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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경전 및 고전 자료실 스크랩 유마경(維摩經) - 제 12장 묘희세계와 부동여래(見阿?佛品)
청한 추천 0 조회 8 12.08.03 09:0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유마경(維摩經)

펴낸곳 민족사 / 박용길 옮김

 

 

제 12장 묘희세계와 부동여래(見阿?佛品)

 

여래를 보다

 

그때 세존께서 유마에게 이르셨다.

“그대는 여래를 보고자 할 때 어떻게 보는가?”

 

유마가 답했다.

“세존이시여, 여래를 보고자 할 때 저는 보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세존께서는 정작 과거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내려오는 것도 아니고, 미래의 저 끝으로 가는 것도 아니며, 현재 눈앞에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여래의 본성은 바로 물질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眞如]이지만 정작 물질 자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감각하는 그대로가 진여지만 감각 자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념도 실천의지도 의식도 진여지만 정작 그들 자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래는 지수화풍 사계 가운데에는 존재하지 않으니 마치 허공계와 같습니다.

여섯 가지 인식의 장(場) 가운데 출현하는 것이 아니며,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마음의 도를 모두 초월해 있습니다.

욕계와 색계와 무색계에 속하는 것들과 서로 뒤섞이지 않으며,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에 물들지 않으며, 3해탈문(三解脫門)을 좇으며 세 가지 앎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얻음이 없이 바르게 얻은 것입니다.

모든 존재에 대한 무집착의 궁극에 도달하였건만 정작 그것은 최고의 진실과 상관이 없으며, 진여 가운데 머물러 있건만 정작 그로부터 멀리 벗어나 있습니다.

원인으로부터 생겨난 것도 아니고 인연에 의한 것도 아니며 상(相) 그 자체도 아니고 상을 가진 것도 아니며 하나의 상이라고 해도 틀리고 특별한 상이라고 해도 맞지 않습니다.

생각의 대상도 아니고 망상이나 분별의 대상도 아닙니다.

 

저쪽에도 없고 이쪽에도 없으며 그 중간에도 없습니다.

여기에도 없고 저기에도 없으며 그 어는 곳에도 없습니다.

지식으로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식 가운데 있는 것도 아니며 어두움 속에도 없고 광명 속에도 없습니다.

이름도 없고 특징도 없으며 약하지도 않고 강하지도 않습니다.

어느 장소에 있는 것도 아니고 어느 방향에 있는 것도 아니며 선에도 없고 악에도 없으며 유위에도 없고 무위에도 없습니다.

 

어떤 의미를 담아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시나 인색함으로써, 지계나 파계로써, 인내나 박해로써, 정진이나 게으름으로써, 선정이나 산란으로써, 지혜나 악심(惡心)으로써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와 허위와 나가는 것과 들어가는 것과 가는 것과 가지 않는 것 모두를 부정하며 말도 행위도 닿지 않습니다.

 

복전(福田)이 되지도 않고 복전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공양을 올릴 만한 것도 아니고 공양을 올려서 안 될 것도 아닙니다.

쉽사리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식으로 다가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특징도 없고 만들어진 것도 아니며 하나 둘 헤아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여래의 본래의 평등으로써 평등하며, 법의 성품으로서 만물과 어우러지거나 또는 어우러지지 않는 것도 아니며, 이에 어긋나는 정진은 삼가고 일체의 헤아림을 벗어나 있습니다.

가는 것도 아니고 멈추어 있는 것도 아니며, 그것을 벗어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보이는 것이나 들리는 것, 깨달음의 대상이나 앎의 대상 그 어느 것도 아니며, 어떤 것도 속박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아는 앎을 지니고 있으며, 모든 존재는 평등하여 어디에도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어떤 점에서도 비난받을 일을 삼가며, 과오가 없으며, 티끌이 없으며, 궁리하지 않으며 분별하지 않으며, 행하지 않으며, 생겨나지 않으며, 오지 않으며, 일으키지 않으며, 모으지 않으며, 앞으로도 일으키지 않으며 일으키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두려움이 없으며, 알라야에 대한 애착이 없으며, 걱정하지 않으며, 기뻐하지 않으며, 말로 표현되거나 드러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바로 여래의 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보는 이는 바르게 보는 자이며 이와 달리 보는 이는 바르게 보는 자가 아닙니다.”

 

 

유마의 고향

 

그때 사리불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유마거사는 전생에 어느 불국토에서 이 불국토로 환생한 것입니까?”

