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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1기 그 첫 번째 이야기
...통일전망대 ~ 낙산사까지 (2-1)...
04월20일~21일(토,일) 1박 2일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보면
“삼월은 모춘이라 청명(淸明), 곡우(穀雨) 절기로다,
춘일이 재양(載陽)하여 만물이 화창하니,
백화는 난만하고 새소리 각색이라,
당전(堂前)의 쌍제비는 옛집을 찾아오고,
화간의 범나비는 분분히 날고 기니,
미물(微物)도 득시(得時)하여 자락(自樂)함이 사랑홉다…….”
이렇게 음력 3월은
온갖 초목들이 싹트고 성장하는 시기로
나비며 새들이 날아들면서
농사가 시작되는 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청명과 한식, 그리고 곡우까지...
미리 만들어진 ‘동해안1기 단톡방’에서는
‘텃밭 작물 심는 시기’가 올라오며...
“해안길 완주 할 생각은 안하시고 농사지을 궁리만...
해안길에 통발 놓고 문어 잡읍시다.“
방장님의 애정 어린 걱정을 비롯,
요즘 햇살도 따뜻하다며 동해안에 대한 막연한 기다림~
카톡방이 그렇게 장터가 되어갑니다.
“아따 종내기들 억쑤로 분답네. 쉿”
4월 19일(금요일), 음력 3월 보름 만월을 품에 들이며
그 깊은 밤을 넘어 곡우인 4월 20일(토요일) 새벽입니다.
울산에서 3명 태우고 출발한 노란 버스 ~
북대구(4시)에 5명, 서안동(5시)에서 2명, 횡성(6시30분)에서 1명까지
그리곤 오랜 시간을 달려 동해로
go go ~ ~
차창 밖 설악산의 위용에 감탄하며,
울산바위에 환호성, 넋을 잃고 지나갑니다.
‘이곳에 사는 분들은 좋겠다~
늘 생생하게 변하는 울산바위를 만날 수 있으니...‘
이런 부러움이 스멀스멀~
울산바위의 전설 다들 아시려나요?
마침 우리 일행 중 울산분들도 있으시니까
...잠시...
울산에서 올라와,
금강산에 가려다 못가고 주저앉게 된 바위라 하여
‘울산바위’ 라는 이름이 전해지고요.
그에 따른 웃픈 이야기 하나.
고약스런 울산 현감이 울산의 바위가 이곳에 와 있으니,
신흥사 주지에게
‘이 바위에 대한 세금을 내렸다.’
그렇게 매년 억지 세금을 받아갔는데,
한 현명한 동자승이 울산 현감에게
“바위를 도로 가져가든지,
아니면 바위가 앉은 곳의 자릿세를 내시오.”
ㅎㅎ 고녀석 참 당돌합니다. 그 당돌하기가 저를 닮았나요?^^
이에 질세라 울산 현감 ‘장군’ 날립니다.
“재로 꼰 새끼로 묶어주면 가져가겠다.“
이에 동자승은 울산 현감에게 한 방의 ‘멍군‘
현재의 이곳(속초) 땅에 많이 자라 있던 풀로
새끼를 꼬아 울산바위를 동여맨 뒤,
새끼를 불에 태워 재로 꼰 새끼처럼 만들었고
울산바위를 가져가지 못하는 현감은 세금 받는 것이고 뭐고
동자승에게 두 손 들고 꽁무니를 뺐다고 합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청초호’와 ‘영랑호’ 사이의 땅을 한자로
‘묶을 속 束’자와 ‘풀 초 草’자로 적어
속초(束草)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지요.
이 동자승 재치 있고 다~ 좋은데...
산에서 불장난 하면 안됩니다.
우리 숲은 소중하니까요. 이번 강원도 산불도 ㅠㅠ
고성에 들어 달리는 버스 밖의 모습.
TV에서 보는 것보다 이곳 상황은 훨씬 더 심각했습니다.
