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임채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승우는 카-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에 귀를 기울었다. 태풍 카논이 오키나와에서 북상중이라고 하였다. 태풍이 비껴갈 것인지 바람은 고요하였다. 맑은 산야와 나무와 집들 늘 보는 풍경이지만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구름이 있던 하늘이 단식하는 하늘처럼 맑았다. 승우는 태양이 지나가는 곳곳마다 기쁜 표정의 풍경들을 읽으며,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장애인직업재활근로작업장 행복주식회사 였다.

  만남이란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노래처럼, 생각에 따라 사람을 만나고 만나는 사람으로 자신의 운명을 키우기에 얼마나 소중한가? 승우는 항상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고, 장애아나 사회적 약자를 따뜻한 손으로 보살피시는, 장삼식신부님을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성직자와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늘의 축복을 받은 것인데, 장신부님을 모시는 위치에 있으니 하늘이 너무나 큰 복을 주셨던 것이다. 승우에게 운명의 신선한 바람이 불어와, 그동안 떠다니던 삶의 부표는 장신부님을 통해 장애인복지시설에 닻을 내리게 되었다.

오늘 행복주식회사 김치공장 기공식 날이었다. 행복주식회사 장애인근로작업장은 신부님이 장애인복지를 위해 애정을 쏟는 시설이어, 승우는 기공식에 참석을 할 수 있었다. 행복주식회사 임미선 원장은 깡말라 갈대 같은 승우를 보고 앞 자석에 앉으라 하였다. 승우가 주저하자, 임원장은 승우의 손을 잡고 미사 집전을 할 신부님 곁에 앉힌다. 승우는 동그란 얼굴에 잔잔한 눈으로 미소 짓는 임원장을 보고, 야무진 면과 장애아나 사회 취약계층을 위하여 봉사하는 자애로움을 읽을 수 있었다. 의자 위에는 기공 식순의 안내 리플렛이 놓여 있었다. 승우는 리플렛을 들고 신부님 옆 의자에 앉으니 감동의 물결이 밀려왔다. 사람들은 누구나 남이 나를 알아줄 때 행복을 느낀다. 나를 알아주는 곳이 과연 어디에 있었던가. 우리가 악다구니 쓰면서 다투는 것도 상대가 나를 알아달라는 항의에 불과하지 않는가? 그것도 미사집전을 하는 신부님 옆 의자에 앉힌다는 것은 최고의 대우를 한다는 것이기에 더욱 황송하였다. 신부님은 온화한 미소로 옆에 앉는 승우를 맞이해 주셨다. 그러나 승우는 긴장이 되어 목석처럼 뻣뻣하게 앉았다. 앉은 자리에서 긴장을 푸느라 리플렛과 미사 진행 순서의 책자를 펴보고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승우는 왜 푸근한 성격이 되지 못하여 긴장하는지 답답하였다. 그것은 위장병으로 깡말라 남 앞에 나서기를 힘들어하기 때문 형성된 성격 탓이었다. 승우는 한 인간은 한 우주의 주인이라고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를 내려 해도 잘 되지 않았다.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도 못하고 침묵으로 앉아 있는 승우에게 임원장이 기공식에 올 사람은 거의 온 모양이니까, 기공식을 시작하자고 하였다. 승우는 공장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면서 임원장에게 시작 시간인 11시가 되려면, 시간이 좀 있어야 하니 정시가 되면 하자고 하였다. 임원장은 승우의 말에 동의하고 그렇게 할까요. 하면서 기다리다가  11시가 되는 것을 보고 사회자에게 시작하라고 말했다. 식의 순서에 따라 이사장의 축하 인사말이 끝나고 임원장이 기공식을 가지게 된 오늘까지의 경과보고가 끝나자. 신부님이 미사집전을 하기 위해 에니메이션 수를 놓은 하얀 보가 덮어져 있는 단상으로 올라가셨다.

신부님은 온화한 미소 지으면 장애를 가진 것이 오히려 축복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일을 통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야 하겠다고, 인사 말씀을 하시고 미사를 집전 하셨다. 승우는 신부님의 말씀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토끼처럼 귀를 곳곳이 세우고 들었다. 말씀의 전례에서부터 심성심선생이 사회를 보았다. 화답송으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선창을 하였다. 사회를 보고 있는 심성심선생의 목소리는 청량하고 힘이 있었다. 목소리가 좋아 사회를 시켰겠지만, 노래는 그녀 자신의 말이기도 하기에 더 애절하게 들렸다.

