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의 여행일기 (38) 완도, 진도 ➀
2011년부터 국내여행을 시작해서 일단락을 짓는 마지막 여행지로 완도와 진도를 가보기로 했다. 거리가 먼 곳으로 3박4일의 일정을 세웠다. 가고 오는데 하루씩, 완도와 진도에 하루씩의 돌아볼 계획이다. 완도와 진도는 섬이라 해산물(특히 전복)도 맛볼 수 있고, 봄꽃구경도 겸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예상해야 한다. 비옷과 방한복도 준비하고, 비상상비약은 필수다. 신용카드가 있으니까 현금은 비상금만 있으면 된다.
* 여행일정 (2014년 4월 6일 - 9일 : 3박 4일)
1일 : 이천 출발 - 광산IC - 나주곰탕(남평할매집) - 정다산초당 - 완도항
- 전사마(횟집) - 주작산자연휴양림
2일 : 휴양림 - 두륜산 케이블카 - 두륜산 대흥사 - 고산윤선도유적지(녹우당)
- 완도연육교 - 아시나요(횟집) - 완도타워 - 청해진공원 - 땅끝모노레일
- 땅끝전망대 - 미황사 - 다산기사식당
3일 : 휴양림 - 우수영관광단지 - 진도대교 - 충무공벽파진전첩비 - 신비의 바닷길
- 삼일횟집 - 운림산방 - 소치기념관 - 상계사 - (강진)백련사 - 다산기사식당
4일 : 휴양림 - 나주곰탕(삼대나주곰탕) - 산월IC - 이천 도착
1. 이천 - 광산IC - 나주곰탕(남평할매집)
(1) 이천에서 완도까지는 400km 가까운 먼 거리다. 당일은 완도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이천에서 완도까지 고속도로를 통해 일직선으로 가는 길이다. (이천IC-호법분기점-회덕분기점-서대전분기점-논산분기점-익산분기점-장성분기점 -광산IC-나주-강진-완도연육교-완도항) 분기점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2) 9시에 이천을 출발했는데 휴게소에서 쉬었다 가다보니, 12시 경에 광산IC를 빠져나갔다. 13번 국도를 따라 남하하면 나주를 거친다. 나주에는 곰탕이 유명하다. 나주시내에 곰탕골목이 있다. 나주에서 유명한 곰탕집은 다 모여 있다. 중앙에 넓은 주차장이 있으며, 사방에 곰탕집이다. 삼대(三代)나주곰탕집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그 옆집인 남평할매집으로 갔다. 일반 곰탕이 7천원, 수육곰탕이 1만원이다. 맛은 둘째 치고 시장이 반찬이던가. 맛있게 점심을 해결했다. 소고기가 한우라서 맛은 괜찮았으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그 중간에서 만족하면 마음이 편하다.
2. 다산초당 - 완도항 - 전사마(횟집) - 주작산자연휴양림
(1) 광산IC에서 13번 국도를 남진하면 나주, 영암, 강진을 지나 완도항까지 외길이다. 영암을 벗어나면 월출산에 눈앞에 펼쳐진다. 국도변은 벚꽃이 한창이다. 2번국도로 들어가 강진을 지나 18번 국도를 갈아탄다. 55번 지방도로 좌회전하면 다산초당(茶山草堂)의 안내판이 나온다.
(2) 주차장 앞에 다산유물전시관이 있다. 생전의 영정, 연보, 업적과 유물이 전시되어있다. 전시관 뒤편에 다산초당이 있다. 다산초당은 다산 정약용이 18년에 걸친 강진 귀양살이 가운데 10년을 지내며, 유배지의 오두막집을 사의재(四宜齋)라고 이름 짓고 1805년까지 만 4년을 살았다. 이곳에서 그는 [목민심서(牧民心書)], [경세유표(經世遺表)] 등 ‘다산학’이라 일컫는 자신의 학문적 성과를 집대성했다.
다산(茶山)은 차나무가 많았던 만덕산의 별명으로, 정약용의 호 다산(茶山)은 여기에서 유래했다.
