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광식당(전)/ 광주시 동구 불로동 대광식당은 사람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집이다. 매스컴을 거의 탄 적이 없는 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광주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식당이다. 메뉴는 다 전 종류다. 육전과 굴전 그리고 낙지전 세 가지가 있다. 팬에 지져낼 때 중요한 건 우선 재료의 싱싱함이다. 만약 싱싱하지 않다면 손님들 테이블에서 직접 구워내는 용기를 갖지는 못할 것이다. 육전은 쇠고기의 아롱사태를 그리고 굴전과 낙지전은 굴과 낙지만을 갖고 지진다. 재료에 찹쌀가루를 묻히고 계란으로 옷을 입힌 후 지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조리한 전은 소금, 후추, 땅콩가루 등을 섞은 것에 살짝 찍어먹으면 된다. 옷을 얇게 입히기 때문에 재료들의 맛이 고스란히 살아나고, 뜨거운 전을 입에 넣었을 때 ‘하하’ 거리면서 먹는 기분이 묘하다. 이렇게 전을 다 먹고 나면 식사가 나온다. 식사는 돌솥밥과 함께 반찬들이 쫙 늘어지는 백반 상을 연상하면 된다. 음식들은 다 정갈하고 맛이 그윽하다. 전을 먹고 식사까지 하면 1만 8000원 정도 나온다. 비싸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싱싱한 재료에, 손님들마다 각자 차려진 서비스의 수준을 생각하면 남도식 밥상의 정취란 이런 것인가 하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 찾아가는 길: 도청 앞에서 천변 쪽으로 가다가 오른편 골목 안 / 주차: 1시간30분 무료 / 카드:가능 /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밤 10시 / (062) 223-3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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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도정(굴비) 광주시 동구 수기동 굴비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으로 좋아하는 생선이다. 일본 사람들은 굴비를 지지리도 싫어한다지만 꾸덕꾸덕 잘 말린 굴비야말로 우리 맛의 일부가 아닐 수 없다. 팔도정의 주인 황영순씨는 ‘미스터 굴비’라 불릴 정도로 굴비에 관한 한 전문가다. 전문가라는 게 무엇이겠는가. 좋은 굴비를 구하고 잘 굽는 솜씨를 지닌 이가 아니겠는가. 주인의 고향은 굴비의 본고장 법성포다. 고향 친구들을 통해 양질의 굴비를 구할 수 있다는 게 이 집의 장점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군침이 도는 이유다. 굴비구이 정식(1만 9000원)을 주문하면 큼직한 굴비 한 마리를 노릇노릇 구워서 상에 올려놓는다. 한 마리를 굽는 데는 대략 20분 정도 소요된다. 비늘만 긁어낸 후 잘 뒤집어가면서 약한 불에 서서히 굽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우면 고소하며 씹는 맛이 좋고 쫄깃쫄깃한 굴비구이 맛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 굴비 한 마리만 있으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밥 한 그릇은 금세다. 생선 한 마리의 맛이란 게 그런 것이다. 제철에 잡아 법성포의 바람을 맞으며 잘 말린 굴비들. 보리에 묻어두면 보리 굴비가 되고, 고추장에 박아두면 고추장 굴비가 된다. 딱딱하고 질깃질깃한 고추장 굴비를 북북 찢어서 먹는 맛은 또 어디다 비길 것인가. ▶ 찾아가는 길: 명성예식장 옆골목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9시 / (062)222-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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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식당(해산물 요리) /광주시 동구 충장로 3가 충장로 중심가 골목 안에 박혀있는 옥식당은 토속 음식 전문점이다. 전형적인 남도 음식점답게 이 집의 양념은 강하고 맵고 짜다. 메뉴는 해산물들이 주조를 이룬다. 아구찜, 꽃게찜 그리고 생선 조림 등이다. 찜 종류도 좋지만 남도 맛은 역시 양념을 잘 해서 푹 졸인 생선 조림에서 느끼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조림은 주로 갈치나 서대를 쓴다. 갈치는 목포나 제주산, 서대는 본고장 여수에서 올라온다. 맛의 기본은 싱싱한 재료와 양념장이다. 양념장은 확실하게 매운 고춧가루를 쓴다. 아니면 맛이 허해지지 않고 꽉 찬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멸치로 육수를 내고, 간장에 감자, 무, 양념장을 넣어서 푹 졸인다. 무는 시간이 걸리므로 미리 익혀두고 다 졸이기 전에 깻잎을 넣는다. 냄비 안에서 다양한 맛과 향들이 나온다. 담백한 생선 맛과 강한 양념 맛이 어울린 남도식 조림이다. 갈치조림은 언제나 있지만 서대는 가끔 안 들어오는 날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는 게 낫다. 주 요리도 좋지만 상 위에 깔리는 반찬들이 괜찮다. 자그마한 바닷게로 담근 짭짤한 간장게장, 깻잎 절임, 더덕장아찌, 돔베젓, 다른 반찬들은 철따라 바뀐다. 주인이 완도 출신이라 싱싱한 해산물들을 잘 낸다. ▶ 찾아가는 길: 충장로 골목 안. 전화로 위치 문의 바람 / 주차: 어려움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1시 / (062)223-7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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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백집(콩나물국밥) 전주시 고사동 전주는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이 거쳐가게 되는 도시다. 새벽이나 밤이나 일년 365일 내내 문을 여는 콩나물국밥 집들이 있어서 요기를 하기가 좋기 때문이다. 전통의 삼백집도 그런 집들 중 하나다. 삼백집의 콩나물국밥(3500원)은 방심하고 입에 그냥 넣었다가는 입 천장이 홀랑 벗겨지기 일쑤다. 배가 고프더라도 첫술은 꼭 잘 식혀서 먹어야 한다. 이 집이 유명해진 이유는 욕쟁이 할머니 때문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이 “이놈아. 