이럴거라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4월 4일, 고성군 토성면 주유소 앞 전신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고성과 속초 도심까지 번지며
1757ha에 달하는 산림과 주택과 시설물 총 916곳이 전소.
우리 일행이 갔을 때가
산불 이후 벌써 2주가량이 지났는데도
버스타고 이동하며 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의 모습은 온몸에 소름이 돋고,
연신 입에서는 한숨과 탄식이...
창을 조금 여니
금세 차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탄내며
길 양 옆으로 검은 나무 시체들이 즐비하고
그 속에서 살아남은 건물과 나무
미처 그 불지옥을 피하지 못했던 그들 사이의 엇갈린 희비.
이곳은 흡사 삶과 죽음의 경계,
그 어디쯤인 듯 보였습니다.
그때의 긴박했을 상황이 그려지며
우리 모두는 그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고성(간성터미널)에서 수도권 분들 도착 기다리며
시간차를 이용,
금강산도 식후경 인지라
인근 중국집에 들어 아침식사를 합니다.
역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지요.
더불어 우리의 식사도 통일^^ 짬뽕밥으로다가.
군만두 서비스에 짬뽕 맛 일품이네요.
식사를 하고 나오니 9시 30분이 훌쩍 넘어갑니다.
수도권 분들 3명까지 도착.
마지막으로 태우고
총 14명 통일전망대로 향합니다.
이번 우리 함께할 멤버들입니다.
다들 밝은 얼굴로 ^^ 저는 처음 뵙는 분들도 많네요.
제 트랭글이구요^^ 꽤 멋지지요~ 우리가 이번 걸었던 발자국입니다.
오전 9시 50분이 넘어 도착한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저는 이곳 처음 방문이니
청봉대장님, 보라총무님 따라 들어가 봅니다.
이번 여행의 기록 담당도 맡고 있으니...
볼 수 있는 것들은 다~ 보고,
담을 수 있는 것들도 모두 담아야지요.
신청서 작성하여, 접수까지.
(대표 1인 신분증 필요, 동승자들은 이름과 나이 기재)
일행 분들 어떻게라도 나이 적게 기재하려고
만으로~ 나이 적기도 하고
어떤 분은 본인 나이가 몇이더라~ 한참 생각하기도 합니다.
안보교육 받아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없어진건가?
암튼 덕분에 빠름빠름~
신청서 작성하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주차장에 차들이 늘어났네요.
우리는 다행히 대기시간 없이 바로 통일전망대로 향합니다.
오전 10시20분, 타고 온 버스에서 하차,
가볍게 전망대로 오릅니다.
방장님과 일부는 151계단으로, 일부는 우회길로 돌아...
저는 우회길로, 횃불 모양의 6.25전쟁 이후 건립한 추모탑인
‘고성지역 전투 충혼탑’ 을 지나~
새로 생긴 전망타워, 보자마자 ‘우와~ 미싱 같다~ㅎㅎ’
작년 12월 말에 개관한 이 ‘고성통일전망타워’ 는
높이 34m에 DMZ(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의
‘D 글자’를 형상화했다고 하네요.
우리 일행은 기존 전망대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금강산의 마지막 봉우리 ‘구선봉’과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해금강’을 만나봅니다.
돌멩이 하나 들어 던지면 코앞의 송도 머리에 떨어질 것 같습니다.
조선의 거부 김만덕, 왕으로부터
“소원이 무엇이냐?“
라는 물음에 주저 없이
‘금강산 구경’ 이라고 했다는데...
실제로 보니 걸어서도 금방 갈 수 있을 듯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웠습니다.
설악산에서 향로봉,
그리고 일만이천봉의 금강산(金剛山)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금강산은 높이 1,638m, 동서폭은 40㎞,
남북길이는 약 60㎞, 넓이는 약 530㎢
설악의 내설악, 외설악처럼
금강산도 내금강, 외금강 그리고 해금강 지역으로 나뉘며
주봉인 비로봉을 비롯,
우리나라 3대폭포의 하나인 구룡폭포가 있고
(개성의 박연폭포, 설악산의 대승폭포)
해금강에 포함되어 있는 총석정도 꼭 가보고 싶은데...
