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다녀와서
첫째 날 2011년 10월 26일, 부산
공항으로 어린 시절 소풍 가기전날, 밤 잠을 설친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짐을 챙겨들고 나와 함께 떠나는 학우 차를 얻어 타고 향했다. 김해공항에 도착하니 시간이 8시였는데
바쁜 일정으로 함께 떠나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16기 제자들을 배웅하기 위해 이른 새벽에 배웅까지 나와 주신 신형철 교수님을 뵈니 반갑고 감사할 뿐 이었다.
교수님께 인사드리고 나는 먼저 휴대폰 로밍부터 하고, 미팅 후 티켓을 받은 다음 짐 부치고 출국 수속 받고, 등등을 거쳐서 면세점들이 있는 곳으로 나왔다. 집에 있는 서방님 생각에 양주 한 병 사고 죽 둘러보는 걸로 그쳤다.
한국 시간 오전 10시 출발해서 기내에서는 음료를 비롯한 식사를 하고...호치민을 경유해서 씨엠립으로 향하는데 상공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반 쯤 물에 잠겨 있는 모습이었다. 원래 물이 많은 나라이기도 하지만 북쪽에 위치한 태국에서 물난리가 난 영향이 큰 것 같았다.
우리들은 씨엠립 국제공항에 현지시간 16시 55분(한국 시간 18시 55분)에 도착됐는데 비행기에서 내리니까 적응이 안 됐었는지 매우 덥고 습하게 느껴졌지만, 우리나라의 한옥을 연상시키는 씨엠립 국제공항은 상당히 친근하게 느껴졌다.
안에 들어가 입국심사 등을 받고나서 짐을 찾고, 잘 생긴 훈남가이드와 만나 차로 이동하여 압살라 민속쇼를 관람하며 압살라 뷔페식을 먹고 엠파이어호텔로 이동했다.
짐을 받아들고 팁도 준 후, 룸메이트와 함께 차도 마시고 텔레비젼도 보고...신기한 것은 한국과 똑같은 KBS와 YTN등의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동 시간만 9시간에 육박하는 첫날을 보냈다. 상당히 피곤했는지 곤히 잤다.
둘째 날, 2011년 10월 27일, 캄보디아
다음날은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인 앙코르왓 사원을 보았는데 그 화려함과 신비스러움, 그 웅장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호수를 파서 적들의 침입을 막았다는 해자도 엄청난 규모였고 일부 수리 공사중이긴 했지만, 내부에는 천상계 108번뇌 인간계, 그리고 미물계의 3층으로 나뉘어져있고, 1층의 미물 계를 보니 목욕탕이 2개 있고 벽에는 그림들이 새겨져 있다는 걸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그 엄청난 규모의 건물의 벽과 기둥이 모두 그림이나 글들로 차 있었고 그림이나 글도 쓰거나 그린 것이 아니라 모두 일일이 새겼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웠다.
2층을 구경하고 사진도 찍어가면서 최상층 천상계에 가기위해 72도라는 높은 각도의 계단을 오르는데 신을 만나러 가기 때문에 모자를 쓰면 안되고 옷차림이 경건해야 한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보니 저절로 경건한 자세로 올라가게 하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천상계를 올랐다 내려와서 캄보디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탈것인 "툭툭이" (삼륜오토바이같이 생겼다)를 타고 사원으로 출발하는데 영화를 찍는 기분으로 바람에 머리칼을 날리며 손을 뻗어 바람의 부드러움을 느끼고... 덥고 습한 날씨에 툭툭이를 타고 달리는 기분이 상당히 시원하고 재미있었다.
우리가 앙코르톰 남문에 내리자마자 엄청난 숫자의 통칭 '원 달러 부대' 가 우리 일행을 에워쌌다.(원 달러 부대:'원 달러'나 , 다섯 개, 세 개, 등을 외치며 물건을 파는 아이들이나 원달러를 달라고 구걸하는 사람들) 일행 중에서 한 아이의 물건을 샀는데, 지갑을 꺼내자 마자 포위를 당할 뻔 했다. 일행은 다시 길을 걷다 잠시 나무 그늘에 앉아 시원한 야자수도 맛보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여러 가지의 나무가 눈에 띄었다.
설탕을 만든다는 슈가함트리아 나무, 기름을 채취한다는 나무, 그리고 흑단목 등...캄보디아는 나무 자원만으로도 50년을 버틴다는 말이 일리가 있어 보였다.
타프놈 사원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 우리는 우산(버스내에 비치되어 있던것을 들고 나왔었다)을 꺼내 쓰고 다녔다.
