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짜리’ 대표회장…금품선거 내홍
한기총, 정기총회서 내부 갈등 표면화…신임 대표회장, 공개사과 후 가까스로 인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제19회 정기총회를 가졌다.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무엇보다도 신임회장 선출 과정에서의
금품선거 시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합동측 김영우 목사는 엄신형 목사의 인준통과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선거무효를 주장했다.
김영우 목사는 엄신형 목사가 금품선거를 자행했다며
“세상선거에도 금품수수선거가 사라지고 있는데
한국교회 대표단체인 한기총 선거가 이처럼 썩었다면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엄신형 목사에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깨끗이 사퇴할 것을 요구하며
한기총은 이번 선거가 무효임을 결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총대는 “엄신형 목사가 한기총 발전기금으로
10억을 내겠다고 한 것은 기부행위에 속하는 것”이라며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가 부정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한기총 스스로 자정능력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기총 내에도 개혁이 필요하다”며
“그랬을 때 한국교회는 잃었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를 준비하고 선출하는 가운데
교단 및 개인에게 선거부정에 대한 항의나 문서 등과 관련해
한 건도 받은 적이 없다”며 “한기총 내 33인의 법률고문단에게도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용규 목사는 “후보들이 선거 당시 내세웠던 발전기금 문제에 대해
선거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했었고
단체의 발전을 위해 돈을 내는 것은 하자가 없다고 답한 것”이라며
법률고문단의 답변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한기총 명예회장 길자연 목사는 “한기총과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총대들의 진심어린 충고를 마음 깊이 새길 것이며
오늘 나온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개혁특별위원회를 조직해
반드시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엄신형 목사의 공개적인 사과를 원하던 총대들의 뜻에 따라
엄 목사는 사죄의 뜻을 밝히고서야 신임회장으로 인준받을 수 있었다.
엄신형 목사는
“부정한 사람이 신임회장으로 서게 돼 죄송하면서도 감사하다”며
“부족한 사람이지만 여러 가지로 도와주시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2007년 사업 및 감사와 결산보고,
임원 및 상임위원장을 인준, 예결산심의, 사업계획 등의 안건도 처리됐다.
예산안에 관한 재정문제는 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다시 회의를 거치기로 했으며 한기총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은
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오는 6월까지 개혁안을 내놓도록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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