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칼럼]
지금은 아이디어로 부자 되는 세상
인류가 자본주의를 표방한 이래 지금처럼 부자가 되기 쉽고 큰 자본 없이 순전히 머리를 써서 갑부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있었을까? 세계를 지배하는 기업들 대부분은 머리를 써서 금자탑을 세웠고, 부의 역사를 새로 고처 썼다. 그들의 공통점은 공장하나 없고 순전히 발상의 전환으로 부의 집단을 이뤘다는 점이다. 영업을 하지 않고 홈페이지 하나 없는 구글 하나만 팔아도 한국의 상장기업 전체를 다 사고도 남는다. 한국의 부자 20순위 갑부들 또한 상속 받은 그룹의 몇을 제외하고 흙 수저 출신들이다. 그들은 모두 아이디어로 돈을 벌어 한국의 부의지도를 바꾼 사람들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안 쓰고 저축해서 돈을 버는 시대는 옛날 얘기다. 더 많이 일하고 악착같이 절약해서 평생을 모으면 밥은 먹고 살지언정 부자는 되지 못한다. 대신 삶의 질은 떨어지고 가족친지들은 물론 남에게 인색해지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다.
온라인 1세대 인터넷판매 성공사례를 쓴 김소희 ‘스타일난다‘ 창업자는 22살에 동대문에서 몇 가지 옷을 떼다가 인터넷에서 팔다 화장품으로 확대하여 대 성공을 거두었다. 삼십 초반에 세계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에 6000억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부자 대열에 올라섰다. 전문대학 재학 중 창업에 눈을 떠 세상의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고 돈의 방향을 좇아간 것이다.
불과 몇 년 전 유럽에서 비행기 표를 구할 돈이 없어 두바이로 건너와 온갖 잡일을 해가며 겨우 표를 구해 뉴욕에 정착한 한 청년은 7년이 흐른 후 20조를 가진 부자가 되어 있었다. 대중의 생활패턴이 바뀌는 것을 정확히 파악한 영민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부자관련 뉴스들은 이제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언제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시대, 즉 머리로 돈을 버는 세상이 되었다는 증거다. 돈을 버는 것은 쉬었지만 쓰는 것은 참 어렵다고 하소연 하는 것도 그들만의 이야기다.
투자세계에서 전설로 기억되는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같이할 수 있는 경매가 해마다 열린다. 누구라도 참여해 경매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써 넣었을 때 낙찰 받을 수 있다. 2022년엔 점심 한 끼 먹는데 256억 원에 낙찰되었다. 세 시간 정도 점심을 먹으며 여러 조언을 구하거나 자신의 비즈니스 전반에 대해 자문을 구한다. 낙찰자는 최대 7명까지 초대할 수 있고 주로 뉴욕의 유명한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만남이 이루어진다.
미국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혼돈에 빠져 있을 때, 백인들이 낙찰 받는 전통을 깨고 25억 원에 낙찰 받은 동양인이 있었다. 유명인사와 밥 한번 먹는데 수십 억 원이 든다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쉽게 믿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한 거금인데 하며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돈은 한 자선단체에 그대로 기부되며 해마다 한 번씩 이뤄지고 있다. 낙찰자 대부분은 금융기관에 종사하거나 미국과 유렵의 경영자들이 주로 참여한다. 백인들만의 행사라는 인식이 강한 전통을 깨고 한 중소기업의 동양인이라는 소식은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는 홍콩에 상장된 슈퍼마켓체인의 대주주였다. 그리고 워런 버핏과의 식사 후 한 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다. 투자계의 전설적인 인물과 점심을 하며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워런 버핏을 잘 모르던 일반인들도 아파트 몇 채나 되는 가격의 비싼 점심을 먹었다는 뉴스만으로 그는 단번에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런가하면 그의 회사는 수백 억 광고효과보다 더 큰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방송 말기에 그는 “워런 버핏의 조언과 그의 투자 철학에 영감 받아 회사 경영에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한마디에 그의 주식은 급등했다. 주식시장에서 별 관심을 받지 못한 주식이 급등하자 그는 주식일부를 팔아 1,450억의 차액을 얻을 수 있었다. 25억을 지출했지만 그는 이미 광고 효과만으로도 수백 억 원의 선전효과를 누렸고 급등한 주식을 일부 매도해 1,450억이라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 회사가 10년 장사해 벌어들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회사가치를 점심 한 끼 경매에 참여하여 벌어들인 것이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장례식장에 가보면 망자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하는 말들이 있다. “평생 고생만 하다 이제 살만하니 일찍 가버렸다” 라고 말한다. 여행 한 번 제대로 가보지 못하고 일에 매달리다 보니 건강에 이상신호가 와도 일에만 집중하였기 때문이란다. 지금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수입으로 즐겁게 생활하며 삶을 즐기되 자산증식은 머리로 돈을 늘려가야 한다. 열심히 일하지 말고 저축을 안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분명 절약과 검소한 삶은 절대 필요하다. 종자돈을 위해선 알뜰히 모아야 하되 그 종자돈을 이용해 머리로 자산을 불려야 한다는 말이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점심 한 끼의 25억이란 돈은 일반인들에게는 쉽게 만져볼 수 없는 거금이다. 그러나 점심 한 번에 그 정도의 돈을 쓸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돈을 버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다. 즉, 머리를 써서 부자가 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일생에 누구에게나 한 두 번의 기회가 찾아 올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찾아와도 그것을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기다리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스쳐갈 뿐이다. 앞으로 10년은 우리에게 중대한 시기이며 경제적, 사회적 시스템에도 대 변혁이 올 것이다. 산업정책도 크게 바뀔 것이며 세계질서도 개편될 중대한 시기다. 이런 대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많은 기회가 찾아온다.
