말했다. 통제되지 않고 잘못 사용된 감정보다 더 인간의 몸을 파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면 사람이 어떻게 그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을까? 이것은 의학계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② 정서와 내분비선의 경이로운 현상들
알레르기에 대한 연구는 몸 자체가 병을 유발시키는 히스타민(Histamin)을 생산해낸다는 것을 밝혀냈다.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유기체적 질서를 유지하기위해 생성되는 복합적인 화학물질들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정신의학도 정신이 유기체 전체와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병원 밖에 있는 성인들의 2/3가량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들이 앓고 있는 질병들은 대체로 그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거나, 그 원인이 몸 자체 안에서 생기는 것들이다.
오늘날 감정적 요인들이 질병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히 인정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언어에서 신체적인 증후에 의해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감정과 느낌이 우리 몸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있다는 것을 암암리에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려움, 부끄러움, 증오심, 불안 등은 몸 안에서 실제적, 생리적인 변화를 야기시킨다. 정신은 그러한 것들 중 일부만을 지각할 뿐이다 .환자의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근육의 긴장, 혈압 및 호르몬 분비작용에 있어서의 이와 비슷한 종류의 변화들은 인간이 질병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
어떤 사람에게 존재하는 훌륭한 치유력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존재하는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조금만 작용하거나 전혀 작용하지 않기도 한다. 이 문제는 최대의 성공을 거둔 의학자들에게 대단히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었고, 질병에 대한 많은 외적이며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의학계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사안으로 대두되었다. 결국 의학은 인간 내부로 관심을 돌려야 했고, 내분비선에 대한 연구는 내적인 분비물의 여러가지 신비한 역할들을 밝혀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백인에게 그들의 문화를 빼앗기고 존재의 의미를 상실했을 때 마치 파리처럼 죽어갔다. 존 카우퍼 포위스(John Cowper Powis)는 그의 저서 ‘문화의 의미’(The Meaning of Culture)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생명은 문화의 모태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인생에 있어서 목적없음을 공언하는 사람들이 살고자하는 무의식적 의지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살기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삶의 의미를 상실한 사람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의미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생명은 결코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려도 무방하다. 그런 생명은 일찍 죽는다”
제롬 프랭크(Jrome Frank)박사는 삶과 의미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연구를 하였는데, 원시부족들 사이에서의 금기된 죽음에 대한 연구와, 포로수용소에서의 죽음에 대한 연구는 이와 밀접한 관계를 보여준다. 그는 또한 이에 관련된 동물들에 관한 연구결과도 발표하였는데, 공포나 절망감이 사람이나 짐승들에게 임할 때, 다른 아무 이유도 없이 실제로 죽음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임상에서 수없이 증명되고 있다. 어떤 환자가 수술결과에 두려움을 갖고 있을 때는 결코 수술을 하지 않아야하며, 그런 경우에 수술을 하면 환자에게 불행한 결과가 나타나기 쉽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사실들로 미루어 감정은 신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3) 신앙과 종교의 치유적 기능
현대의학의 명문인 죤스 홉킨스 대학의 제롬 프랭크(Jerome Frank)교수는 종교의 치유적 기능에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현대적인 이해를 가지고 인간의 종교생활을 새롭게 검토해 보는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과제이다. 종교의 치유적 기능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감정의 심대한 영향을 강조해 주는 증거로써, 인간에게 불안과 좌절은 치명적인 것일 수 있는 반면에, 확신과 희망은 생명을 주는 것일 수 있음을 암시해 준다. 정신-신체의 이원론을 포함하고 있는 서구사회의 현대적 세계관은 이러한 명백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따라서 이 사실을 경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는 ‘신앙과 치유’(Persuasion and Healing)라는 저서에서도 다음과 같이 결론 짓는다.
“의사가 어느 정도까지 환자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의사가 그 자신이 믿지 않는 방법들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더우기 믿음의 치유력을 의지하는 것이 만일 적절한 진단이나 치료의 절차들을 무시하게 한다면 그것은 무책임한 것임에 틀림없다. 반면에 믿음은 환자의 질병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공포나 좌절과 같은 특별한 감정들에 대한 구체적인 해독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에 있어서 어떻게 해서든지 기대에 찬 신뢰감을 갖게 하는것은 패염에 대해 페니실린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병의 근원을 치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몇몇 의학자들은 유물론적인 의학이론과 싸우고 있다. 그중 일부의 의학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철저한 유물론적인 의학이론과 투쟁하고 있다. 그 최선두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융(C,G,Jung)과 그 추종자들이다. 그러나 신학자나 철학자들은 최근에 와서야 비로소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3. 인지.감정.행동적 요인의 상호작용
현대의 상담과 심리치료법의 분류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상담과 심리치료의 이론은 다양하고 제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수 많은 이론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아퍼(Harper)는 카운슬링의 이론으로 인정할 수 있는 36가지의 독립된 정신분석과 심리치료의 이론을 소개하였으며, 로저스 (Rogers)는 100여가지의 독립된 상담이론이 있다고 하였다. 현재도 새로운 이론들이 계속하여 발전되고 있어서 그 다양한 이론들을 모두 이해하고 활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치유상담을 하고자 한다면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치유자원을 가진 상담이론들이 있는데, 그것은 그 효과가 이미 입증된 바 있는 탁월한 치료체계들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을 함부로 상담장면에서 적용하다 보면 하나의 일관성을 상실한 잡탕식 절충(hash electicism)으로 혼란을 초래하기 쉽다.
어떠한 목표이든지간에 인간을 원하는 수준으로 변화시키기 위하여는 반드시 균형적, 동시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이러한 균형적 변화가 아니면 성공적인 변화로 보지 않는 ‘교육목표분류학’에서 흔히 이용되는 인간의 인격을 이루는 요소 즉, 정의적 영역, 인지적 영역, 행동적 영역으로 분류하여 접근하려는 것이다.
