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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제33회
방송일 1999년 5월 19일 수요일 밤 9시55분
$#1. 재호의 집 전경 (이후, 진숙의 집), 낮
$#2. 재호의 방 (이후, 석구의 방)
재호(약혼식한 복장), 책상 의자에 앉아있고, 재영은 벌서는 사람처럼 두려운 얼굴로 진숙을 보며 서 있다. 진숙, 화난 얼굴로, 거칠게 가방에 재호의 옷가지 등을 싼다.
재영 : 이모...
진숙 : (옷가지들 챙긴 가방을 재호 앞에 놔주며) 옷가지들만 대충 챙겼다.
재호 : (어두운 얼굴로 진숙 보며)
진숙 : (속상한 것 참고) 컴퓨터니 책상이니 이런건 가져갈 필요없잖아. 재영이 주자. 돈 많은 집에서 어련히 다시 잘 장만 해줄까...
재호 : (답답하게 일어나, 가방 들고 나간다)
$#3. 수돗가
신자, 속상한 얼굴로 자기집 툇마루에 쪼그려 앉아 재호의 방쪽 보고 있고, 그때 재호, 가방 들고 방에서 나와 신발 신고 나가려는데, 진숙, 눈가 그렁해 뛰어나와 소리치는
진숙 : 야, 이자식아, 너 인사도 안하고 가! 어?
재호 : (등 돌린 채 가만 서 있는)
재영 : (울먹이고 무서워하며 뛰어나와 진숙 옆에 서 있는)
진숙 : (속상해, 울며 재호에게 뛰쳐가 돌려세우며) 너 부모 없이, 내 품에서 큰 게 십수년이야. 코흘릴때부터 이만치 클때까지 너 내 품에서 컸어. 근데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그런 인사도 못해, 이 자식아!
신자 : (속상한) 이왕지사 보낼거 잘 보내라. 와 그러노, 또?
진숙 : (신자에게) 이 자식 하는 거 봐, 언니두. (재호 보며) 너랑나랑 남이야,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렇게 못을 박어? 어? 이 자식아... 너 그러는거 아니야. 엄마 다음에 이모야, 어떻게 니가 말 한마디 없이...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어, 엉? (재호 팔 흔들며 울먹이는) 말해봐, 말해봐! 이 자식아.
신자 : (속상한, 재영에게) 재영이 이모 데리고 드가라. (재호에게) 그리고 니도 참 어지간하다. 아무리 그라도 그랗치 약혼식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이래 짐 싸가지고 가는 경우가 어데 있노.
재호 : (진숙 보며) 또 올게요. (하고, 나간다)
진숙 : (그런 재호 보며, 울며 소리치는) 저 자식이 기어이 그냥 가지, 그냥 가!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니가 이래, 이 자식아!
신자 : (진숙 보며) 아고, 고마해라. 내리사랑 이랜다. 재호가 니 맘 몰라주는 거 당연하다, 고마해라.
재영 : 이모... (하고, 울고)
진숙, 울면서 방으로 들어가고 재영, 따라 들어가고.
$#4. 진숙의 집 대문 밖
재호, 가다가 대문쪽 보고 서 있다.
$#5. 동네
재호, 가방들고 맘 아프지만 무표정한 얼굴로 차로 걸어와서는 트렁크 열고 가방 넣고, 차문 열고 차에 탄다.
$#6. 차 안
재호, 맘 아픈 얼굴로 운전대 잡고 앉아있다.
$#7. 도서관 전경, 낮
$#8. 도서관 안
신형, 책 펴놓고 공부하고 있다. 그러다 종이컵에 담긴 커피 마시려 잔을 드는데, 재호가 그 옆을 스쳐 지나간다. 신형, 조금 놀라 다시 보면, 서가쪽으로 간 사람은 재호가 아니다. 신형, 작게 실망한 얼굴로 다시 책 본다.
$#9. 거리, 낮
신형, 넋나간 사람처럼 길을 걷다가 리어커 점포를 스쳐 지나가는데 재호 목소리 들린다.
재호E : (밝은) 이것 보단 이게 이쁘지 않아요?
신형 : (밝은) 난 이게 이쁜거 같은데...
신형, 그 소리에 뒤돌아보면, 리어커에서 두 남녀 서로 핀을 골라주며 얘기하고 있다. 신형, 그들을 부러운 듯 보는
$#10. 공중전화 부스 전경, 저녁무렵
$#11. 공중전화부스 안
신형, 눈가 그렁해 애써 웃으며 혜자와 전화하고 있다.
