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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
언니, 오빠를 기다리며
강용숙
“안젤라. 이리와.”
오빠가 내게 손짓을 했다. 낮고 부드러운 오빠 목소리! 그런데 오늘은 느낌이 좀 다르다. 똑같은 목소리임에는 분명한데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다름이 있다. 이건 나만이 갖는 탁월한 예민함이다. 난 멀찍이 서서 오빠의 표정을 살폈다. 그리고 순간, 내 눈길이 마루 가운데 놓여 있는 것에 닿았다.
‘이크, 또 거기 가려는 거?’
난 안방으로 꽁무니를 뺐다.
마루에서 언니의 말소리가 들린다.
“어머머, 쟤 벌써 눈치 챘나 봐.”
‘흥 그러면 그렇지. 어쩐지 목소리가 좀 수상하더라고. 난 멀쩡한데 왜 또 거길 거려는 거지?’
케이지에 나를 넣으면 어김없이 가는 곳이 있다. 내 목덜미를 우왁스럽게 잡고 입안을 들여다보거나 따끔한 불침 같은 것을 놓는 ‘병원’ 이다. 늘 집안에서 맴도는 내게 유일한 외출이긴 하지만 그런 공포의 병원은 싫다. 언젠가는 그곳에 갔다 온 후 배가 쑤시고 아파서 며칠동안 혼이 난 적이 있다. 병원은 병을 낫게 하는 곳이라는데 이상했다. 멀쩡하던 내가 병원을 갔다 온 후 더 아프다니...... 나중에 언니가 집에 놀러온 친구에게 하는 말을 들으니 중성화 수술이라나? 뭐 그런 것을 한 모양이었다. 언니는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왜 날 아프게 했을까? 내 몸에 대한 일을 내가 결정할 수 없다니 속이 상하는 일이었다.
요리조리 빼던 나는 기어이 오빠 손에 잡히고 말았다. 오빠는 예감대로 날 케이지에 억지로 밀어 넣었다. 어릴 때는 케이지가 넉넉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은 케이지가 비좁아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가 없다.
잠시 후, 어디를 가는지 몸이 한참을 흔들리더니 케이지 문이 열리고 오빠의 넙적한 손바닥이 보였다.
“안젤라 이리 나와.”
나는 조심조심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그곳은 병원이 아니고..... 어느 집 안이었다.
나이 들어 보이는 아줌마가 나를 보고 호들갑을 떨었다.
“어머, 세상에! 이건 고양이가 아니라 호랑이 같다. 백호. 완전 돼지네. 뚱돼지.”
난 기분이 상했다.
‘아니 내가 호랑이라고? 뚱돼지는 또 뭐야? 아줌마! 너무 심한 말 아니에요? 순백의 털을 가진 터키쉬 앙고라 혈통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나는 불편한 심기를 억누르고 슬슬 집안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우리네 냥이들은 낯선 곳에 가면 본능적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흠, 깨끗한 집이군. 내 몸에 더러운 것이 묻지는 않겠어. 냄새도 나쁘지 않아.’
언니와 오빠는 내 화장실에 모래를 정리하고 밥그릇과 물을 거실 구석에 놓더니 바삐 사라지며 말했다.
“엄마, 안젤라 잘 부탁해요! 심심하지 않게 놀아주시고요. ”
내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이에 언니, 오빠는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나는 이내 자신에게 타이른다.
‘이따 어두워지면 돌아오겠지. 늘 그랬었잖아?’
*언니, 오빠 없는 첫째 날
낯선 곳이지만 잠이 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생리적 현상이니까.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나는 번쩍 눈이 떠졌다.
“안젤라! 안젤라! 어디 있니?”
소리를 향하여 나가니 거실에서 아줌마가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으응. 아줌마구나.’
나는 앞다리를 주욱 뻗으며 길게 하품을 했다.
아줌마가 다가오며 말했다.
“어이구, 너 잤구나. 저 눈 좀 봐 잠에 잔뜩 취해 있구먼. 난 종일 밖에서 불안했어. 너 혼자 낯선 집에서 뭘 하고 있는지.”
날 쓰다듬으려는 손길을 피해 나는 저만치 달아났다. 아줌마가 쫒아왔다.
“이리 와 봐. 예쁘다고 좀 안아주려는데 왜 그래?”
‘ 난 기분 내키지 않을 때는 절대 안기지 않아요.’
아줌마는 방안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더니 내 물그릇을 다시 갈아 주며 중얼거렸다.