누가 보면 영락없이 박정희인 줄 알겄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계란 하나 더 처먹어라”했다는 일화 때문에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전설적인 일화가 있다 하더라도 맛이 없다면 ‘말짱 꽝’이다. 국밥 맛은 육수부터 그 비결이 있다. 멸치와 다시마로 베이스를 잡아주고 야채들을 넣어서 시원함을 더한다. 그 외의 핵심은 묵은 김치다. 이 김치 맛이 국물 맛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다. 뜨거운 국물에 새우젓을 약간 집어넣으면 국물은 더욱 시원해진다. 콩나물은 직접 기른다. 전주의 콩나물이 유명한 이유는 먹어 보면 안다. 잘근잘근 씹히는 촉감은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맛이다. 반찬으로 가장 특이한 건 짜디짠 장조림이다. 없던 시절을 연상케 하는, 한 점이면 밥 세 숟가락은 능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 찾아가는 길: 전주관광호텔 뒷골목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24시간 / (063)284-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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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번집(한정식)/ 전주시 다가동 흔히 전주의 3대 음식이라면 비빔밥, 콩나물국밥, 그리고 한정식을 꼽는다. 거기서 3대 한정식 집을 고르라면 전라회관, 수구정, 백번집이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물산이 풍부하고 음식 솜씨가 좋기로 유명했던 전주 음식의 진면모를 볼 수 있는 메뉴가 한정식이다. 상차림은 가격대에 따라 바뀐다. 4인 기준으로 해서 8만원부터 15만원짜리 상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상 한가운데는 푸짐한 요리들이 올라와 중심을 잡는다. 홍어는 회, 찜, 탕이 골고루 올라온다. 과하게 삭히지 않은 전라북도풍의 홍어다. 쇠고기 갈비찜, 불고기, 돼지고기 등도 두루 펼쳐진다. 민물새우의 흙 냄새가 아련한 토하탕, 조기구이, 매콤한 게장, 구수한 된장찌개, 묵직한 토란탕, 전주 음식 특유의 칼라인 노란색을 드러내는 황포묵, 그 외에 장아찌며 전, 나물들, 그리고 조개젓, 새우젓, 갈치속젓 등이 올라온다. 낙지, 가이바시, 생합, 생선회 등 원하는 음식들은 가격에 따라 제공되니 미리 문의하는 게 낫다. 이러한 상차림은 날이 바뀌고 계절이 변화하면서 유동적으로 움직인다. 언제나 같은 반찬이 올라올 수는 없다. 그날 그날 가장 좋은 재료로 음식을 장만하는 게 우리 한정식의 멋이자 맛이기 때문이다. 가게 앞에 놓여있는 장독대 안에 든 장들이 전체 밥상의 기본을 잡아준다. ▶ 찾아가는 길: 다가동 파출소와 우체국 중간 지점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9시 30분 / (063)28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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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미당(비빔밥)/전주시 중앙동 비빔밥은 골동반(骨董飯)이라고도 쓴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라는 책에는 골동이라는 뜻이 풀이되어 있다. “부빔이란 곧 골동을 뜻하니, 오래 되고 파상난 것과 헌 넝마 등을 벌여놓고 팔고 사는 데를 골동가게라 하는 것을 보아 부빔밥도 여러 가지를 섞은 음식임을 알 수 있다”라는 것이다.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이라면 예로부터 비빔밥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성미당은 참으로 독특한 비빔밥을 만들어낸다. 다른 식당과는 달리 비빔밥을 두 번 비벼서 내오기 때문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주방에서는 프라이팬에 밥과 콩나물, 고추장, 참기름 등을 넣고 한 번 볶는다. 이처럼 가볍게 볶으면서 초벌 비빈 비빔밥을 놋그릇에 담고 고명들을 올려놓는다. 당근, 오이, 표고, 고사리, 숙주, 참나물, 도라지, 상추, 김, 참깨, 잣, 그리고 황포묵 등을 올린 후 상에 내놓는다. 가운데에는 쇠고기와 계란 노른자가 얹어진다. 손님들은 숟가락을 들고 다시 한 번 밥과 재료들을 비빈다. 비빔밥을 먹기 전에 그릇을 들여다보면 그 색채가 다른 지방보다 얼마나 화려한지 느낄 수 있다. 빨간 쇠고기 육회와 노란 황포묵, 계란, 콩나물의 조화는 전주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색채의 향연이다. 이렇게 컬러풀한 한 그릇을 음미하면서 먹는 비빔밥 맛은 더욱 새롭기만 하다. ▶ 찾아가는 길: 전주 우체국 근처 / 주차: 골목이 좁아서 가게 근처에 해야함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 / (063) 287- 8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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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메달집(홍어)/목포시 용당동 흑산도에서 홍어가 잡히지만 거의 모든 물량은 목포에서 모여든 후 전국으로 유통되곤 한다. 이런 지리적 여건 탓인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홍어집은 목포의 금메달집일 것이다. 여기는 메뉴도 홍어 일색이다. 갈수록 칠레산 홍어가 싼값에 유통되는 통에 진짜배기 흑산 홍어를 볼 수 있는 곳은 드물다. 언제 가나 금메달집에서는 흑산도산 홍어를 볼 수 있다. 바람이 불어 배가 뜨지 못하고 홍어가 떨어지면 아예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이다. 사실 홍어회를 못 먹는 사람은 그 맛을 이해하지 못한다. 암모니아 냄새가 풍기는 퀴퀴하고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이겨내고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홍어회를 주문하면 돼지고기와 김치가 삼합으로 같이 나온다. 꼬릿꼬릿한 냄새를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는 삶은 돼지고기와 잘 익은 김치를 함께 먹으면 맛의 시너지가 일어난다. 