심성신선생은 행복주식회사 근로장애인복지시설의 사회복지사로, 왜소증을 앓은 선생이었다. 오십이 가까운 나이로 얼굴은 나이가 들었는데 손, 발은 자라지 않아 고사리 같은 아기손이다. 키도 아홉 살 정도 아이의 키다. 워크숍을 가서 걷기가 힘든 코스가 나오면 휠체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오십을 바라보는 정상적 지능이여, 삶에 대한 갈등이 얼마나 많았겠나,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미혼인 그녀는 항상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친절한 미소를 놓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 그녀가 부르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는 자신의 노래이기도 하기에 감정이 이입되어 있어 잔잔한 울림이 있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태초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승우는 그녀의 맑고 깨끗한 물소리 같은 노래를 들으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인간은 누구나 신에게 선택받은 신비한 생명체로 태어났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어도 존귀한 인격체를 태어났지 않았는가? 장애가 있어도 자유와 평화를 누려할 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태초부터 시작된 하느님 사랑이었다. 그녀의 노래에 인간은 모두 누구 집의 귀한 자식으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왜침이 절절하게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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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우는 ‘장애인재활의 꽃’이라고 하는 직업재활 시설 협회 워크숍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장애인보호시설인 한마음직업재활시설 오정애원장이, 장애인 부모의 체험을 이야기 하는 순서에서 그녀가 한마음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하게 된 동기가, 장애아를 두었기 때문이라고 장애아를 둔 부모의 심정을 말해주었다.

“장애아 자식이 태어나면, 부모의 죄가 있어 장애인이 태어났다고, 죄의식으로 죽고 싶은 심정부터 듭니다. 내가 낳은 아이가 장애라니 말도 않돼! 내 재산을 전부 팔아서라도 장애를 고쳐야지! 장애아를 데리고 병원에도 가보고, 좋다는 한약도 써보고 온갖 방법을 써 보지만 인정하고 포기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었습니다. 한 집에 장애아가 있으면, 가족이 장애아를 평생 돌보아야 하니까 장애인 가족이 됩니다. 비장애인이 형제는 장애아를 돌보면서 책임감으로 성숙해지는 점도 있지만, 장애아로 태어났다는 것은 세상의 냉대와 멸시는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승우는 오원장의 말을 듣고, 장애아가 있는 가정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 지 알 수 있었다. 장애아가 있는 가족은 자기 죄가 많아 그렇다고 죄의식에 사로잡힌다고 하였다. 옛날에는 장애아가 태어나면 죄가 있어서 그렇다고 믿었으면, 로마의 스파르타 교육시기에는 장애아는 태어나자 죽였다고 하는 역사도 있고 보면, 비장애인과 통합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다.

심성심선생의 선창에 따라 행복주식회사 장애근로자 모두 자신의 노래인양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를 힘차게 불렀다. 승우는 이 노래를 눈을 적시면서 같이 부른 적이 있었다. 2010년 여름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여름밤의 음악회’에서 장애아들이 만들어 낸 무대를 감동적으로 보았다. 장기 자랑에서 개인들의 끼를 마음껏 발휘하였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노래자랑 대회에서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한인수는 ‘너 하나만의 사랑’으로 기타를 치면서 불렀다. 가수 못지않게 박자, 음정, 바이브레이션, 표현력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내었다. 최우수상으로 기타를 상품으로 타고는 기뻐서 눈물을 글썽였다. 어떻게 하여 장애를 가지게 되었지만 숨겨진 재능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장애아들의 퍼포먼스 공연이 있었다. 머리에 가발이며 아주머니들이 입는 통바지를 입고 춤을 추며 보이는 퍼포먼스는, 웃음과 슬픔을 자아내며 가지고 있는 끼를 마음껏 보여 주는 장이었다. 마지막 무대에서 행복주식회사 근로장애인과 직업훈련교사 모두 나와 무대를 꽉 채우고 부른 노래가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하여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는 이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회를 보던 가수도 장애인들이 만든 무대에 감동을 받은 모양이었다. 이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불러주면, 다른 일을 마다하고 뛰어와 사회를 보아 주겠다고 약속 하였다.

