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쯤 뒤에 찍었던 사진입니다.
사실 건조했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물 좀 적셔주고 4일만에 터졌네요.
지금 다시 5일 쯤 지났는데 "뚜껑열면 굉장해" 상태입니다.
뚜껑만 열었는데 숨이 막혀요. 포자 때문에;
아쉽게도 이번에 크리소게눔(푸른 곰팡이)은 꽝이군요.
....아니 잠깐,
하얀 거 이거 설마 오리제?!
왜 흰 곰팡이가 피어 있었던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까요.
코를 막고 있어서 그런가...
어쨌든 이번에도 오리제 사촌인 니거입니다. 까맣습니다.
(Aspergillus niger) 맞을 거에요. 아마도.
곰팡이 동정은 어떻게 하는 거지?
곰팡이는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맨 눈으로도 빛을 비춰보면 좀 보입니다.
뭔가 점점이 공중에 떠 있는 것 처럼 보이지요.
사진은 40배 확대입니다.
지금 찍은 건 그 뭐시냐, 아 도말(smearing) 과정 없이 곰팡이 부분을 살짝 덜어서
커버 글라스를 씌우지 않고 본 겁니다.
용개형 보고 있지? 100배!
마찬가지로 100 배 확대입니다.
얇은 균사가 보이시죠?
생으로 그냥 봐서 그런지 포커스 심도가 안 맞습니다.
콘덴서를 최대한 내렸는데 이렇네요.
사진으로는 역시 현장감이 없는 게 아쉽습니다.
직접 보는 게 가장 좋은데... 진짜 좋은데 어떻게 보여드릴 방법이 없네...
현미경 갖다 줄 수도 없고.
곰팡이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기저 균사체입니다.
위에 포자낭을 달고 있던 균사보다 훨씬 얇고 꼬여있지요?
식물의 뿌리 같지 않습니까?
하지만 사실 고등 식물의 뿌리보다 훨씬 효율이 좋습니다.
우리가 뿌리털을 배우면서 수분과 양분 흡수를 쉽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뿌리털에 붙어있는 균류가 더 많은 균사를 뻗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식물의 뿌리는 영양을 공급하고 균류는 매우 얇은 균사를 뻗쳐서 식물의 흡수를 돕습니다.
멋진 공생 관계이죠. 식물 대부분은 토양 균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특히 난이 유명하지요.
모야시몬에서는 무슨 여왕님같이 나왔습니다만 난은 특정한 균류가 있어야만 자랄 수 있습니다.
(미사토 같은...)
개중에 뿌리혹을 만드는 질소 고정균은 아예 뿌리 속으로 감염시켜 들어가고,
식물은 "내가 감염되었던 건 유기질소를 얻기 위함이다!" 라면서 때리는 척 하다가
"따.. 딱히 네가 필요해서 그런 게 아니니까 말야!" 라면서 질소 고정균이 살 공간을 만들어 버립니다.
츠...츤데레!
자 이제 포자낭을 좀 더 살펴봅시다.
아세트산 카민으로 포자낭을 염색합니다.
아세트산 카민으로 염색하면 염색체가 염색됩니다.
염색되는 건 전기적 인력 때문인데 다음에 시약이 늘어나면 더 말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눈으로 보는 게 제일이지요. 백문이 불여일견!
얇게 쫙쫙 발랐더니 영 좋지 않은 곳을 스쳐서 고자 포자낭이 다 망가지더라구요.
그래서 좀 잘게 부숴서 그대로 압착했습니다.
40배 입니다. 빨갛게 보이는 것이 포자를 만드는 포자낭입니다.
100배 입니다.
저 붉게 보이는 포자낭 안에는 무시무시한 숫자의 포자들이...
딸기같지만 남자의 고... 고...
네. 그런겁니다.
400배로 확대해 봤습니다.
염색을 한 덕분에 내부 구별이 좀 되네요.
민들레 같아 보이지요?
하지만 고... 고....
마지막은 400배 확대한 포자들.
무시무시합니다.
이게 곰팡이가 언제 어디서든 빚어버릴 수 있는 능력의 비밀입니다.
지금 당신의 뒤에도!
%%다음은 아마 무순의 염색 관찰...이 될까요.
오리제 맞는지 확인부터 해 봐야 겠네요.
모야시몬의 마스코트 오리제!
하지만 현실은.
(우왕 사진 잘 찍었다. 부럽긔. 역시 현미경은 돈지랄 한 만큼 나오긔)
콩에 잘 달라붙는 흰색 곰팡이입니다.
누룩곰팡이 종류지요.
첫댓글 저런, 너무 쌩으로 보셨네요. 웬만큼은 보기 편하게 만드시는게 나았을지도...
애초에 현미경을 사면서 목적으로 했던 게, "남들 눈치 때문에 할 수 없었던 것을 해 보자!"라서요. 실제로 보면 심도를 조절해 가면서 보니까 엄청 신기한데, 사진으로 한 단면만 찍어 놓으니 영 이상하네요. 위상차 현미경이 아니라는 것도 변명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사진 찍은 것으로는 안 나왔습니다만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 봤습니다. 근데 역시 시약들이 없어서 좀 별로더군요. 지금은 굶어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힘들고 나중에 자금사정이 괜찮아지면 좀 더 다양하게 찍어볼 생각입니다.
오오오옹 멋져요 하나 장만하고 싶지만 학생이라 돈이 ㅎㄷㄷ그나저나 피지 확대를 한번 해보고 싶다능ㄲㄲ
감사합니다. 확실히 현미경은 중고등학생 신분으로 사긴 좀 부담스럽지요. 특히 이쪽 분야가 아닌 분이 가지고 놀 목적으로, 취미로 사기에는 더더욱.
하지만 굳이 세균까지 보실 생각이 아니시라면 400배 배율로도 웬만한 건 다 보입니다. 그 정도 배율에서 해상력 쓸만 한 거는 (그 윗 배율은 버린다 치고) 신상으로 한 50만원 정도면 사지 싶은데요. 음. 그래도 확실히 시약이랑 이것 저것 산다 치면 돈이 꽤 깨지겠네요.
하지만 '을'이란 조사의 사용법은.....
네이버에 "당신을 범인입니다" 라고 쳐 보시면 알게 되십니다. 고객님.^^
어렸을 때 조그만 현미경으로 벌레들을 확대해보던 기억이 나는데.. 그 고급 버젼이군요.
그렇죠. 시간 날 때 가지고 놀 기 딱 좋습니다. 보다보면 신기한 것도 보이고,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하지만 돈 잡아먹는 게 좀 아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