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supportEmptyParas]-->
4가지 가치 담아야 명품입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매일경제 Luxmen 제 19호(2012년 04월). 2012.04.25. 추호정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우리 사회에서 명품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의미로 인식되고 있다. 하나쯤은 갖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고 거품이 잔뜩 낀 고가의 사치품이나 한국인에게 더 비싼 가격을 물리는 외제 상품, 외국 브랜드로 비난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동시대의 서구 사회와 달리 한국 사회에서 명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것은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새롭게 형성된 명품의 주 소비층이 사회 내에서 가시적인 위치에 있고 이들의 계층 윤리나 취향이 사회적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일 수 있다. 명품이란 과연 무엇인가.
<!--[if !supportEmptyParas]--> <!--[endif]-->
첫째로 꼽아야 할 명품의 핵심 가치는 효용성이다. 효용적 가치는 제품에 필요한 정확하고 적절한 속성을 갖추고 그 본질에 맞는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지와 관련된 가치다. 제품에 담긴 장인정신이나 품질의 탁월성이 명품이 갖는 효용적 가치가 된다. 최고의 품질과 장인정신을 대표할 수 있는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Hermes)’는 150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전통 제작 방식을 고수하며 사람의 손으로 가죽 가방을 만들어 낸다. 에르메스 제품의 품질에 대한 탁월성은 소재에 대한 까다로운 선택에서 시작된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둘째는 쾌락적 가치다. 이는 아름다움을 감상할 때 느끼는 미적 쾌감과 제품을 쇼핑하고 사용할 때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경험적 가치를 의미한다. 쾌락적 가치는 감각적이고 감정적인 가치다. 명품은 제품 본연의 기능성과는 구별되는, 시각적, 촉각적, 후각적 감각으로부터 전달되는 미적 쾌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명품산업의 대표적인 기업집단이자 ‘루이비통(Louis Vuitton)’을 비롯한 다수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LVMH그룹’의 철학은 ?삶 속의 예술(Art de Vivre)’이다. LVMH가 판매하는 의류, 가죽제품, 샴페인, 손목시계와 같은 상품은 소비재로 각각 본연의 기능을 갖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미적 대상이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셋째로 진정한 명품이라면 상징적 가치를 갖고 있어야 한다. 명품의 상징적 가치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자기 정체성, 개인적 의미, 사회적 의미 등을 표현하는 상징적 기능을 뜻한다. 명품이 상징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희소성’과 ‘독창성’이다. 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고유한 미감과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선 유행과 구별되는 독창적 스타일로 제안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역사와 전통을 통해 유지되는 명품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로 발전될 수 있어야 한다. ‘구찌 그룹’에 속해있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보테가베네타(Bottege Veneta)’는 로고를 내세우지 않는 로고리스 전략으로 유명하다. 명품 브랜드임을 과시하는 로고 대신 독특한 가죽 짜임 기법을 통해 자신의 고급스러운 취향을 표현하고자 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넷째는 관계 가치다. 관계 가치는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 축적된 관계에 기초한다.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는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핵심 충성 고객과의 밀접한 관계망은 명품 제조 기업의 최고 자산으로 인정받는다. 명품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함에 따라 전통을 고수하던 명품 기업도 변화하고 있다. 1990년대 온라인 붐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기존의 채널을 고수하던 명품브랜드들이 이제 다양한 채널 이용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2011년 처음으로 아동복 라인을 론칭한 구찌는 아이폰,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 ‘구찌 아동복 컬렉션: 놀이터(Gucci Children’s Collection: Playground)’를 선보였다. 차세대 충성 고객인 어린이들에게 옷을 제공하면서 기존 고객인 부모 세대에게 추억을 선물했다. 어린 시절 종이 인형 놀이를 떠올리며 컬렉션의 옷을 인형에게 입혀보고 즐길 수 있도록 놀이터를 제공한 것이다. 간단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가족 전체로 관계 확대를 꾀하고 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명품이 지닌 가치로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경제적 가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명품은 고가의 제품을 의미한다. 그러나 ‘높은 가격’이 명품의 충분조건이 될 순 없다. 명품의 경제적 가치는 이미 논의한 다양한 가치가 금전적 가치로 치환될 때 달성되는 것이다. 다양한 가치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고 이를 소비자가 납득하고 수용할 때 명품의 가치모델이 완성될 수 있다. 선행되어야 할 핵심 가치를 빠뜨리고 부풀린 가격으로 명품이라는 이름을 얻고자 하는 위품(僞品)은 유사 이래 가장 똑똑하다는 21세기 소비자들이 쉽게 구별할 것이다. 세계 유수 브랜드들이 전통과 핵심가치를 강조하는 헤리티지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를 고민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