승우가 가장 많은 감동을 받았던 무대는, K경영대학원에서 가진 2011년 행복주식회사 근로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연말 송년회 행사장에서였다. 물론 이 때도 장애인들이 부르는 ‘당신은 사랑받기 태어난 사람’ 노래를 들었다. 프로그램 순서는 시설 공로자 시상식과 장기근속자 시상식에 이어 장애아가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 부모가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 난타공연, 차력술, 블라이트 쇼, 합창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장애아가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중키에 한 쪽 다리를 절고 다니며 말은 조금 더듬거리며 말하지만, 항상 미소를 잊지 않고 술도 잘 마시고 붙임성이 있는 친구인, 조차룡군이 편지를 읽어내려 갔다. 편지내용은 조군은 장애를 입기 전에는 꿈 많은 청년이었다. 창녕군 시내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음주운전을 하는 차와 부딪혀 튕겨 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머리의 출혈로 장기간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회사도 다니지 못하게 되었다. 순간의 자동차 사고가 그에게는 너무나 많은 슬픔을 주었다. 여자 친구는 병원에 입원한 그의 곁에서 간호를 해 주었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여자 친구는 부모의 반대로 떠나게 되었다. 그는 우연한 사고로 장애를 입은 것만 해도 서러운데 혼자가 되었다. 그는 장애를 극복하고 홀로 일어서기를 해야만 했다. 그의 오토바이를 들어 받은 차는 음주운전 차였다. 그는 장애를 입었지만 병원비며 보상금도 받지 못하였다. 그 한스런 과정을 울면서 읽고, 울면서 읽고 하다가, 목이 매여서 결국 다 잃지 못하고 단상에서 내려갔다.

승우는 사람이란 순간에 운명이 바뀌고, 순간에 살다가 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삶의 순간순간에 깔려있는 기쁨을 찾아내고, 순간순간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리라 생각이 더욱 짙어지는 장이었다.

부모가 자식에게 쓰는 편지에서는, 지적장애가 있지만 성격이 활달하여 말을 많이 하는 김정상군의 아버지가 올라왔다. 김정상군의 아버지는 공단의 어느 회사의 공장장이었다. 김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지적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다. 저렇게 착한 아이가 장애가 있다니 아무리 부인하려 하여도 인정해야만 했다. 김군 아버지는 아들을 일반인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혼자서 3박 4일 여행을 떠나게 하였다. 김군은 버스를 타고 부산을 3박 4일 동안 여행을 무사히 다녀오게 되었다. 김군은 전문대학에 들어가서 많은 어려움을 잘 참으며 공부를 마쳤다. 김군이 어느덧 의젓한 직장인으로서 일을 하고 있는데 대한 고마움을 울먹이며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김군 아버지가 편지를 읽어가는 중에, 공연을 관람하고 있던 객석에서 목을 놓아 엉, 엉 우는 사람이 있었다. 김군의 어머니인지 아니면 김군과 같은 장애아를 키워내면서 같은 고통을 겪어 온 사람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너무도 서럽게 통곡하며 울고 있었다. 승우는 눈시울이 뜨거워져 장애자 가족으로 참여한 모두 저 분처럼 울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승우도 눈물을 많이도 흘렸으니 말이다.

