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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약의 본질과 성분 |
이로 말미암아 한 기물을 감정할 때, 먼저 생배生胚인지 소소素燒인지를 보면 대략 중국산인지 아닌지를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이것도 비교적 편리한 단서에 불과하며, 도자기에 정통한 일반인들은 모두 알고있는 내용이다. 일본에서 모방한 중국의 고대자기는 고의로 생배生胚처럼 보이도록 제작하므로, 이 점에 의해서만 판단하면 실수하기 쉽다.
유약을 칠할 때, 초벌구이한 기물의 경우 보통은 기물을 잘 조합된 유약용액 속에 재빨리 넣었다가 꺼내어, 유약이 배체의 표면에 흡착되도록 하며, 붓으로 칠한 것처럼 균일하게 칠해지도록 만든다. 다완 종류는, 완의 굽을 잡고 유약 용액 속에 담가서 상하로 두세 차례 흔들어 칠하며, 이를 '침유법(浸釉法-유약에 담가 칠하기)'이라고 한다. 대형 기물은 국자로 유약용액을 떠서 기물의 주위에 뿌려서 칠하며, 이를 '요유법'이나 '유유법溜釉法'이라 한다.
건조된 배체에 유약을 칠할 때, 기물의 내외부를 한 번에 시유하면, 배체가 손상되기 쉬우므로, 먼저 기물 내부에 유약용액을 넣고 회전시켜 골고루 칠한 다음에 유약이 건조되기를 기다려, 기물의 외부에 다시 침유법이나 요유법을 사용하여 유약을 칠한다. 귀얄이나 붓으로 유약을 칠하는 방법도 있으며, 이 방법은 색유色釉에 많이 사용하였다. 예를 들어 명초明初 청화자기의 굽 내에는 귀얄문이 자주 나타나므로,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였음을 알 수가 있다.
이 밖에 '분유(噴釉-유약을 뿜어서 칠하기)'라는 방법이 있지만, 극히 방대하거나 극히 얇은 기물에 주로 사용하였다. 예를 들면, 이른바 '탈태자기脫胎瓷器'라는 것은 투시될 정도로 얇은 자기로서, 이러한 방법을 제외하고 별도로 유약을 칠할 방법이 없다. 그 방법은 : 먼저 기물 내부에 유약을 뿜어서 칠하여 건조시킨 뒤에, 기물 외부의 배체를 깎아내어 얇게 만든 다음, 다시 외부에 유약을 뿜어 칠하는 것이다. 송대宋代에 유명한 교단요交檀窯작품은 배체가 얇고 유약이 두꺼우며, 심지어 유약의 두께가 배체보다 1-3배 정도에 이른다. 자세히 이들 기물의 파편을 관찰해 보면, 유약이 두세겹으로 칠해졌음을 알 수가 있는데, 이러한 종류의 자기는 대개 분유법을 사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강희康熙시대의 도화홍桃花紅은 낭요홍郞窯紅과는 다른 것으로서, 당시 경덕진에 거주하였던 유명한 단트칼씨의 기록에 따르면, '분유법'을 이용하여 만든 것이었다.
경덕진의 자기는 대부분 유약을 칠한 뒤에 기물의 굽을 깎아 내었다. 이와 반대로 일본의 자기는 모두 성형을 완료한 뒤에 유약을 칠하였다. 그러므로 강서자기江西瓷器에서 굽 바깥부분의 유약과 배체의 경계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유약이 예리한 절단선으로 끊겨 있다. 이 점도 일본제품과 뚜렷이 구별되는 점이다.
고대자기 가운데 명대明代의 제품에는 굽을 깎은 흔적이 많이 남아있으며, 청대淸代에는 저급품 외에 대부분 절삭된 굽의 끝부분을 젖은 붓이나 천으로 문질러 닦았으므로, 전체적으로 굽이 유연하고 매끄러운 느낌을 띠고 있다. 명대明代의 제품을 모방한 청대淸代의 자기를 보면, 아주 흡사하게 모방하였지만, 이러한 굽을 깎아내는 관습을 모방한 것은 보지 못하였다. 어느 경우에는 비록 육안으로 판단하기 매우 곤란하지만, 확대경으로 관찰하면 대체로 분명히 관찰할 수 있다.
