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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주쿠’라고 써진 티셔츠며 빅백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하라주쿠는 일본 패션의 대표격인 일반명사로 자리 잡았고, 그 지명 자체가 패션 아이콘이었다. 하라주쿠역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다케시타 거리에서 화려한 옷차림의 중고등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짙은 화장을 한 20대들은 시부야 거리 곳곳에서 쇼핑을 즐긴다. 서울의 이대·신촌·홍대 지역과 대변되는 하라주쿠·시부야를 들여다 보면, 일본의 세대별 패션 트렌드를 차례로 만나게 된다. 하라주쿠의 10대와 시부야의 20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뚜렷한 유행 없이 제각각 어울리는 모습으로 곱게 단장하고 당당하게 걸어다니는 그들이 일본 패션 1번지의 가장 큰 볼거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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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주쿠역에서 시부야역까지 걸어서 돌아보면 하루가 훌쩍 다 가버린다. 그만큼 세세한 볼거리가 많은 구역이다. 쇼핑을 목적으로 도쿄를 찾았다면, 이틀이고 사흘이고 여기서 살 수도 있을 정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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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주쿠에서 기억해야 할 세 가지를 꼽자면 크레페, 코스프레, 벼룩시장. 이미 너무 유명해진 마리온 크레페를 중심으로 몇 걸음 사이에 수 개의 크레페 가게가 들어서 ‘다케시타 거리=크레페 거리’라는 공식이 성립됐고, 크레페를 하나씩 들고 서 있는 만화주인공들이 다케시타 거리의 명물이 됐다. 거리 곳곳에 코스프레 의상을 판매하는 숍을 볼 수 있었다. 분홍 레이스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장식된 로맨틱한 공주 의상, 짙은 아이라이너를 칠해야 어울릴 음침한 여전사 복장, 전형적인 교복 차림의 순정만화 주인공 컨셉트 등 기성복만큼이나 다양하다. 코스프레 의상은 싼 것이 한화로 10만 원을 호가한다. 중고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일본에서는 일반적인데, 비교적 높은 수당 덕에 다소 사치스러운 취미를 향유하는 셈이다. 매주 일요일이면 의상을 뽐내는 코스프레 행렬이 요요기 공원과 메이지신궁 주위로 이어진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일요일임에도 조그만 트렁크를 끌고 나온 ‘열혈’ 코스프레 마니아를 만나볼 수 있었다. 날씨가 맑으면 코스프레 행렬과 함께 요요기 공원의 벼룩시장도 함께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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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패션을 주도하는 거리가 다케시타 거리라면, 다케시타에서 50여 미터 떨어진 울창한 가로수길 ‘오모테산도’는 고급 브랜드 숍이 몰려 있는 곳으로 우리네 청담동 같은 곳이다. 오모테산도 하면 세련된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는 쇼윈도와 고급스러운 산책로를 떠올리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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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에 들어서자마자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아까와는 확실히 달라져 있다. 구매력 있는 20~30대가 쇼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좀 전의 키치한 분위기는 없다. 최근 핫 스팟으로 떠오른 오모테산도 힐즈는 내부의 클래식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복합 패션몰로, 꼭 쇼핑을 할 생각이 아니더라도 들어가 봄 직하다. 힐즈를 중심으로 대로 양쪽에 샤넬, 코치, 로에베 등 최고의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오모테산도는 아오야마로 이어지는데, 아오야마는 오모테산도와 함께 소위 ‘잘 사는 동네’로 통하는 지구로 거리를 장식한 세계적인 건축물들이 큰 볼거리다. 화려한 브랜드 숍과 이색적인 건축물을 둘러보는 여행을 계획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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