승우는 친분이 깊은 성회장과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성회장도 한 때는 좋은 직장에 잘 나갈 때도 있었지만 예기치 않는 일로 장애자가 되었다고 하였다. 성회장이 장애를 입게 된 사연에 의하면, 가족과 같이 자동차로 여행을 가다 산길에 미끄러져 경사진 산길의 벼랑위에 걸리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가 차를 보기 위해 내리는데 차가 벼랑 아래로 미끄러지고 있었다. 그는 가족이 탄 차가 미끄러지지 않게 받치고 있다가 가족이 모두 내리자, 차는 그의 하반신을 밟고 굴러 떨어졌다고 한다. 그 때의 사건으로 하반신을 못 쓰게 되어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었다고 하였다. 대통령 경호실에서 근무하였다는 그는 불같은 성격에 장애를 인정하고 극복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하였다. 성회장도 눈시울을 적시고 있었다. 성회장이 승우를 보면서 자기도 우연하게 장애자가 되었지만 장애를 당해 보지 않고는 고통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후천적인 장애가 거의 80프로라며, 갑자기 장애를 입게 되면 고뇌와 갈등은 말 할 수 없다고 했다. 승우는 두통과 소화불량이란 육체적 고통으로 죽음만 생각하면 보낸 청춘의 시절이 있었다. 병마의 고통에 시달리다 깡마른 몸이라 장애자라 생각하면 지내왔다. 어떻게 많은 날을 장애로 암담한 미래를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의 고통에 비 할 수 있을까? 승우는 신망애재활원 장애친구들이 문학동인 맑은 물방울회를 조직하여, 입으로, 발로, 대필까지 하면서 펴낸 동인지 ‘휠체어에 앉아 바라본 세상’의 시 중에서 하재영군의 시 ‘엄마 너무 아파요’에서 장애인의 고통을 엿볼 수 있었다. ‘오전마다/ 요셉의 울음소리가 내 가슴팍을 꿰뚫고 들어와 나를 못 견디게 괴롭히고 있다/요즘 우리 귀여운 요셉이 선생님한테 휘어진 다리를 똑바로 펴는 운동을 받고 있다/요셉을 똑바로 걷게 하기 위해/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 선생님은 애처로운 마음과 가여운 마음을 무심할 정도로 억누르시고 요셉의 다리를 꺾는다/요셉은 목덜미에 있는 심줄이 굵어지면서/괴로움과 아픔을 눈물과 함께 쏟아져 내린다/ 그 괴로움과 고통을 알면서/계속 운동시켜야만 되는 선생님의 심정과/ 그런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아야만 하는/내 마음은 한없이 무너져 내린다/왜 저 선생님은 여기 오셔서/ 아이의 다리를 붙들고 울어야만 되며/ 저 아이는 여기 와서 아픔에 몸서리가 치도록/울어야만 되는지를/ 난 알 수 없다. 또한 그가 쓴 독백의 시에서는 짜증이 거의 미친 것 처럼 흥분하며 날뛰고, 지나간 시간 속에 묻혀 버린 상처와 아픔들이 갑자기 되살아나, 나를 괴롭히고 있을 때를, 이야기하면서 오늘 하루가 길면 길수록 병든 새처럼 꿈을 잃고 희망을 잃은 채 서서히 죽어가고 있으며, 내게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하였다. 나는 눈시울 적시며 살아가는 장애아의 고뇌의 심중을 읽을 수 있었다. 성회장은 허허 웃으면서 담담하게 앉아 있지만 절망감으로 죽고 싶은 마음을 극복하기 까지 얼마나 큰 고통과 고뇌가 있었을까? 성회장은 순간적으로 장애를 입고 사회에서 소외 된 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성회장은 장애를 극복하고 큰 단체를 이끌어가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성회장이 성우를 점심 식사에 초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성회장은 식당도 휠체어에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택해야 했다. 항상 휠체어를 밀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문턱을 넘을 때는 휠체어에 내려서 다시 타곤 하였다. 그런 성회장은 항상 웃으며 부드럽게 사람의 마음을 이끌어 주었다. 장애인문화축제에서 인사를 할 때는 아주 카리스마 넘치는 웅변력을 보여 주는 그 이지만, 내면 깊이 박히어 있는 고뇌와 매일 싸워야 하는 아픔이 성우의 가슴을 밀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현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동차 사고, 정신적 장애, 치매등 누구나 미래의 장애에 노출되어 있다. 승우는 장애인복지시설에 몸담은 이후부터 많은 장애아들은 보아왔다.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절망 중에 있을 때마다 사랑으로 보살피는 신을 의식하면서 살아 간다. 그들에게는 세상에 태어난 은혜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리라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 난 사람’ 이라는 믿음이었다. 성회장 속 깊은 곳에 고뇌와 고통을 숨기고 웃음으로 사회와 타협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승우는 한 달이라도 건강하게 살고 죽어도 좋다고 생각 할 정도 많이 아파 보았다. 그러나 평생, 장애로 가진 사람의 고뇌와 고통은 알 수 없다. 다만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더라도 누구의 집에 귀한 아들딸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누구나 지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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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보는 심선생이 신자들의 기도에서 “기도 합시다.”라고 하면 기도문을 읽어 나갔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가 착공하는 이 공사가, 하느님 나라 건설에 이바지하고 모퉁이의 머릿돌이신 그리스도께, 우리 자신을 믿음과 사랑으로 결합시켜 주시도록,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간구합니다.”라고 기도문을 읽자 순서대로 신자들의 기도가 이어졌다.

첫 번째 기도를 올리는 사람은 박재호선생이었다. 다리 한 쪽을 절룩이는 박선생은 정년퇴직을 하고 행복주식회사시설에 들어와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야위고 까만 피부 날카로운 눈 카랑카랑 한 목소리,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몰라도 카리스마가 있어 현장 반장으로 일한다. 아침 일찍 출근하여 조업시간 전에 현장직원들을 모두 마당으로 불러내어 맨손 체조를 시키기도 하고, 작업장에서는 작업자들이 잘 못하는 일이 있으면 기합을 주기도 한다. 기가 세서 그런지, 종사자들도 박선생의 말에 꼼짝없이 따른다. 박선생은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합시다.” 라면 기도문을 읽었다. “사랑이신 하느님 아버지, 남북분단의 어려움과 저성장, 고실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가 당신의 섭리와 이끄심으로 서로 화목하고, 가진 것을 나누고 사랑하여 아름다운 국가를 건설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기도문을 읽는 것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모두 “주님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복창하였다. 승우는 장애인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나라가 아름다운 나라라고 말하고 싶었다. 태양의 빛이 음지까지 들어와 보이지 않던 것을 비추어 주는 나라. 음지의 공간은 어둠의 공간으로 희망도 미래도 보이지 않는다.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불행의 공간이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음지에 있는 사람들이다. 따뜻한 빛이 필요하고,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음지에 달빛이라도 들어오면 사물은 숨겨진 아름다움을 비추이는 것이다. 신부님은 이 아름다운 국가 건설을 위해 하느님의 힘을 빌려 역사를 이루려 하심이라 생각하였다.