나무가 사원 위에 자라서 마침내는 사원을 무너뜨렸다는 괴물나무를 보았는데 그곳에서 툼레이더 영화도 찍었다고 한다.
현지 가이드 덕분으로 '찍사(사진 찍는 사람)'인 옥천(모자에 "옥천"이라고 글씨가 새겨있다. 부산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모자를 갖다 주면 찍사는 "부산"이 되는 것이다)덕분에 많은 추억이 담긴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비가 그치고 캄보디아의 유일한 불교 사원인 바이욘 사원에 도착해 내부로 들어가니 어떤 문으로나 부처님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이 신기했는데, 지금에 와서 아쉬운 건 미소가 아름다운 부처님 상 입술에 키스하듯이 기발하게 사진 찍은 학우(이창우학우님 작품 사진 좀 카페에 올려주세요 보고싶어요)가 있었는데 나는 그걸 못했다는 게 참으로 아쉽게만 느껴진다.
코끼리 테라스는 모든 벽면에 그림이 새겨져 있었는데 왕의 집무실로 사용 되었다 한다. 모두 구경한 후에 호텔에 돌아와 간단히 씻고 발 맛사지 받으러 갔는데 종일 돌아다녔던 온 몸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했다.
우리는 평양랭면관에서 평양 예술 공연도 보고 도수 높은 평양술도 한 잔식 맛 보면서 저녁을 먹은후 외국인 거리 씨티투어(앙코르비어 시음)후 호텔에 돌아왔다.
셋째 날 2011년 10월 28일, 캄보디아
셋째날은 호텔 로비에 모여있는데 옥천이라는 찍사가 어제 찍은 사진들을 들고 왔다. 역시나 사진 찍는다고 이동시마다 꼴등으로 도착됐던 나와 두 세 언니들의 사진이 제일 많았다. 크 큭!
그리고 오늘의 가장 기대되는 일정 톤레삽 호수를 관광하였다. 톤레삽 호수는 배를 타고 관광을 했는데 수상가옥들이 정말 많았다.
얼마나 컸는지 수평선이 보일 정도였고 특이한 점은 물이 황토 빛이었다는 것이다.
한 참을 넋을 잃고, TV가 있고 광나는 냄비(숨은뜻이있다는)들이 있는 수상 가옥 안을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배 안에 꼬마 아이 하나가 나타나지 않은가?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물건 팔기 위해서 부모가 작은 배로 태우고 와서 올려 보내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이 참 신기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배에서 내려와 점심을 먹고 나서 바라이 호수를 갔는데 그 호수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우 컸다.
바라이 호수는 수리야바르만 1세 때 만들었는데, 땅을 파서 만든 것이 아니라 둑을 쌓아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호수치고는 매우 커서 강 처럼 느껴졌다.
차에서 내리자 "1달러 부대"들이 몰려왔다. '팔찌 세 개 1달러' 를 외치면서 "언니 이뻐" "언니 날씬해" 하다가 팔찌 안사면 "언니 뚱뚱해"라고 한다.
한 아이가 "곰 세 마리" 노래를 부르니 모두 따라 부른다. 한국말도 참 잘 한다.
우리는 천막에 들어가 앉아서 열대 과일중에 비싸고 맛있다는 '두리안(신의 과일)' 이라는 과일을 먹었는데 은행에서 나는 냄새처럼 '떵' 냄새가 나는듯 했다. 처음먹어본 나는 비위가 맞지 않았지만 맛도 보고, 망고랑 석류랑 과일들도 먹으면서 땀을 식혔다.
다시 이동하여 왓트마이 관광을 하였다. 작은 킬링필드라고도 불리며 당시 캄보디아 인구1/3에 해당하는 사람이 학살 되었고 위령탑도 있었는데 너무 잔혹했었던 아픈 역사를 보았다.
쇼핑센타갔다가 저녁식사로 캄보디아에서 꼭 맛 봐야 한다는 두꺼우면서 부드럽고 쫄깃한, 사람이 먹는 똑같은 쌀밥으로 키운다는 돼지삼겹살을 맛있게 먹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캄보디아의 생활 수준은 우리나라 6~70년대로 시간여행 왔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가이드의 말처럼 원 달러 부대들이 올 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군들, 뒤 쫒아 다니면서 초코렛과 사탕등을 달라했던 그 시절을 연상케 한다.
캄보디아를 떠나1시간 40여 분 만에 하노이 국제공항(한국 시간 24시 40분)에 도착했다.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다. 그래서 옷차림과 분위기가 이상했었는지도 모른다.
