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가, 오늘은 엄마가 너의 태몽 이야기를 해줄게. 이건 너가 태어나기 전, 엄마가 너를 품에 안기 전에 꾼 아주 특별한 꿈이란다.
엄마가 그날 밤 꿈속에서 어딘가로 가고 있었어. 어딘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쩐지 굉장히 평화롭고 따스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어. 그곳은 아름다운 자연으로 가득했어. 푸른 들판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그 위에는 맑고 투명한 하늘이 펼쳐져 있었지. 마치 그림 속에나 나올 법한 풍경이었어. 그런데 그 하늘에, 아주 커다란 무지개가 걸려 있는 거야.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 너무나도 선명하고 화려한 색들이 모두 모여 있었어. 무지개가 하늘 끝에서 끝까지 걸쳐 있었는데, 정말 신비롭고 아름다운 장면이었어.
엄마는 그 무지개를 보면서 무척 행복한 기분이 들었어. 그런데 갑자기 무지개가 빛을 내며 점점 더 밝아지더니, 그 아래로 무언가 반짝이는 게 보였어. 그건 금빛으로 빛나는 작은 열매들이었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물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지. 열매들이 무지개 아래에서 떨어지는데, 그것들이 하나하나 땅으로 내려올 때마다 주위가 환해지면서 따뜻한 빛으로 가득 찼어.
엄마는 그 열매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손을 뻗어 하나를 받아 보았어. 손에 닿자마자 열매는 따뜻하고 부드러웠고, 그 안에서 뭔가가 살며시 움직이는 것 같았어. 열매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안에는 작은 아기 천사가 잠들어 있는 거야. 천사는 아주 편안하게 자고 있었고,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어. 엄마는 그 천사가 바로 너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어. 그 순간, 엄마는 너를 꼭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
그때, 하늘에서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오더니, 무지개와 금빛 열매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어. 하지만 엄마는 두렵지 않았어. 너를 손에 쥐고 있는 그 느낌이 너무 따뜻하고 평화로웠거든.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지개가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하늘에서 속삭이듯 '이 아이는 너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소리가 들렸어. 그 말이 얼마나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는지 몰라.
엄마는 그 꿈을 꾸고 나서 정말 행복했어. 그래서 너가 태어날 날이 너무 기다려졌어. 왜냐면 그 꿈이 너의 태몽이었고, 너는 엄마에게 온 소중한 선물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무지개가 걸린 하늘 아래에서 내려온 금빛 열매처럼, 너도 엄마에게 그런 존재야. 언제나 밝고 따스한 빛을 주는 우리 아가, 엄마는 너를 정말 사랑해.
세종시 트리니움 산부인과 의사 한수진 선생님이
엄마 아빠가 되는 당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