다음은 신사임당이라고 불리는 동글동글 한 얼굴에 미소를 잊지 않는, 장애인체험 재활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정선화 선생이 푸근함 목소리로 기도문을 읽었다.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의 사랑과 보살핌으로 성장하고 있는 당신의 교회가, 이 세상의 빛과 누룩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다음 큰 키에 체격도 커지만 순간적으로 당한 교통사고로, 뇌출혈을 일으켜 갑자기 장애자가 되어 다리를 절며 걷는 김한석군이, 굵직한 목소리로 기도문을 읽었다. “장애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당신께서는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시고, 그 아픔을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모든 사람이 당신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깨닫고, 서로 사랑하여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다음은 김상석 선생이 기도 문을 읽었다. 김상석 선생은 ROTC로 군에 복무하다 중위로 전역하고 직장생활을 하였다. 사십에 들어서 소아마비가 와서 장애인이 되었다. 행복주식회사에 직업훈련 교사로 있다. “여기에서 수고할 모든 이를 위하여 기도 합시다. 주님 나약한 저희들이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조그마한 공장을 새로이 건축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일하게 되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기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이 공사의 시작에서 끝까지 지켜주시어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인도하여 주소서.” 기도에 따라 직원들은 “주님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복창하며 기도하는 마음에는 진정 간절함이 배여 있었다.

신자들의 기도가 다 끝나자 신부님의 축복의 기도가 이어졌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 당신의 성자를 통하여 만물을 창조하시고, 성자를 당신 나라의 튼튼한 기초로 삼으셨으니, 당신의 영광과 우리의 이익을 위하여 시작하는, 이 공사를 영원하신 당신의 지혜로, 날로 진척시키시어 마침내 무사히 끝낼 수 있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기도를 마치신 신부님은 성수를 뿌리는 시간이었다. 신부님은 준비한 성수를 뿌리면 앞장서서 시설 구석구석을 다니며 성수를 뿌리셨다. 참석한 귀빈과 직원들은 신부님의 뒤를 따랐다. 신부님은 시설을 한 바퀴 돌며. 성수를 뿌리는 동안 줄을 서서 직원들은 언제 작사 작곡을 했는지 김치공장 준공식에 맞는 노래인 ‘김치 송’을 불렀다.

“김치 없으면 왠지 허전해, 김치 없인 못살아 정말 못살아, 나는 나는, 너를 못 잊어 맛으로 보나 향기로 보나 빠질 수 없지, 입맛을 바꿀 수 있나 만약에 김치가 없어진다면, 무슨 찬으로 상을 차릴까? 중국음식 일본음식 다 차려 놔도 김치 빠지면 왠지 허전해, 김치 없인 못살아 정말 못살아, 나는 나는 너를 못 잊어 맛으로 보나 향기로 보나 빠질 수 없지 입맛을 바꿀 수 있나. 입맛을 바꿀 수 있나.” 김치 송을 만든 참신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는 신이 정성의 화답으로 주었다고 생각했다. 김치 송을 이어 직원들은 ‘나는 행복합니다.’ 를 불렀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정말 행복합니다. 기다리던 오늘 그 날이 왔어요. 즐거운 날이에요, 움츠렸던 어깨 답답한 가슴을 활짝 펴 봐요. 가벼운 차림 다정한 벗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들과 산을 뛰어 노래를 불러요. 우리 모두 다 함께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진달레꽃 피는 봄이 지나면 여름이 돌아와요. 쏟아지는 태양 젊음이 있는 곳 우리들의 여름이지요, 강에도 산에도 넓은 바다에도 우리들의 꿈이 있어요. 그 곳으로 가요. 노래를 부르며 우리 모두 다 함께.” 노래가 경쾌하게 흘러 나왔다.

