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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저지 비정규직 철폐 반전평화 2차 범국민행동의 날
2007년 12월 1일 오후 4시 목포역 광장
범국민행동의 날 목포추진위원회. 민주노총 서남부지구협의회 |
낯익은 얼굴이 아는 체를 헌다. 창평고 제자다. 가끔썩 생각났던 애다. 있는 듯 없는 듯 늘 조용했던 사람이었다. 근디 이름이 안 떠오른다. 다행히도 명찰을 차고 있다. 김용덕이다. ‘맞어, 늬가 용덕이제. 참말로 말 수가 없던 아이였어.’ 명찰 끄터리에 기관사라고 쓰여있다. 은하철도999가 떠오른다.
“선생님, 기껏 헌다는 게 기관사 밖에 못 되었습니다.”
“뭐가 어찌냐? 나는 부럽다. 너나 나나 노동자 아니냐?
“그 키 작고 영어 가르치셨던 선생님....”
“고희숙 선생님?”
“그 분은 어디 계세요?”
“인천에 계신다. 국중화 선생은 순천에가 있고, 참 김제영 선생은 같이 목포에 있어.”
“선생님도 목포에 계세요?”
“학교는 진도실고고, 살림은 목포서 허고....”
“너 사는 데는....”
“저도 목포서 삽니다. 하당이요.”
“그러냐? 언제 한 번 보자.”
“그래야겠네요. 참, 홍....”
“응, 홍성봉 선생? 담양에 계신다. 임수빈 선생은 여수에 있고....”
“기관사로 있는 애가 셋인데요. 송태형이라고 기억나세요?”
“글씨.... 얼굴을 보믄 알랑가? 이름만 갖고는 잘 모르겄다.”
“선생님, 조만간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래라.”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든다. 무대 오른쪽에 목포민중연대 깃발이 꽂힌다. 여러 단체의 깃발들이 대열 앞으로 나선다. 목포 기관차 노조 깃발 바로 뒤에 용덕이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아까 집회허로 왔냐고 차마 물어보들 못했는디.... ‘김용덕 동지!’
조영규 동지가 소리대를 잡는다. 카랑카랑허니 외쳐댄다.
“하늘과 땅을 뒤집읍시다! 우리가 하늘이 됩시다! 우리가 하늘이 되는 그 날까지 끝까지 투쟁합시다! 동지들, 그렇게 할 수 있습니까?”
“투쟁~!!!!”
날이 차다. 반미여성회 네 분이 무대 위에 올라 ‘빠라빠빠’율동을 가르친다. 대열 오른 쪽 앞에 이삐디 이삔 공주 넷이서 따라헌다. ]
“반대해! 에프티에이! 국민의 목소리 들어라! 무조건 개방만 한다면 우리의 내일은 없다. ....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하는 적당은 집어치우고.... 다 같이 소리 높여 반대, 반대~~!!!!”
궁중음악(정악?)이 광장을 가로질러 유장허니 흐른다. 감물 바지에 꽃자지빛 우리옷을 걸친 젊은이들이 음악을 타고 광장으로 나선다. 그들의 두 손에는 하나같이 만장이 들려 있다.
밥 은 생 명 이 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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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족
농
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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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O ! F T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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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O ! U S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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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일
농
업 |
음악이 긴박하게 바뀐다. 사람들이 어디론가 달려간다. 쇳소리가 ‘챙~!’하고 울린다. 사람들이 쓰러진다. 또 일어선다. 떼구르르 구른다. 일어서 하늘로 비상한다. ‘챙~!’하는 소리에 연신 쓰러진다. 두 사람이 한 여성을 머리위로 쳐든다. 나머지 사람들은 몸을 뒤튼다. 네 사람의 몸뚱이가 한 몸이 된다. 한 사내가 그들 위로 몸을 부린다. 네 사람의 몸뚱이가 점점 일어선다. 몸은 구십 도로 접은 채, 고개는 알로 툭 떨친 상태다. 등 우게 벌러덩 누워있던 사람이 몸을 일으켜 세운다. 네 사람의 몸땡이가 파도맹이로 굼실댄다. 일렁이는 파도 위에 우뚝 서서 주먹을 허공으로 치켜세운다. 여그저그서 박수가 터져나온다.