“밥이 별로 안 줄었네. 왜 안 먹는 거지?‘
아줌마가 모래 깊이 숨겨 놓은 내 똥을 모래 삽으로 건져 내어 비닐에 담는 모습을 나는 카페트에 앉아 바라봤다.
‘똥 덩어리가 보이는 건 내 수치죠. 깨끗이 치워주세요.’
아줌마는 욕실의 문을 열어 놓고 세수를 했다. 나는 욕실 문 앞에서 기웃거리며 냄새를 맡아 본다. 물방울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에 귀가 저절로 쫑긋거려진다. 물기 있는 바닥에 발을 조심스레 들이 미려는데 아줌마가 소리쳤다.
“안 돼! 들어오지 마. ”
잠시 후, 안방의 불이 꺼졌다. 나는 어디서 잘까? 고민하다가 낮에 잤던 책상 의자 방석이 생각났다. 거기가 포근하고 좋다. 졸음이 쏟아진다.
‘그런데 언니, 오빠는 왜 안 들어오지?’
* 언니 오빠 없는 둘째 날
햇살이 슬그머니 창가를 비집고 들어왔다. 나는 조금 열린 방문을 발로 밀고 밖으로 나갔다. 거실이 생소하다. 언니, 오빠 집은 거실이랄 것도 없이 아주 좁았다. 헌데 이곳은 이리 뛰고 저리 뛸 만큼 넓다. 창 쪽으로 화분 몇 개가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화분의 잎사귀를 잡아 뜯었다. 입안에 씹히는 화초의 잎사귀는 늘 먹는 사료와는 다른 식감이 있다. 신선하다. 내가 화초 잎사귀를 뜯어 오물거리고 있는데 아줌마가 나오더니 소리쳤다.
“안 돼! 너 그거 먹고 배탈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네 주인이 올 때까지는 절대 아프면 안된단 말이야.”
‘흠, 먹어도 탈 안나요. 느낌이 좋거든요.’
오후에 우리 언니 또래의 여자가 왔다. 여자는 날 보더니 반가운 기색이다.
“어머머, 안젤라! 정말 많이 컸다. 어릴 때는 귀엽더니 이제는 너무 커서 징그럽다 얘.”
‘언제 날 봤지? 내 미모는 변한 것 같지 않은데 징그럽다니.....’
언니는 아줌마에게 말한다.
“어머니! 안젤라 엄마, 아빠는 미국에 도착했다고 연락 왔어요?”
아줌마는 묻는 말엔 대답도 않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
“얘, 애기도 없는데 고양이 엄마, 아빠라 부르긴 좀 그렇다. 언니, 오빠라 불러라.”
‘아하, 이제 알겠다. 언니, 오빠라고 부르는 이유를.’
아줌마와 ‘아가’라 불리는 언니는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었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하다. 냄새는 좋지만 먹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아가가 손바닥에 음식을 놓고 날 불렀다.
“안젤라. 이리와 봐. 요거 먹고 싶지 않니?”
나는 창가 볕드는 곳에 앉아 심드렁한 표정으로 바라만 보았다.
‘내가 뭐 딸랑딸랑 강아지인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게. 난 사람음식 별로거든요. ’
아가는 연신 부침질을 하며 말했다.
“재는 어릴 때부터 사료만 먹어서 그런지 음식에 관심 없네요. 생선도 안 먹나 봐요. 불쌍해요. 사람들에게 길들여져서 원래 지들 좋아하는 것도 안 먹다니.”
난 그 말이 뭔지 모른다. 원래 우리 종족들이 생선을 좋아했다고?
*언니, 오빠 없는 셋째 날.
조용하던 집안에 사람들이 몰려와 떠들기 시작했다. 설 어쩌고 하는 걸 보니 명절인 모양이다. 그런데 한 아줌마가 날 보고 기겁을 한다.
“으, 난 고양이 싫어. 눈이 너무 무서워. 전에 어두운 골목길에서 고양이를 봤는데 눈만 파랗게 빛나고 있지 뭐야? 얼마나 놀랐던지.....”
나는 기분이 나빠 등을 동그랗게 치켜세웠다.
옛날 어떤 유명한 시인은 고양이의 눈이 매혹적이고 성스럽다며 시까지 지으며 찬사를 보냈다는데 저 아줌마는 뭘 몰라도 한참 모른다.
어떤 아줌마는 또 까칠하게 굴기도 한다.
“아이구, 쟤 털 날아다니는 거 봐. 방안에 가둬 둬. 음식에 털 앉지 않게.”
언니네 엄마가 말했다.