노래가 거의 끝마칠 무렵 신부님은 성수 뿌리는 것을 마치시고, 미사를 하는 단상으로 올라가셨다. 신부님은 이마와 가슴으로 성모를 끗고는 “전능하신 하느님, 우리에게 강복하시고 우리의 소망을 자비로이 들어 주소서, 아멘.” 마침 기도로 축복미사를 마쳤다. 미사를 마친 신부님이 단상에서 내려오는 것을 본 임원장은, 승우가 앉아 있는 곳으로 다가와서 테이프 커팅을 하려가자고 하였다. 승우는 임원장을 따라 기공식 테이프 커팅을 위해 공장 밖으로 나갔다. 신부님은 가운데 서고 승우는 신부님 곁에 서서 임원장이 챙겨주는 꽃을 가슴에 꽂고 가위를 들었다. 정선생이 테이프 커팅 장면을 사진으로 찍기 위해 모래를 쌓아 놓은 반대편에서, 그가 서있는 곳에서 마주보고서 사진기를 들었다. 테이프 커팅! 이라는 소리에 맞추어 테이프 커팅을 하였다. 테이프 커팅으로 잘리어진 테이프를 가위에 싸매고, 박선생이 테이프 커팅을 끝낸 가위를 회수하기위해 들고 서 있는 쟁반에 얹혀 주었다. 커팅 한 테이프가 다 치워지자 임원장은, 그의 옆에 와서 장갑을 끼라고 삽 위에 얹혀 놓은 장갑을 주었다. 정선생은 모래를 퍼서 넘기는 장면을 찍기 위해 그의 반대편에서 사진기를 들고 서 있다. 신부님, 임원장, 귀빈 모두 “모래 한 삽식 드세요!” 하는 정선생 말에 따라 모두 모래를 한 삽식 들어 넘길 준비를 하였다. 사진을 찍자 옆에 건설회사 사장이, 모래를 세 번을 퍼 넘겨야 한다면, 퍼 넘기는 것을 따라 모래를 세 번 퍼 넘겼다. 이로서 기공식이 끝나고 양복 윗도리 호주머니에 꽂고 있던 꽃을 반납하였다.

<!--[if !vml]--><!--[endif]--> 임원장은 승우의 옆에 다가와 꽃은 여기 근무하는 선생들이 늦게까지 모여 만들었다고 하였다. 원장이 말을 들어보면 직원들의 기획력이나 정성을 알 수 있었다. 승우는 행복주식회사가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신상품을 많이 개발하여, 시설이 번창하고 발전하여 행복주식회사 복지타운이 조성되었으면 기원하였다. 신부님 능력이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하였다. 신부님은 하느님의 말씀의 전달자로서 하느님이 들어주시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승우는 신부님을 시설을 만들 때 자주 생각하였다.

 사회취약 계층을 위해 헌신과 봉사로, 전 세계로 알려져 있는 인물로는, 마더 데레사 수녀님이 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1979년 12월 10일,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다. 수녀님이 이끌고 가는 사랑의 선교 수녀회가 있다. 수녀회에서는 인도에서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고아의 집’이 있고, 장애아를 돌보는 ‘사랑의 선물의 집’ 죽어가는 사람을 돌보는 ‘임종자의 집’, 한센병 환자들이 살고 있는 ‘평화의 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마더 데레사는 내면에서 ‘와서 나의 빛이 되어라’는 소리를 듣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수천명의 수녀님들이 동참했다고 하였다. 국내에서는 충북 음성 ‘꽃동네’ 가 있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일제 징용에 의한 정신질환과 고혈압, 동상에 걸려 걸식하면 다녔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얻어 온 밥을 거동이 불편하여 움막 속에 누워 있는 다른 거지들을 돌보았다. 이를 본 오웅진 신부님은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입니다.’라는 계시를 받아 사제를 털어 이들을 함께 살 방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현재 꽃동네는 수용자 1천 900명 수도사 직원이 560명이나 되는 종합복지타운으로 성장했다. 이는 수녀님이나 신부님의 한 사람의 힘이 아니었다. 항상 하느님과 함께하였기에 가능하였다. 그는 신부님도 하고자 하면 장애인 복지에 누구보다도 정성을 드리시니, 하느님이 만들어 주시리라 생각하였다. 장애인복지란 성직자가 아니면 어렵다는 생각까지 든다. 범부로서는 사랑과 봉사로서 장애인의 복지를 위해 일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다. 승우는 신부님이 하시는 사업에 동참하게 해 주신 신부님 은혜를 입어 한 인간으로서 바로서서 생활하고 있었다.

