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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1130 (월) -
- 칼 이야기 ② - 과학이야기 (1-2)
지난번 “칼 이야기 ①” 편에서 칼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과 (1) 조선도,
(2) 중국의 청룡도를 말씀드렸는데 그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3) 일본도 (日本刀)
일본사람들은 칼을 무척 사랑하고 또 일본도는 매우 우수하다고 알려졌는데요.
일본 칼은 단도(短刀), 소도(小刀), 대도(大刀), 대태도(大太刀) 등으로 구분한다고
하는데 단도는 30cm정도, 소도는 30~60cm정도, 그 이상은 대도라고 부르는데
오오다치(大太刀)라고 부르는 칼은 무려 3m에 달하는 초대형 칼도 있다고 합니다.
일본사람들이 말하기를 일본도는 칼날이 잘들뿐만 아니라 아름다워야 하고
또 “혼(魂)”이 들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일본도의 역사는 일본민족의
역사라고까지 말합니다.
이를 실증하는 것이 일본 도꾜의 “우에노(上野)” 공원에 있는 “일본국립박물관”에
가보면 알 수 있는데 즉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위치인 중앙건물의 또 그 중앙부에
과거 일본의 권력자들이 사용하였으며 지금은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각종 일본도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일본도의 역사를 보면 4세기경 백제가 “칠지도”를 만들어 일본왕실에 선물하였고
(일본 국보 임) 그리고 5세기경에는 우리나라 철기제조기술자들이 일본열도에
건너가 본격적으로 철기제조기술을 전파하였다고 하는데 현재 우리가 일본도라고
부르는 칼의 기원은 6세기 초 백제의 “환두대도”가 일본으로 전하여져 퍼진 것으로
보고 있는데 고고학계에서는 위 사진의 무령왕릉의 “환두대도”가 그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당시 “환두대도”는 권력자들이 지니고 있었는데 일본 봉건시대 무사들은 칼을
제2의 생명으로 여겼는데 이러한 일본도가 초기에 권력자들이 지녔던 “환두대도”를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변형시킨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본도가 일본기술자에 의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AD 700년경부터라고 보는데
일본과 백제는 오랫동안 서로 동맹관계에 있었으며 백제 문물의 본격적인 일본
전래는 5세기 초 “왕인(王仁)박사”가 학문과 다양한 기술을 전하기 시작하여
백제가 AD 660년 멸망한 후에도 백제유민들에 의하여 여러 가지 문물과 문화가
도입되던 시기였지요.
역사적으로 일본도의 발전과정을 보면 대체로 “4세대(世代)-8시대(時代)”로
나누는데 즉, 옛날 검세대(古刀 : 다시 제1시대~제5시대로 나눔), 새로운 검세대
(新劍 : 제6시대), 더욱 새로운 검세대(新新劍 : 제7시대), 현대 검세대(現代劍 :
제8시대)로 나눕니다.
이중 제1시대(700~1181년)에는 “나라”와 “교또” 정부시대로 칼은 휘어져 있는
검은 장검을 사용했는데 이때 계급이 높은 기마병들은 검을 허리띠에 매달아
수평이 되게 차고 다녔는데 이러한 장검을 “타치(大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제2시대(1182~1285년)은 “가마쿠라”정부일 때인데 현재 일본 국보인 칼들은
대부분 이때 제조된 것들이라고 합니다. 또 제5시대(1458~1593년)에는 전쟁의
시대로서 검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 당시는 작은 “소도(小刀)”도
많이 나왔으며 무사들은 칼날을 밑으로 하여 두 개의 검을 허리띠에 차고
다녔습니다.