코가 뻥 뚫릴 정도로 강한 냄새를 내던 홍어가 서로간의 부딪침에 의해 맛의 균형이 잡히기 때문이다. 겨울에 보리나물이 나면 홍어애탕을 먹을 수도 있다. 싱싱하고 기름진 홍어 간과 부드러운 보리나물이 씹히는 토장국이다. 보통 때는 그냥 홍어탕을 내놓지만 마땅한 재료가 있을 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예약을 하고 가야 하며 홍어가 없을 때도 있다. 그래도 단골들은 금메달집의 홍어 향을 못 잊어 여전히 찾아든다. ▶ 찾아가는 길: 목포 제일고 앞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예약하면 시간연장 가능) / (061)27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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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집(추어탕)/ 남원시 천거동 전국 어딜 가나 추어탕집 앞에는 남원이라는 상호가 가장 많이 붙어있다. 둘이 마치 한 단어처럼 붙어다니는 것이다. 실제로 남원에 가보면 광한루원 근처에 추어탕집들이 죽 늘어서 있다. 남원은 춘향전과 추어탕의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추어탕의 전통을 쌓고 붐을 일으킨 게 새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어탕 맛이 좋은 집은 어디나 미꾸라지를 잘 쓴다. 몇 십 년간 추어탕을 끓여온 새집의 명성도 그에 기인한다. 미꾸라지를 갈아서 시래기, 토란대 등을 넣고 육수에 끓이면서 토장을 넣는다. 이렇게 끓인 추어탕은 구수하고 담백하다.추어탕이라는 게 푸근한 느낌을 던지지만 단순한 음식이기도 하다. 언제나 한결같이 좋은 재료를 넣고 잘 끓여내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이 집이 유명해진 이유는 숙회 때문이기도 하다. 새집은 흔히 미꾸라지 숙회를 개발한 원조 집으로 꼽힌다. 장수산 곱돌 냄비 위에 적당한 크기의 미꾸라지들을 푹 쪄서 올려놓는다. 야채와 계란 등으로 꾸미를 해놓았다. 몸통에서는 기름기가 배어 나오고 미꾸라지 특유의 미끄러운 감촉도 느껴진다. 미꾸라지를 잘 못 먹는 사람들은 징그럽다고도 하고 상추나 깻잎 같은 야채에 쌈을 싸서 먹기도 하지만 역시 제대로 맛을 보려면 미꾸라지를 통째로 먹는 게 가장 낫다. ▶ 찾아가는 길: 남원 MBC 옆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밤 10시 / (063)625-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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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공주장어탕(장어탕)/ 여수시 교동 부산, 마산의 해장국 역할을 복국이 맡는다면 여수의 해장은 장어탕이 제일이다. 그 중에서도 장어탕의 원조이자 가장 맛을 잘 내는 집은 칠공주장어탕 집이다. 사실 여수에서 장어가 유명한 건 ‘하모(갯장어)’ 때문이다. 그러나 칠공주 집에서 쓰는 장어는 ‘아나고(붕장어)’다. 하모의 본고장 여수에서 아나고를 쓴다는 사실부터가 이채롭다. 이 집을 중심으로 교동 일대는 이미 장어탕 골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장어탕을 주문하면 벌개서 이미 매콤하게 보이는 국물에 장어의 기름기가 동동 떠있다. 고추의 매운 맛과 더불어 후추까지 뿌려서 톡 쏘는 자극이 더하다. 장어국물이라 느끼할지도 모른다는 예상과 달리 후끈하고 개운하다. 장어탕이라는 낯선 음식에 당황하는 건 기존의 장어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맛 때문이다. 장어 내장으로 끓인 내장탕도 있다. 어느 탕이나 건더기만 건져 먹어도 뱃속이 두둑해지는 건 장어 특유의 기름기 때문일 것이다. 탕뿐만 아니라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도 있다. 주문하면 수조에 있는 장어를 곧바로 꺼내서 소금을 뿌린다. 연기가 싫은 사람은 주방에서 구워달라고 청하면 된다. 상호 그대로 딸 일곱 명의 딸 부잣집이다. 아침 8시부터 장어탕 맛을 볼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남산동 어시장쪽 새마을금고 골목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9시 / (061)663-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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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미식당(비빔밥ㆍ순대)/ 익산시 황등면 익산 시내에서 강경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황등이라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라면 외관마저 허름해 보이는 진미식당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어디 내놓아도 맛있는 메뉴가 두 가지 있다. 바로 비빔밥과 순대다. 이 집 비빔밥은 참으로 특이한 스타일로 비빈다. 먼저 전날 저녁부터 새벽 내내 사골 국물을 고아둔다. 비빔밥을 주문하면 그릇에 밥과 삶은 콩나물만 따로 덜어낸다. 그리곤 거기에다가 사골 국물이 밥알 속에 흡수가 될 정도로 여러 차례에 걸쳐 붓는다. 꼭 중국 요리를 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그 다음에는 밥을 손으로 눌러 짠 후 쑥갓, 시금치, 양파, 미나리, 묵, 김 등 각종 고명을 올려놓는다. 가운데 쇠고기 육회를 얹고 깨소금을 약간 뿌려서 내온다. 비빔밥이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달다. 같은 사골 국물에 선지를 넣은 국을 곁들여서 준다. 부담이 없으면서도 한끼 식사로 충분하도록 충분한 배려가 되어 있다. 순대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다. 돼지내장에 돼지고기를 다져 넣고, 선지와 파, 당근 등 갖은 야채를 넣는다. 찹쌀, 콩, 들깨가루 등을 넣으며 갖은 양념을 하는데 된장도 약간 넣는다.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다. 