앗, 방송 사고다. 음악이 딱 멈춰부렀다. 그래도 배우들은 아랑곳 않고 동작들을 해댄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어깨 욱으로 올라선다. 한 사람은 뒤에서 두 사람은 양 옆에서서 무등 태우는 사람을 받친다. 어깨 욱에 올라선 사람이 두 팔을 하늘로 뻗는다. 고개는 들어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또 박수가 터진다.
소복을 한 여인이 손에 지전을 들고 춤을 춘다. 아까 그 젊은이들은 허수아비맹키로 두 팔을 벌린 채 눈을 감고 서있다. 여인이 지전으로 그 사람들을 어루만진다. 한미FTA 저지투쟁 과정에서 쓰러져간 열사들의 넋씻음이리라.
해금소리가 처량히도 흐른다. 흰 무명베가 길게 깔린다. 춤추던 여인이 그 흰 베를 가른다. 그 뒤를 만장들이 따른다. 여인이 몸부림을 친다. 그 때 술 취한 듯헌 한 아저씨가 뚝뚝 걸어나가더니 베를 쭈욱 찢어준다. 준비위 사람 둘이 그 친절(?)허신 분을 딴 곳으로 모신다.
여인이 만장들을 인도하고 나자 풍물소리가 욱짝욱짝해댄다. 만장을 들고 나갔던 사람들이 북을 매고 마당으로 달려나온다. 진도 쌍북놀음이다.
“더더구 더더구 더더구 더더구 .... .... .... ....”
상쇠가 바람을 넣는다.
“얼씨구! 절씨구! 잘헌다! 초오타~!”
“아, 박수 치는 사람들 다 어디로 가부렀소?”
“와아아아~!!!! 차라라라락~!!!!”
“박수 친 사람들 복 받으쑈~!”
영암지회 이장규 선생이 무대 욱에 올라선다. 고개를 들어 광장을 한 번 휙 둘러보았다. 포도시 한 250 여명 모인 듯허다. 역 입구 계단에 깔개를 깔고 앙거 있는 영감님들 덕에, 도로 쪽에서 서성임시로 이쪽을 보고 있는 사람들 땜시 그래도 집회 모냥은 난다.
“목포시민 여러분, 잘 오셨습니다. .... 12월 19일을 한숨과 술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승리의 작은 한 걸음으로 우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갑시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영암지회 조합원 이장귭니다!”
“와아아아~!!!!”
“시민여러분, 살 만하십니까? .... 구호 한 번 외쳐봅시다! 우리 농민 다 죽이는, 한미FTA 저지하자!”
“우리 농민 다 죽이는, 한미FTA 저지하자! 한미FTA 저지하자! 비.정.규.직. 철폐, 투쟁!”
“평화협정 체결하여, 조국을 통일하자!”
“평화협정 체결하여, 조국을 통일하자! 조국을 통일하자! 비.정.규.직. 철폐, 투쟁!”
“그럼, 지금부터 한미 FTA저지. 비정규직 철폐. 반전평화. 2차 범국민행동의 날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와아아아아~!!!!”
“민중의례가 있겠습니다. 불편하시더라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주십시오.”
묵념을 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다. 목포 민중연대 윤소하 공동대표가 무대에 오른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 왜? 우리는 왜, 여기 차디찬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있어야만 합니까? 국민을 졸로 보고 봉으로 보고 개판치는 이 정권, 정치권 그대로 두면 안 되겠습니다. 우리가, 우리 시민이, 우리 국민이 나서야 합니다. 이 세상 때려 엎읍시다! ....
시민 여러분, 한미에프티에이 찬성하는 놈, 부정비리 저지른 놈들한테 나라의 책임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용서할 수 없습니다. 농민, 도시서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자들한테 국가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용서할 수 없습니다! .... 세상을 바꾸는 .... 진보.... 투쟁.... 승리의 역사.... 우리 승리합시다!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승리합시다!”
“투쟁~!!!!”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인간답게 살아보자! 비.정.규.직. 철폐, 투쟁!”
“삼성 비자금 불법조성, 이건희를 구속하라!”
