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북촌마을과 구엄마을이 해양수산부가 지정하는 ‘2008년도 이달의 아름다운 어촌’마을에 선정되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2004년도부터 어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전국 어촌마을 중 특색 있는 자연경관과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 등이 뛰어난 곳을 매달 1곳을 선정 전국에 홍보하고 있는 이 시책에 북촌은 2월, 구엄은 11의 아름다운 어촌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달에 선정된 ‘북촌’마을을 다녀왔다.
북촌마을은 제주시청에서 동부 일주도로를 따라 18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대촌 함덕리의 서우봉을 지나 일주도로에서 북측으로 들어서면 북촌마을이 나온다. 북촌리는 631여 세대에 1,656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조용한 해촌마을이다. 조천읍의 동쪽 끝 마을로 구좌읍 동복리와 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선흘리와 접해 있다.
북촌리에는 해안에서 600여 미터 가량 떨어진 일주도로 남쪽 해발 20미터의 들판 가운데 속칭 ‘고두기엉덕’이라 불리는 신석기시대 유적인 바위그늘집자리(도지정 기념물 제42호)와 고려시대 삼별초와 조선시대 왜구를 막기 위해 연안을 돌아가며 쌓은 환해장성(250m, 도지정 기념물 제49-5호)등 문화유적이 있다. 또한 함덕마을과 해안 경계가 되는 지점 서우봉 북측 기슭의 해안선을 따라 여러개의 일본 진지동굴이 있으며, 1948년 섣달 열아흐레 군 토벌대에 의해 주민 300여명이 대학살을 당한 참사의 현장 너븐숭이 4․3위령성지가 최근에 조성되었다. 이 성지에는 북촌 4․3기념관과 희생자 원혼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제단과 위령비, 그리고 북촌리 사태를 소재로 하여 씌어진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의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이밖에도 북촌리에는 야간에 조업하는 어선이 포구로 안전하게 귀항하도록 등대역할을 했던 ‘燈明臺’라는 도대불(돛대불․등대, 1915년에 주민들이 축조), 어부들의 안전조업과 풍어를 바다신에게 기원하기 위한 도가집(해신당) 등 역사와 민속문화 유적들이 있다.
이처럼 선사시대에서부터 근현대사에 이르는 역사유적과 민속 문화의 흔적이 오롯이 살아 숨쉬는 가운데 북촌리 해안은 용암류가 잘 부서져서 만들어진 돌무더기의 조간대가 잘 발달되어 있어 보말과 해안가 조개가 많이 서식하는 풍족한 바다밭을 형성하고 있다.
또 포구 동쪽 동복리 해안 쪽으로 남아 있는 환해장성 앞 해안에 ‘장곶말’이라는 구멍난 바위가 눈길을 끌다. 또한 ‘검섯개물’이라는 용천수가 솟아나기도 한다.
특히 포구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2개의 섬과 10여 개의 여로 이루어진 무인도 다려도가 고즈넉이 바다 위에 떠있다. 다려도 주변에는 어족과 해산물이 풍부하여 갯바위 및 바다 낚시터로 유명할 뿐 아니라 12월과 2월 사이에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새가 무리지어 서식하는 철새들이 집단적으로 도래하는 휴식처가 되고 있다.
또한 이곳에 육각정이 세워져 있어 섬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북촌이 해안은 일주도로변과 가까이 인접해 있고 많은 세대가 해안과 일주도로변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마을 안에 들어서면 모진 해풍의 풍상을 온 몸으로 견디어 온 형상을 한 오래된 팽나무 가지가 한라산을 향해 쏠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역사의 모진 풍상을 온몸으로 견디며 살아 온 북촌리 주민들의 애환을 담고 있는 듯 하다.
북촌리 마을 일주도로 남쪽에 30대의 젊은 예술가 5인이 이뤄낸 돌하르방공원과 우양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 함덕해수욕장과 동복 바릇잡이 관광체험어장 등 관광명소가 자리를 잡고 있다. 또 숙박할 수 있는 팬션들이 잡리잡고 있어 주말 가족나들이와 휴가지로 추천해도 손색이 없는 어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