묵은 배추김치로 감칠맛까지 더하면 투박하면서도 복합적이고 묵직한 진짜배기 순대를 먹을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익산과 강경 사이에 있는 황등마을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 (063)856-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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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가든(게장백반)/ 군산시 제정면 아동리 아마도 이 집은 최근 몇 년 사이 군산에서 가장 뜬 집일 것이다. 주말이면 그 넓은 마당이 차로 꽉 찬다. 게장백반(1만 5000원)은 옛날 맛과 다르다. 예전에는 짜고 새까맸으나 지금은 너무 짜지 않으며, 비리지 않고 싱싱한 맛이 느껴지도록 담근다. 현대인들의 입맛에 잘 어울리도록. 꽃게는 5월에 대량으로 구입한다. 가을 꽃게도 좋지만 봄 꽃게가 뱃속에 장을 가장 많이 안고 있을 때다. 게를 간장에 집어넣었다가 장만 따로 내서 끓이고, 담그기를 세 번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게장을 담그는 데 5일에서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누룽지도 큰솥에서 한꺼번에 만들어야 맛있듯이 게장도 한 번 담글 때 많이 담그니까 더 맛이 난다고 한다. 당귀, 감초, 대추, 마늘, 고추 등 16가지 재료를 넣어 비린내나 떫은 맛을 없앤다. 숙성시킬 때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맛을 내는 데 중요하다고 한다. 꽃게무침(1만 5000원)도 매콤하면서 싱그럽다. 비브리오를 방지하기 위해 영하 50도에서 급속 냉동을 시킨다. 그래야 여름철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무칠 때는 고추장, 사과식초, 마늘, 생강 등과 함께 미나리, 대파, 풋고추, 양파 등을 넣고 버무린다. 고춧가루를 좋은 걸 써야 과감한 제맛이 난다. 예전에는 고기가 전문이었으나 손님들이 밑반찬으로 나온 게장을 많이 찾아서 게장을 팔기 시작한 게 이제는 게장으로 가장 유명한 집이 되었다고 한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군산 톨게이트에서 나와 시내 쪽으로 가다가 금강하구둑 사거리에서 좌회전, 500m 정도 올라가다 왼쪽 / 주차:가능 / 카드:가능 /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밤 10시 / (063)45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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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수복국(복국)/ 부산시 해운대구 부산을 대표하는 해장국은 복국이다. 일견 무미에 가깝다 싶을 정도로 맑은 국물을 한모금 들이키면 전날 밤의 숙취가 가신다. 해운대에 있는 금수복국은 30년 이상 복국을 전문적으로 끓여온 식당이다. 워낙 오랫동안 복국을 끓여온 덕에 문만 열고 들어가도 식당 안에는 복국 냄새가 잔잔하게 배어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구수한 느낌이 든다. 복국의 수수하고 담백한 맛은 경상도 남해안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상상하기 힘들다. 생선국이라는 것 자체가 북쪽으로 올라오면 올라올수록 매운탕화되는 경향이 있으니 말이다. 금수복국에서는 주로 은복이나 까치복으로 복국을 끓인다. 까치복 쪽이 훨씬 고급에 속한다. 국물 안에 담겨있는 게 그다지 별 다른 건 없다. 복어 몇 토막과 콩나물, 미나리, 파, 무, 팽이버섯 등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복어의 독성을 해독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는 미나리와 역시 숙취를 풀어주는 콩나물까지 쓰린 속을 개운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재료는 다 포함되어 있다. 내용물을 한 젓가락씩 집어서 초장에 찍어먹고 나면 뚝배기에는 국물만 남는다. 여기에 밥 한 그릇을 말아서 먹으면 된다. 맑고 순한 국물과 말끔한 재료들이면 모든 게 충분하다. 같이 나오는 반찬들도 깔끔하다. ▶ 찾아가는 길: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대각선으로 길을 건너면 뒷골목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24시간 / (051)742-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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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매집(회비빔국수)/ 부산시 중구 오랜 세월 광복동 뒷골목을 지키고 있는 할매집은 부산의 명물 중 하나다. 부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집이고 한번쯤은 들러보았음직한 집이다. 언제나 지나가는 길에 잠깐 들러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회비빔국수(3500원)를 내놓는다. 회비빔국수의 면은 평범한 소면이다. 면 맛보다는 양념 맛에 먹는 게 제 맛이다. 하얀 소면 위에 새빨간 양념이 얹어진다. 파란 상추와 미역, 무채, 그리고 가오리 회가 올라온다. 싼 음식답게 비싼 재료라곤 없다. 하지만 매운 양념 맛은 화끈하게 입안을 후려친다. 가오리는 질깃함이 느껴질 정도로 씹는 맛이 강하다. 매운 양념과 오히려 어울린다. 양은 주전자에는 멸치 국물이 들어있다. 매운 입을 호호 불어가면서 따뜻한 국물로 매운 기운을 없애려고 계속 들이키는 사람들이 많다. 양푼에는 새빨간 양념장이 들어있어서 매운 맛을 즐기는 사람은 구미에 맞게 숟가락으로 퍼서 그냥 비비면 된다. 회를 뺀 그냥 비빔국수(3000원)도 있다. 가게 안은 평범하고 서민적인 분위기다. 사람들도 맛을 즐기기 이전에 그냥 습관적으로 드나드는 것처럼 국수 한그릇 편안하게 먹고 일어선다. 이런 서민적인 분위기가 할매집의 멋이다. ▶ 찾아가는 길: 광복동 미화당 백화점 건너편 골목 안 / 주차: 어려움 / 카드: 안됨 /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1시 / (051)246-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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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집(해물탕)/ 부산시 중구 국제시장 안은 요지경이다. 없는 게 없다는 시장이다. 얼마나 붐볐으면 도떼기시장이라는 이름으로까지 불렸을까. 국제시장 안에는 개미집이라는 그다지 크지 않은 식당이 있다. 