지금까지 모든 산업과 일상의 시스템은 2000년대 들어 100세를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120살 이상을 사는 시대로 변한다. 한 번도 고민해 보지 않았던 120살 수명연장에 따른 삶의 질과 사회시스템에 대한 변화는 또 다른 기회이자 재앙이 될 수도 있다. 20~30년 수명연장에 따른 사회질서와 삶의 시스템들은 산업, 문화, 의식주 부분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되며 새로운 직업들도 태동할 것이다. 젊은 층이 주도하던 소비에서 고령세대와 혼족들이 차지하는 소비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곰곰 생각해보면 많은 아이디어들이 떠오를 것이며 그 대상은 우리들 생활 속에 답이 있다. 일부 기업들은 미래에 변화될 사회에 대해 연구하고 그에 맞는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중이다. 꼭 비즈니스 적 관점이 아니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한 세대의 추가적 삶의 연장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보자.
1, 2세대의 신흥부자들이 이뤘던 것 보다 지금은 더 부자 되기 쉽고 빨리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그만큼 세상은 급변하고 돈의 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는 속담이 있다. 진정 부자가 되고 싶다면 돈의 흐름을 아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돈키호테 같은 발상과 통찰이 있어야 한다. 요트를 타고 싶은데 그것을 소유할 능력이 없다면 요트를 가진 친구를 사귀면 언제든지 요트를 탈 수 있다. 미친 사람 소리를 들어도 개의치 않고 뜬구름 잡는 발상과 분명한 목표와 담대함이 있다면 당신은 부자의 자질을 가졌고 부자의 대열에 설 수 있다.
끝
*본헤럴드에 발표한 글
글쓴이: 자명
블루애플자산운용주식회사 CEO 투자총괄
블루애플리츠펀드운용주식회사 CEO & CIO(투자 총 책임자)현재
피닉스헤지사모펀드(펀드운용 책임자)현재
M&A전문가(기업인수합병 및 기업평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칼럼니스트
첫댓글 공감하는글 잘읽었습니다.지난주엔 일때문에 독일에있었는데 바쁜와중에 hotel방에 TV를 켜놓고 그날일을 준비하는데 수십년전 매일 즐겨듣던 SKT TV 뉴스시간에 부자의 개념에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방송하는 시간이었습니다.내용은 부자소리들으려면 월 수입 13000유로 또는 자산 보유액 700만유로의 2가지조건중 힌가지 이상을 가져야한다는거 였습니다.매달 캐나다달라 2만불또는 한화 2천만원은 벌어야부자라는 수긍이가는 말이었습니다.그런데 MZ세대는 부자의 개념이 조금달랐다고 합니다.돈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일을 하고 하기싫은 일은 안하는 즉 시간을 원하는데로 쓸수 있으면 부자라고 본다는 개념이었습니다.
1973년 조지포먼이 자마이카에서 조프레이져를 2회KO로 누르고 복싱 세계참피언이 되었는데 그의 자서전에 보면 그는 자메이카 바다가 푸른바다인지 당시엔 경기에서 이기는데만 몰두해서 몰랐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돈버는것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시간에 하고싶은거 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남겨 주신 좋은 글 크게 공감합니다.
요즘은 정말 일하는 시간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을 하는 사람들이
큰 부자가 된다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월스트리트의 큰 자산가들의 공통점이기도 하구요.
초등학생 들에게 장래 희망이 뭐냐고 물으니
"돈 많이 버는 부자가 되고 싶다"라는 기사를 보고 참 씁쓸했던 생각이 납니다.
글에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