금강산 하나 때문에
탈남 하는 사람도 어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도 해봅니다.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351고지 봉우리.
(이곳은 1951년 7월15일부터 1953년 7월 18일까지
피아전투가 있었던 곳으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가
힘겹게도 이어졌던 곳, 휴전협정으로 끝)
단체 인증 후다닥 하고는...
(대기하고 있는 분들이ㅠㅠ)
맘 같아서는 1시간쯤 자리 차지하고 서서 내내
북쪽 바라기 했으면 좋겠구만...
우리 설악의 자랑 지각대장 울산바위라도
금강산에 가지 못한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기도 합니다.
전망대에서 내내 아쉬워 발길 떼지 못하고 있는데
이미 일행분들은 내려가셨네요.
계단을 뛰어 내려가다 보니...
아~ 저 없이 아래서 단체 사진 촬영 중.
“안~~~~돼~~~~”
늘 어디 다니다 한 눈 팔다 보면 뛰는 게 일상이라...
이날도 뛰고 또 뛰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일행들에게 저는
‘종군기자’ 라 불리고 있었습니다.
솜사탕을 말아 붙여놓은 듯 진분홍의 겹벚꽃이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 시선을 온통 잡아끌고
북쪽을 바라보는 해수관음상과
성모마리아상을 곁눈으로 보며
주차장으로 복귀.
차로 다시 출입신고소로 거슬러 와서...
오전 11시쯤,
우리는 본격적인 동해안 따라 걸음 시작합니다.
금강산로 따라 내려가다가,
처음 만나는 ‘마차진해수욕장(또는 무송정해수욕장)’으로 진입.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남한 최북단의 해변이네요.
자~ 첫 해변이니까 걸어줘야죠.
모래도 곱고...
바다는 빛을 받아서 반짝반짝
방장님 다시 온 기분이 어떠하실런지...^^
이렇게 좋은길 걸을 기회 만들어주셔서
진짜 진짜로~ 감사드립니다.
금강산콘도 방향으로 소나무가 빼곡한 섬이 하나 보이는데
이곳이 ‘무송정’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으로
섬이 되었다가 육지가 되는 일출 명소라고 합니다.
예전 동국여지승람에는 무송대로 불렸다고 하고.
통일전망대로부터 시작,
이곳에 오니 곳곳에 철조망
대한민국이 분단된 나라라는 게 실감이 나네요.
바람도 따뜻하고...
물감 엷게 풀어놓은 듯 파란빛 감도는 너무도 투명한 바다.
금강산콘도를 지나는데, 음악소리 들려오고
앞서 가던 일행들 모두 멈춰섰습니다.
아지매들의 고혹적인 몸짓^^
우리 보라님이 한번 흔들기 시작하니
이분들은 뭐 쨉도 안됩니다.
보라언니 압승^^
대진항 방향으로 해변을 좌측에 두고
금강산로 따라 걷는데
철제울타리 안쪽 해변에서 홀로 낭만 즐기고 있는 한 사람
노송님...
“노송님 군인들 출동합니더~ 빨리 나오시소~”
그렇게 노송님 덕에 한바탕 웃다가는,
길게 바닥에 펼쳐놓은 줄을 만납니다.
방장님 선두에서 작업 중이신 분들과
이야기 주고받으시고
문어 잡는 줄 미리 손보며 체크 중...
바닷가에 왔으니 물속에 사는 녀석들 좀 잠시^^
물고기(생선)의 어원을 보면
‘-치’와‘-어’가 붙는 이름이 꽤 많은데
붕어나 숭어처럼 ‘-어’가 붙으면 비늘이 있고,
갈치나 참치처럼 ‘-치’가 붙으면 비늘이 없습니다.