부산 시내에 모두 여섯 곳이 있는 개미집의 본점격인 집이다. 메뉴라고 해도 별 건 아니다. 수중전골(6000원)이라는 이름을 건 해물탕과 낙지볶음(6000원)이 전문인데, 가격에 비해 워낙 푸짐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가게 숫자가 늘어났고 국제시장 본점에는 언제나 손님들이 많다. 1980년도에 문을 열었지만 얼마 전에 불이 나서 건물을 새로 단장한 탓에 가게는 깔끔하다. 가격이 저렴하니까 누구나 주머니 걱정을 하지 않고 쉽게 찾는다. 항도 부산답게, 온갖 해산물이 몰려드는 도시답게 재료들은 싱싱하다. 수중전골에는 몇 가지 조개가 시황에 따라 바뀌며 들어간다. 바지락, 대합, 개조개, 노랑조개, 맛, 우럭조개 등이다. 그 외에 미더덕, 갑오징어, 작은 바닷가재, 새우 등이 냄비를 그득하게 채운다. 야채들이 들어가 있는 국물은 얼큰하다. 그 얼큰한 맛과 해산물과 야채에서 나오는 시원한 맛이 어울려 전체적으로 개운한 느낌을 준다. 낙지볶음도 새우와 함께 맵게 볶아준다. 그 벌건 양념 맛에 싱싱한 재료들이 눈 깜빡할 사이에 넘어간다. ▶ 찾아가는 길: 국제시장 안에 있어서 찾기가 어려움 / 주차: 어려움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 / (051)246-6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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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덕식당(따로국밥)/ 대구시 남구 대명 9동 앞산은 대구 시민들이 누구나 간편한 차림으로 등산을 즐기는 산이다. 산에서 내려오다 보면 건물 네 채를 이어 붙인 특이한 모양의 식당을 발견하게 된다. 대구 향토음식점 1호로 지정된 대덕식당이다. 허기진 등산객들은 습관적으로 이 집에 들어간다. 대덕식당 간판에는 선지국밥(3000원) 전문이라 적혀 있고, 육당 최남선이 대구 음식으로 꼽았던 육개장(4000원)을 비롯해 서민적 메뉴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바로 이 선지국밥이 대구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따로국밥이라고 보면 무방하다. 밥 따로 국 따로 나오는 스타일 때문에 따로국밥이라는 명칭이 붙었으니 말이다. 국밥은 소박한 대구 음식이다. 선지와 우거지를 넣고 오래 오래 달여낸 국물, 가게 안에 걸려 있는 수십 개의 가마솥에서는 쉬지 않고 국물이 끓는다. 이렇게 여러 군데서 국물을 끓이다가 문 옆에 있는 큰 솥에서 국물을 완성시킨다. 영원히 불이 꺼질 것 같지 않은 솥에서 나오는 국물 맛이 얼마나 진국일지는 두말하면 잔소리일 듯하다. 국자로 대충 퍼주는 것 같지만 국물을 한모금 떠보면 담백함이 느껴진다. 해장으로도 좋고 개운하기도 하다. 시원한 국물과 싱싱한 선지의 맛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서민적인 대구의 맛이다. ▶ 찾아가는 길: 앞산 순환도로변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24시간 / (053)656- 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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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성 복불고기(복어 불고기)/대구시 수성구 범어1동 매운 맛을 얘기하는 데 있어서 이 집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맛이다. 원래 대구 경북지역에는 투박하게 매운 맛을 내는 집이 많은데 복어 불고기의 화끈한 양념 맛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휘어잡아 버렸으니 말이다. 지금은 다양한 복어 요리가 준비되어 있지만 결정적인 명성은 90년대 초부터 시작한 복어 불고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복어가 가장 맛이 오르지만 다른 계절에는 냉동 보관해뒀다가 쓴다. 선도가 좋은 복어를 잘 골라서 구입한 후 유지를 잘 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그래도 다른 계절, 다른 집에 비하면 육질 상태가 아주 나은 편이다. 납작한 돌판에 한 바퀴 빙 둘러서 손질을 잘한 복어가 빨간 양념을 뒤집어쓴 채 드러누워 있다. 돌판 한가운데 콩나물, 그 위에 미나리가 얹어져 있다. 복어 요리를 할 때 쓰이는 주요 야채들이 다 올라온 셈이다. 확실하게 매운 양념과 그 뒤에 따라 붙는 감미, 그리고 부드러운 복어도 매력적이지만 콩나물에 유의해야 한다. 아무 데서나 먹을 수 있는 콩나물이 결코 아니니까. 살이 잘 빠진 쫄깃쫄깃, 질깃질깃, 씹는 맛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콩나물이다. 여기에 미나리의 향까지 더해져서 복어 불고기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먹고 나면 밥을 볶아준다.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다.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 찾아가는 길: 범어네거리에서 어린이회관 방향으로 400m 정도 올라가다 보면 효산한방병원 뒤쪽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2시 / (053)766-0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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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남빵(황남빵)/ 경주시 황오동 고도 경주를 상징하는 음식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황남빵일 것이다. 1939년 개업한 이래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천안의 학화 호도과자와 더불어 한 가지 아이템만을 만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황남빵의 맛을 좌우하는 건 일은 팥소요 이는 피다. 팥소는 100% 국산 팥을 수작업으로만 만들어낸다. 재료는 팥, 황설탕, 전분, 소금, 물엿 정도인데 그 배합 비율은 외부에 알려져 있지 않다. 빵 맛을 팥소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팥을 삶고 앙금을 내린 후 달여서 만든다고 한다. 갓 구워서 따뜻할 때는 단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그러다가 식으면 팥 냄새와 팥 자체의 맛이 더 느껴진다. 