제6시대(1594~1800년)에는 “에도”시대로 이당시의 칼을 “新刀”라고 하였고
제7시대(1801~1866년)과 제8시대(1867년 이후)는 총기류 등의 영향으로
칼의 용도가 많이 줄어들어서 제조기술이 발전하지 못하였는데 그래도 아직은
의식용, 예술품 혹은 소장품으로 그 가치는 유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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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칼을 만들 때에는 통상 쇠를 달구어서 두들기고 냉각하였다가 다시 접어서
두들기기를 10회 이상하여 질긴 칼을 만들거나 또는 고탄소강과 저탄소강을
중첩시키고 가열하여 단조하면 서로 붙으면서 퍼지게 되는데 즉 일종의
압접(壓接)한 재료를 위와 같이 다시 접어서 단조하고 냉각을 반복하면 우수한
복합조직을 가지고 있어 칼은 외부충격에도 부러지지 않는 질긴 성질과 칼날은
단단하고 예리함을 유지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재료를 얻기 위해서 “타타라”제철법이라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철강의 해로운 불순물인 규소(Si), 인(P), 황(S) 등이 용이하게
제거되고 또 적당히 탈탄이 되어서 원하는 탄소의 함량도 조절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강철은 탄소함량 1.2~1.7%의 고탄소강과 또 일부에서는 탈탄이
계속 진행되어 저탄소강인 연강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 “타타라 제철법”은 16세기 정도에 나와서 19세기 유럽의 제철법이 도입될
때까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일본도가 유명하다시피 유명한 장인들도 많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칼의 재료인
강철을 얻는 방법, 냉각재로서의 점토의 종류와 사용량, 냉각 시 칼의 온도,
냉각방법 등을 절대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자기만의 비밀의 비법으로 한정된
제자에게만 전수하였다고 합니다.
일본도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이중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칼날의 모양, 칼날에 새겨진 여러 가지 문자와 그림의 형태,
칼날을 열처리할 때 형성되는 칼날과 칼등 사이의 금속조직의 아름다운 패턴무늬 등을
말하는데 이는 다음에 말씀드릴 이슬람의 칼인 “다마스커스 검”의
"다마스크“와 비슷한 것입니다.
이 독특한 패턴무늬를 무늬의 크기에 따라 약간 조대(粗大)한 금속조직인 “니에”와
미세한 금속조직인 “니오이”로 구분하는데 아름다운 무늬를 얻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을 가진 연마공 만이 만들 수 있다고 하는 데 금속학적으로 보면
“마르텐사이트(Martensite)" 조직과 ”펄라이트(Pearlite)" 조직의 미묘한
배합이라고 합니다.
옛날에 일본도를 감상하는 사람들은 “니에”를 “검은 날 표면에 뿌려진 미세한 은색
모래”와 같다고 기술하였고 “니오이”를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의 약한 햇살아래에
있는 활짝 핀 벚꽃군락을 바라보는 것 같다”라고 기술하였다고 합니다.
* 일본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일본의 무사인 “사무라이(侍)” 들이 칼을 생명으로
여기고 또 엄청 위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일본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전설적인 검객인 “미야모또 무사시(宮本武藏)“ 얘기는 영화나 드라마로 매우
많이 만들어졌고 또 이 사람이 지었다는 병법 책--손자병법에 필적한다고
합니다.--“오륜서(五輪書)”에는 자신의 병법을 “니덴이찌류(二天一流)”라고
불렀다는데 요즘 경영학에서도 이 말을 많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 일본의 사무라이들의 행동규범으로서 평생 마음에 두고 실천하는 것이
“무사도(武士道=일본말로-부시도-라고 읽습니다.)“인데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의리와 복종과 의무를 앞세우는 것이 몸에 배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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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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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양 검
서양 검의 역사는 로마시대로 올라가는데 로마병사들이 사용했던 칼을
“글라디우스 검(Gladius Sword)"라고 불렀는데 이는 ”검“을 말하는 일반명사로서
복수형은 “Gladii"입니다.
이것은 칼 길이가 70~80cm 정도의 비교적 짧은 검으로 한 손으로 사용했는데
매우 단단해서 서로 맞붙어 싸우는 혼잡한 전쟁터에서 유효하였다고 합니다.
* 영화로도 나온 “글라디에이터(Gladiator)"는 ”검투사“를 말합니다.
이후의 검의 역사는 갑옷의 모양과 재료에 따라 변하는데 갑옷이 점점 두꺼워
지니까 칼도 커지고 양손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발전하였는데 독일의 양손검인
“쯔바이한더(Zweihander)"는 길이가 180~259cm, 무게는 9kg 까지 된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유럽에서의 검의 특징은 일직선형태로서 양날이 직선적이고
칼끝이 한쪽에서 만나게 되어있는 특징이 있었는데 18세기에 들어와서부터는
총포류의 도입으로 칼과 갑옷이 동시에 퇴조하였습니다.