신형 : 조금만 있다가 들어갈게요. 말 안하고 늦으면 엄마 걱정할 거 같애서... 그래서 전화한 거예요.
혜자E : (속상하면서도 안스런) 그냥 집으로 오면 안돼.
신형 : 많이 안 늦을거야, 걱정마세요. (눈물이 왈칵 날것만 같다. 목소리 떨리는 거짓말이다) 친구가 좋은 영화 나왔다구... 같이 보자구... 보구 갈께요. (사이) 네, 괜찮아요. (사이) 그래, 엄마, 음, 끊는다. (하고, 전화 끊고)
$#12. 거리 벤치
신형(눈물 그렁한), 넋을 놓고 앉아 있다. 그런 신형 머리 위로.
길진E : 어머니 좀 전에 이리로 전화하셨었어.
$#13. 길진의 방
길진, 신형 앉아있다.
길진 : (신형 안스러운) 너 여기 있냐구. 많이 걱정하시는거 같더라.
신형 : ...
길진 : 어디 갔었어, 이 시간까지?
신형 : (안보고, 넋나간 사람처럼) 걸었어.
길진 : 얼마나 걸은거야?
신형 : 몰라 (사이, 안보고) 형, 나 이상해, 미쳤나봐.
길진 : ?
신형 : (길진 안보고, 눈가 그렁해 말하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데, 재호가 옆을 지나가드라... 길을 가는데, 재호가 또 옆을 자나가. 형한테 오는데 이젠 걔가 뒤에서 쫓아와. 잠을 자면, 옆에 있구...
길진 : (신형 안스럽게 보는)
신형 : 이러다 정말 미치는거 아닌가 모르겠어. 이러면 안되는데, 엄마 아버지 봐서라두... (애써 정신 차리려 하며) 갈게, 형. (하고, 일어나는)
길진 : 데려다 줄게.
신형 : 아니야, 혼자 갈게. (하고, 나가는)
길진 : (일어나 가는 신형 안스럽게 보는)
$#14. 신형의 집 대문 앞
혜자, 웃옷 입고 걱정스런 얼굴로 신형을 기다리고 있다. 병국, 현관문 열고 그런 혜자에게 말하는
병국 : 들어와, 언제까지 기다릴거야?
혜자 : (길가쪽만 보며) 당신 먼저 자요, 나 얘 들어오는거 보고 잘게요.
병국 : (답답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가고)
혜자, 신형 생각하며, 답답하게 자기 발끝 보다가 고개 드는데 길가쪽에서 신형, 넋을 잃은 얼굴로 걸어오는. 혜자, 그런 신형 보고 안스러워 눈가가 그렁해진다.
$#15. 재호의 집 (원룸 형식)
재호, 짐 정리를 마무리하고 있다. 현수, 차에 토스트를 해서 들고 가지고 와 탁자에 놓는다.
현수 : (토스트에 쨈 발라 재호에게 주며 편하게) 저녁도 안먹고 배고플텐데, 이리 와서 좀 먹어.
재호 : (말없이 와서는, 현수가 건네주는 토스트를 받아 맛없게 먹는다)
현수 : 어때?
재호 : (안보고) 맛있어. (하고, 토스트 내려놓고, 차 마시고, 현수 보며) 집에 가야지?
현수 : 낼 쉬는데, 좀 더 있다 가지 뭐.
재호 : 피곤해.
현수 : (서운함 감추고, 애써 대수롭지 않게) 그래, 그렇겠다. 약혼식 한다고 긴장하고, 생각보다 친척들이 많이 왔어. 내가 아버지한테 그러지 말랬는데 기어이 사람들을...
그때, 재호 일어나 침대로 가 앉으며,
재호 : (현수 보고) 피곤해. 좀 쉴게. 낼 보자.
현수 : (서운한)
$#16. 재호네(사원아파트) 입구
현수, 맘 아프게 걸어나온다.
$#17. 재호의 방
재호, 창가쪽으로 와 멍하니 서있다.
$#18. 신형의 방, 시계 아침 6시 5분 가리키고 있다.
신형, 침대맡에 앉아있다. 잠을 못 잤는지 피곤한 얼굴이다. 신형, 피곤하게 머리 쓸어넘기는
$#19. 거실
혜자, 앞치마 두르고 현관문 열면, 길진, 운동복 차림으로 들어선다.
혜자 : 아우, 아침 일찍 웬일이야?
길진 : 운동 갔다가 어머니한테 밥 좀 얻어먹으려구요. 주실거죠?