우리가 명대明代와 청대淸代의 자기를 감정할 때, 일반적으로 기형과 유색과 도안 등의 여러 방면을 종합하여 판단하지만, 어느 경우에는 혼동되어 알 수 없는 지경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 굽을 깎아내는 관습에 주의한다면, 감정에 유력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유약을 칠한 기물을 가마에 넣고 소성할 때, 배체는 가마 내부에 포함된 수분 및 기타 휘발성물질이 산실散失되는 것과 더불어 수축되기 시작하는 동시에 배체는 열을 받아 열팽창을 일으킨다.
일정한 온도가 되었을 때, 배체 내부의 일부 성분이 용융되기 시작하여 액체로 변해서 배체 내의 틈을 메우게 되어 다시 한번 수축하게 된다.
그리고 유약도 열팽창과 수축을 일으킨다. 유약의 수축이 배체보다 클 때, 유면에 갈라 터진 흔적이 나타나게 되며, 유약의 수축이 배체보다 작을 때, 용이하게 '탈유脫釉'를 일으키게 된다.
일부 휘발성물질은 온도가 비교적 고온일 때 휘발되기 시작하며, 유약이 용해된 이후에 기체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기포氣泡를 산생시킨다.
따라서 유약이 용해되기 이전에 가마의 온도를 급속하게 높여서는 않되며, 완만하게 온도를 높여 소성해서 기체가 유약으로부터 다 빠져나가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처럼 기체가 다 빠져나간 이후에 다시 온도를 상승시켜 유약을 완전하게 용해시킨다. 가령 이 때 급격하게 온도를 상승시키면, 배포(胚泡-배체에 생기는 부풀어 오른 혹)나 유포(釉泡-유약표면에 생기는 혹)가 쉽게 만들어지게 된다.
기물의 배체와 잘 부합되는 유약을 제조하는 일은, 실제로 쉬운 일은 아니다. 소련의 E.N.아우로프는 유약배합의 난점을 아래와 같이 지적하였다.
a) 유약의 가용성可溶性이 유동성流動性을 만들고 아울러 배체에 유약이 흡수되도록 한다(가령 배체가 유약이 용해될 때 여전히 커다란 기공율氣孔率을 가지고 있을 때). 이러한 작용 때문에 유약의 용융점을 높이 초과한 상태에서 소성이 진행되는 것이다.
b) 가령 선택한 유약이 난용성難溶性이라면, 광택이 나는 매끄러운 유면을 형성할 수 없으며, 유면이 작은 요철로 뒤덮여 유면을 어둡고 광택이 없게 만든다. 만약 소성온도가 요구조건보다 낮을 경우에는, 비록 정확하게 배합한 유약이라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없다.
c) 유약의 팽창계수가 배체보다 훨씬 클 경우에는, 냉각될 때 배체보다 유약이 더 맹렬하게 압축되어 결과적으로 거대한 내응력內應力이 출현하며, 이 내응력이 유약층에 균열(배체가 얇은 제품일 경우)을 일으키거나, 심지어 배체를 파괴시킨다.
d) 유약의 팽창계수가 배체보다 훨씬 작을 경우에는, 상반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즉 냉각될 때 유약이 배체보다 완만하게 수축하여 박리현상剝離現象이 발생한다. 이로 인하여 유약을 선택하고 배합할 때에는 반드시 유약과 배체의 팽창계수가 가능하면 서로 부합되도록 해야 하며, 유약의 용융온도는 배체의 소성온도에 상응하도록 해야 한다.
가령 눈과 설탕을 혼합했을 때, 아무리 가늘게 분쇄하더라도 설탕은 여전히 설탕이고 눈은 여전히 눈으로서, 둘 사이에는 현저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가열하면 눈은 녹아서 물로 변하고 설탕도 녹아서 섞이게 되면 눈도 아니고 설탕도 아닌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 진다.
도자기의 유약도 이와 유사하다. 즉 암석을 아무리 잘게 분쇄하여 혼합하더라도 어떤 변화가 발생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가열하게 되면, 광석과 암석의 분말이 용융되어 한 덩어리가 된다. 이 것이 바로 유리이며, 이것을 사용하여 도자기의 배체에 칠하는 것으로서, 특별히 이것에 이름을 붙여 '유釉(유약釉藥)'라고 한다.