“나도 처음엔 고양이 눈이 무서워 싫었는데 자꾸 보니 괜찮아. 똥, 오줌도 잘 가리고 개보다 냄새가 안 나서 좋아. 그런데 털이 많이 빠져 그게 질색이다.”
눈이 싫다는 아줌마가 또 말한다.
“난 개가 좋아. 개는 붙임성이 있어 주인을 잘 따르고 말도 잘 듣는데 고양이는 전혀 사람 말 안 듣잖아? ”
‘내가 왜 사람의 말을 잘 들어야 하지? 사람이 나의 주인은 아니잖아? 우린 서로 필요에 의해 함께 사는 반려자야. 그리고 사람은 뭐 깨끗한가? 움직일 때마다 옷에서 먼지 나는 게 보이는구먼.’
그 때, 키가 늘씬하게 큰 청년들이 들어왔다. 청년들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그런데 한 청년이 무방비태세로 널브러져 누워 있는 나를 번쩍 들어 안았다.
“와 예쁘다. 이모 얘 이름이 뭐예요? ”
다른 청년이 묻는다.
“누나는 얘 맡겨놓고 여행 갔어요?”
‘뭐라? 언니 내외가 날 이곳에 맡겨 놓고 여행을 갔단 말이야? 참 의리 없는 인간들이군. 내가 낯선 곳에서 얼마나 불안과 외로움에 떨고 있는지 모르고.’
청년이 안아도 나는 반항하지 않고 가만 있었다. 뭐랄까? 우람한 품이 왠지 듬직 하달까? 내 오빠와 비슷한 느낌? 그래서인지 싫지 않았다.
아가가 소리쳤다.
“어? 안젤라가 가만있네. 아무래도 쟤는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아. 도련님이 안으니까 가만 있잖아요? 중성화 수술을 시켰는데도 여자 느낌이 남아있나 봐요.”
뭔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난 쑥스러워 청년의 품을 얼른 빠져 나왔다.
집안 가득 차 있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나갔다.
창밖은 어둠이 깊게 내리고 아줌마가 방안의 불을 껐다. 또 하루가 가는 모양이다. 나도 내 침대, 의자의 방석에 누웠다.
‘그런데 내 언니, 오빠는 언제 오는 거지?‘
*언니 오빠 없는 넷째 날
주인아줌마가 창문을 활짝 열었다. 베란다 문도 열어 놓고 드륵드륵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한다. 나는 열린 창문으로 베란다에 나가기도 하고 베란다에서 창문으로 뛰어 들어오니 모처럼 기분이 상큼하다.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쌩 달리기도 해본다. 창가에서 보니 뜰에 차들이 늘어서 있고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이 보인다. 신기해서 바라보고 있는데 뜰 잔디밭을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는 동물이 있었다. ‘앗, 저것은! 나와 같은 종족이다. 나는 베란다 방충망에 매달렸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냐옹‘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못 들었는지 냥이는 잔디를 가로질러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아쉬운 생각이 밀려왔다. 나도 밖에 나가 저 고양이처럼 마음대로 싸돌아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집안에 갇혀 사는 내가 불행하다고 느낀 것은 처음이다.
‘에잇! 저기나 올라가 볼까?’
주인아줌마는 청소를 마치고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이 방, 저 방을 기웃거리며 ‘안젤라, 안젤라.’ 불렀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가만히 앉아 아줌마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조금 후, 아줌마가 깜짝 놀란다.
“아니, 얘, 어떻게 냉장고 위를 다 올라가니? 기가 막히네. 어떻게 내려올래? 아이구, 증명사진 찍어놔야겠다.”
‘크, 아줌마는 뭘 모르셔. 우리 냥이들은 5층 높이에서도 뛰어 내리는데.’
아줌마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나오더니 냉장고 위에 앉은 나를 찍었다. 나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좋다. 사람도 내려다보고 있으면 왠지 내 지위가 더 높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집엔 올라갈 곳이 많다. 책장 위나 장식장도 올라가기에 좋다. 제일 재미있는 것은 텔레비전 위에 올라가는 것이다. 기다랗고 얇은 텔레비전 위에서 발톱 세워 서 있으면 내 몸무게를 못 이기는지 텔레비전이 흔들흔들 거린다. 은근 재미있는 놀이다. 하지만 아줌마가 기겁을 해서 아줌마 있을 때 텔레비전에는 안 올라간다.
오늘도 언니 오빠는 나타나지 않았다.