(물론 모든 물고기에 적용되는 건 아니구요.)
생긴 모양에 따라 이름이 정해지기도 합니다.
갈치는 칼처럼 생겼다고 해서 ‘칼치’라 불리다가 변한 것이고
오늘 동해안 ‘문어‘
글을 쓰는 선비처럼 먹물을 지니고 있다해서
글월문(文)자를 넣어 지었다고.
문어 낚시줄 손보시는 분들께 수고하시라 인사드리며
우리는 대진항으로 걸어갑니다.
전국구님과 청봉대장님
14명 모두 이렇게 모여서 걸어가니 든든하고 좋네요.
멀리 대진항의 빨간 등대가 어서 오시라 반기고,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니
커다란 건물의 수산시장부터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최북단의 항구 감색의 짙푸른 바다~ 대진항
대진항 하면 문어. 초입의 커다란 수산시장 건물 외벽
문어 그림 하나가
우리 일행들 향해 횟집으로 들어오라 춤추고.
항구답게 작은 어선들이 가득 정박해 있고.
다들 오늘 새벽 이슬좀 맞고 와서 잠들어 있는건지...
항구를 지나며 배에 적혀 있는 이름들
옥명, 상진, 선경 등...
본인 이름, 또는 자식이나 부인,
또는 사랑하는 이의 이름이려나?
내가 배를 한 척 가진다면 이름을 아마도
...□□...
썩~ 기분 좋은 상상도 좀 해봅니다.
곳곳에 미역이 곱게 잠들어있고...
고성의 미역은 줄기가 억세서
씹는 맛이 좋다고 하네요.
일행중 몇은 해상공원에 잠시 들어갔다 나옵니다.
기차가 칸칸이 이어지듯 고성은 몇km 거리를 두고
작은 포구가 걷는 내내 줄지어 있습니다.
파란 하늘에는 날개 펼친 구름이 비상중이고
저 바다에 몸을 던지고 싶은건지
철제 울타리는 녹슬고 부서지며,
바다쪽으로 피곤한 몸을 기울이고 있었고
세월에 장사 없는 벗겨진 이정표를 따라
성게 주산지 초도항으로 가는 길
여전히 철책이 바다와 우리 사이를 갈라놓습니다.
철책 너머 멋스러운 고래바위^^도 만나고
울타리며 철책이 사라질 그날이 어서 손짓하길 바래보며
해파랑길 손봐야할 곳들이 많이 있네요.
비릿하지 않은 꽤 기분좋은 바다향에
콧구멍 씰룩거리며 초도항으로...
여기 포토존인듯 한데...
이렇게 현수막 걸어놓으시면..
ㅠㅠ 앙돼요~~~~
해녀아지매 동상 앞에서 인증도 하며...
산이지부장님과 방장님
어라?
근데 방장님 피부색과 해녀아지매 피부색이 똑같네^^
ㅎㅎㅎ
‘광개토대왕릉’
고구려 연대기에 따르면 거북형상의 ‘금구도’
광개토대왕 3년(서기394년) 8월경
화진포의 거북섬에 왕릉 축조를 시작했으며
수릉축조 현장을 대왕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던 것으로 기록.
이듬해 광개토대왕이 서거,
장수왕 2년(서기414년) 9월 29일 이 화진포 거북섬에
대왕의 시신을 안장했다 합니다.
빠르지 않게...
초도항을 지나 국내 최고의 석호인 화진포로~
화진포라는 이름은
여름이면 해당화가 많이 피어 갖게 되었다고 하네요.
신기하게도 해변마다 물은 같은 물이건만
그 빛은 다른 색을 띱니다.
사람도 저마다 다 각기 다른 색을 가지고 있듯
노송님 화진해변의 고운 모래밭에 엎드리며 즐기니
저도 따라 그 옆에...
놀 땐 제대로 이렇게 아이처럼~
노송님 함께 계시니 저도 눈치 보지 않고 즐겁습니다.