달면서도 담백하다. 포인트는 단맛을 얼마나 달지 않게 잡아내느냐 하는 것이다. 너무 달면 쉬이 질리고 맛 자체의 고급스러움 혹은 담백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황남빵의 매력은 이처럼 너무 달지 않은 팥소의 자연스러운 맛에 있다. 피는 밀가루와 계란으로 만든다. 고온에서 구워내는데 처음에는 바삭거리는 느낌이,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러운 맛이 돈다. 구워내자마자 먹는 것보다 식혀서 먹는 게 어쩌면 황남빵의 개성을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빵 위에는 황남빵의 상징인 국화 문양을 찍는다. 언제나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20개에 1만원, 30개에 1만 5000원으로 1개에 500원 꼴이다. ▶ 찾아가는 길: 경주시청 옆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8시~밤 11시 / (054)772-2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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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집(비빔밥)/ 울산시 신정3동 함양집은 80년 정도의 내력을 지닌,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이다. 함양에서 장사를 하다가 울산으로 옮겨와서 함양관이라는 이름으로 장사를 하다가 지금의 함양집이 되기에 이르렀다. 80년 전이나 지금이나 들어가는 재료, 레시피가 똑같다고 한다. 놋그릇에 담긴 흰 쌀밥. 그 위에 고명이 스무 가지 이상 올라간다. 고사리, 콩나물, 시금치, 미나리, 무나물, 김, 물미역, 깨소금, 참기름, 육회, 계란 지단 등이다. 그 위에 양념장을 놓고 고추장을 얹는다. 특이한 건 더도 덜도 아닌 전복 한 점이다. 바닷가 동네라는 특성상 들어가는 재료이기도 하고, 워낙 고급 재료라 비빔밥(6000원) 한 그릇에 격조를 더해준다고 할 수 있다. 여자 손님들한테 주문할 때는 꼭 육회를 먹을 수 있는지 물어본다. 못 먹는 경우에는 쇠고기를 볶아서 올려준다. 사소하지만 이 집의 친절도나 손님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 면모를 잘 보여주는 예다. 전반적인 비빔밥 맛은 담백하고 부드럽다. 겨울철에 먹는 따뜻한 묵채(2500원)도 별미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재료가 다 들어간다. 동일한 재료를 쓰기 때문에 서비스 차원에서 가격을 싸게 해서 낼 수가 있다고 한다. 깔끔한 국물 안에 담긴 메밀묵,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계절에 어울리게 나오는 음식이다. ▶ 찾아가는 길: 울산시청 건너편 골목 안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8시~밤 10시 / (052)275-6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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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와집(언양 불고기)/ 울산시 울주군 바다를 끼고 있는 울산이지만, 울산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내륙 쪽에 있는 언양과 봉계다. 두 마을 다 맛있는 고깃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동네다. 특히 경상도에서 언양 불고기의 명성은 자자하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고기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양에 들어가면 모든 식당이 다 불고기집처럼 느껴질 정도로 동네 전체에 불고기집들이 많다. 상호 그대로 오래 된 한옥집에서 장사를 하는 기와집은 언양 불고기를 대표하는 식당 중 하나다. 꽃살, 낙엽살, 꽃등심, 제비추리, 갈비 등 다양한 부위들이 준비되어 있지만, 언양까지 갔으니 불고기의 명성을 입으로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고기는 등심과 갈빗살, 일반 살코기 등 여러 부위를 쓴다. 살과 기름의 비율을 잘 내야 먹을 때 씹는 맛과 부드러운 기름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간장, 마늘, 후추, 참기름 등 양념에 재어둔다. 석쇠 사이에 고기를 끼워서 숯불 위에 올려놓고 굽는다. 고기 타는 냄새가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잘 다져서 더욱 부드러운 고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미나리가 같이 나온다. 역시 언양의 명산이다. 잘 구운 불고기와 향긋한 미나리가 좋은 조합을 이룬다. 된장찌개에 콩잎, 무장아찌 등 편안한 반찬들과 밥을 먹으면 깔끔한 마무리다. ▶ 찾아가는 길: 언양읍 서부리 15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 / (052)262-4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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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식당(비빕밥)/ 진주시 대안동 진주는 비빔밥으로 유명한 동네다. 밥 위에 얹은 고명이 워낙 화려해서 화반(花飯)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예전에 유명했던 진주 비빔밥은 명맥이 끊겨 찾아보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주의 비빔밥마저 사라진 건 아니다. 진주 중앙시장 안에 있는 제일식당이 진주에서 가장 맛있다는 비빔밥을 만들어주는 집이다. 허름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고소하고 보드라운 비빔밥 맛은 일품이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비빔밥은 봉긋 솟은 언덕처럼 예쁘장하다. 밥을 담을 때도 항상 신경을 쓴다. 콩나물은 대가리를 떼어내고 숙주나물도 같이 올린다. 시금치, 고사리, 무, 오이, 호박을 얹는다. 고추장을 적당량 떠놓고 그 위에 부추와 속대기를 올린다. 속대기는 약간 비릿한 냄새가 흐르는 해초다. 