그러나 눈과 설탕이 혼합되어 융화된 뒤에는 형태상의 변화만을 나타내지만, 암석이 혼합되어 융화된 뒤에는 형태 뿐만 아니라 성질도 완전히 변화된다.
유약을 제조할 때, 규산은 유약의 주성분이고, 염기鹽基는 매용제媒溶劑가 된다. 주요 염기에는 산화나트륨(Na2O), 산화칼륨(K2O), 산화칼슘(CaO), 산화망간(MgO), 산화알루미늄(Al2O3) 등이 있다. 산화알루미늄은 중성中性이면서 상황에 따라 변화하여, 어느 경우에는 산의 작용을 일으키고 어느 경우에는 염기의 작용을 일으킨다.
착색제로는 철(Fe), 동(Cu), 코발트(Co), 망간(Mg), 금(Au), 안티몬(Sb)과 기타 금속이 있으며, 이 밖에 인산칼슘[Ca3(PO4)2]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 있으나, 이들 원료는 유약에 조금만 첨가해야 하며, 아울러 유약의 광택을 다소간 소실되게 한다. 이들은 식물의 재로부터 유약에 들어온 것으로서, 그 중에 양치류羊齒類는 인산칼슘을 특히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물이다. 경덕진에서 사용하는 것은 '봉미초鳳尾草(고사리의 일종)'라는 양치식물의 재이다.
재에는 다량의 규산(SiO2)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재를 사용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유약에 규산이 섞이게 된다. 그리고 재 가운데 벼과식물의 재에 규산이 비교적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규산이 필요할 경우 특별히 왕겨 태운 재나 식물의 재를 이용한다.
산화칼슘은 유약의 조용제(助熔劑-용융을 보조)로서, 유약의 용융온도를 저하시킬 수 있으며, 유약을 비교적 저온에서 유리화琉璃化시킨다. 유약에 필요한 산화칼슘은 현재는 주로 석회석(CaCO3)을 이용하고 있으며, 예전에는 식물이나 곡식의 껍질과 석회를 혼합하여 태워서 만든 재를 많이 이용하였는데, 이를 '유회釉灰'라고 불렀다. 이 유회는 약 30-50%의 산화칼슘을 함유하고 있다. 고대도자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결과에 따르면, B.C.16-11세기의 상대商代에 이미 석회유를 제조하였으며, 산화칼슘의 함량은 16-20%정도 였다. 남송南宋시기에 이르러 또 석회石灰-염유로 변화되었다.
나트륨과 칼륨은 암석과 토양에 비교적 적게 함유되어 있으므로, 재를 이용하여 획득한다. 초목의 재를 물에 용해한 것이 회수灰水(잿물)이며, 이것을 가열하여 끓이면 백색의 분말을 얻을 수가 있는데, 그 가운데 다량의 산화칼륨이 함유되어 있다. 海草해초를 태운 재로 만든 용액을 가열하여 끓이면, 산화나트륨을 얻을 수가 있다. 그러나 현재에는 도자기의 유약원료로 필요한 칼륨과 나트륨은 주로 장석을 이용하여 채취한다.
산화망간의 일부는 능고토광(菱苦土鑛-탄산망간)과 백운석(白雲石-탄산칼슘, 망간)에서 채취하며, 활석(滑石-규산망간)을 이용하기도 한다. 중국의 석회석에는 다량의 탄산망간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석회를 사용하게 되면 자연히 망간성분이 첨가된다.
납(Pb)과 아연(Zn)은 과거에 천연으로 산출되는 탄산아연(백연광白鉛鑛) 및 규산아연硅酸亞鉛(이극광異極鑛)을 이용하였으나, 현재에는 대부분 순수한 산화납이나 산화아연을 이용하여 유약에 배합한다.
산화규소와 산화알루미늄은 토양과 암석의 주성분이므로, 이들을 사용할 때에 자연히 적지 않게 첨가된다. 특별히 산화규소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규산을 함유한 석영을 이용한다.
송대宋代의 여요汝窯에서는 기록에 따르면 마노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사실 마노도 일종의 순수한 이산화규소이며, 석영과 구조가 조금 상이할 뿐이다. 비록 일부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진귀한 마노를 사용하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일반적으로 산출되는 마노는 결코 모두 다 장식품으로 사용할 수는 없으며, 쓸모없는 나머지 부분은 유약의 원료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경덕진에서 마노를 이용하여 색유色釉를 제조한 것이 있다.