혜자 : (어색한 웃음 지으며) 물론 주지.
그때, 병국 안방에서 외출복 입고 나오다 길진 보며
병국 : (조금은 퉁명스레) 너 왜 왔냐?
길진 : (병국의 말투에 조금은 당황한)
혜자 : (병국 보며, 길진 두둔하는 투로) 아 참, 당신은 무슨 그런 인사가 있어요. 왜 오긴, 왜 와. 길진이가 뭐 못올데 왔어요. 밥 먹으러 왔대요.
병국 : 니네 집엔 뭐 쌀이 없냐, 왜 밥을 이리로 먹으러 와. (하고, 주방으로 들어가는)
길진 : (난감한)
혜자 : (병국 보다, 길진 보며, 미안한) 저 양반 기분이 좀... 니가 이해해.
길진 : (어색하게 웃으며) 네. (하고, 주방쪽으로 시선 트는)
$#20. 주방
병국, 혜자, 길진, 신형(입맛 없는, 조금씩 먹는) 밥 먹고 있다.
병국 : (밥 먹다, 그런 신형 보며, 속상하고 화난) 야, 신형아.
신형,길진,혜자 : (병국 보며)
병국 : 팍팍 먹어. 팍팍! 뭐 하는 거냐. 밥상머리에 앉아 가지구 깨작깨작... 들어오던 복도 나가. 이놈아!
신형 : (미안한) 네. (하고, 부러 밥 크게 떠먹고 반찬 많이 집어먹는)
병국 : (그런 신형 속상하게 보고 밥 먹는)
길진 : (불편한 맘으로 밥 먹는)
$#21. 거실
병국(불편한 맘으로), 길진(그런 병국 눈치 보며) 차 마시고 있다.
길진 : (차 한 모금 마시고, 어렵게 말꺼내는) 아버님, 저...
병국 : (그 말에 차 마시다 길진 보고, 다짜고짜) 너 앞으로 우리집에 오지마라.
길진 : ?
병국 : 당분간 신형이 혼자 있게 좀 내버려 둬. 나중에라도 뭐 위로할 그런 생각은 추호도 하지마라.
길진 : (못보고) ...
병국 : 선배, 오빠 동생으로서는 몰라도 전처럼 남자로서는 만나지마.
길진 : (보면)
병국 : 신형이 많이 다쳤다. 오래 갈거야. 신형이 너한텐 안가. 어쩌면은 혼자 늙어 죽는다고 말할지도 몰라. 나도 말릴 생각없다. 그러니까, 너도 괜히 맘 고생하지마. (찻잔 놓고) 일 나간다. (하고, 주방에 대고 소리치는) 여보, 나 일 나간다! (하고, 현관으로 가는)
길진 : ...
$#22. 주방
신형, 설거지를 하고 있고, 혜자, 식탁 닦다가 '나가요?' 하며 나가는. 신형, '다녀오세요, 아버지' 하며그릇 정리하는데, 길진 들어와.
길진 : 너 오늘 강의 없지, 정윤이가 오랜만에 등산 가자는데, 같이 갈래?
신형 : (짐짓 편하게) 데려가줄래?
$#23. 재호의 집 거실쪽
재호, 현수의 전화받고 있다.
현수E : (편하게 조금은 밝은) 회사에 전화해서 낼모레 화요일부터 출근한다 그랬어. 피곤한 건 어때, 좀 풀려?
재호 : 응.
현수E : 그럼 오후에 집으로 갈게. 오늘은 이모님댁에도 가 봐야지. 약혼식 하고 인사두 못드리고...
재호 : (말꼬리 자르며) 1시까지 와.
$#24. 현수의 집 안
현수, 전화하는, 서운하지만 애써 밝은.
현수 : 그래 (사이) 아참, 밥 먹어. 어제 내가 시장봐서 이것저것 사다 놨는데 입맛에 맞을는지 모르겠다.
재호E : 그래. (하고, 전화 끊는)
현수 : 재호야, (하다가, 암담하게 전화기 내려놓는)
$#25. 재호의 집 주방
재호, 물잔 들고 와 쇼파에 앉아 멍하게 생각하는.
인서트(회상) - 진숙의 집, 수돗가.
재호와 석구, 서로 웃통을 벗고 등목을 하고 있다.
재호, 기분좋게 석구의 등에 물을 뿌려주면,
석구, '앗 차거, 앗 차거' 하며 기분 좋은.
