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밀착형 작은 도서관이 뜬다…대구 무려 100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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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등 프로그램 다양 |
대형도서관 사각지대 주민들이 직접 건립 나서 |
<8월 7일자. 이은경 기자>
작은 도서관이 뜨고 있다. 대형 공공도서관과 달리, 생활 공간 가까운 곳에서 도서 열람과 대출은 물론이고 독서와 교육·문화 프로그램까지 제공하는 작은 도서관들이 지역 커뮤니티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대구의 경우 올 3월 기준으로 공·사립 문고를 포함, 총 100개의 작은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소규모 주민 밀착형 도서관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지난 한 해 동안만 사립도서관 1곳, 문고 10개소가 신규 등록을 했으며 공·사립 문고수도 2007년 77개소에서 2008년 78개소, 2009년 88개소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의 작은도서관 조성 지원사업에 따라 지난해 3곳에 이어 올해 '대구시 작은 도서관' '서구 작은 도서관' '두산동 어린이 도서관' '장기동 작은 도서관' '화원 작은 도서관' 등 5개 작은 도서관이 신설 또는 리모델링 될 예정이다.
지난달 23일 대구시 서구 비산동에서는 의미있는 공간 하나가 문을 열었다. 서구문화복지센터의 소모임 '동화읽는 엄마 모임'이 주축이 되어 개관한 어린이 도서관 '햇빛따라'.
이 도서관이 관심을 끄는 것은 개관의 전 과정을 주민들의 힘으로 이뤄냈다는 사실이다. '어린이 도서관을 만드는 즐거운 놀이터 행사'를 시작으로 도서관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한 주민 강좌, 일일찻집과 후원주점 등을 열었으며 '희망의돼지저금통'도 돌렸다. '희망 하나 책 한권'이라는 책 기증 운동도 펼쳤다. 서울과 파주에 있는 어린이 도서 출판사를 직접 찾아가 책 기증을 부탁해 10여곳의 출판사에서 1천여권의 책을 기증받았으며 서구청 공무원 노조와 서부경찰서, 한전 서대구지점 직원들도 책 기증에 동참했다.
도서관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문을 열며, 도서 대여 외에도 동화읽는 엄마 모임과 여름캠프 영화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대구시 동구 신서동 롯데캐슬레전드아파트 관리실 한켠에 문을 연 '꿈날자 문고'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뜻을 모아 마련한 공간이다. 공공도서관까지 버스 노선도 없고 40분~1시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려야 하는 여건을 고려하여 아파트 내에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100% 주민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꿈날자 문고에는 하루 평균 50여명의 주민이 드나들며 책을 읽고 문화를 체험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영화상영, 여름방학교실, 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대구시 문화예술과 류은주씨는 "민간의 공공투자사업인 작은 도서관을 활성화시켜 부족한 공공도서관 기능을 보완하는 추세는 아주 바람직하다"며 "작은 도서관의 활성화를 위해 운영 매뉴얼 보급 및 시설 개선을 위한 자금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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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산동에 도서관 잇따라 생겨 주민들 '미소'
<7월 29일자. 노인호 기자>
여름방학을 맞아 대구시 서구 비산동에 도서관 복(福)이 터졌다.
주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어린이도서관 '햇빛따라'가 지난 23일 문을 연데 이어, 인근 주원교회도 27일부터 여름방학을 맞은 중·고생을 위해 도서관 운영에 들어간 것.
27일 오후 2시쯤 서구 비산6동 한 상가 건물. 나무에 기대앉아 책을 읽는 아이와 해바라기 등이 그려진 벽면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자, 나무문처럼 보이는 도서관 입구가 나타났다. 그 문을 열고 들어선 '햇빛따라' 어린이도서관 안에는 어린이도서 4천여권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었다. 놓여진 3~4개의 키 낮은 책상에 어린이 예닐곱명이 모여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도서관 내부 면적은 100㎡ 조금 넘지만 좁아 보이지는 않았다.
도서관에서 만난 원세연양(8)은 "집은 서울인데, 방학 때마다 외할머니 댁에 와서 한 달간 산다"며 "예전에는 놀러와도할 것이 없어 심심했는데,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이 생겨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일곱살 난 딸과 함께 온 어머니는 "유치원 방학이면 아이가 온종일 집안에서 TV만 봤는데, 이제는 도서관에 와서 책을 보게 돼 너무 좋다"며 "나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다른 아이 엄마들도 비슷한 형편이라 다들 너무 좋아한다"며 웃어보였다.
이 곳은 행정기관이나 특정기업의 후원으로 지어진 곳이 아니라, 주민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졌다. 그 탓에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는 것은 무료지만, 책을 빌려가기 위해서는 3천원 이상의 월회비를 내는 회원이 돼야 한다. 지원을 해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다. 어린이도서관 개관에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한 서구문화복지센터 장태수 대표는 "어쩔 수 없이 회비를 받지만, 이는 다 도서관 운영과 보다 좋은 프로그램 개발 및 진행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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