위에서 말한 초목의 재나 왕겨의 재는 다량의 이산화규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동시에 소량의 산화알루미늄, 산화칼슘, 나트륨, 칼륨 등을 함유하고 있다. 재를 다시 석회와 혼합하여 적당량의 자토瓷土를 섞으면 유약을 만들 수 있다.
중국의 고대자기 가운데 일부는 요회(窯灰-가마내부에서 만들어진 재)가 기물 위에 떨어져 쌓여 화합化合하여 유약으로 된 제품이 있다. 또 의도적으로 재를 칠하여 자연적으로 유약이 생성되도록 한 제품도 있다. 이 밖에 잿물을 칠하여 유약으로 된 것도 있다.
재 만을 사용하면, 유약이 쉽게 흘러내릴 뿐만 아니라, 주름이나 반점이 발생하거나 혹은 칼슘결정이 반점을 만들어 광택이 없어지게 되며, 결과적으로 아름다움이 감소하게 된다. 그리하여 규산이 비교적 많은 물질인 석영이나 장석류를 혼합하여 사용할 때에는 이러한 결점이 없어지는 점에 점차로 주의하여 장석유를 발명하게 되었다. 당대唐代의 형요邢窯와 월요越窯, 송대宋代의 정요定窯와 영청影靑과 여요汝窯와 용천요龍泉窯, 명대明代의 경덕진자기 등은 모두 이로부터 점차로 발전한 것이다.
초목의 재는 수목의 종류와 잎과 줄기에 따라 성분이 서로 다르다. 이른바 '토회土灰'라는 것은 알칼리금속을 함유한 초목을 태워서 만든 각종 식물의 재를 말한다. 기타 각종 재는 사용할 때, 물로 걸러서 나트륨과 칼륨을 제거해야 한다.
각종 식물의 재는 특성이 서로 다르며, 어느 종류의 재가 어느 도자기에 적당한가에 관해서, 오늘날에는 화학적인 지식을 이용하여 탐지해 낼 수 있지만, 옛사람들은 경험에만 의지하여 정교하고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들어 내었다. '토호兎毫'의 흰색 반점을 분석하면, 다량의 규산이 밀집한 부위임을 알 수가 있다. 이로 인하여 다량의 규산을 함유한 재를 선택하게 되는데, 벼과식물의 재에는 규산이 일반적인 재보다 두 배 이상 높게 함유되어 있다. 그러므로 兎毫釉를 만들려면 볏짚의 재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유약에 철분이 함유되어 있으면 자기의 표면에 얼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철분이 적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참나무의 재에는 철분이 아주 적으므로 가장 적당하다. 아울러 이 재에는 인산이 풍부하므로, 도자기용 재의 좋은 조건이 된다. 기타 포목회抱木灰와 밤껍질의 재는 모두 아주 좋은 도자기용의 재로서, 비록 참나무재 만은 못하더라도 철분함량이 극히 적은 축에 속한다.
유약이 아름답게 흘러내리는 녹색유綠色釉를 만들려면, 철과 알칼리가 많이 함유된재를 사용하여야 하며, 소나무의 재에는 철분함량이 매우 높고 알칼리가 상당히 풍부하다.
그러나 토회류의 재는 성분이 고정적이지 않으므로, 정교한 기물의 제작에는 부적합하며, 주로 열등품을 제작한다.
장석은 산화규소, 산화칼륨, 산화나트륨, 산화알루미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알칼리함량이 비교적 많으므로 성분으로 말하자면, 용융점이 비교적 낮은 천연의 용괴熔塊와 같은 암석이라 할 수 있다. 장석은 아무런 물질을 첨가하지 않더라도 유약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보통은 장석 그대로 유약을 만들거나 유약의 기본성분으로 사용한다.