세존께서 이르셨다.

“그대가 직접 유마거사에게 어느 불국토에서 이 불국토로 환생했는지 물어보라.”

 

그리하여 사리불이 직접 그것을 묻자 유마가 다시 반문하였다.

“대덕께서 깨달은 법은 나고 죽는 일이 있습니까?”

“법에는 나고 죽는 일이 없습니다.”

“사리불이시여, 그와 같이 모든 법에 나고 죽는 일이 없다면 도대체 죽은 다음 다른 곳에 다시 태어난다는 따위의 생각을 어떻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대덕이시여, 마법사가 환술로 만들어낸 남자나 여자에게 전생에 어디에서 죽어 이곳에 다시 태어났느냐고 묻는다면 과연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요?”

 

“환술로 만들어낸 것에는 나고 죽는 일이 없는 까닭에 아무런 답변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여래께서는 일찍이 모든 존재는 변현(變現)한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던가요?”

“분명히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대덕이시여, 모든 것이 변현한다면 도대체 죽은 다음 다른 곳에 다시 태어난다는 따위의 생각을 어떻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대덕이시여, 죽음이라는 것은 모든 작용이 멈춘 모습이고 태어남이라는 것은 작용이 계속 일어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살은 비록 죽음이 온다고 해도 선근의 작용을 멈추지 않으며, 태어나더라도 그릇된 일을 계속하지 않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이르셨다.

“사리불이여, 이 사람은 부동여래(不動如來)가 살고 있는 미묘한 기쁨이라는 이름의 묘희(妙喜)세계로부터 이곳으로 왔다.”

사리불이 말했다.

“세존이시여, 그토록 청정한 불국토에 태어나셨던 분이 여기 온갖 죄악과 과오가 들끓는 세상으로 기꺼이 오셨다니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이에 유마가 사리불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햇빛이 그늘과 함께 있을 수 있습니까?”

“함께 있을 수 없습니다.”

“그 둘은 분명히 함께 있지 않습니까?”

“고매한 분이시여, 그 둘은 분명히 함께 있지 않습니다. 해가 떠오르면 즉시 어두움은 소멸됩니다.”

“어찌하여 해는 염부제 위로 떠오르는 것일까요?”

“밝은 빛으로 어두움을 걷어내기 위해서입니다.”

“사리불이시여, 그와 마찬가지로 보살 또한 중생을 정결하게 하고 지혜의 빛을 비춰주며, 커다란 어두움을 걷어내기 위해 짐짓 이 청정하지 않은 불국토에 태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결코 번뇌와 함께 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모든 사람들의 번뇌의 그림자를 걷어내 줍니다.”

 

 

묘희세계의 모습

 

그때 무리 가운데에 있던 사람들이 한결같이 저 묘희세계와 부동여래와 그곳의 보살들 및 대성문들을 친견하기를 원하니 세존께서 곧 그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시고 유마를 향해 이르셨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묘희세계와 부동여래를 보고 싶어 하니 그대가 보여 주지 않겠는가.”

 

세존의 권유를 받은 유마는 자신의 사자좌에 앉아서 생각하였다.

저 묘희세계와 그곳의 무수한 보살들과 천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의 주처를 에워싸고 있는 천륜산, 시내와 연못과 샘과 개천과 바다와 수미산을 비롯한 그 밖의 작은 산과 향산, 해와 달과 별과 천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의 주처와 범천의 주처와 그 무리들, 마을이며 도시, 성읍, 시골, 국토와 남자와 여자와 집과 보살과 성문의 무리 및 부동여래의 보리수를 보여 주리라.

 

나아가 그 부동여래가 바다같이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설법하고 있는 모습과 시방의 중생들에 대해 여래의 역할을 대신해 주고 있는 연꽃의 모습과 염부제에서 저 높은 33천 사이에 걸려 있는 보석이 반짝이는 세 개의 사다리와 33천의 신들이 부동여래를 뵙고 예배 공양을 올린 다음 설법을 듣기 위해 그 사다리를 내려오는 모습과 반대로 염부제의 사람들이 33천의 신들을 만나기 위해 사다리를 오르는 모습 등을 이들에게 보여 주리라.