그때 신자, 시장보고 들어오다 놀라, '이게 뭐꼬!', 뒤따라 들어오던
미선 '옷 벗었다' 소리치고, 석구, 재호 난감하면,
인숙의 방에서, 인숙, 희진, 달건 내다 보고 웃고.
진숙의 방에서, 재영, 진숙 나오는 진숙, 사람들에게 '모른 척들 좀 해' 하고 웃는.
재호, 석구와 난감한 눈빛 주고 받으면서도 웃는.
그 얼굴에 현재의 재호 얼굴 디졸브되는 그런 재호의 얼굴 위로.
재호E : (서글픈) 재호야, 너 여기서 뭐해?
$#26. 병국의 사무실 안.
정수기 박스 여럿 쌓여있고, 병국, 직원에게 정수기 박스 안겨주며.
병국 : 이거, 뒷좌석에다 좀 실어줘.
직원 : 네. (하며 나가는)
과장 : (나가는 직원 한번 보고) 영업 첫날인데 어떻게 저걸 다 파실려구요?
병국 : (안보고 대꾸하는) 걱정하지마. 30년 넘게 사회생활했는데, 뭐 저 정도 내다팔데 없을까봐, 내가 오늘안으로 쫑내고 내 들어올테니까 한번 두고봐.
과장 : 하루 이틀 영업하실 것두 아니구, 욕심껏 사세요.
병국 : (땀나는지, 수건 꺼내 얼굴 닦으며) 정과장, 내 그동안 농땡이 핀 것까지 내 곱절로 갚을테니까, 두고봐. 나 간다. (하고, 나가는)
과장 : (가는 병국 보며, 씁쓸한) ...
$#27. 거리
병국의 차 와서 멈춰선다.
$#28. 차 안
병국 한숨쉬며 혼잣말.
병국 : 아 이거, 큰소리 치고 나오긴 나왔는데... 아유 이걸 다 어디다 파나. (한숨)
$#29. 석구의 방 안
이사갈 집처럼 한쪽에 짐 챙겨져 있는. 진숙, 오기부리듯 이불을 싸고 있고, 재영, 석구, 기죽은 듯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있다. 진숙, 이불을 다 싸 한쪽에 놓고, 일어나 석구에게 말하는.
진숙 : 짐들고 인나.
석구 : (난감한) 재호 온다매요. 재호 왔다가면 그때 옮길게요.
재영 : 그러자, 이모.
진숙 : (한심한 얼굴로 앉으며) 아, 언제까지 피할래? 살다가두 재호 집 다니러 오면 동네 다방가서 피해 있을래?
석구 : 그게 아니라. 이모...
진숙 : 그게 아니면 인나. 나혼자 (짐들 턱으로 가리키며) 이 큰 짐 들구 갈 힘 없어. 문 앞에 리어카 있어. 어서 실어. (하고 나간다)
석구 : (난감한 얼굴로, 재영보는)
재영 : (난감한 얼굴로 석구 보며)
$#30. 석구의 방
신자, 도배를 하고 있다. 거의 다한 분위기다. 미선, 그 옆에서 씩씩대고 서서 신자에게 말하는.
미선 : 그만 하랄 때 그만해.
신자 : (도배하며, 코 웃음치며) 웃기네. 내 니 말 듣고 살거면 내 여적 살아있지도 않았다.
미선 : (화난, 도배한 걸 한 장 북 찢어버린다)
신자 : (다른 쪽에서 도배하다 놀라, 그런 미선의 등짝이며 어깨를 냅다 치며) 뭐해?
미선 : (아픈 듯 제 팔 만지며, 울상돼 소리치는) 엄만 속두 없어? 석구랑 재영이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걔들이 살 방을 엄마가 도배를 해? 엄마, 내 엄마 맞어?
신자 : (갖잖다) 니 석구 잊었다매? 어? 그라고 나 이방 공짜로 도배하는거 아니야. 진숙이 아줌마한테 삼 만원 받고 그라고 하는거야. 돈버는 일을 와 마다해? 니는 언제 철 들거야? 일자리 알아 보라꼬 그래 귀에 못이 박히게 얘길해도, 방구석에 쳐박혀가 만화책만 디다보고, 콩자는 왜 왕자를 못 만났시까? 만화책이라고 희안빠꼼한 것만 쳐보고. (머리 쥐어박으며) 이거이걸 어째 쓸꼬?
미선 : (오기 부리는, 신자 노려보며) 내가 삼만원 줄게. 아니 십만원 줄게 도배 하지마.
