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계열 수험생들이 본격적으로 실기 준비에 매진하는 시기다.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특성과 집중해야 할 부분을 파악해 맞춤 준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체계적인 실기교육을 받아야만 예체능 계열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술 분야에서는 홍익대가 수시와 정시에서 100% 비실기 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 데 이어 서울 주요대학에서도 수시에서 비실기 전형이 확대되는 추세다. 비실기 전형에서는 실기를 전혀 평가하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미술활동보고서), 면접 등의 요소만 평가한다.
체육 분야에서도 체육교육과 등 주요 수시 선발 학과에서 실기고사를 치르지 않는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실기전형에 강한 지원자라면 그에 맞는 대학과 전형을 선택, 반대로 실기보다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성적 및 비교과 활동에 자신 있는 학생이라면 비실기 전형을 지원해 자신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미술: 비실기 전형 비중 늘어나
미대 입시에서 비실기 전형의 비중은 점점 늘고 있다. 홍익대의 경우 수시·정시에서 모두 100% 비실기 전형만으로 미술계열(예술학과 제외)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서울대 또한 디자인학부에 한해 비실기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이화여대가 디자인학부 모집단위에서 실기를 치르지 않는 ‘예체능서류전형’을 도입했고, 2017학년도에는 국민대 조형대학, 중앙대 디자인학부 및 공연영상창작학부에서도 비실기 전형을 시행할 계획이다.
미대 비실기 전형의 ‘시초’ 격인 홍익대는 미술계열(예술학과 제외) 학생부종합전형(서울)에서 1단계 합격자를 학생부 교과 성적으로만 거른다. 이후 2단계에서는 학생부 교과 70%와 학생부 비교과 및 미술활동 보고서 등의 서류 30%를 반영해 합격자의 3배수를 선발한다. 3단계에서는 학생부 교과·서류·면접 평가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주요 대학의 비실기 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학생부, 미술활동보고서 등에 자신의 미술적 역량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3학년 1학기 학생부 수정기간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독서활동, 동아리활동 등 각종 비교과 영역에 자신의 미술적 역량과 소질을 드러낼 수 있도록 적극 보완하고 방학 기간 동안 미술활동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학생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한 활동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반면 꾸준한 입시 준비로 실기에 강점이 있는 학생들은 실기고사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는 1단계에서 통합실기평가 100%로 디자인학부를 제외한 미술학부 학생들을 선발하며, 2단계에서 1단계 통합실기평가 결과와 서류, 면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이화여대의 경우 1단계를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실기 평가를 진행해 내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1단계 합격자를 선발 인원의 14배수 내외로 뽑기 때문에 사실상 실기가 당락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수능최저기준은 서울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에서 적용하지 않는다.
🔷체육: 비실기 “비교과 영역서 역량 드러내야”
체육계열 수시도 크게 실기 전형과 비실기 전형으로 나뉜다. 비실기 전형 중 선수 생활을 한 수험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특기자 전형을 제외하면 최근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권 주요 대학에서 사범대 소속의 체육교육과 신입생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 10명이었던 체육교육과 수시 일반전형(학생부종합전형) 선발 인원을 올해 16명으로 늘렸다. 1단계에서 서류평가만으로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하며,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과 면접 및 구술고사, 교직적성·인성면접을 치른 뒤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체육교육과 지원자 중에서는 농구, 야구, 축구 등 단체종목 지원자에 한해 실기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면접 및 구술고사에 반영한다.
중앙대, 한양대 등 서울 중상위권 대학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체육교육과 신입생 일부를 선발하고, 이화여대 또한 학생부와 활동보고서, 면접만으로 체육과학부 3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배명고에서 체대입시 특별반을 운영하는 천☆☆ 체육교사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체육교육과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내신 성적은 물론 학생부 비교과 영역의 △봉사활동 △독서활동 △자율동아리 등에서 자신의 체육 역량과 교육자로서의 꿈을 키워온 계기 등을 녹여내는 데 신경 써야 한다”면서 “방학에는 학생부 내용을 바탕으로 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실기에 자신이 있다면, 대학별 다양한 전형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맞춤형으로 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올해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신설된 재능우수자(체육일반)전형은 ‘영어, 한국사를 필수로 응시하고 영어를 반드시 포함해 2개 등급 합 7등급 이내’의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할 경우 실기 100%로 학생을 선발한다.
실기 점수가 높은 지원자라면 수능 성적을 보완해 수시로 해당 전형을 노려볼 수 있는 것이다. 천 교사는 “정시에서 평균 4등급 이상 받을 자신이 없는 학생이라면 수시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면서 “실기 반영 비율 등을 꼼꼼히 따져 합격 가능성이 있는 대학의 수시 전형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동아 손근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