그러나 전쟁의 양상이 달라졌다고 하여 검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는데 전사들은
갑옷이 없어지니까 검으로 공격하고 검으로 방어하는 것이 필요하게 되었고
또 결투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는데 오늘날에 와서는 이것이 스포츠로서
“휀싱” 경기로 발전합니다.
“휀싱” 하면 최근 우리나라에도 많이 보급되어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따곤 하는데
완전히 서양식 검을 가지고 하는 것이고 비슷한 방식으로 3종목을 구분하여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좀 변화를 두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입니다.
* 휀싱에는 종류별로 개인 및 단체경기가 있고 또 휀싱이 들어가는 종목에는
“근대5종”이라고 해서 “사격(자동권총), 휀싱(에페), 수영(200미터 자유형),
승마(장애물경기), 육상(3,000미터 크로스컨트리)”의 순서로 경기를 하지요.
* 휀싱(Fencing)의 종류
(1) 에페(Epée) : 칼 길이 110cm(순수 칼몸 90cm), 칼 무게 770g으로 칼이
가장 크고 무거운데 신체 모든 곳이 공격가능하며 오직 찌르기만 허용
(2) 플러레(Fleuret) : 칼 길이 110cm(순수 칼몸 90cm), 칼 무게 500g으로
팔다리와 머리를 제외한 몸통만 공격가능하며 역시 오직 찌르기만 허용
- 영어로는 “Foil" 이라고 하는데 칼날이 잘 휘어지는 것을 봅니다.
(3) 샤브르(Sabre) : 칼 길이 105cm(순수 칼몸 88cm), 칼 무게 500g으로
하체를 제외한 상체(팔, 머리 포함)만 공격가능한데 찌르기, 베기, 자르기가
모두 허용되어서 가장 박진감 있으며 또 가장 중세기사들 분위기가 있습니다.
* 검도(劍道) : 칼 길이 115cm, 칼 무게 500g
- 죽도(竹刀)를 양손으로 잡고 찌르기와 베기, 자르기로 승부하지요.
서양 검이나 동양 검이나 만드는 방식은 기본적으로는 비슷한데 서양검도 철을
재료로 하여 반복된 가열과 망치로 두드려서 제조하였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적은 양의 목탄을 첨가시킴으로써 철을 강철로 변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칼날은 철을 망치로 두들겨서 만든 길고 가느다란 얇은 판상 형태의
스트립(Strip)을 겹쳐서 다시 반복하여 가열하고 두들겨서 붙여서 만들었는데 이렇게 하면
질기고 강한 성질을 가진 검을 만들 수 있었으며 이러한 검의 유명한 중심지는
중동지방의 다마스커스 지역이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휘어진 칼날이 베기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즉, “신월도(新月刀)”라고 부르는 형태의 검이 페르시아, 인도 등 중동 및
서아시아에서 사용되다가 터키인들에 의하여 유럽에 소개되었습니다.
흔히 “씨미타르(Scimitar)"라고 부르는 초승달 모양의 반원으로 휘어지고 날렵한
검이 서양에 도입되어 기마병들의 ”샤브르 검“으로 변형되었습니다.
계속된 총기류의 도입으로 검은 전쟁무기에서 물러나서 군대열병식과 같은 특별한
경우에 의식용으로 현재도 사용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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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라디우스 검
--- 로마병사와 글라디우스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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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마스커스 검 (Damascus Blade)
다마스커스 검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AD 540년경에 나타나는데 중세시대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이미 널리 퍼져 있었는데 이러한 이름이 붙여진 것은 “다마스커스”가
이러한 칼의 제조중심지였기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보이나 일부에서는 처음의
십자군 원정 시 이러한 칼을 처음으로 대면하였던 도시에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 다마스커스(Damascus) : 현재 시리아(Syria)의 수도이지요.
다마스커스 검은 십자군전쟁(11세기~13세기) 이후에 유럽의 기사, 귀족 및
대장공들을 매료시킨 매우 우수한 검으로 근세에 이르기 까지 어떻게 이러한
우수한 검을 만들 수 있었는지 신비에 싸여 있었지요.