그 위에 빨간 쇠고기 육회를 얹고 참기름을 살짝 뿌리면 한 그릇이 완성된다. 깔끔한 비빔밥에서 약간 배릿한 느낌이 감도는 건 바다가 가까운 진주에서나 쓰이는 속대기 때문이다. 그런 맛이 제일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비빔밥 맛인 것이다. “세 숟가락 먹으면 비빔밥은 없다”고 할 정도로 손님들은 한 그릇을 쉽게 비우고 일어선다. 시장 안다운 간편함이 있다. 비빔밥도 있지만 새벽부터 오전까지는 해장국을 판다. 아침 나절에는 해장국으로, 낮 시간부터는 비빔밥으로 진주 사람들의 행렬이 끊어지지 않게 만드는 집이다. ▶ 찾아가는 길: 진주 시내 중앙시장 안 / 주차: 어려움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4시~오후 9시 / (055)741-5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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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횟집(회)/ 통영시 미수동 제주도 해녀들은 생명력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남해안과 동해안의 여러 마을에서 제주도 비바리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각지로 나와 물질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영에 있는 제주횟집도 그런 상호가 붙었다고 한다. 통영의 가을은 감성돔(1kg 8만원)이 가장 좋을 때다. 참돔은 살이 약간 물러지기 시작할 때지만 줄돔은 최고로 좋은 맛을 낼 때다. 이 지역에서 다금바리라 불리는 능성어처럼 최고급 어족은 물론 남해안에 넘쳐나는 전어도 가을이 제철이다. 물 맑은 한려수도의 중심지답게 통영은 다른 항구 도시에 비하면 훨씬 다양한 생선들이 많이 보인다. 그 중에서도 통영을 대표하는 생선은 볼락이다. 이런 생선들이 횟감으로 수조 안을 유유히 떠돌고 있다. 한 가지 생선을 골라 먹는 것도 좋지만 모듬회도 괜찮다. 광어, 우럭, 쥐치, 놀래미 등이 서너 가지 올라온다. 양에 따라 4만원에서 6만원 정도까지 있다. 다른 동네와 달리 통영에서는 상 위에 ‘쯔끼다시’가 올라오면 돈을 더 받고 그렇지 않으면 회를 싸게 판다는 점이다. 회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는 더 반가운 일 같아 보인다. 회를 먹으면 매운탕이 딸려 나오고 식사로는 전복죽 메뉴가 있다. 제주도 출신답게 전복죽은 초록빛으로 전복 색깔과 향기가 두드러진다. ▶ 찾아가는 길: 충무교 다리 밑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0시 30분 / (055)645-8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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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보 전복 도매집(회)/ 포항시 대보면 한반도의 동쪽 끝은 호랑이 꼬리, 호미곶이다. 새해가 밝을 때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일출을 보기 위해 이 곳을 찾는다. 이 지역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고 물살이 빠른 지역이다. 이런 곳에서는 생선들도 운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살이 탱탱하고 쫄깃쫄깃해진다. 가을철에는 횟감으로 쥐치와 오징어가 맛있고, 기름이 오른 삼치는 구워서 밑반찬으로 내준다. 방어도 가을철이 시즌이다. 오죽하면 “여름 방어는 똥방어, 가을 방어는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을까. 철따라 맛이 나는 생선들은 다르다. 생선은 살이 오른 제철에 먹는 게 최고다. 11월에는 대게가 나고 겨울을 거치면서 과메기도 많이 나온다. 봄이 오면 다시 도다리가 나온다. 이렇게 바다도 사계절이 순환한다. 우럭, 광어 같은 생선은 이제 어딜 가나 널렸다. 가끔씩 보이는 범돔이며 장치 등은 알아야 먹을 수 있는 생선들이다. 파도가 센 바다에서 자란 생선은 물론 상호에 맞게 전복 역시 사철 싱싱하다. 전복을 회로 먹기에는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전복죽이라도 괜찮을 듯싶다. 내장을 한 번 볶아서 죽을 쑤기 때문에 초록빛을 띤다. 담백하면서 부드러운 죽 맛, 꼬들한 살점도 종종 씹힌다. 밑반찬으로는 군수, 미역, 피대기, 고동 등이 나온다. 역시 눈앞에 바다가 보이는 동네답다. 식사 후에 등대 박물관을 한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다. ▶ 찾아가는 길: 호미곶에 있는 등대박물관 옆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밤 10시 / (054)284-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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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치구멍집(헛제사밥)/ 안동시 상아동 헛제사밥은 경상도에서만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예전에는 대구의 헛제삿밥이 유명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명맥이 끊기고 안동지방의 고유 음식으로 남아있다. 쌀밥을 먹기 위해 유생들이 가짜 제사를 지내고 제사 음식을 먹었다는 우스개 같은 소리. 보수적인 정서에 탈춤 같은 풍자가 담긴 음식일까. 안동에서 헛제삿밥으로 가장 유명한 집은 까치구멍집이다. 까치구멍이란 안동의 옛 건축 양식에서 보이는 환기통 같은 구멍을 일컫는 말이다. 헛제삿밥(5000원)은 일종의 비빔밥이다. 무, 콩나물, 도라지, 고사리, 취, 숙주 같은 나물들이 나오면 깨소금, 참기름을 한 간장에 비벼서 먹으면 된다. 금방 제사를 올린 듯 제기에는 몇 가지 반찬들이 나온다. 동태포, 명태포, 쇠고기, 두부, 호박전, 그리고 안동에서나 볼 수 있는 상어고기와 간고등어가 덧붙여진다. 쇠고기와 무를 오래 곤 맑은 국물과 같이 먹으면 나물 비빔밥의 담박함이 느껴진다. 옛날에 관찰사가 부임했을 때 먹고 싶었다던 제삿밥이 이러했을까. 양반상(1만원)을 주문하면 헛제삿밥을 기본으로 다양한 찬들이 나온다. 탕평채와 조기, 쇠고기 산적 등과 함께 안동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들이 있다. 