(3) 다산초당을 나와 55번 지방도를 따라 남진하면 숙소로 예약한 주작산자연휴양림이 있다. 그러나 저녁을 해결하고 오늘 중으로 입실하면 된다. 완도연육교를 지나 완도항까지는 편도 2차선의 새로운 13번 국도가 설치되어있어 단숨에 완도항까지 갈 수 있다.
완도항을 한 바퀴 돌다가, 유일하게 작은 주차장이 딸린 전사마(전복을 사랑하는 마을)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간 횟집이다. 전복해초비빔밥이 1만5천원, 전복죽이 1만3천원이다. 전복해초비빔밥은 전복과 몇 가지 해초로 만든 비빔밥이다. 별미다 싶어 먹어보았다. 그런데 밥을 비비긴 했는데 전복이 잘 안 보인다. 완도까지 와서 전복이 이렇게 귀하다. 손님에게 내는 전복이 그렇게 아까우면 장사를 하지 말아야지. 물론 뜨내기손님이지만 요사이 시골인심이 이렇게 하나같이 박하다.
그 외 전복코스요리(4인 기준)가 12만원이다. 전복코스요리는 전복회, 전복구이와 전복죽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완도에서 전복코스요리는 1인분에 5만 원 정도 이다. 나오는 길에 내일 아침을 위해 전복죽 2인분을 포장해서 휴양림으로 돌아왔다.
(4) 주작산자연휴양림은 해남군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이다. 독채 숲속의 집(4인용)이 1박에 4만원이다. 휴양림에는 편백나무가 울창하며, 편백나무향기가 주변에 가득하다. 휴양림 내의 숲길은 동백나무가 가로수를 이루고 있다.
먼 길을 오느라 피곤한 몸이라 소주 한잔 마실 틈도 없이 꿈나라로 가버렸다.
3. 휴양림 - 두륜산 케이블카 - 대흥사 - 고산윤선도유적지(녹우당)
(1) 오늘은 완도와 땅끝마을이 목적지이다. 전복죽 한 그릇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출발했다. 신전면에 위치한 휴양림에 나와 55번 지방도를 내려가 북일면에서 우회전하면 두륜산(頭輪山)으로 갈 수 있다. 두륜산케이블카로 갔다. 703m의 두륜산 정상까지 10분 정도 걸린다. 케이블카 요금은 경로대우도 없는 8천원이다. 정상에는 다도해가 한눈에 보이며, 날씨가 좋으면 제주도 한라산까지 보인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산 정상까지 산책로가 설치되어있으나, 나무계단이 가팔라서 중간에서 포기하고 돌아섰다.
(2) 케이블카와 인접한 대흥사(大興寺)(大芚寺라고도 한다)는 신라 진흥왕때 아도화상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경내에는 대웅보전 등과 서산대사유물관이 있다. 경로는 입장료가 없으나, 주차료 2천은 내야한다. 수금원이 “오늘은 월요일이라 사람들이 적으니 출입금지라고 쓰인 곳을 지나면 절까지 차로 갈 수 있다”고 일러준다. 덕분에 쉽게 갈 수 있었으나, 4km의 아름다운 숲길을 걷는 재미는 놓치고 말았다.
대흥사의 사천왕문 안에는 여느 절과 다르게 사천왕 대신에 소를 탄 동자가 있다.
절 뒷산인 두륜산의 능선이 부처의 누운 모습을 연상하는 재미있는 형상이다. 능선이 부처의 얼굴, 두 손을 모으고, 발부분과 비슷한 모양이라는 설명이다.
(3) 대흥사를 나와 806번 지방도를 따라 8km정도 올라가면, 우리나라 최고의 명당 터 중 한 곳인 고산 윤선도선생의 유적지인 녹우당(綠雨堂)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종택이자 전통고가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윤선도는 고향 해남으로 내려오면서 수원의 집 일부를 뜯어 옮겨왔다. 그것이 지금의 녹우당 사랑채다. 지금은 해남윤씨 종가 전체를 통틀어 녹우당이라고 부르지만 원래는 그 사랑채 이름이 녹우당이었다. 녹우당이란 집 뒤 산자락에 우거진 비자 숲이 바람에 흔들릴 때 쏴하며 푸른 비가 내리는듯하다고 하여 이름 붙였다고 한다.
