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부산 충장길에 남포동 70년전통할매회국수집을 찾았다
그런데
가는날이 장날 이라고 정규휴일 이었다.
부산은 유난히 값싼 면 요리가 발달했다. 해방직후 부산항을 통해 미국의 원조물자로 밀가루가 풀린 것도 이유고, 서민들이 싸고 간편하게 한끼 때우기에 국수만한 음식도 없기 때문이다.
국수의 하얀 결에서 복사꽃 핀 시골의 봄길, 보름달이 비치는 동네의 훤한 골목길이 아른거린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시인 백석은 국수를 노래했다.
국수 하면 구포국수다. 낙동강 하구의 강바람과 바다 바람이 섞여 구포국수는 쫄깃하면서도 짠맛이 스며들었다. 지금 국수는 '할매'들이 주로 말아주고 비벼주는 '할매의 장르'에 머물고 있다.
힘없이 부드러운 국수 면발을 후르륵 삼키며 생각했다. 백의(白依)의 온순한 옛 맛을 뒤로하고 우리는 강퍅한 맛으로 자꾸 달려가고는 있지 않은가?
부산 출장가면 한번씩 들리는 남포동 '할매집회국수'(051-246-4741)의 회국수(4천500원)
이 집 회국수는 매워서 화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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