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반인의 뜸시술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노인사회에서는 전통적 민간요법인 뜸시술을 통한 자원봉사까지 가로막는 처사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뜸을 통해 식체나 탈모와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위장병·관절염 등 만성질환, 드물게는 암이나 난치병에 이르기까지 뜸시술로 극복했다는 사례는 주변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대학에서는 일반교양과목으로 채택 돼 수업이 진행 될 만큼 민간요법으로서 침·뜸·부항 등은 일상 속에서 친숙하다. 뜸, 과연 한의사만의 전유물인가. 뜸시술을 통해 건강을 되찾은 이들의 체험담을 들어봤다.
▶ 서울 신림동의 조모(남·56)씨는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백회에 뜸을 놓기 시작했다. 혈액순환에 좋다는 말에 피로회복에 도움이 될까 해 시작한 뜸은 의외의 효과를 가져왔다. 혈액 순환 효과를 체감할 만큼 확실히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최근 급격히 진행됐던 탈모가 중단되고, 뜸을 놓았던 자리에 머리카락이 수북히 자랐기 때문이다. 뜸의 효험을 확인한 그는 현재 자택에서 부인의 도움을 받아 시술받고 있다.
▶ 수원의 이모(여·25)씨도 우연히 뜸시술을 받고 오랜 고민을 털었다. 학창시절 심한 여드름이 생긴 뒤 성인이 돼서도 없어지지 않아 깊은 절망에 빠져 지내야 했다. 이씨는 약 6개월여 간 뜸시술을 받은 뒤 십 몇 년 간의 피부과 치료로 해결되지 않았던 여드름과 피부질환을 거의 완치했다며 뜸 시술의 효능에 놀라움을 표했다.
▶ 서울 녹번동의 류모(남·53)씨는 침뜸의 효능에 대해 예찬론을 펼쳤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만성 위장병으로 시달렸던 류 씨는 각종 의료기관의 치료 받았으나 차도 없이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우연한 기회에 황종국 전 부산지방법원 의료전담부장 판사가 쓴 ‘의사가 못 고치는 환자는 어떻게 하나’라는 책을 읽고 뜸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후 뜸치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지역 모임 등에서 뜸에 대한 지식을 습득, 스스로 시술한 끝에 위장병이 낫고 50kg에 불과하던 체중이 59kg으로 느는 등 몸 상태가 호전됐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시술해 줄 수 없는 등을 제외하고 스스로 놓을 수 있는 몸의 앞쪽만이라도 시술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서울의 모 노인종합복지관에서 19년 째 침구봉사를 하고 있는 윤모(86) 어르신. 27년 전 60대 초반의 나이에 아내가 갑작스런 사고를 당했다. 비오는 날 미끄러져 척추를 다친 아내를 위해 직접 2년 동안 침구를 배워 아내의 상태를 호전시키고 가족과 아내의 주치의가 됐다.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를 시작했고, 노인복지관에서 무료봉사를 펼치게 됐다. 약 6만여 명의 환자가 그의 손을 거쳤다.
그는 병원 문턱을 쉽사리 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쳐 그동안 수많은 표창을 받았고, 지난 해에는 대통령 초청 오찬에도 참석했다. 30여년 남짓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윤 어르신의 남은 소망 하나는 나라에서 침구 자격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수 십 년 동안 침구를 다뤄왔고, 수많은 환자가 그의 손에서 건강을 되찾았지만 아직도 그는 ‘불법의료행위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