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5장에는 삼십팔 년 된 병자 이야기가 나온다. 그 병자는 삼십팔 년을 누워 있었음에도 '네가 낫고자 하느냐'라는 예수님의 물음에 '네, 낫고 싶습니다! 저를 치료해 주소서'라고 대답하지 않는다. 그는 '주여 물이 동할 때에 나를 못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어 내가 내려가기 전에 다른 사람이 먼저 들어갑니다'라고 대답한다.
그가 예수님께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가? 예수님께서 물이 동할 때 자신을 먼저 넣어주시길 간구하였지 않을까?
이 병자의 모습은 내 모습과 같다. 불가능한 것이 없으신, 말씀만으로 모든 병을 고치시고 기적을 행하시는 예수님께 '내가 여기까지는 할 수 있으니 예수님께서는 이것만 도와주시면 됩니다'라고 말씀드린다. 내 힘으로 하려고 하고, 천사가 '가끔' 못에 내려와 물을 동하게 하는 타이밍을 기다린다. 나를 위해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앞에 두고 가장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선 그 병자를 꾸짖거나 힐난하지 않으셨다. 그저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라고 말씀하셨고, 예수님의 그 한 마디에 삼십팔 년 동안의 고통의 시간은 끝나고 새 사람이 되었다. 그 후에 성전에서 예수님께서 그를 다시 만나셨을 때 '보라 네가 나았으니 더 심한 것이 생기지 않게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읽고 나의 어떤 모습도 고쳐 주시고 죄를 용서해 주시는 예수님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용서받은 죄인이라는 확신도 들었다. 오랫동안 교회를 다니면서도 내 죄 때문에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셨다는 것에 대해, 거듭남에 대해 무지하고 무감했던 나를 말씀 한 번으로 고쳐 주셨다. 그리고 더 심한 것이 생기지 않게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하신다. 나의 교만, 내 힘으로 하려는 습성을 버리라고 하신다.
나의 교만함에 대해, 내가 무지하고 무심한 것에 대해 인정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하지만 마가복음 9장,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도와 주옵소서'라는 말에 예수님께선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겐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라고 말씀하셨다. 그 뒤가 더욱 다가왔다. 아이의 아버지는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고쳐 주소서'라고 예수님께 부르짖는다.
고난주간 동안 똑같이 부르짖었다. 예수님! 나의 믿음 없음을 고쳐 주소서. 나의 교만을 치료해 주소서.. 이렇게 부르짖을 때 예수님께서 나를 건져 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왜? 성경에 그렇게 써 있으니까.
요한복음 15장은 작년 여름에 나를 '더 나아지게(여전히 깨닫지 못한 채로, 나의 힘으로 더 나아지게)'만들어준 말씀이다. 이 말씀을 다시 보았다.
[요15:3-11, 개역한글]
3 너희는 내가 일러준 말로 이미 깨끗하였으니
4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절로 과실을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
5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6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리워 말라지나니 사람들이 이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
7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8 너희가 과실을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가 내 제자가 되리라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
10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것 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
11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함이니라
모든 것이 이 말씀 안에 나와 있었다. 구원의 확신, 나의 정체성, 기도응답의 확신, 내가 살아야 하는 삶, 예수님께서 부어주시는 기쁨...
오늘 처음으로 온전히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해 달라는 기도를 드렸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라는 문장의 진정한 의미도 곱씹게 되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이고,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배웠지만 그 의미를 모른 채 형식적으로만 하던 문장들을, 나의 개인적인 기도제목 하나 없이 진심으로 뱉으며 기도시간을 채웠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 내가 포도나무이신 예수님 안에 가지처럼 붙어 사는 것 외에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드디어 하나님께서 알게 해 주셨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