 승우는 건강을 위해서 누구보다도 규칙적인 일이 필요하였다. 일을 하지 않으면 생활도 생활이거니와 몸이 빨래한 옷처럼 축 처지게 되어 몸이 더 아팠다. 몸이 많이 아플 때는 일이년 살지 모른다고 보험도 넣곤 하였다. 그런 승우에게 신부님은 그보다 약자인 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해 일할 수 있게 해 주셨다. 승우는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였다. 사명이란 가슴에서 일어나는 힘이었다. 종이 박스를 수없이 들어 날라도, 등짐을 지고 3층 계단으로 오르면서 다리가 휘청거려도, 장애인이 만든 물품에 애정을 가지니 피곤하고 힘든 줄도 몰랐다. 한발이라도 더 움직여 장애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이 몸 뼈가 가루가 되도록 일하리라고 일했다. 빈약한 몸이지만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보람과 즐거움을 가지고 일 할 수 있었다.

신부님은 장애인 복지시설에 들어올 때 사회복지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을 하셨다. 승우는 책 읽기와 공부하는데 취미가 있어 시설에 다니면서 사회복지 공부를 하였다. 사회복지에 대하여 큰 의식 없이 생활하다가 공부를 하면서 사회복지에 대하여 깊이를 더 할 수 있었다.

복지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모든 이론이 그렇듯 공부만하고 행동이 따르지 못하면 무의미한 것이었다. 승우는 사회복지를 위해 나이가 칠순이 넘긴 백억 대 재산가를 찾아갔다. 승우는 한 때 근무를 했던 곳이라 응접실 쇼파에 앉아 차 한 잔과 함께 근황을 이야기 하였다. 승우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최사장에게 사회취약계층을 위해 일하고 있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장애인 복지시설을 하나 만들자고 하였다. 최사장은 둥그런 얼굴에 미소 띤 눈으로 그를 보며, 그렇지 않아도 사회복지에 대하여 관심이 있었다고 만들자고 하였다. 복지시설은 공익적 사명으로 일을 하는 곳이라 “복지시설을 만들려면 우선 토지가 있어야 되고 복지시설 자산은 종국에는 국가에 귀속 된다” 고 하였다. 최사장은 토지는 월림동에 백평 부지가 있고 하니 만들면 되는데, 기업은 무조건 이익이 나야 한다고 하였다. 복지란 사회를 위해 기부한다고 생각해야지, 이익을 생각하면 안 된다고 하는 말에, 기업이 이익이 나지 않는 곳에 투자를 할 수 없다고 하였다. 승우는  몇 번 이야기 하다 사회복지에 대한 마인드가 없으면, 장애인 복지시설 설립의 이야기를 나누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재력가에게 말해 보았지만 자기 재산을 기부체납 한다하니 관심이 없었다. 승우도 복지시설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나눔의 문화를 몰랐던 것은 사실이었다. 모든 게 체험해야 알고 체험이 생활의 지혜를 만든다. 장애인복지를 직접 체험 하지 않는 사람을 이해시키기라 정말 어려웠다. 재력이 있다 싶으면 찾아가 장애인복지시설을 하자고 하였지만 복지라는 용어는 어느 정도 익은 것 같으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포기 할 수 없는 것은 사회복지를 위해 서로 나눔의 문화를 이끌어 내는 사회 운동이었다. 사회에 열심히 일하여 얻은 재산이지만 사회에서 얻었으니 사회를 위해 되돌려주는 문화는 인간을 보다 더 높은 가치를 실현하는 문화이었다.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기부금은 국민의 안전과 교육을 위해 거두는 세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승우는 기부금은 세금공제를 현행 25% 수준에서 75%이상의 세금 공제 혜택을 줄 수 있다면 기부 문화가 사회 이슈화 되고 자연적으로 확산될 것 같았다.

요즘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시기면 정치인들은 어김없이 사회복지 공약을 내 걸고 나온다. 정치인들의 공약에는 어린이 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등 선택적 복지가 어떠니, 보편적 복지가 어떠니, 이러저러한 복지를 하겠다고 공약을 내 뱉었다. 정치인들이 정말 사회에 자기 재산을 얼마나 기부했으며, 기부의 인식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의심스러웠다. 요즘 복지 포플리즘 바람으로 정치인들은, 사회복지를 혼자 다 아는 것처럼 입에 침도 묻히지 않고 내 뱉는다. 정치 욕이 있는 사람치고 진정 사회에 대한 사랑과 봉사를 앞장서서 실천 한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우리는 노블리스 오블리스를 입으로만 부르짖지만 실천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있는지? 오직 이해타산과 이합집산의 단체일 뿐이라는 인상만 심어주고 있지 않는가? 이익에 상반되면 싸움을 잘 해야 하는 동물적 본능이 강한 사람만이 살아남는 정치판으로 비추이지 않는가. 오직하였으면 학자들이 정치판에 들어가면 오염이 덜 되어서 신선하다고 생각할까?