다마스커스 검의 신비에 대하여는 영국의 소설가인 “월터 스코트(Walter Scott)"가
1825년에 쓴 ”부적=符籍=The Talisman"이라는 소설에 잘 묘사되어 있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 십자군의 기사인 리처드와 사라센족의 왕 살라딘은 서로 자기들의 검이
보다 우수하다고 자랑하기 시작하였다. 먼저 프랑크족의 기사인 리처드가
두 손으로 휘둘러야 할 만큼 길고 곧게 생긴 십자군 칼의 위력을 뽐내기 위하여
육중한 칼을 두 손으로 높이 치켜 올렸다가 쇠몽둥이를 내려쳐서 두 동강이를
내버렸다. 칼날은 열처리가 잘 되어 있어서 쇠를 내려쳤어도 조금도 상처를
남기지 않았다.
--- 이에 맞서서 살라딘은 자기 검의 칼날이 얼마나 예리한가를 보여주기 위하여
초승달처럼 반원으로 휘어지고 날렵하게 생긴 칼(“씨미타르” 라고 불렀지요)로
깔고 앉았던 비단방석을 공중에서 힘도 들이지 않고 싹둑 잘라버렸다.
이를 본 십자군 병사들이 살라딘이 속임수를 쓴 것이 아닌가하고 의심을 하자
살라딘은 장막에 걸려있던 휘장을 단칼에 두 조각으로 잘라보였다.---“
* 십자군전쟁 : 제1차(1096~1099년)부터 제8차(1270년)까지 약 200년 동안 계속
되었는데 이 전쟁으로 동서양 문화교류가 이루어지긴 했으나 이 때 부터
(그리스도교-이슬람교)의 적대관계가 형성되었으며 이 전쟁으로 서양세력은
국가 간 그리고 종교내부에 분열이 생겼으나 이슬람세계는 오히려 단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유럽 국가들이 이 지역에 기반을 둔 “유대교”와
“유대인”들을 박해하는 원인이 됩니다.
여기에 나오는 “술탄 살라딘(1138~1193)”은 그 당시 다마스커스를 포함한 시리아
등 이슬람권역의 통치자로서 십자군으로부터 예루살렘을 탈환한 이슬람의 영웅이었지요.
그리고 십자군 기사 리처드가 칼로 쇠몽둥이를 두 동강이로 만들었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인데 즉 그 당시의 쇠몽둥이는 오늘날의 강철몽둥이가 아니고
불순물이 많이 함유된 주철이나 무쇠이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사라센의 칼은 십자군의 칼처럼 표면이 반짝거리지는 않고
약간 푸르스름한 빛깔을 띠고 있었는데 칼 표면에는 “다마스크(Damask)"라고
부르는 내우 잔잔한 물결모양의 무늬로 덮여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 무늬는
다른 유럽식 칼이나 일본도의 “니에”나 “니오이”와는 또 다른 무늬라고 합니다.
다마스커스 검의 재료를 흔히 다마스커스 강철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으로 만든 칼은
매우 양호하고 예리한 칼날을 가지고 있어서 중세시대 유럽의 검보다 월등히 우수하였는데
따라서 유럽의 기술자들은 그 제조기술을 알려고 엄청 노력하였으나
수세기동안 알아내지 못하고 최근에야 겨우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십자군 전쟁부터 19세기 중엽의 총포가 개인무기로 활발히 등장할
때까지는 사라센족의 칼과 무기들은 유럽인들에게 공포와 또한 호기심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그 기술을 오랫동안 알아내지 못하다가 19세기 초
산업혁명으로 제철과 제강이 급속히 발전하는 시기에 영국의 유명한 과학자
“파라데이(Michael Faraday)-대장공의 아들로 태어나서 파라데이 법칙, 벤젠의
발견과 전기모터, 발전기 등을 발명했지요)“와 프랑스, 러시아의 이름난 과학자들이
연구하여 발표를 했지만 아직 내용이 부정확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975년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셔비 교수라는 분이 다마스커스 강을
연구한 것은 아니고 단지 고탄소강을 연구하는 중에 “탄소함량이 1% 이상인
고탄소강에 적절한 가공열처리를 거치면 통상 온간온도(溫間溫度)라 할 수 있는
섭씨 600~800도에서 ‘초소성(超塑性)’을 나타낸다, 즉 고탄소강은 단조가 되지
않지만 특정한 온도와 합금비율에서는 단조가 가능한 초소성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는데 이것이 다마스커스 검의 신비를 알아내는데 결정적인 기회가
되었습니다. 즉, 다마스커스 검의 다마스크 무늬는 퍼얼라이트와 탄화물로 구성된
조직이 온간온도에서 단조에 의하여 입자들이 미세화 되면서 특정한 방향성을
가지게 되며 또한 입계에 망상으로 존재하는 탄화물이 표면에 특이한 다마스크
무늬로 나타낸다고 추측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러한 조직을 열처리하면 탄화물이
구상화되면서 질기고 강한 조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셔비 교수는 우리나라의 징이나 꽹과리에도 초소성의 원리가 있다고 주장함.