저 앞으로 화진포의 성(김일성별장)이
언덕 중턱에 하얗게 보이고 응봉도 보입니다.
휴전이후 부통령이었던 이기붕 별장(아담하네요)
들어가서 한 바퀴 휘릭~구경도 하고
(4.19혁명 뒤 정권 붕괴와 함께,
온 가족이 한 날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던...)
잠시 흩어졌던 일행들이 먼저
한 분, 두 분 응봉으로 오릅니다.
노송님과 사진 찍으며 놀다가는
후미에서 조금 서둘러 오르게 되고
해안 절벽 위 송림 속에 자리한
화진포의 성이라 불리는 김일성별장
이 건물은 새로 복원한 것.
조망터에서 내려다보니 역시.. 별장으로 쓰일만큼
뷰~가 끝내줍니다.
응봉(鷹奉, 해발122m)
화진포 호수며 바닷가가 한 눈에 들어오네요.
정상석 뒷면에 보니 설명이...
‘옛날부터 화진포 호수 동쪽에 위치한 높은 산이
매가 앉은 형상과 같다고 하여
‘매 응(鷹)‘자를 써서 응봉이라고 불렀다.’
화진포호수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석호(潟湖) 개펄호수...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생태계의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합니다.
호수는 약 16km에 이르며,
호수 주변에는 울창한 송림이 병풍처럼 둘러 쌓여있어
여기 응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아주 그냥 죽여줘요~
(강원도 지방기념물 10호)
앞서 걷던 일행분들 알바할까 싶어 기다리시다가...
만나니 이또한 기쁘지 않을쏘냐~~
뒤에서 걷던 우리는 살금살금 다가가
깜짝 놀래켜주려고 했는데..
여기 너무 휑~해서... ㅎㅎ
살짝 내리막 치고 룰루~
다같이 내려갑니다.
현수교 앞에서 다들 다리를 건너야할까 말까...
그럴땐 방장님을 ^^
다리 건너지 않고 우리는 그냥 진행합니다.
일렬종대로 하나 둘 셋 발 맞춰...
제법 그럴 듯, 대장정하는 사람들 같죠^^
파란색 해파랑길 표식 따라 해안도로로
거진 ‘해오름쉼터’를 지나며
바닷가쪽으로는 꽤 멋스러운 바위들이
심심치 않게 우리들을 불러 세우며,
발걸음 살짝살짝 늦추게 하네요.
자~ 때는 바야흐로 2시를 향해 가고
유명 맛집 찾아 물회 한 사발씩 하고 가실께요.
쫄깃쫄깃 탱탱한 회에 국수 한 사리씩 풍덩~
저는 이날 물회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네요. 한 그릇 후딱~
물회 한 그릇 드셨다고 힘이들 남아 도는지
돌 가득한 그물망에 괜한 힘 자랑좀 하시고
매화고문님과 수고 많이하고 계시는 우리 보라총무님
거진항, 거진해수욕장을 지나 반암항 향해
뭘 저렇게들 보시는건지.. 저는 사진찍느라 못봤슈~~
일행들 알아서 편한길로 진행 중...
일부는 해안 철울타리 곁으로...
일부는 더 안쪽 도로따라...
도로에 그물 펼쳐놓고 손질하는 어부들 모습도
이곳과 너무 잘 어울리는 일상이고
속으로 '수고하세요~' 그러며 지나갑니다.
방장님과 이번 해안길 대장님이신 청봉님.
바로 전 마을,
가게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먹으려다가는..
가게문이 잠겨 있어 그냥 지나갑니다.
배고프지 않아도, 목마르지 않아도
마을들 지나면서 이렇게 뭐라도 사먹어주려 하며...
지역 경제를 위해~
다들 두런두런 이야기꽃 피워가며
도로따라 산보 중...입니다.
수도권 종환님~
길가 옆으로 논에는 물이 담기고,
밭에는 무농약비료 작업 중인 부부의 모습
전국구님과 초당님
돌둑에는 한가롭게 세월 낚시하는 분까지...