신부님은 자신의 능력을 오직 사랑과 봉사의 가톨릭 정신으로 장애인들에게 행복한 삶의 일터를 위해 일념으로 일하신다. 승우는 신부님을 알기 전에, 신부님 부모님을 먼저 알았다. 신부님 아버지인 장아저씨는 항상 아이 같은 천진한 미소를 머금고 계셨다. 승우는 휴일이면 몸이 좋지 않아 방구석에 누워서 이리 저리 뒹굴고 있었다. 바로 뒷집에 계시는 아저씨는 가끔 환한 미소를 머금고 “이서방 바둑 한 번 둘까?” 하시면서 승우 집으로 건너오시곤 하였다. 승우는 바둑을 늦게 배워 7점을 놓고 두었다.  7점을 바둑이라 치수를 줄이려고 애를 썼지만 잘 늘지 않았다. 7점이라도 배우는 사람은 이겨 보려고 기를 쓰면서 흥미를 가질 수 있지만, 고수는 호선이거나 한, 두 점 접바둑이면 모르겠지만 7점 정도면 신경이 별로 쓰이지 않는 바둑이다. 아저씨는 자주 오셔서 승우에게 바둑을 가르쳐 주시었다. 바둑의 수읽기를 하다 보면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은 머리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신부님 아버지와 어머니는 승우의 고명딸이  2살 정도 되였을 때, 하도 잘 울어서 운냄이라고 하면서 안아 주시곤 하였다. 신부님의 인상은 항상 백지 같은 웃음을 입가에 머금고 다니시는 장아저씨 그대로 빼 닮았다. 장아저씨 그 온화한 미소로 신부님을 키워내시었다. 신부님 1명을 키워내는 되는 부모의 지극정성과 하느님의 이끄심이 있어야 한다. 인간의 행복한 삶이란 착한 부인을 만나 아들, 딸 낳고 손자가 커는 것을 보면 평범하게 사는 것이데. 가족을 포기하고 오로지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해야하는 성직자라는 고독한 길을 선택하신 분이시다. 신부수업이란 본인도 본인이지만 하나님의 선택이 없이도 사제의 길을 걷기가 힘든다. 신부님은 장애아와 같이 보낸 시간이 많으신 분이어, 어느 신부님보다 장애인 복지에 대하여 사랑과 헌신과 봉사를 하실 분이었다. 그런 신부님이시어 깡마른 승우를 이해해 주시고 사업에 동참하게 해 주셨다. 승우는 신부님 하시는 사업에 미력하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그에게 크나큰 축복이었다. 기공식이 끝나고 점심 식사를 준비하였다. 초복이라고 삼계탕이 나왔다. 참석한 귀빈 내빈들은 초복이라고 삼계탕까지 준비한 신부님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모두 맛있게 먹었다.

승우와 참석 내빈들은 행복주식회사에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장애인에게 애정과 희망을 심어주는 신부님, 임원장님과 직원의 기획력에 무한한 박수를 보내었다. 사랑과 헌신의 정신이 있지 않으면 나오지 않을 기획이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여름밤의 공연이 그랬고, 연말 프로그램이 그랬고, 오늘 기공식의 프로그램이 그랬다. 참여하는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장애인 복지를 위해 기획 하고 이끌어 오는 사회복지사들의 노력에 대하여도 박수를 보내었다. 승우는 사회취약계층인 장애인들의 복지를 위하여 설립하는 행복주식회사 김치공장 기공식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고무풍선이 되어 들떠있었다. 장애인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시설에 동참 한다는 것은, 사회인으로서 보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에서는 장애인들에게 일이 없으면 삶도 없다는 기치를 내 걸고 있다. ‘편견을 가지면 장애가 보이지만, 편견을 버리면 능력이 보인다’ 고  장애인근로작업장인 행복주식회사는, 장애인 고용창출과 근로능력을 길러주어 일반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시설로, 근로장애인에게 최저 임금을 주고 있다. 장애인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근로를 통해 자활 자립하여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일 할 수 있도록 능력을 길러주는 시설이다.

승우는 행복주식회사가 장애인복지시설이 발전을 거듭하여 생산적인 장애인을 배출하여 국익과, 개인의 행복을 위한 일익을 담당하기를 기원하였다. 승우는 행복주식회사 김치공장 기공식을 마치고 임원장이 챙겨주는 떡을 몇 개 들고, 그가 몰고 온 차에 올랐다. 그는 행복주식회사 김치공장의 기공식을 음미하듯 떡을 맛있게 먹으며 차를 몰았다.

돌아오는 길 내내 “우리는 모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가 귀전에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