장기간 비바람에 노출되어 부식된 위정화강암偉晶花崗岩에서 장석이 비교적 많은 부분을 선별하여, 이를 분쇄해서 분말로 만들어 배체에 칠하면 유약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장석에는 석영결정이 함유되어 있으면서 산성이 특히 강하여, 저온에서 쉽게 용융되지 않는다. 용융되더라도 점도가 극히 강하여 균일하게 기물 위에 칠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반드시 두껍게 칠하여 유약이 흘러 들어가지 않는 부위가 없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점도가 극히 강하여 용융될 때 발생한 기포가 유약 내에 갇혀서 사면四面에서 광선을 반사하여 영롱한 백색을 나타내게 된다. 이처럼 멋진 백색이 나타나는 원인은 바로 장석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발생한 현상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유약에 산함량이 비교적 많으면,용융이 쉽지 않으며, 용융되더라도 점성이 비교적 강하게 된다. 유약의 용융되어 금속을 착색하는 힘도, 산함량이 과다할 경우에는 약해지고, 산함량이 적을 때에는 강해진다. 따라서 비록 유약에 동일한 양의 금속산화물을 첨가하여 동일한 불꽃으로 소성하더라도, 유약의 산성성분과 알칼리성분의 비례가 부적당하면, 나타나는 유색도 일치하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철분을 함유한 유약을 산화염으로 소성할 때, 가령 그 안에 알칼리성분이 비교적 많게 되면, 철은 유약 속에 잘 용해되어 반투명의 황색을 나타내게 된다. 다만 철의 비례를 변화시키지 않고 산성성분을 증가시킨다면, 철은 아주 적은 양만이 용해되고, 나머지 부분은 유약 속에 혼재하게 되어, 유색釉色은 점점 짙게 변하게 되고, 최후에는 흑갈색으로 된다.
위에서 말한 대로, 단순한 장석유는 규산함량이 많으므로 용융되기 어렵다. 다만 산화칼슘류의 알칼리를 첨가하여 산의 비율을 감소시키면, 용융온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 이 밖에 다시 석영과 알칼리 금속(K2O 와 Na2O)을 혼합하여, 기타 여러 종류의 유약을 만들 수 있으며, 상당히 낮은 온도에서 용융시킬 수 있다. 장석을 기초로 하여 만든 유약은 보통 '장석유長石釉'라 부르며, 칼슘을 주성분으로 하여 만든 것은 '회유灰釉'라고 한다.
알칼리금속은 유약 내에서 유약의 용융점을 저하시키는 힘이 강력하므로, 유약에 혼합하면 유약을 저온에서 용융되도록 할 수 있다. 유약 속의 칼슘을 알칼리금속으로 대체할 경우에는, 규산과 알칼리금속 위주의 유약을 만들 수 있다. 함유한 알칼리금속의 종류에 따라 '나트륨유약'이나 '칼륨유약'이라고 부른다. 나트륨유약은 일찍이 5,000년 전에 이미 이집트에서 사용하였나, 먼저 용괴熔塊로 만들지 않으면, 水中에서 다 용해되어 버리므로 통제하기가 어려웠다. 동시에 나트륨함량이 높은 유약은 습기에 대한 저항력이 비교적 약하고, 이러한 원료는 아시아 동북부에서는 산출량이 아주 적었으므로, 중국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일찍이 宋元瓷器송원자기로 인식되었던 기물 가운데,'터어키청옥'이라는 담록청淡綠靑 내지 천청색天靑色이나 '공작록孔雀綠'이라는 청록색유가 칠해진 것이 있지만, 대다수는 유약이 탈락되어 완전한 기물이 드물다. 이들에는 알칼리금속이 과다하게 함유되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자연유自然釉에 함유된 알칼리금속은 물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일단 물에 침식되면 바로 유약이 흘러내려 가장 두꺼운 부분이 탈유되어 태토가 노출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납을 사용하여 유약의 알칼리성분을 만들게 되면, 500~600℃나 700~800℃의 저온에서 용융될 수 있다. 이러한 유약을 '연유鉛釉'라고 부른다. 그 가운데 연단鉛丹(Pb3O4)과 석영을 3:1의 비율로 배합한 것이 고대부터 줄곧 광범위하게 사용해 온 유약이다. 연유鉛釉에 소량의 동과 철 혹은 기타 금속을 첨가하면, 금속의 종류에 따라 특유한 색이 나타나게 된다. 장석유를 칠하여 고온에서 소성한 뒤에, 색을 가진 연유鉛釉를 이용하여 도안을 그리고, 간단한 가마에 집어넣어 소성(이 경우 고열은 불필요하다)한다. 이처럼 장석유 위에 채색한 것을 '유상채釉上彩'라고 하며, 이처럼 간단한 가마를 '채로彩爐'나 '채화로彩花爐'라고 한다(강서江西에서는 '홍로紅爐'라고 한다).
