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스카이라인] 1시간 25분의 호감(?)을 단 5분만에 분노로 바꾸어버리다.

[정신병자]

기본영화정보

STAFF : 감독ㆍ콜린 스트로즈, 그렉 스트로즈 | 각본ㆍ리암 오도넬
CAST : 제로드ㆍ에릭 벌포 | 일레인ㆍ스코티 톰슨 | 테리ㆍ도널드 페이슨
DETAIL : 러닝타임ㆍ93분 | 관람등급ㆍ12세 관람가 | 홈페이지ㆍwww.skyline2010.co.kr
STORY : 친구 테리의 생일 파티를 위해 LA에 온 제로드와 일레인 커플. 새벽에 잠에서 깬 이들은 창밖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한다. 가벼운 지진인 줄 알았으나, 상황은 심각하다. 이들이 잠든 사이 거대한 비행선은 LA 상공을 뒤엎었고, 외계 생명체들은 닥치는 대로 인간을 잡아간다.

CG외에는 특별한 점을 찾기 힘든 파일럿판 SF호러 미드

"<아바타>, <2012> 제작진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라고 하는 포스터 카피문구는, 단지 이 영화의 CG를 맡은 하이드럭스사가 해당 영화에 참여했다는 점 외에는 전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오히려 이 영화는 급작스러운 외계인의 침입과 그에 황망히 반응하는 일반 시민의 공포감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담았다는 점에서 <우주전쟁> (2005, 스티븐 스필버그)을, 작은 예산규모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퀄리티 높은 CG화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디스트릭트9> (2009, 닐 브롬캠프)을 연상시킨다.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거대한 (거대해 보이는) 스케일에 비해 영화 내에서의 배경은 공간적으로는 LA의 한 고급아파트, 인물관계는 주인공 커플과 그 주변 몇몇 사람들로 국한된다. SF라는 설정을 통해 극한의 상황을 만들어내고, 아무런 정보 없이 그 상황에 던져진 몇몇 인물들의 모습을 다루는 SF호러의 외향을 가지고 있는 이 영화는, 그러나 해당 장르의 선배 영화들에 비해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모자란다. 각 인물들 간의 갈등구조는 대단히 평면적이고, 신인급 배우들의 미숙한 연기는 몰입이 힘들다. 이 영화에서 굳이 장점을 찾고자 한다면 예산규모에 비해 상당한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CG뿐인데, 이것 역시 <클로버필드>의 괴물, <메트릭스> 시리즈의 센티넬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쓴 듯한 크리쳐의 디자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이 사 주기는 힘들다.

2편에 대한 지나친 압박감이 빚어낸 무리수, '영화인 자격증'이라도 만들고 싶어지네

총 러닝타임 90분 중 85분 가량 이런 어정쩡한 상태로 억지로 흘러간 영화는 종영직전 그야말로 난데없이 "안드로메다 관광"을 떠난다. 관객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2편의 존재를 관객 머리속에 억지로 쑤셔박기 위한 설정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는 이 5분간의 안드로메다 여행은 너무도 난데없고, 너무도 뜬금없고, 너무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인다.

이 장면 없이 영화를 봤다면, SF호러 장르의 장르팬으로써 아쉬운 면이 많지만 나름 괜찮은 수준의 비주얼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그럭저럭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 평은 어쩌면 이 뒷부분에 너무나도 분노한 병자군이 그 역효과로 갑자기 앞부분이 '상대적으로 괜찮게'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2편의 존재를 꼭 관객들에게 알리고 싶었더라면, 차다리 이 장면을 앤딩크래딧이 끝난다음 보너스영상으로 보여줘서 해당 장면을 '자의'로 본 관객들이 주변에 입소문을 퍼트려 보다 자연스럽게 2편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지금처럼 난데없이 튀어나와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자, 이렇게 되는 이야기입니다.'라며 얘기 다 끝난 것인 양 굴다가 느닷없이 '자, 이제 새로운 얘기가 시작됩니다, 커밍 쑤운~~~!!!'이라고 외치고 있는 뒷부분은, 조금 거칠게 얘기해서 감독이 영화의 기본도 모르는 얼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영화는 적은 예산으로도 전지구적 규모의 재난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는 증명하는, 특수효과 회사의 프리젠테이션물로써는 거의 최고수준의 작품이다. 또한 동시에 이 영화는 (심형래감독의 디워와 더불어) 왜 영화는 '진짜' 영화감독이 만들어야 하는지는 증명하는 최고의 사례이다.

정신병자군의 20자평

스트로스형제를 미국 신지식인 1호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 영화의 복용법

디워 정말 재미있었다구요? 그럼 극장에서 꼭 보세요~~!!! 수십, 수백번이라도 보세요!!!

미드 좋아하세요? 그럼 한번쯤 보셔도 좋으실 꺼에요. 단, 극장에서 제값내고 보시면 돈아깝다는 생각이 드실 수 있으니 나중에 굿다운로드나 TV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구요, 꼭 극장에서 보셔야 한다면 가능한 한 모든 할인수단을 총동원하시는 게 좋으실 겁니다. (덤으로, <덱스터>를 좋아하신다면, '바티스타'경사의 한결같은 연기를 함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SF호러 장르팬이시라면... 콘텐츠 가격은 고사하고 패킷값도 아까우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보셔야 한다면, 딱 85분까지만 보세요.

혹시 영화CG관련 종사자이신가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소장하세요. 나중에 잘 편집해서 프리젠테이션용으로 쓰시면 효과 만점입니다!

정신병자의 인터넷정신병동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원문 바로가기

[reddol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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