본서에서는 상담과 심리치료에 가장 유용한 10여가지의 상담체계들을 정선하여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기 좋도록 정의적(情意的), 인지적 (認知的), 행동적(行動的)영역의 세 가지 부류로 나누어 다룬 다음, 이를 다시 각 이론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치유체계들을 일관성 있게 절충한 종합적(綜合的)접근방법을 제시하여 상담과 심리치료의 현장에서 손쉽고 광범위하게 활용해도 상승효과가 있을 뿐, 상충되거나 부작용이 없도록 노력하였다.
4. 영성적 통합과 전인치유
인간은 영적인 존재로서 정의적, 인지적, 행동적 영역의 변화만 가지고는 근본적 변화나 치유를 기대할 수 없고 이러한 영역들을 다시 영성적 차원으로 통합할 때 비로소 완전한 변화와 치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목회심리치료도 일반 상담과 심리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초월적 치유자원을 간직하고 있다. 영성적 치유자원은 모든 차원의 인간 잠재력을 개 발할 수 있는 핵심요소이다. 인간의 근본적 변화는 영성적 온전성에 의하여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는 영성적 목회심리치료는 개인의 존재가치, 삶의 의미, 절정체험, 신과의 관계등을 중시하는데, 이는 인간의 전인적 변화와 치유의 핵심요소인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목회심리치료의 실제에 임하여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지, 일반 심리치료와 목회상담의 갈등과 괴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목회자와 교회상담자들에게 가장 반가운 시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 것이다.
목회심리치료가 하나님의 은총과 함께 인간행동에 관한 과학적, 현실적 탐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인격을 이루는 요소 즉, 정의적영역, 인지적 영역, 행동적 영역을 중시하는 훌륭한 치료체계를 수용하고 효과적으로 적용하면서, 그 위에 인간의 근본적, 초월적 차원인 영성적 요소로 다시 통합하고 재구성하여 전인치유에 도달하여야 한다.
상담 혹은 심리치료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환자에 대한 부분적, 제한적 작용으로 인식하고 있고, 그것들은 각각 어쩔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질병치료는 현대에 이르러 고도의 발전을 거듭해 왔다. 외과수술, 손상된 조직의 복원, 방사선 치료, X선 검사등은 물론, 최근에 이르러는 초음파 검사와 레이저치료법의 개발 등으로 괄목할만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특별한 약품들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강심제, 신경안정제, 호르몬제, 아스피린 같은 의약품은 질병의 치유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의학은 질병의 요인을 제거하는 데 항히스타민제, 항생제와 같은 약품들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예방접종, 방역, 병자의 격리 등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들은 육체 내의 어떤 것을 변화시키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그러나 이 모든 방법들은 질병의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육체자체가 계속적으로 질병에 저항하거나 적응해 나가는 여건을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 결국 나타난 병소와 증상을 회복 또는 제거해 주기는 하지만,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보다 근원적인 저향력이나 회복력을 촉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신체적 치료에 비하여 정신치료는 이렇다 할 발전을 보이지 못한 채 주춤거리고 있다. 그것은 인간존재 자체와 정신세계의 오묘함을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 기인한다. 인간의 정신은 과학이나 물리적 법칙이 적용되는 물질체계가 아니다. 극단적인 유물론의 입장에서는 인간의 정신을 특수 고급한 물질인 뇌로부터 산출되는 어떤 것으로 보려 하지만, 인간은 초과학적이요 영적인 존재이다. 따라서 이러한 영성적 요인을 무시하는 정신치료는 무의미하다.
결국, 수 많은 상담과 심리치료의 체계들은 그 명칭이 어떠하든간에 변화를 필요로 하는 내담자의 인격을 구성하는 요소중 어느 한 가지 측면, 즉 인지(知), 감정(情), 행동(意), 영성(靈)적 요인중 어느쪽을 보다 강조하느냐에 따라 분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지적 영역을 강조하는 접근에서는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에 관하여 생각하고 인지하는 방법을 변화시킴으로써, 그로부터 감정이나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려는 것이며, 감정적 영역을 강조하는 접근에서는 내담자가 자신에 대하여 느끼는 방법을 변화시킴으로써 행동의 변화를 촉진시키고자 하는 것이고, 행동적(의지적)요소를 강조하는 접근에서는 내담자가 행동하는 방법을 변화시킴으로써 지적, 정적인 면까지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특정한 어느 한 두 가지 체계에만 집착한다던지 자신의 관심영역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하여 무시한다면 내담자의 전인적 변화를 추구하는 상담 본래의 목표에 미흡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니 내담자와 그 문제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치료기술을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는 있다. 예컨대, 개인의 억압된 감정을 정화하고 무의식을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 올림으로 과거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려면 정의적 영역의 방법, 특히 정신분석의 방법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전인의 변화와 전인치유에 도달하려면 이 네가지 요소가 동시적 균형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성경에서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통하여 중생(Regeneration)한 사람은 인격의 핵심인 마음에 생명의 원리가 심어진 것이므로, 지성(고전 2:14-15, 고후 4:6, 엡 1:8, 골 3:10)과 감성(시 42:1-2, 마 5:4, 벧전 1:8) 그리고 의지(빌 2:113, 살전 3:5, 히 13:21)의 인격기능이 새롭게 되므로 생의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혁신이 일어나는 것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행동의 개인적 측면만을 고려한 것이기 때문에, 불완전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치유의 근본 뜻을 충족하기에는 미흡하다.
완전함이란 오직 하나님에게만 있고,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므로, 영성적 성장을 모든 치료와 온전함의 핵심이자 근원으로 보는 치료법을 포함하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영성적 통합의 치료체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