오느내내 곳곳에 해변가로 철조망은 보이지만
평화로운 농촌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어느 개인 사유지 언덕산을 지나며
그렇게 사유지 땅 소나무 자작나무에 고개 돌아갑니다.
또 곳곳에 댕댕이는 왜 그리 많고
파도소리 반, 댕댕이 짖는 소리 반^^
우리 나라 사람들은 개 짖는 소리에는
또 그냥 못 지나갑니다.
왜그러냐느니...
개와 그리 대화들을 합니다.
너른 바위에 잠시 앉아...
10분의 휴식 타임 갖습니다.
초당님이 주시는 싱싱한 오이로
작은 갈증 달래다가 출발.
평화누리길 정자를 지나고
다리 아래 드러난 모래톱에
한가롭게 쉬고 있는 철새들...
북천철교(北川鐵橋)를 지납니다.
1930년경 일제가 자원수탈 목적으로
원산(안변)~양양간 동해북부선 철교로,
1950년 6.25전쟁 당시 북한군이
이 철교를 이용하여 군수물자를 운반하니
아군이 폭파해야만 했던 비극적 역사 현장.
봉호리 방향으로 가다가는
지나가는 군차량 2대와 조우합니다.
아들같고 조카같고 그럽니다.
손 흔들며 우리도 군인들도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고...
차량 1대는 지나가고..
덜컹거리며 천천히 우리 앞에서 가는 군차량.
한동안 해안길 없는 논과 밭 길을 걷습니다.
방장님께 여쭤보니
지도에도 없는 군부대가 있기에
이렇게 진행하게 된다 하시네요.
이렇게 들판을 J3 회원들이 누빕니다.
곧 이 빈 논과 밭에도
곡식들이 쑥쑥 자라나며 가득 차겠지요.
동호2리와 항목리으로 갈리는 천변인 남천
바닷가쪽으로는 초소인 듯 철책이 보이고 진행불가.
공사중인 듯한 다리가 보이는데...
천이 넓어 물속으로도 걸어 건널 수 없습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길 잃은 우리 일행들
청봉대장님이 다리 끝으로 뛰어가서 보고는
두 손으로 X를 만들며
되돌아 나오고
아!~ 어디로 돌아서 이 강을 건너야한단 말이냐.
청봉 대장님 입을 타고 나오는 한 마디...
“남자분들은 어찌 갈 수 있겠는데...”
말끝을 흐리십니다.
헉. 남자분들이 갈 수 있으면 여자도 노프라블럼~
‘J3클럽 소속 여자들을 어찌 보고 그런 소리를 하신담.’
도로 한쪽에 버려진 끈도 하나 챙기고...
돌아가느니 가봅시다~
노송님 언제 가고 계시는지 다리 위를 뚜벅뚜벅 걸어
끝으로 가시더니 아래로...
저도 다리 끝으로 노송님 따라 뛰어가 봅니다.
노송님 요래요래~ 조래조래~하시더니
바닥으로 사뿐 착지완료.
오우~
위에서 보니 제법 뚝 떨어지는 난코스.
하지만 노송님 내려서는 거 봤으니...
뒤에 따라오고 계시는 분들을 향해 기쁨의 환호성
“노송님 내려가셨네요. 빨리들 오세요.”
○k~
노송님 역시 스키부대출신 인정.
노송님과 이글스님 먼저 내려가서
안전하게 내려설 수 있도록 도움 주십니다.
오늘 이 구간 없었으면 어쩔 뻔...
내려다보면 그저 아찔한데,
재밌어요.
다들 잘 내려서고는 누가 그러십니다.
다리 아래 사다리 있다고.
ㅋㅋ 사다리 인증. ^^
사다리 타고 내려왔으면 재미없었을 듯.
힘든 구간 잘 지나니 슬슬 전우애도 생겨옵니다.
우리가 다리 내려서는 거 보고는
동네 분이신지...