“삼성 비자금 불법조성, 이건희를 구속하라! 이건희를 구속하라! 비.정.규.직. 철폐,투쟁!”
“다음으로 민주공무원노조 박정기 국장님으로부터 정치발언 듣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민주공무원노조 대회협력국장 박정기입니다. 투쟁~!”
기골이 장대헌 분이라서 그런지 목소리가 우렁우렁허다.
“투쟁~!!!!”
“목포시민 여러분, 동지 여러분!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엉망진창입니다. 삼성비자금 불법 조성을 비롯해서 각종 비리가 날뛰고 있습니다. 860만 비정규직도 모자라서 1,500만 노동자를 모두 비정규직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350만 극빈층을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 노무현은 중앙일보 사장을 지냈던 홍석현한테 독백처럼 읊조렸다고 합니다.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권력은 삼성한테 넘어가 있었습니다. ....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아홉 명.... 삼성 특검법.... 김용철 변호사.... 대통령 마지 못해 수용....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패, 비리가 판치는 나라는 반드시 망했습니다. 내 후손들 생각하면 깝깝합니다. 참을 수 없습니다.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대통령 후보가 밥 먹듯 거짓말을 해대고, 지금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국민들은 긴가민가 하고 있습니다. 거짓말만 일삼는 그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여서는 안 됩니다. 그 사람은 우리 노동자를 개처럼 부려 먹었습니다. 비정규화의 주범입니다. ....
파렴치한 자본, 부패한 권력! 이번에는 걷어냅시다! 이번이 좋은 기회입니다! 대선에서 선거 혁명 이뤄야 합니다! ....“
‘오호통재라! 실력이 안 되는디 이를 어쩔꼬? 극우꼴통들 손아귀에 넘어갈 판인디....’
이장규선생이 목소리를 높인다.
“요즘 치킨 제일 잘 나가는 회사가 어딘 줄 아십니까? 비비큐랍니다!”
“와하하핳!!!!”
“비비케이, 삼성! 한 마디로 징헌 놈들, 썩을 놈들입니다. 구호 한 번 외쳐봅시다!”
“징헌 놈들, 썩을 놈들, 우리가 심판하자!”
“징헌 놈들, 썩을 놈들, 우리가 심판하자! 우리가 심판하자! 비.정.규.직. 철폐, 투쟁!”
민주노동당 목포시위원회 박기철 위원장이 소리대를 잡는다. 아이엠에프 이후 10년 동안 농민, 노동자, 도시 서민의 삶이 지긋지긋했단다. 장관 아들은 여전히 장관이 되고, 재벌 아들은 재벌로, 노동자의 자식은 똑 같이 노동자로....
“우리 노동자들이 세계 제일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소득 격차 세계 1위입니다. ‘행복의 눈물’이란 그림 한 장에 백 억원이 넘는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쓸 때, 우리 노동자의 눈에서는 피눈믈이 흘렀습니다. .... 이 놈의 세상 갈아엎어야 합니다! 저 혹독했던 군부독재도 민중의 힘으로 갈아엎었습니다! 자랑스런 목포시민 여러분! 국민주권 선언만이 세상을 갈아엎을 수 있습니다! ....”
내 차례다. 외약손에 소리대, 오른 손에 부채를 들고 무대 욱에 올라갔다. 장단 치는 갯돌 김동지한테는 이라고저라고 허자고 미리 약속을 해놓은 터였다.
“아따, 멋 한디 날할라 춥그마는 그라고 아시팔트 바닥에들 앙거있소? 저로 말헐 것 같으믄 전라도가 알아주는 천잰디, 천하에 재수 없는 놈을 천재라등마?”
“와하하핳!!!!”
“이 놈이 산퇴끼를 한 번 불러보는디!”
“얼씨구~!”
“산~ 퇴끼~ 퇴끼히야~ 어디히를~ 가느냐 깡충깡충 뜀시롱~~~ 한미에푸티에이 조지로 간단다~~~~!”
“와아아아!!!!”
“어째, 들어줄만 허요? 그라믄 인자 이 놈이 품바타령을 한 번 헐란디? 저만 허믄 재미 없제라? 뒷소리는 항꾸네 헙시다, 박수도 침시로, 잉? 어디 연습 한 번 해보께라?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목포~시민~ 잘도 헌다.”