*언니, 오빠 없는 다섯째 날
침대 밑 컴컴한 곳은 밝은 낮에 잠자기에 아주 좋은 장소다. 잠을 자고 나오니 아줌마는 책상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내가 잠이 덜 깬 채로 물을 조금 마시고 카페트에 몸을 키우고 있으니 아줌마가 한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얘, 넌 종일 자고, 먹고, 또 자고, 잠시 일어나 조금 돌아다니다가 또 자고. 무슨 재미로 사니? 왜 살아? 어이구. 딱하다. 딱해.”
나는 내가 왜 사는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냥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그게 내 삶인데 아줌마가 물으니 대답할 말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딱하지 않은 건지 알고 싶다. 아줌마는 이내 책상에 앉아 책도 보고 컴퓨터와 놀고 있다. 내가 아줌마에게 다가가 야옹야옹 소리쳤다. 그래도 반응이 없어 의자 팔걸이에 앞발을 올려놓고 야옹거렸다.
아줌마가 날 가만히 쳐다보더니
“왜? 심심해? 그래서 어쩌라구?”
하며 일어선다. 나는 앞장을 섰다. 아줌마가 따라왔다. 나는 마루 카펫에 벌렁 누웠다. 아줌마가 손가락으로 내 목덜미를 살살 문질러 주었다. 기분이 좋다. 눈이 저절로 감긴다. 아줌마가 연신 목이며, 등, 배를 살살 긁어주며 싱긋 웃는다.
“좋은가 보구나. 그르렁 그르렁 소리까지 내네.”
나는 장난기가 발동해서 아줌마의 손을 앙 물었다. 아줌마가 놀라 내 입을 손바닥으로 툭툭 쳤다.
“벌써 싫증난 거야? 예쁘다고 쓰다듬어 주는데 이빨은 왜 나와? 요, 못된 것.”
물려는 것이 아니고 나도 장난치는 건데...... 우린 의사소통이 안된다. 언니는 내가 하는 몸짓, 눈빛만 보아도 내 마음을 잘 읽던데.
또 하루가 간다. 언니, 오빠는 오늘도 나타나지 않았다. 오늘은 왠지 언니, 오빠가 날 아예 버렸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난 아줌마와 사는 건가?
*언니 오빠가 왔다.
언니, 오빠를 본지가 아득히 먼 날 인 것 같다. 언니 오빠는 정말 날 버린 걸까? 아무래도 오빠네를 다시 만나는 건 포기하고 이제 아줌마와 친해져야 할 것 같다. 나는 넓적한 뻥 과자를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아줌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아줌마 다리에 내 얼굴이랑 몸을 비볐다. 내가 표시하는 최고의 친근감이다.
그런데 아줌마가 놀라 소리쳤다.
“어머, 얘 너 몸이 가렵니? 벌레가 있나? 이리 와 좀 빗어줄게.”
아줌마는 머리빗을 가져오더니 나를 억지로 눕히고 내 몸에 빗질을 한다.
‘으이구, 진짜 안 통한다.’
내가 꽁무니를 빼자 꼬리를 덥석 잡아당긴다. 꼬리를 잡아당기는 건 정말 싫다. 내가 싫다고 이빨을 보이자 아줌마가 중얼거린다.
“으이구, 까칠하기는, 고양이는 저래서 정이 안든다니까.”
그 때, ‘띵동’ 벨소리가 났다. 누굴까? 나는 벨소리가 나는 곳을 보고 서 있었다. 아줌마가 문을 열자 이게 누구야? 눈이 빠져라 기다리던 사람들! 언니와 오빠다. 언니와 오빠가 왔다.
언니는 아줌마에게 건성으로 인사를 하더니 콧소리를 내며 내게 다가온다.
"안젤라! 잘 있었어? “
나는 속으론 무척 반가웠지만 무표정한 채로 가만 있었다. 나는 촐랑대는 개가 아니니까.
“안젤라. 이리 와 봐. 보고 싶었단 말이야.”
언니를 슬금슬금 피하는데 오빠가 성큼 오더니 나를 안았다. 나는 못이기는 척 가만있었다.
‘훗훗. 오빠 좋아.’
잠시 후, 오빠가 케이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안젤라 들어가.”
나는 얼른 케이지 속으로 들어갔다. 오늘따라 케이지 들어가는 것이 좋다. 어디를 가는지 알고 있으니까. 크크. <끝>
프로필
강용숙
1991년 아동문학연구로 등단. 「동화속에 맑은 생각이 퐁퐁퐁」 「여우네 학교가기」 「예쁜마음 동시생각」 「냐옹이 언니」 「땡큐 땡큐 곱빼기 땡큐」 외 다수.
한국아동문학 작가상, 한국아동문학 창작상, 한정동 아동문학상 39회, 김영일 아동문학상, 선사문학상, 강서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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