윤선도유물전시관이 있지만 월요일은 휴관이라 껍데기만 돌아보고 돌아섰다.
4. 완도연육교 - 아시나요(횟집) - 완도타워 - 청해진공원
(1) 다시 북일면으로 내려와서 55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해남과 완도를 연결하는 완도연육교가 나타난다. 4월 11일부터 완도에는 해조류박람회가 열린다. 완도전체가 시끌벅적하다. 완도에서 청산도와 보길도 등으로 가는 완도선착장 앞에 작은 횟집 ‘아시나요’가 있다. 맛집으로 인터넷에서 발견하고 점찍어 놓은 곳이다.
전복, 멍게와 해삼으로 만든 회덥밥이 1만2천원이다. 전복인심이 박한 완도라 아예 주문할 때 1만5천원을 줄 터이니 전복을 더 넣어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2) 완도항에서 바로보이는 완도타워는 가는 길이 두 개이다. 하나는 주차장에서 800m정도를 걸어 올라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돌아가면 타워 바로 밑에 주차장이 있다. 완도타워는 경로는 요금을 안 받는다.
타워 꼭대기에서 사방을 둘러보다가 청산도와 보길도를 발견했다. 원래는 두 곳 중에 한 곳을 가볼 계획이었으나, 하루가 족히 걸리는 일정이라 포기했던 곳이다. 완도타워에서 두 곳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겠다.
(3) 완도타워에서 13번 국도를 되돌아 가다가 교통안내판에 따라 좌회전을 하면 청해진 공원이다. 장보고 장군의 동상과 어린이놀이터가 있어 잠간 쉬어갈 수 있다.
5. 땅끝모노레일 - 땅끝전망대 - 미황사 - 다산기사식당
(1) 완도연육교를 되돌아 나와서 77번 국도로 좌회전하면 땅끝마을로 바로 갈 수 있다. 땅끝해안로를 가다보면 땅끝조각공원과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이 있다. 땅끝이라는 상징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 땅끝은 북위 34도 17분 21초로 극북인 함경북도 온성군 유포면 풍서동 유원진과 극남을 이룬다.
땅끝마을은 월요일이라 조용하기 그지없다. 땅끝전망대까지는 모노레일을 타고 간다. 요금은 경로우대 없이 5천원이다. 하지만 땅끝전망대의 입장요금 1천원은 받지 않는다. 다도해를 바라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땅끝탑은 전망대에서 한참 내려가는 곳에 있다.
(3) 땅끝마을에서 숙소로 돌아기는 길에 미황사(美黃寺) 안내판이 보인다. 달마산 미황사는 신라 경덕왕8년(749년) 인도에서 경전과 불상을 실은 돌배가 갈두항에 닿자 의조스님이 향도와 소등에 그것을 싣고 가다가 소가 한 번 크게 울면서 머문 자라에 통교사를 짓고, 소가 누운 자리에 미황사를 지었다고 한다. 미황사는 많은 곳에서 수리와 중건 중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일주문에는 절 간판도 아직 못 달았다. 미황사 입구에 전나무 숲이 아담하며, 절 주면이 온통 고목의 동백나무 들이다. 동백꽃은 이제 만개하고 있으며, 꽃이 떨어져 땅에서 또 한 번 피기도 한다.
미황사의 암자인 달마산 도솔암(兜卛庵)은 통일신라 말기에 의상대사가 세운 암자로 주변경관과 법당이 들어선 자리가 아름답다고 하나, 험한 절벽에 위치에 있어 찾아갈 엄두가 안 난다.
(4) 아침부터 오늘의 일과는 벅찼다. 휴양림 입구의 신전면에는 여러 곳의 기사식당이 있지만, 다산기사식당이 숙소와 가까워서 식사를 해결하기에 편리한 곳이다. ‘다산기사식당’에는 백반이 7천원이다. 동태찌개와 밑반찬이 먹을 만하다. 짜장면, 짬뽕 등 중국음식도 메뉴에 있다.
이것으로 해남과 완도여행을 마감하고 내일은 진도가 목적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