어떤 남자분 다리 위에 어슬렁...거리다가는
우리 따라 내려옵니다.
보라언니도 이 다리 배경으로는 꼭 사진 인증 해야한다며...^^
꽤나 만족스러운 표정~ 야호~
앞으로 장애물좀 미리미리 설치해놔야 할 듯~
염소 키우는 곳도 지나고,
가진항, 가진해변 방향으로...
드디어 문 열린 동네 작은 마트를 만납니다.
그냥 지나가면 가게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동네 작은 구멍가게에서
아이스께끼 하나씩 총무님이 사주십니다.
총무님 땡큐~
하나씩 입에 물고 빨며~
공현진항에 도착합니다.
멋진 바위 일출명소 수뭇개도 만나고~
'공현진' 이름이 특이해 찾아보니
원래 ‘공수진’이었다가 1970년 행정구역 개편하면서
인근의 장현리와 합해지면서
‘공’과 ‘현’ 한 글자씩 따서 '공현진'이 되었다고 합니다.
공현진항에서 우리 노란 버스와 잠시 인사하고
해가 아직 남아있는 관계로
조금더 진행해 가기로 합니다.
백도해변까지 ... 꽤 멀어 보이는데...
좌측으로는 송지호해변이...
우측 저 너머로는 송지호 호수가 있습니다.
제법 잘 조성된 나무데크 따라 편한 걸음...
바다에는 그래도 제법 큰 섬 '죽도'가 보입니다.
노송님 왜 이길로는 안되느냐며 계속 아쉬워하십니다.
파란 해파랑길 선도 짤렸네요.
여기서 송지호 호수 방향으로 꺾어져 갑니다.
저 다리가 동해대로 송지호교입니다.
저 너머 보이는 곳이 바로 송지호 호수
저는 봐야하기에 혼자 달려가 보고 다시 되돌아 나옵니다.
다리의 곡선도 과하지 않고 반영도 운치 있고...
송지호 호수 입니다. 잠시 만나보고...
* 조선 초 약1500여년 전, 이곳은 비옥한 땅이었는데
이곳 마을 한가운데 살고 있던 부자 정거재(鄭巨載)..
(뭐 이름 석자에서도 부자 내음 가득입니다.)
정이란 없고 욕심꾸러기에 포악하기가 이를데 없었는데...
화창한 봄날(오늘 같았나 봅니다),
한 장님이 딸에 손에 이끌려 정부자 집 문을 두드리며
“한푼 도와 주십쇼~”
하니 매를 맞고 피투성이에 문전박대라.
두 부녀가 울고 있는 모습을 본 길 지나던 고승이
사연을 듣고는 정부자 집을 찾아가는데..
시주를 청하니,
시주걸망에 소똥 가득 담아 내쫓기게 됩니다.
고승이 집 문간에 있던 쇠절구 하나를 정부자 쪽으로 던지니
그곳에 물기둥이 치솟기 시작~
고승은 왼쪽 두루마기 고름을 뜯어 옆에 있는 소나무 가지에 걸고
주문을 외며 홀연히 사라집니다.
물기둥이 일곱줄로 늘어나며 금방아며 집과 논이 물에 잠기고
놀란 종들은 중이 묶어놓고 간 고름에 매달려 목숨 부지.
정부자는 그대로 물귀신이 되니...
맑은 날 인근 오봉산에 올라
물 속을 보면 누런 금방아가 보인다는데...
그 금방아가 탐나 뛰어 들어가서 죽은 이가 수백명이라...
전해지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송지호해변에는 서핑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이
파도 따라 물 위를 나르고
조용한 봉수대해변 과 오토캠핑장을 살짝 부러워하며 지나고
삼포해변과 드라마나 TV프로에 종종 등장하는 자작도해변
(자작도라는 이름은 해수욕장 앞에 있는 조그만 돌섬이
나지막한 작은 돌로 이루어졌다고 자작도라 함,
수심이 아주 얕아 허리춤밖에 차오르지 않기에
안전해수욕장으로 입소문 중...)