“목포~시민~ 잘도 헌다.”
“누가~~~ 에~푸티 맹글~었소~ 전능허~신 부시~놈이~ 무현이허고 맹글었제
비굴허니 맺은~ 협정~ 우리 나~라~ 거덜~내는~ 에푸티에이 조져불세~“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 목포~시~민~ 잘도 헌다~”
“일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오오니, 일 없~다~ 뇌무현아~ 광우병 쇠고기는, 너나 배터지게 쳐묵어라, 이 씨부랄 놈아!”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목포~ 시~민~ 잘도 헌다.”
“이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오오니, 이 자리에 모인 분들, 두~ 손에 짱돌 들고 에푸티를 조져불세~!”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목포~ 시~민~ 잘도 헌다.”
“삼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오오니, 삼~삼한 저 큰애기~ 삼성 타도 앞장섰네.”
“우리 구호 한 번 외쳐보께라?”
“이건희를 구속하고!”
“이건희를 구속하고!!!!”
“삼성 재벌 해체하고!”
“삼성 재벌 해체하고!!!!”
“불법 비자금~!”
“불법 비자금~!!!!”
“국고로 환수해서~!”
“국고로 환수해서~!!!!”
“우리 같이 나눠쓰세~!”
“우리 같이 나눠쓰세~!!!!”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목포~ 시~민~ 잘도 헌다.”
“사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오오니, 사월혁명 이어 받아 자본가를 박살내자!!”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목포~ 시~민~ 잘도 헌다.”
“오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오오니, 오살헐 놈의 회색~들이 운동 팔아 정치헌다!
요놈들~도 심판허자!”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목포~ 시~민~ 잘도 헌다.”
“육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오오니, 유월항쟁 기백으로~평화통일 하여보세~!”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목포~ 시~민~ 잘도 헌다.”
‘워메, 비정규직 철폐, 노동해방 쟁취허자고 해야헌디, 썻뿌닥이 지 맘대로 평화통일 허자고 해부렀네? 글믄 칠자는 걍 넘겨부러야 씨겄다.’
“칠자는 걍 넘어가고오~! 팔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오오니, 팔도강~산~ 금수~강산~ 우리 강산 좋을씨구.”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목포~ 시~민~ 잘도 헌다.”
“구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오오니, 구질구~질~ 미국~군대~구역질 난다, 썩 꺼져라~! 늬기 나라로 언능 꺼져라, 이 씨부랄 종자들아~!”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목포~ 시~민~ 잘도 헌다.”
“남었네~남었어~~~장~자 한 자가 남었~구나~ 장하도다, 우리 민중, 에프티를 몰아내고 통일~ 세상 쟁취했다.”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목포~ 시~민~ 잘도 헌다.”
“마지막으로 구호 한나 외쳐봅시다~! 대동 단결~, 대동 투쟁~!”
“대동 단결~, 대동 투쟁~!!!!”
“한미에프티에이 박살내고~!”
“한미에프티에이 박살내고~!!!!”
“민중대통령 당선시켜~!”
“민중대통령 당선시켜~!!!!”
“민중대통령이 누구냐고라? 출마헌 놈들 중에 기중 질로 낫은 놈 한 놈 안 있습뗘? 한미에푸티에잉가 개지랄잉가 없애불고, 우리 같이 못 사는 사람들 잘 살게 해 줄, 야물고 똑똑 헌 놈~! 그 놈을 당선시켜~!”
“그 놈을 당선시켜~!!!!”
“살맛나게 살아보세~!"
“살맛나게 살아보세~!!!!"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목포~ 시~민~ 잘도 헌다.”
아까 식전에 몸을 풀어줬던 반미여성회 네 동지들이 무대에 오른다. ‘자기야’ 노가바로 춤을 춘다.
“자기야 에프티에이~ 정말 몰랐니~
자기야 에프티에이~ 이젠 알겠니~ .... .... .... ....
자기야 에프티에이 ~ 막아 내야 해~~”
이어 아까 가르쳤던 ‘빠라빠빠’ 율동을 헌다. 차디찼던 광장이 후끈 달아오른다. 잠시 자취를 감췄던 영감님들이 다시 나타나 귀경들을 허신다.