하노이 국제공항은 씨엠립의 공항보다 컸지만, 여름이었던 캄보디아와 달리 가을인 베트남은 온도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짐을 찾아 옷을 갈아 입고 하노이에서 하롱베이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탔는데 우리는 웃음을 금치 못했다.
잘 생긴 훈남 스타일의 캄보디아 가이드를 보다가 , 머리는 단발머리 퍼머를 하고 넓대대한 얼굴에
나이트클럽 분위기로 한 밤중에 개그맨처럼 웃기는 베트남 담당 가이드를 보니 잠이 확 달아나 버렸다. 공항에서 다시 4시간쯤 이동하니 하롱베이에 현지 시간 2시 40분쯤 도착되어 피곤함에 모두 패전병처럼 그랜드하롱 호텔에 짐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넷째 날 2011년 10월 29일, 베트남
아침을 먹고 선착장으로 이동하여 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밀짚모자와 같은 전통 남 녀 모자를 각각 하나씩 주는데 '농'이라는 이름의 모자다. 남자 모자와 여자 모자가 다른데, 남자 모자는 밀짚모자처럼 생겼고, 여자 모자는 삿갓 처럼 생겼다. 모두들 농을 쓰니 현지인처럼 아주 잘 어울린다고 서로 웃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배에 올라타 하롱베이로 이동을 한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 3대 자연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하롱베이!
3천여개의 섬들이 방파제 역할을 하여 바다도 잔잔하고, 절경이 많다고 한다.
가히 바다의 계림이라 불릴만 하도다.
배타기전 준비해 간 생선회도 먹고 과일도 먹으면서 하롱베이의 절경을 감상하고 가장 인상적인 바위는 키스바위였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물고기 처럼도 보인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모두들 사진 한컷씩!
그리고 티톱섬으로 향했다. 티톱섬은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달을 밟은 사람의 이름을 딴 것인데 월남전 때 티톱이 호치민을 돕는 대가로 호치민이 하롱베이의 섬을 하나 주었다고 한다.
티톱섬 전망대에 올라 하롱베이 전경을 감상하고 천궁동굴에 들어가 신기한 내부를 구경도 하고, 거기엔 대한민국 지도 모양도 있었고 여러가지 재밌는 모양들이 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배에서 노래방 기계로 노래도 부르고 도착해서 발 마사지도 받으며 피로를 풀었는데
하롱베이가 워낙 넓고 멋진 절경이라 중국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다섯째 날 2011년 10월 30일, 베트남
마지막 날은 소매치기들이 조금 많다고 하는 베트남의 시장구경을 갔는데 우리나라의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시 버스타고 하노이에 도착해서 호치민 묘와, 소박하게 살았던 생가와 박물관을 보고 , 시내로 나와, "씨클로(자전거를 개량한 것)" 를 타고 시내를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쇼핑센터와 살아있는 곰에서 웅담 체취하는 것도 보고 베트남은 라텍스로 유명하다하여 가게도 들러 설명도 들어보고 일행은 라텍스를 하나씩 구입하기도 했다.
일행은 베트남 전통 수상 인형극 관람 후 저녁식사로 삼겹살구이를 먹고 공항에 가서 면세점을 둘러보며 비행기 기다리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기념품이 뭐가 있을까? 보다가 베트남 전통의상을 입은 인형이 예뻐서 얼마인지 물어보니 배 위에서 봤던 인형 가격보다 면세점이 더 비싸지 않은가?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기념품 하나를 사기로 했다. 시간이 되어 비행기에 탑승했다.
여행을 끝낸다고 생각하니까 아쉽고 좀 더 여행하고 싶어졌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것이 참 많은 것 같다. 베트남은 우리나라 작은 지방도시 모습을 보는 듯 했고, 왓트마이 에서는 수 많은 사람들이 이념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학살 당했다는 것이 너무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아픔이 많았던 우리의 역사와, 남과북이 대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라 생각한다.
2011년 10월 31일, 부산
하노이 현지시간 0시 50분 출발하여 한국시간 6시 40분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 보다는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하다. 편안하고 배려심 깊은 우리 16기 학우님들과 함께여서 더욱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졸업후에도 멋진 추억을 남기기 위해 여행할 준비들을 하셔야죠?
16기 화이팅!
2011년 11월에~ 총무 김 건아*^^*
*기억을 더듬으며 두서없이 졸업여행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첫댓글 좋은 말씀임다.
사무국장님 자주 들어와주시니 심심치 않습니다. 감사
여행후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소설가 갔읍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
대단한 기억이시네요!!! 난 벌써 다 까먹었는데.....총무님 고마우이...즐거운 하루 시작하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