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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숭어잡이, 육소장망
겨울철이 되면 가장 맛있는 고기가 숭어이다. 그래서 속담에 ‘숭어맛을 겨울숭어 앉았다 나간 자리 뻘만 훔쳐 먹어도 달디달다.’, ‘숭어껍질에 밥 싸먹다 논 판다.’라는 속담도 있다. 그만큼 겨울별미라는 뜻이다.
겨울,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숭어는 거제도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고기를 잡았다. 독살, 구덩이, 뗏발 같은 전통 어구를 이용하거나, 낚시 또는 이각망, 삼각망, 각망, 육수망, 건강망같은 그물함정을 이용해 숭어를 잡앗다.
그 중에서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이 육소장망(六艘張網)이다. 육소장망은 육수장망, 육수망이라고도하며, 육소장망(六艘張網) 6개의 배로 그물로 장막을 쳐서 잡는 방법이다. 거제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남아 있는 전통적인 육수장막이 아니라 그물을 바다에 쳐 놓고 숭어가 그곳에 오면 육지에서 기계로 감아 올려 잡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가덕도 육소장망>
육소장망은 숭어가 들만한 물목에 그물을 가라앉혀 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인근에 설치돼있는 망루에서 망수가 물 빛깔과 물속의 그림자의 변화로 숭어의 출몰을 감지해 지시를 내리면 재빠르게 그물을 올려 잡는 전통적인 어법이다. 예전에는 자그마한 6척의 배를 이용해 그물로 숭어 떼를 에워싸서 건져 올렸다. 지금도 가덕도에는 전통 방식대로 송어를 잡고 있다.
<거제도 육소장망 >
멀리서 숭어떼가 물위로 떠오르면서 바닷물이 짙게 변하기 시작하자 산 중턱 망루에 우뚝 선 망수(망쟁이, 망 보는 사람)의 눈빛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길목에 미리 쳐 둔 그물까지 숭어 떼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며 바다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숭어 떼가 그물에 들어가지 않고 노닐기만 하면 망쟁이는 애가 탄다.
거무스름한 물빛이 육소장망(六艘張網 일명 숭어둘이)에 이르렀다고 판단될 때 총지휘자인 망수가 "밖목섬 준비하고...!" "들고…!" 등의 구령에 따라 일제히 숭어떼의 퇴로를 차단하고 그물을 끌어올린다.
다포 숭어잡이 육수장망 답사
42년 동안 숭어잡이 인생을 살아온 망쟁이 임정근씨(71. 거제시 남부면 도장포)는 숭어잡이철인 2월 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는 매일 새벽 3시55분께면 출근한다. 도장포에서 밤길을 걸어 40분이면 다대어촌계 숭어잡이 망루에 도착한다. 여기가 임씨의 직장이다. 망쟁이는 고도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육소장망어업을 하고 있는 다대어촌계가 임씨를 스카우트했다. 아슬아슬한 나무계단을 올라 아찔할 정도로 하늘 높이 솟은 망루지만 임씨에게는 인생역정과 고향집 같은 안락함이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벼랑위에서 비가 오면 푸성귀를 깔개삼아 비옷을 입고 망을 봤지만 이제는 천정이 있는 망루에서 망을 보게 될 정도로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고 옛시절을 회고한다. 바다를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된 임씨의 하루 일과는 퇴근시간인 오후 5시까지 계속된다. 오로지 바다만 바라보며 철없이 노니는 숭어를 한 없이 기다린다. 손님이 와도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숭어떼가 망통(그물)에 들이닥치기를 기다렸다가 그물로 둘러싸서 잡는, 글자 그대로 '둘이'(두르다)이다. 허탕치는 날도 있지만 운이 좋으면 수천마리를 한꺼번에 잡을 때도 있다. 한마디로 숭어마음에 따라 어획량이 달라진다. 그러나 망쟁이의 예리한 눈이 없다면 이마저도 허탕이다.
임씨는 "육소장망 숭어잡이는 바다만 바라보고 한 없이 기다리는 '기다림의 어법'(漁法)"이라며 "쫓아가서 잡는 싹쓸이 어법의 폭력성에 비할 수 없는 자연친화적 어법"이라고 말한다. 현재 거제에서는 다대어촌계와 지세포, 양화, 학동, 다포, 도장포, 홍포에서 육소장망으로 숭어잡이를 하고 있다.
고기배가 아닌 기계로 고기를 잡는 숭어둘이는 생동감과 박진감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구경할만하다. 5월말까지 숭어둘이가 있으니 한번 구경해 보세요.
그리고 숭어를 사 가지고와서 맛있는 요리도 한번 해보세요!! 지금도 거제도의 한 마을에서는 해마다 봄이 되면, 100여년 전통의 마을 모임에서 음식을 해 나눠먹는 잔치를 한다. 이 잔치의 메인 음식은 바로 숭어국찜. 이것은 먹을 것이 없던 시절, 숭어를 이용해 밥 대신 먹었던 것인데... 바다의 봄과 대지의 봄이 만나 탄생한 음식인 숭어국찜. 이 음식은 무엇이며, 거제도 사람들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
다대숭어잡이 (육소장망)
망대, 망을 보는 곳이며, 그물을 끌어 당기는 장치가 있는 곳이다.
다대육소장망, ㄷ자형으로 생겼으며 다포 육소장망과는 조금다르다.
가덕도육소장망, 6척의 배로 전통숭어잡이 방법이다.
첫댓글 참 오랜만에 접하고 갑니다 좋은정보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