 

이와 같이 무수한 덕성이 한 데 어우러진 저 묘희세계의 수륜(水輪)을 비롯하여 위쪽으로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는 모든 것을 마치 도공(陶工)이 녹로(??)를 돌리듯이 순식간에 떼어내어 오른손으로 받쳐 들고 마치 화관을 받들 듯이 이 사바세계로 가지고 오리라.

그리하여 여기에 모인 사람들에게 자세히 보여 주리라.

 

긴 생각에서 깨어난 유마는 곧 삼매에 들어 신통을 일으키더니 과연 눈 깜짝할 사이에 저 묘희세계를 모두 떼어내어 오른 손에 받쳐 들고 사바세계로 돌아왔다.

한편 묘희세계에 머물고 있던 보살과 성문과 신과 사람들 중 6신통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자신들이 갑자기 어디인가로 날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깜작 놀라 소리쳤다.

 

“세존이시여, 선서(善逝)시여, 저희들을 구해주옵소서. 여래시여, 부디 도와주소서.”

하지만 부동여래는 그들로 하여금 좋은 가르침을 얻게 하려고 짐짓 이렇게 이르셨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유마보살이 하는 일이므로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노라.”

 

그러나 신통력을 얻지 못한 신과 인간들은 정작 자신들이 어디인가로 날아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눈치였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저 묘희세계 전체가 사바세계로 옮겨 왔는데도 불구하고 사바세계가 더 넓어졌다거나 좁아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여유가 없어졌다거나 옹색해 보이지도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저 묘희세계 역시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원래 그대로였는데도 말이다.

 

그때 석가모니 세존께서 그곳의 모든 대중들을 향하여 이르셨다.

“벗들이여, 저 묘희세계와 부동여래를 보라. 그리고 저 불국토의 아름다움과 성문과 보살들의 광명을 보라.”

대중들이 답했다.

“보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이르셨다.

“이러한 불국토를 얻으려는 보살은 일찍이 부동여래가 보살이었을 때 닦았던 일들을 본받아야 한다.”

이윽고 유마의 신통력에 힘입어 저 묘희세계와 부동여래를 예배할 수 있었던 사바세계의 신과 인간들 가운데 무려 14나유타에 이르는 이들이 그 자리에서 견줄 바 없는 바른 깨달음에 대해 크게 발심하였다.

 

또한 그들 모두 묘희세계에 태어나기를 소원하니 세존께서 곧 이를 아시고 장차 모두 그곳에 태어나리라고 예언하셨다.

이렇게 하여 사바세계 사람들 가운데 성숙시켜야 할 사람들을 모두 성숙시킨 유마는 저 묘희세계를 다시 원래의 자리로 옮겨놓았다.

 

 

사리불의 찬탄

 

그때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이르셨다.

“그대는 묘희세계와 부동여래를 뵙고 예배하였는가?”

사리불이 여쭈었다.

“예배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리고 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부디 그와 같이 온전한 덕으로 빛나는 불국토에 태어나기를, 그리고 유마거사와 같이 훌륭한 신통력을 지니게 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습니다.

 

저 고귀한 유마거사를 만나고 나서 저희들은 커다란 이익을 얻었습니다.

예를 들어 여래가 세상에 머물고 계시든 아니면 열반에 들어 이 세상에 안 계시든 이 법을 한 번 듣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한결같이 커다란 이익을 얻습니다.

그렇거늘 이 법을 듣고 믿는 마음을 가지고 잘 따르며 잘 간직하며 설명해 주며 늘 독송하며 이해하며 닦아야 할 요가행을 잘 닦는 사람들이 커다란 이익을 얻으리라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하겠습니다.

 

이 법문을 확고하게 얻은 이들은 법의 보물 창고를 얻은 것과 같습니다.

이 법문을 읽고 외우는 이들은 바로 여래의 도반인 것입니다.

이 법문을 믿는 사람을 공경하는 이들은 법을 수호하는 자입니다.

이 법문을 아름답게 베껴 쓰고 설명하며 공경하는 사람들의 집에는 여래가 머무른다 하겠습니다.

이 법문을 기뻐하는 이는 모든 덕을 수호하는 사람입니다.

 

이 법문 가운데 하나의 시구나 한 구절의 가르침만이라도 남에게 설명해 주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대 법회를 열고 있는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이 법문에 있어 잘 참으며 서원을 세우며 잘 알며 깊이 이해하며 바르게 보며 믿음을 가진다면 그 자체로써 그 사람은 이미 불타가 되리라는 예언을 얻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유마경 제12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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