이 유상채釉上彩의 색유色釉는 함유된 알칼리와 산의 분량을 짐작하여, 어느 색을 막론하고 모두 동일한 온도로 소성할 수 있으므로, 모든 색이 동일한 화면에서 한번에 소성될 수 있다. 다만 이전에는 이처럼 교묘하게 응용할 수 없었으므로, 반드시 색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온도를 사용하여 소성해야 했다. 이렇게 소성하는 것은 물론 비경제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각종 색이 가진 고유의 미를 충분하게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가격이 비교적 높은 예술자기 가운데, 이 방법을 사용하여 일반작품보다 더 좋은 효과를 얻는다.
연유鉛釉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이다. 중국의 녹색이나 황갈색을 띤 한대漢代의 도기 및 당삼채唐三彩의 유약은 모두 연유鉛釉이다. 이 유약은 송대宋代에 비록 장석유에 일시 압도되어 과거처럼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명대明代에 이르러 또 '오채五彩'의 출현으로, 거의 장석유와 동등한 정도로 유행하였다. 청대에 이르러 강희 '분채粉彩'의 발명으로, 착색용의 금속종류도 증가하였으며, 여러 가지 색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다만 이러한 자기는 화려하다고 할 뿐으로 심후深厚한 색조는 없다.
장석유는 중국에서 발명되어 발달한 것으로, 송대宋代에는 매우 정미한 백자, 청자, 균요, 흑유 등의 단색 도자기를 제작하였으며, 원대元代에는 청화靑花와 유리홍釉裏紅자기를 완성하여 도자공예에 이채를 드리웠다.
도자기의 감상에서, 유약의 용융온도 뿐만 아니라, 용융시의 점성의 강약强弱도 역시 중요하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산성성분이 비교적 많은 장석유는 용융에 고온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용융된 후에 점성도 강하다. 기물의 유색을 균일하게 하려면, 두텁게 유약을 칠하지 않으면 않된다. 그러므로 유약을 두텁게 칠하기 위하여, 중국 고대의 도공들이 얼마나 고심했는지 모른다.
송대宋代에 이르러 이러한 방법이 비로소 성공하여 마침내 정요定窯와 영청影靑처럼 얇으면서도 아름다운 자기를 만들어 내었다. 동시에 유약을 두텁게 칠할 수 있게 되어 심후한 느낌을 가진 색조를 얻게 되었다. 이 밖에 유약의 점성이 강하므로 유약이 녹을 때 발생하는 기포가 유약 내에 갇히게 되어, 도리어 그윽한 백색광택을 만들게 되었다.
예를 들어, 송대宋代에 만든 일부 청자는 유약 내에 산생된 기포 및 기포에 의해 조성된 우묵한 흔적으로 말미암아 유약표면이 평평하지 않다. 이로 인하여 실투상태失透狀態를 만들어내어 천박한 부광浮光을 방지하게 되었다. 바꿔 말하자면, 유약이 두텁게 칠해지면 심후한 색조가 출현하게 되며, 이것은 바로 유약내의 산성성분이 비교적 많기 때문이다.
토호兎毫, 유적油滴, 성잔星盞 등도 모두 유약에 산성성분이 비교적 많은 장석질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점성이 강하여 야기되는 현상이다. 흑유黑釉와 홍색유紅色釉 가운데 유약이 기물 외부의 허리부분에 두껍게 흘러내려 조밀하게 한 평면상에 퇴적된 것도 유색의 농도와 미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유약은 유동성이 적당하여, 이상적으로 기물의 가장자리부근에서 멈추었으나, 최초에는 아마도 우연이었을 것이다. 후에 가장자리부근에서 멈추도록 하기 위하여, 미리 산화알루미늄이나 거의 순수한 고령토분말을 칠하면, 원하는 대로 어느 부위에서 흘러내림이 멈추도록 할 수가 있었다. 이 기술은 바로 산성성분이 비교적 많고 용융 될 때 점성이 강한 유약을 이용한 방법이다. 가령 저온에서 용해되고 점성이 약하며 염기성분이 많은 연유鉛釉로 대체하게 되면,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연유의 특징은 완전히 균일하고 얇게 칠할 수 있다는 것이며, 색도 아름답고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