신자 : 안직도 그 얘기야? 왔다 질긴 년이네, 이거. 좋다. (손바닥 벌리며) 십만원 도. 니가 그거 주면 내 이거 도배 안할게.
미선 : (손바닥 내밀며) 십만원만 빌려줘.
신자 : (냅다, 머릿통 때리고, 한심스런 듯) 뭐 이런년이 다 있노. 내 니를 낳게 한 니 애비가 다 원망스럽다, 이년아. 내 니한테 도대체 몇번을 말해. 세상엔 인간이 딱 세종류가 있어. 남자, 여자, 니 같이 채인 년. 니 운명을 깨까시 받아들여. 알겄나?
$#31. 수돗가
대문 열고, 진숙과 석구, 재영, 짐들을 들고 들어온다.
진숙 : (재호 방쪽에 대고) 신자 언니 도배 다했어?
신자 : (속상한 듯 방에서 나오며) 다했다.
진숙 : (짐내려 놓고, 재영 보며) 청소해. 이모 시장 좀 갔다 올테니까. (신자 보며) 언니, 시장 가자.
신자 : (신발 신으며) 시장 가주고, 음식까지 차려주면 오 만원은 줘야한다.
진숙 : (작게 웃으며) 알았어요. 근데, 인숙인 어디갔어.
신자 : 오늘도 경희 찾으러 간다꼬 갔어.
진숙 : (답답한) 가요. (하고, 나가는데)
신자 : (진숙따라 대문 나가려다가, 재영 보고) 니방에, 신혼방에 땅콩 있다. 저 안에서 아주 진상을 떤다. 속상해 마라. 채인게 미선이 운명이면, 쟈한테 시달림 받는건 니 운명이겠거니, 그래 생각해.(하고 나가고)
석구,재영 : (무슨 말인가 싶다) ?
$#32. 석구의 방
석구, 미선, 재영 앉아있다.
미선 : (담담한, 석구보며) 미안하다구, 뭐가 미안해. 박석구, 아니 석구오빠부터 말해봐.
석구 : 재영이 좋아하면서 너 좋아하는 척 했던 거, 그래서 너 헷갈리게 했던 거.
미선 : (속상하지만 참고, 재영에게) 넌.
재영 : 다.
미선 : (깊게 한숨 쉬고, 작심한 듯 말하는) 난, 여지껏 내 멋대로 살아왔어. 하지만 며칠전 알았지. 내 멋대로 살기엔 나한텐 너무 귀한 사람이 있어.
석구,재영 : (보면)
미선 : 울 엄마야. 울 엄만 내가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길 바라시지. 좋아. 그렇게 하지. 단, 두 사람 절대로 싸우지도 말고, 헤어지지도 말아. (재영의 한 팔을 들어주며) 니가 이겼어. 석구오빠 속 썩이면 나한테 말해. 내가 니 대신 버릇 고쳐 줄테니까. 난 건달같은 남자들을 어떻게 다뤄야 되는지 잘 알고 있거든. 어떻게 아느냐? 내가 여건달이니까. 잘자. (하고, 일어나는데)
재영 : 지금이 몇 신데, 자.
미선 : (험악하게, 재영 보며) 이따 자면 되잖아. 밤되면. (석구 보며) 이불 오빠가 깔어.
석구 : (눈치보며) 아,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미선 : (속상한 표정으로 나가는)
재영 : (석구 보며) 쟤 이제 우리 안 건드리겠지?
석구 : (재영 보며) 또 다시 하면 또라이지.
$#33. 수돗가
미선, 석구방에서 나와 자기집 툇마루에 앉는데 눈가가 그렁하다.
미선 : (속상해, 하늘 보며, 혼잣말, 쳐지지 않게) 나한테도 드디어 상처가 생겼다. 이렇게 힘들 때 비라도 왔으면 정말 좋겠다. (한숨)
$#34. 어느 건물 계단
병국, 걸어올라오고 있다. 그뒤로 뒤따라오며
남자 : (머리 긁적이며) 선배님, 도와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요즘 형편이 별로 안좋아서요.
병국 : 알구 있어, 괜찮아, 들어가 봐.
남자 : 네. (하며 돈을 병국 주머니에 찔러준다) 선배님, 저기요... 점심값이라도 하세요.
병국 : 아니, 이게 뭐야? (하고 펴보면 1만원짜리 지폐 2장이다. 씁쓸하다) 아, 이사람아. 됐어.
후배 : 아, 그래도...
병국 : 아, 나 돈 있어.
병국, 후배 지나 걸어나오고 후배 건물쪽으로 들어간다.
