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사람들은 아주 작은 사연에도 기울인다.
들으면 다들 우리가 알고 있는 삶 속에 고통과 시련, 그리고 애환들을 말이다.
우연히 아침에 습관처럼 열어본 휴대전화에 올려진 일본의 어느 가족의 "찜질방에서의 7일간"이라는 이야기다.
집안의 가장이던 아버지가 회사가 갑작스럽게 문을 닫는 바람에 몇 달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해 가스가 끊기고 아파트 관리비도 밀리던 상황에서, 그나마 빚을 지던 것이 낮이나 밤이나 들이닥치는 빚 독촉하는 사람들을 피해서 어두운 밤에 네 식구는 집을 나서게 되었다. 그때의 엄마 손에는 달랑 2400엔,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24000원 정도. 그 돈으로 갈 수 있는 곳은 아무래도 찜질방뿐이었다. 엄마와 아빠는 두 남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첫날은 좋았다. 엄마는 밥을 안 해도 식당에 가서 새로운 반찬과 따뜻한 국이 있어 온 식구가 둘러앉아 먹을 수 있었고, 아빠는 또 새벽에 일어나서 지옥철이라는 지하철을 안 타서 좋다고 말했다. 어린 아들은 게임실에서 아주 적은 돈으로 게임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특히 엄마는 아침 목욕을 하는 걸 매우 좋아했는데, 여기서는 하루 종일 씻고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아 여기저기 아픈 곳을 안마해 주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하루 종일 있어도 그날 하루치만 내면 그야말로 찜질방의 휴가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 2400 엔의 돈이 떨어지던 날, 주인 아주머니가 다가와 엄마한테 슬며시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알고 보니 그동안 어린 자식들에게 상처를 받을까 봐 이러한 사정을 전혀 얘기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돈이 다 떨어져서 찜질방에 더 못 있겠다고 엄마는 솔직하게 주인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주인은 봉투에 일만엔을 넣어 엄마에게 준 것이었다. 이 돈으로 방 하나를 얻어서 살라고. 엄마와 아빠는 할 말도 못한 채 눈물만 흘렸다.
그리고 엄마는 남편의 낡고 구겨진 양복을 들고 가서 세탁소에 맡기고, 다음 면접에 말끔한 양복을 찾아서 입고 간 다음 회사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엄마는 딸에게 유언처럼 말했다.
"우리도 정말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은 것처럼, 너희도 꼭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많은 것을 베풀고 살라."
가장 힘들 때 찜질방 주인 아주머니가 했던 것처럼 하면 그 어려움을 딛고 잘 일어설 것이라고.
때로는 살면서 타인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살아간다. 바쁘다는 이유로, 또 깊게 하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하지만 그들에게도 이유는 있을 것이다. 아무에게도 말 못하는 사연처럼, 사람은 쉽게 절망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들 "세상이 왜 나한테만 이리도 야박하냐"고 하지만, 세상은 서로 돕고 살아갈 때 조금은 더 따뜻한 세상이 되어 갈 것이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것 같지만, 결국은 서로의 작은 손길로 다시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건넬 때,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