안동 식해와 찹쌀, 콩, 밤 등을 넣은 설기떡 등이다. ‘마구 설기’라고 부르지만 나름의 맛이 있다. ▶ 찾아가는 길: 안동댐 헬기장 앞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 (054)821-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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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장군(제주도 향토음식)/ 제주시 연동 어장군은 제주도 향토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하지만 향토 음식이면서도 너무 토속적으로 흘러가지 않아서 대중들의 취향을 거스르지 않는다. 제주도다운 재료를 쓰고 조리를 하지만 ‘육지 사람들’의 구미에도 어울리는 맛이다. 메뉴 중에 가장 인기가 있는 건 구이와 조림이다. 갈치와 고등어, 너무나 흔하게 보아왔던 재료이기 때문에 좋은 재료와 나쁜 재료의 차이는 더욱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구이로 쓰는 부위는 큰 갈치 중에서도 가운데 토막이다. 그쪽이 가장 큼직하기 때문에 구이로 쓰고, 다른 쪽은 조림으로 쓴다. 왕소금으로 간을 하고 굽는 게 조리의 전부이기 때문에 재료의 신선함은 아주 명확하게 드러난다. 큰 갈치와 고등어일수록 살 맛은 담백하고 부드럽다. 노릇노릇하게 잘 익은 갈치 한 토막, 겨울철에는 기름기가 올라 맛이 더욱 좋아지므로 제주도 여행에서 겨울 갈치는 만족감을 주는 음식 중 하나다. 제주도는 또한 돼지고기가 맛있는 동네다. 돼지고기를 잘 삶아서 도마에 올려놓고 내오기 때문에 ‘돔베고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돔베는 도마의 제주도 사투리다. 돔베고기는 생고기를 삶기 때문에 맛있게, 여유있게 먹고 싶다면 가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해두고 시간 맞춰 가는 게 낫다. 관광지 식당이라 여행객들의 스케줄에 맞춰 주문을 할 수도 있다. ▶ 찾아가는 길: 신제주 건설회관 뒤쪽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8시30분~밤 10시 / (064)744-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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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복식당(갈치회)/ 제주시 건입동 2, 3년 전 서울에서 가장 붐을 일으켰던 음식 중 하나는 갈치회였다. 제주도에서 곧장 날아온 갈치의 싱싱함이란 환상 탓인지 서울 시내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갈치횟집들이 생겨나곤 했다. 갈치는 잡아올리면 제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쉬이 죽어버린다. 그런 연유로 인해 갈치는 싱싱해야만 회를 뜰 수 있는 것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서울까지 올라온다면 그 싱싱함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다른 지방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제주도에는 갈치나 고등어를 싱싱한 회로 먹을 수 있는 식당들이 많다. 제주시 서부두 일대에는 갈치횟집들이 몰려있는데 그 중에서 성복식당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맛을 내는 집이다. 갈치회(2만 5000원)는 포를 떠서 파를 어슷하게 썰 듯이 약간 비스듬히 길게 썰어낸다. 하얀빛과 밝은 핑크빛이 연하게 감도는 갈치회.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씹히는 감촉과 더불어 살짝 단맛을 남기며 녹아들어 간다. 힘줄이 있는 쪽은 약간 씹히는 느낌도 전해진다. 갈치회와 더불어 고등어조림(작은 것 1만원, 큰 것 1만 5000원)도 일품이다. 큼직한 고등어 몇 토막을 푹 졸여내서 입 안에 넣으면 잘 녹아든다. 역시 싱싱한 고등어가 아니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맛이다. 제주 바다의 풍요가 갈치와 고등어에 담겨있다. ▶ 찾아가는 길: 서부두 어시장 옆 / 주차: 가능하나 복잡함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9시30분 / (064)757-2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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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이네(두루치기)/ 서귀포시 서귀동 용이네는 관광객들은 잘 모르지만 현지인들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식당이다. 외지인이 거의 없어 제주도 사투리만 들린다. 꿩고기나 갈치, 오분작 뚝배기를 하는 집들은 워낙 많이 알려져 있으니 서귀포의 서민적인 맛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싶다. 용이네의 메뉴는 덜렁 한 가지 두루치기뿐이다. 두루치기라는 음식은 충청도 쪽에서는 국물을 빠듯하게 끓여먹는 찌개에 가까운 음식이지만 여기 두루치기는 특이하다. 돼지불고기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가스불 위에 철판을 올려놓고 달군다. 위에서는 양념에 푹 재어둔 돼지고기가 익어간다. 돼지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반찬 그릇에 담겨 나온 것들을 다 뒤집어 엎는다. 콩나물, 파무침, 무생채에 김치와 생마늘까지. 상 위에 있는 모든 재료들을 다 비벼가면서 볶는 것이다. 이렇게 볶다보면 매캐한 냄새가 풍기는데, 그 냄새에서 예고했듯이 한입 먹어보면 화끈하게 매운 맛이 입안을 공격해 들어온다. 양념 맛이 직선적으로 맵고 후끈거린다. 물은 셀프니 매운 음식에 웬만큼 자신이 없으면 미리 떠다두는 게 낫다. 나중에 물을 뜨러 가려면 눈물이 앞을 가릴 수도 있으니까. 이런 매운 맛 때문에 정신없이 고기에 젓가락이 간다. 고기와 매운 맛 사이에서 반복되는, 눈물 찔끔거리는 아픔이 즐겁기만 하다. ▶ 찾아가는 길: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 뒷골목 안 / 주차: 주변골목 / 카드: 안됨 /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0시 / (064)732-7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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