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에서 대전 사이 동학사 입구 못 가서 하신리에 있는 찻집 담꽃을 다녀왔습니다.
오래전에 소문을 들었는데, 마침 찻집을 지으려는 클라이언트가 있어서 함께 둘러보았습니다.
계룡산의 동쪽이라 해야 할까요?
하신리에는 골이 깊고 물이 맑아 능히 청정한 마을이라 할 수 있겠어요.
요즘 제대로 된 찻집 만나기가 어려운데, 담꽃이야말로 어떤 분께도 추천할 만한 예쁜 곳임을 밝힙니다.^^





아마도 오래된 옛집을 찻집으로 꾸민 것 같습니다.
마침 서까래가 말끔하게 살아 있어서 천정을 드러내고 서까래 사이에는 회 미장을 하고
부재에는 오일스테인을 먹인 듯합니다.
사기 애자를 박고 고정한 전기선과 벽에 바른 한지가 정갈하면서도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분위기입니다.


안방과 아랫방, 누마루가 있던 곳에 창을 내고 다실을 내고,
대청에도 다실을 들였습니다.
각기의 방이 독립적이면서도 단절되지 않고 통할 수 있는 것이 영락없는 한옥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려 담고 있습니다.
방마다 바닥의 높이가 달라서 한옥이 갖는 공기의 대류가 이뤄지고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다기를 모아둔 장입니다.
정말 예쁩니다.
제가 전에 어떤 글을 쓰며 다기를 비롯한 사물에 집착하는 마음을 버렸노라 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예쁜 다관을 보면서도 탐심을 일으키지는 않았습니다만,
언젠가 제가 사모하는 여인과 함께 와서 차를 마시다 그 여인이 이 다관에 눈을 떼지 못한다면 경우가 달라지겠죠? ㅎㅎ
주머니 박박 긁어서라도 사다 바쳐야 하겠죠.
제가 사람한테 연연하는 그것도 좀 버려야 할 텐데... 그게 잘 안 됩니다. ㅋㅋ


차 바구니 보니 햇차와 다식을 담아서 접동새 우는 숲 속도 좋고,
능수버들 휘날리는 강가에 들차놀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궤,함, 장 할 것 없이 제법 눈에 띄는 것도 있습니다.
찻집에 와서 눈도 입도 호사합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의 전통 가재도구가 얼마나 멋스러운 것인지 새삼 놀랍니다.


다식판도 있고 , 떡살도 보이고....양념 종지도 예쁘고....
아! 찻주전자 하나하나 다 만지고 뒤집어 보고 조물럭거려 보고 싶습니다만 참습니다.
자칫 도벽이 있는 사람으로 오해사면 안 되잖아요? ㅋㅋ


크~~ 제가 여기서 또 한번 눈이 멈춥니다.
놋쇠 개수대 볼입니다.
우리의 전통 도구는 아닙니다만, 멋져 버렸습니다.
방짜유기라 할까요? 놋쇠 단조품이라 할까요?
아마도 주인에게 물어봐도 잘 모를 것입니다.
주물품인지 단조품인지 청동... 황동... 이런 건 꽤 전문적 소양이 있어야 하고요.
그것 알려면 주석, 아연 이런 것도 알아야하고요,
좀 아는 사람 설명을 들을작시면 에어 함마니, 방짜니, Cu가 어떻고, Zn이 몇%고..아이고 머리가 뻑쩍지근 하실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 카페엔 아는 분이 많습니다.
공고 출신이 꽤 많기 때문이죠. ㅋ
그래서 제가 함부로 아는 체도 못합니다. ㅠㅠ
아마도 어떤 분이 댓글로 자세히 설명할지도 모르겠어요.ㅋ


작은 방을 다실로 꾸몄습니다.
용자 살을 변형한 기하무늬의 살을 입힌 통창이 시원합니다.


누마루였을 공간을 격자 유리창을 입혀
흡사 정원 한가운데서 들차놀이하는 환상을 갖게 합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 아줌마들이 도란도란 수다를 떨다가 갔습니다만,
꽃차를 마신듯 유리잔이 놓여있네요.
다다미를 깔아서인지 화풍이 강한 다실입니다.
화풍이란말을 쓰야 옳을지 일본식이라 해야할지 약간 모호합니다.
어쨌거나 정갈한 느낌과 싱그러운 기분이 넘치는 공간입니다.
주인장을 부를 땐 창가에 매달린 종을 살짝 흔들어도 좋을 듯합니다.

제가 마신 오미자차...새콤했습니다.
오미자는 다섯 가지 맛이 나겠지요?
달고, 쓰고, 맵고, 짜고... 또 뭐지요? 씨고...
사진을 찍고 보니, 하얗고, 길쭉하고, 보드럽고, 싹싹하고, 다정다감한 손이 아니고
힘줄만 불거져 있는 ....ㅠㅠ

두 부자와 함께한 시간 즐거웠습니다.
두분 꿈꾸시는 일들이 다 이뤄지시길 ㅂ랍니다.
저도 제가 갖춘 능력을 힘껏 보태려구요....
비 온 후라 햇살도 맑고, 계룡산은 더욱 신비롭게 자태를 드러냅니다.
푸른 칠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솔잎보다 더 푸른 미래를 꿈꾸며...
앞으로!

첫댓글 마루님이 사모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관이 아무리 탐나도 소용없는 일이겠죠? ㅎㅎ
담꽃을 가꾸는 분의 깔끔하고 예쁜 마음을 들여다 보는것 같습니다.
그렇게 노골적으로 댓글을 다시다니...
제가 다니다가 좋은 다관 만나면 하나 준비하겠습니다.^^
^^
와~~~~~너무너무 예쁘고 근사해요
지금이라도 당장 가보고 싶을정도로
마루님 덕분에 오늘도 행복합니다..꾸~~~~~벅 ^♥^
이렇게 근사한 곳을 알려주셔서. .
카페내는 게 꿈이라시니게요,
안개비 님의 꿈이 이루어 지도록 빌겠습니다.
좋은 곳 보일 때마다 여기에 소개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