“민중의 희망을 노래하는 가수 박성환 동지를 모시겠습니다~!”
“오~~ 자유여~~~ 오~~ 기쁨이여~~~ 오~~ 평등이여~~~”
불나비를 부른다. 오른 발 오른 어깨를 앞으로 내밀고 뒤로 자침시로 기합을 넣는다. 많이 본 사람이다. 서울 교사대회, 순천 노동자대회.... ‘아까 무대 뒤에서 인사하던 그 사람이 이 사람이었구나.’ 이 분은 타고난 노래선동가다. 관중들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다. 사람들을 일으켜 세운다.
“워 워 워 워 워~~~~”
“워 워 워 워 워~~~~!!!!”
“세상을 바꾸어 나가자.... 꼭 이루어 진다
이 세상의 모든 희망은 우리의 것이다....
태양보다 뜨거운 햇빛보다 찬란한 .... 함성~! 발사~!”
“와아아아아아~~~~!!!!”
“땅~도 땅~도 내~ 땅이다~ 조선~ 땅~도 내~땅이다~”를 외치더니 노래는 윤도현의 ‘아리랑’으로 넘어간다. 신안지회 박성욱 동지가 꼬맹이들을 달고 기차놀이를 헌다. 사람들이 그 뒤를 따른다. 쭈뼛쭈뼛하던 사람들이 꼬리를 문다. 철도노조 동지들도 자기들끼리 기차를 맹글어 돈다. 나도 누군가의 뒤에 붙었다. 원은 크게 하나로 되었다. 노래가 끝났다. 박성환 동지가 마지막으로 선동을 헌다.
“12월 19일 민중세상 쟁취를 위해 함성, 발사~!”
“와아아아~~~~!!!!”
“목포민중 총단결로 세상을 바꾸자~!”
“목포민중 총단결로 세상을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비.정.규.직. 철폐, 투쟁!”
민중주권선언문 낭독을 헌다.
“민중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 나라의 미래와 민중의 삶은 내팽개쳐진 저들만의 대선! 우리는 참담함과 분노를 곱씹으며 이 자리에 서 있다. 외환위기 10년, 국민소득 2만불이니, 수출 3,000억 불이니 하는 자화자찬 속에 민중은 고통과 죽음의 나락에 빠져있다. ....
우리가 발파공이 되어 민중과 함께 거대한 파도로 몰아쳐 가자!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 실업이 없는 나라, 일하는 서민들이 행복한 나라, 평화롭고 통일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함께 전진하자!“
“민중의 힘으로 부정부패, 비리후보 척결하자!”
“척결하자, 척결하자!!”
“민중의 힘으로 이건희, 이재용을 구속시키자!”
“구속시키자, 구속시키자!!”
“민중의 힘으로 한미에프티에이 저지하자!”
“저지하자, 저지하자!!”
“민중의 힘으로 비정규직 철폐하자!”
“철폐하자, 철폐하자!!”
“민중의 힘으로 세상을 갈아엎자!”
“갈아엎자, 갈아엎자!!”
한 여성과 세 아이가 촛불을 들고 춤을 춘다. 그러더니 초를 든 사람들한테 다가가 불을 건넨다. 수십 개의 촛불이 어둑헌 광장을 밝힌다. 촛불 없는 사람들은 그냥 가도 되지 않냐고 반쪽이가 농을 친다. 촛불이 없는 사람들한테는 손깃발이 쥐어진다.
시가행진을 헌다. 맨 앞에 방송차가 선다. 민주노총 윤부식 동지가 선무방송을 헌다. 바로 그 뒤에 북을 치는 아낙들이 따른다. 아까침에 몸짓으로 광장을 달궜던 반미여성 전사들이다. 그 뒤로 횃불 여남은 개가 두 줄로 따른다.
“오랫만에 횃불 보네?”
“왜, 횃불 봉게 심장이 벌렁벌렁허요?”
“그러그만?”
내 손에는 ‘세상을 바꾸자!’는 손깃발이 들려 있었다.<땡>
첫댓글 샘은 르뽀 작가하시면 진짜 글발 날리실거에요.......르뽀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