잠시 임도 따라 걷다보니...
세 그루의 범상치 않은 소나무가 길마중하는 곳
‘선사유적지(문암리)’ 를 지나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곳은 보니 그냥 아무것도 없는 빈 터로
신석기 시대 유물 다량 출토되어 사적 제426호로 지정.
동아시아 최초로 신석기 시대 경작유구인 “밭”이 확인.
우리 기사님께서 숙소 잡아놓고 여기 마중와 주셨네요.
발길 서둘러 펜션으로 갑니다.
여자방, 남자방...
여자들 방에 들어가서 씻고 오라시며
밥 준비해놓으신다고 하십니다.
방에 들어서는 순간...
우와~ 예쁨.. 공주방 같습니다.
여기서 오늘 매화고문님과 보라총무님과
제가 같이 꿈속을 누비겠지요.
씻고 마당을 가로질러 남자방에 건너가니
^^ 이야~ 드뎌 초당 님 준비해오신
기대 잔뜩 꼬기랑 밥 먹는구나~
방장님 오리고기 가스렌지 양쪽에 볶고 계시고
전국구님 열심히 그릇 씻어서 준비하는 중...
상 2개가 펼쳐져 있으니 방이 꽉 찹니다.
반찬이며.. 식사 준비 어느새 다들 하고 계시고
밥솥의 밥을 푸려고 하는데.. 이녀석이 잘 안열립니다.
일 못하는 티낸다고.. 밥솥도 못 열고...
방장님 도움 받아 열었더니 아직 뜸이 덜 들었네요.
분명 표시는 보온이었는데..
조금더 뜸 들이고...
(밥이 밥솥을 탈출하려고해요. 엄청 많이 가득이네요)
초당님 완전 멋져요.
감사합니다. 잘먹겠습니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
뭐~ 재료가 좋으니...
밥도 너무 잘 됐고, 맛도 좋아요.
초당님께서 직접
모두 농사지으신 건강 밥상입니다.
밥 준비하는 사이 보라총무님이랑 산이지부장님
차량으로 내일 아침 먹거리 및 과일 사오셨구요.
그릇들 깨끗한거 보이시죠^^
후식 딸기까지 먹습니다.
밥솥, 오리고기 깨끗하게 비우고는..
잠시 청봉대장님의 내일 일정 브리핑 및 정리까지...
상 모두 치우고는...
보라 총무님과 청봉 대장님
유연~ 어디까지 가능한지 내기 들어갑니다.
뭐 두 분 모두 다리 일자로 찢기는 기본이고...
청봉님 남자분 맞나? 남자들이 저런게 되는건가??
사실 저도 잘 안되는데...ㅠㅠ
이렇게 두 분 몸풀기 하는 거 바라보며...
남들도 다들 할 줄 아는 것처럼...ㅎㅎㅎ 우린 뭐...
내 뻣뻣 몸은 우야노~~ ㅠㅠ
잠들기 아쉬운 몇은 방 앞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꽃 모락모락~
잠시 가위바위보 게임 놀이도 즐깁니다.
산이지부장님 가위바위보 왕으로 임명합니다~
내리 3번을 이기다가...
이번엔 초당님 승^^
보라님 마지막 승리로~
오늘의 일정 마무리 하며
그만 쿨쿨~ 잠자러 갑니다.
좋네요. 참 좋아요. 동해안 해변길도 같이한 멤버들도...
^^
잠시 다음날 일정 예고...
백도항, 백도해변~~천학정~아야진해변, 아야진항~
청간정~천진, 봉포항~장사항~영금정
속초를 가르는 두 호수 영랑호, 아바이순대 식사, 청초호를 지나~
마레몬스호텔~설악산 대청에서 흘러 온 쌍천을 건너~
낙산의 의상대사 흔적 찾아 듭니다.
(둘쨋날 후기는 며칠 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