일반적으로 고탄소강은 연신율이 작아 단조 시 깨지기 쉬운데 그러나 이러한
재료를 아주 서서히 냉각시키면 단조 시에 이런 정도의 탄소함량으로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연신율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다마스커스 검은 인도에서 수입한 “우츠(Wootz)"라고 부르는 일종의 쇠 덩어리를
사용하여 만든 검을 최상품으로 쳤는데 "우츠”라는 것은 인도에서 스펀지철과 숯을
섞어 진흙용기에 넣고 밀봉한 후에 고온에서 가열하여 얻은 쇠 덩어리로
탄소농도는 약 1~2%의 고탄소강이라고 하는데 용해 시 장시간 가열한 후에
아주 느린 속도로 냉각시켜야 우수한 품질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라센인들은 이 고탄소강 재료를 가지고 현대적인 금속공학의 지식이 없이
오랜 경험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탄소농도와 열처리온도 및 방법 그리고
냉각매체와 냉각시간 등에 대한 비법을 터득하여 강도와 전연성이 매우 뛰어난
다마스커스 검을 만들었다고 하니 정말 감탄할 일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사라센인들은 앞의 살라딘의 예와 같이
검이 완성되면 헝겊을 공중에 던져 단칼에 자를 수 있는가를 시험하였고 또는
표면의 다마스크 무늬의 존재로 판단하거나 또는 칼을 두드려서 나는 소리로
품질을 판단했다고 합니다.
즉, 다마스크 무늬의 존재여부는 탄소의 함량이 적절한지의 척도를 제공했으며
또한 무늬의 분포는 칼이 제대로 단조 되었는가를 알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상품의 다마스커스 검에서는 청아하고 높은 소리가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재료 내부에 불순물과 결함이 적고 전체가 균일한 조직으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오늘날의 비파괴검사법과 다르지 않습니다.
* 그런데 일본인들은 일본도를 시험할 때에 살아있는 사람이나 시체를 단칼에
두 동강이 낼 수 있는 가로 시험해 보았다고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칼을 만든
대장공이 그 시험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 일본인답지요?
--- 다마스커스 검
--- 씨미타르(Scimitar) : 별로 맘에 드는 사진이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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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칼”이야기를 마치는 데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는데 가다가 보니
너무 길어져서 여러분들이 지루하셨을까 걱정되는군요.
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캬~ 이거 일반적인 칼 얘기를 하시면서 어디선가 들어본 "마르텐사이트"니 하는 금속용어를 사용하시여 재질까지 말씀해 주시니 이해백배!!! 게다가 太刀라는 생전 첨보는 일본어까지... 새삼스럽게 사전 찾아보게 해주시는군요.ㅋㅋ 太刀(타찌)는 자르다,절단하다는 뜻의 斷つ(たつ)에서 온 말이라고 사전에 나오네요. 안 잊어먹겠습니다.ㅎㅎ 게다가 니오이는 냄새라는 뜻만 있는줄 알았는데 일본도 날표면에 안개처럼 보이는 무늬라는 뜻도 있더군요. 캄사캄사! 문제는 안개처럼 보이는 무늬가 뭔지 모르는게 문젭니다.ㅎㅎ 니에는 같은 니씨라서 같이 외워질 것 같습니다. ㅎㅎ 칼 강의 감사드리며 또 열강 부탁 드립니다.
아~~~ 잘 읽으셨군요. 역시 일본통이시라서 일본도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제가 평소 즐겨 관찰하는 동식물 이야기에는 제 의견이 많이 들어가는데 이렇게 좀 어려운 내용은 평소 모아놓았던 자료가 주축을 이루니까 약간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 당초 가볍고 재미있는 테마를 대상으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날이 갈수록 점점 길어지고 재미가 없어지는 느낌으로 고민이 많은데 그래도 한번쯤 훑어 볼 수 있는 내용을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금속에 관한 이야기는 몇번 더 다루려고는 하는데 정리하기가 바쁘군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