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병 태식씨
태식(가명·47)씨는 세 식구의 가장으로 건설 현장에서 미장일을 하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는 1999년 건설현장 2층에서 추락해 왼쪽 손목과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그때부터 건강상태가 나빠지면서 미장일을 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아내 역시 퇴행성 척추염 및 관절염으로 움직이기 힘들어 태식씨는 아내 몫까지 배나 열심히 일했습니다.
힘겹게 살아온 태식씨에게 불운은 또 찾아왔습니다. 2003년 12월 오토바이 교통사고가 난 것입니다. 오른쪽 팔관절과 손뼈를 다쳐 팔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미장일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련 속에서 헤어날 틈도 없이 또다시 큰 불행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2004년 6월 대장다발성용종이라는 유전병이 발병한 것입니다.
태식씨와 가족들은 계속되는 사고와 질병으로 생활고에 시달렸고 카드빚을 내어 병원비와 생활비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해 8월 그는 용종제거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검사와 치료를 해야 했고,그로 인한 비용은 카드빚으로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원망하지 않으며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했지만 쌓여 가는 부채에 태식씨의 한숨도 차츰 늘어납니다. 하지만 그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소중한 아들 역시 군복무 중 아버지와 같은 유전병인 대장다발성용종증이 발병해 치료를 시작했으며 의가사 제대 후에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할 형편에 있습니다.
태식씨는 살아갈 용기를 잃었습니다. 자신은 노동 능력을 상실하고 아들도 어린 나이에 유전병을 앓고 있고,몸이 불편한 아내가 생계를 걱정하는 모습에 자꾸만 자신이 미워집니다.
그런 태식씨에게 또다시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올해 3월 췌장염을 치료하러 병원을 찾은 그는 췌장과 위에도 용종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머니도 11년 전 췌장과 위장용종증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용종이란 말에 더욱 두려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치료할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늘어가는 부채,이자를 갚기에도 힘든 상황에서 또다시 수술을 하는 건 남은 가족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에게 지금 절실한 건 도움과 희망의 손길입니다.
오승은·영도구 동삼1동사무소 사회복지사. 051-405-3348.
지난주 주환씨 이야기 50명의 후원자 3백4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