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나온 반달
윤석중 지음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햇님이 쓰다버린 쪽박인가요
꼬부랑 할머니가 물길러 갈때
치마끈에 달랑달랑 채워줬으면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햇님이 신다버린 신짝인가요
우리아기 아장아장 걸음배울때
한쪽발에 딸각딸각 신겨줬으면
낮에 나온 반달은 햐얀 반달은
햇님이 빗다버린 면빗인가요
우리누나 방아찧고 한품가실때
검은머리 곱게곱게 빗겨줬으면
아동문학계의거목 석동(石童) 윤석중옹(새싹회회장)이 2003년 12월 9일 새벽 0시5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1911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 옹은 1924년 '신소년'지에 동요 '봄'으로 등단, 1933년에는 국내 첫 동시집인 '잃어버린 댕기'를 출간했다. 윤 옹은 소파 방정환의 뒤를 이어 '어린이'지를 이끌었으며 소파상, 장한 어머니상, 새싹 문학상 등을 제정했다.
평생을 동요짓기와 글짓기에 바친 윤옹은 대표작 '어린이 날 노래' '졸업식 노래' '낮에 나온 반달' '퐁당퐁당' '기찻길 옆 오막살이' '새나라의 어린이' 등1200여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