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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정보사회를 대비한 우리교육의 방향과 과제 글: 김 승 환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시점에서 2016년 3월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로 인한 알파고 쇼크 사건은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사회 여러 분야에서 쓰나미와 같은 충격을 안겨주었다. 새로운 산업혁명의 핵심축이 될 ‘지능정보기술’이 이미 인간 고유의 영역을 파고들어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과 관련되어 산업, 경제, 사회, 문화적 변화가 더 가속화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인간 간 대결뿐만 아니라 인간과 로봇의 대결이 점철될 미래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하여 우리 교육의 방향을 근원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직업의 미래”보고서는 미래 일자리의 지각변동을 예측했다. 그 변화가 단순하고 지엽적이지 않고 사회의 지형변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미래 일자리에 대한 교육적 대비는 필수불가결하다. 특히 인공지능의 진화, 확장에도 대체 불가능한 고도의 창의성과 사회성이 필요한 직업군의 창출과 이를 뒷받침할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교육개발원이 제시한 우리나라 미래 교육 이슈 중 지능정보사회 관련 전략으로 미래 인간상과 교육적 발달 개념을 조화롭게 인식하고, 학교형태 유연화 및 역할 변화를 바탕으로 미래형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진로 교육 및 창직 교육을 연계하며 실질적 생애 전주기 교육을 구현해야 한다. 특히 미래의 직업을 대비한 진로 교육은 핵심 이슈이다. 빠른 사회변화와 고용시장의 전망을 고려하여 2015년에 제정된 진로교육법은 진로교육 전달방식을 다양화하고 생애 각 단계에서 미래 직업 세계에 필요한 필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규정한 바 있다. 차세대 혁신가(Next Generation Innovators) 양성을 위해 창직 경험을 배양하는 새로운 진로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지금까지는 존재하는 일자리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변화하는 일자리(moving target)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미래 일자리의 급격한 변화에 대처해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가 가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지능정보사회의 빠른 변화 속에서 미래 세대들은 새로운 형태의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현재 존재하지도 않은 직업을 위해 학생들을 준비시키고,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해주어야 한다’고 전 미국 교육부 장관 리처드 라일리는 주장한다. 그리고 지능정보사회의 중추적인 역량인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배양해 ‘컴퓨팅의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를 기반으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을 키워야 한다. 따라서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미래사회를 위한 초중등 SW 교육을 확산하기 위해 SW 교육 필수화를 실행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미래 세대는 컴퓨터의 활용과 계산적 사고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인공지능 및 로봇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사회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능정보사회에 적합한 ‘창의융합인재교육’에서는 실생활 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사회에서의 다양한 문제 해결력을 키워야 하며, 이를 위해 창의적 경험을 최대한 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과 함께 학습의 공간 및 내용의 외연을 적극 확장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현장의 수업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거꾸로 교실’형 수업이나 학생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실생활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메이커 활동처럼 미래 교육 환경의 조성이 중요하다. 알파고 쇼크라는 줄탁동기의 계기로 높아진 사회적 관심을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한 사회변혁, 문화충격, 산업변신, 그리고 교육혁신 등 사회경제 전반에 걸친 중장기 창의적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가적 관점에서 미래직업에 대비하여 창의교육의 중장기적 방향을 그려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기적으로 미래 교육정책은 2015 개정교육과정의 후속 조치와 연계되어 최단시간에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한 창의융합형 인재상의 총론을 정립하고, 2018년부터 학교현장에서 본격 구현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수립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편 지능정보사회를 감당하고 견인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능정보사회의 교육 혁신과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한 국가 전략으로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한 미래 교육정책의 방향을 총론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계(百年之計)로 그 사회의 중장기적 미래를 설계해나가야 한다. 미래교육과 관련된 개별 단위사업의 중장기 종합계획 및 실행방안들을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계, 추진할 수 있는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한 교육정책의 총괄적 추진체계’의 수립이 필요하다.
필자약력: 김승환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학·석사를 졸업하고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코넬대, 프린스턴대에서 연구원으로 있었으며,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수석전문위원, 과실연 공동대표,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소장 등을 역임하였다.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이자 현재는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아시아태평양물리학연합회 회장, 한국물리학회 회장,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미래교육전략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