$#35. 어느 도로
힘없이 걸어가는 병국 머리위로 각각 이펙트 들리는.
남자1 : 저, 죄송합니다만, 저흰 이미 정수기를 쓰고 있는데요.
여자 : 어떡하죠. 우리집은 생수를 배달시켜 먹고 있는데...
남자2 : 하, 미안합니다. 저희 집 근처에 약수터가 있어서요.
$#36. 재호의 아파트, 앞
재호, 나오는데, 현수, 새 차에서 내려 오는 재호를 보고 웃고, 들고 있던 키를 꺼내 재호에게 준다.
재호 : (얼결에 받으며) ?
현수 : (웃으며, 너무 들뜨지말게 할 것) 니 차 팔았어. 회사 다니면서 스포츠카는 좀 그렇잖아. 어때? 차 맘에 들어?
재호 : (현수의 행동 맘에 안드는) 왜 한마디 상의도 없이, 니 맘대로 이런 일을 정해?
현수 : (미안한) 난...
재호 : 난 그냥 니가 해주는대로, 하는대로 가만 있어야 되는 거니?
현수 : 미안해, 난 니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재호 : 난 너한테 지금보다 더 빚지기 싫어. 다시는 나한테 돈 쓰지 마. 부담스러워. (하고, 가고)
현수 : (그런 재호 보는)
$#37.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재호, 현수 나란히 아무말 없이 올라가다가 재호 말하는
재호 : (어렵게, 그러나 굳은) 아까... 미안했다.
현수 : 아니야, 내가 생각이 좀 모자랐어.
재호 : (담시, 그대로 있다가 현수의 손을 잡고 여전히 굳은 얼굴로 앞을 보는)
현수 : (그런 재호 보는)
$#38. 백화점
현수, 식료품점에서 포장된 선물세트 보고 있다. 재호, 그런 현수룰 보다 둘레를 보려 하는데, 사방이 빙글빙글 돈다. 재호, 이상해 고개 젖고, 눈을 감았다 뜨며 다시 종업원하고 말하는 현수를 보는데 어른어른 하다. 재호, 암담한 마음 드는
재호 : (현수에게) 나 먼저 차에 가 있을게. (하고, 나가는)
현수 : (그런 재호 조금 이상하다는 듯 보고)
$#39. 백화점 출입구 앞
재호, 밖으로 나오는데 몸이 힘들다. 길을 걷는데, 자꾸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다. 간신히 몸을 추스리며 가는
$#40. 주차장, 차 안
재호, 차에 기진한 듯 숨을 몰아쉬고,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그런 재호의 얼굴 위로 신형의 이펙트 들리는
신형E : 안 힘들어. 조금만 더 걷자. 형.
$#38. 재호의 집 전경, 아침
신자 E : 모간지도 씻어.
$#39. 재호의 수돗가
달건, 이 닦고, 미선, 세수하고 있고, 신자, 그 옆에서 수건 들고 쪼그리고 앉아 못마땅한.
신자 : 괭이 세수하는 것도 아니고, 낯 빤데기만 뽀작 뽀작...
미선 : (얼굴에 비누칠한 채, 신자 보며, 짜증) 아, 참견할게 없어서 이젠 별걸 다 참견 하네. 내 나이가 몇인데. 세수하는 것까지... 얼굴 닦고 목 씻을거야. 목씻고 발 씻을거구.
신자 : (한심스런) 아침나절에 발을 와 씻어? 밤에는 드런 발을 깨까시한 이불에 이리저리 닦고, 아침에는 신 신을 발을 닦고... 내 니 그라니까 너를 미버해. 지금도 봐라 봐. 이빨 닦고 세수하면 좀 편해. 와 세수하고 이빨을 닦을라고 해. 모간지도 그래, 낯 빤데기만 비누칠하고 모간지는 물로 희뜩희뜩... 지지배가 우째 그래 드럽노.
미선 : 내 스타일이야! 그만 좀 해.
신자 : (같잖다) 니 스타일? (하고 미선의 목을 잡아, 세수 시키며) 요래 씻는게 니 스타일이면 이리 씻는건 내 스타일이다. 뭘 좀 가르쳐주면 좀 배울라고 해. (코 잡고) 코 풀어! 년아.
달건 : (미선 보며) 미선인 아직두 애네? 걱정된다. 걱정돼. 어디 가면 아가씨 소릴 들을 애가.
미선 : 아우... (하고 몸부림쳐 신자의 손에서 벗어나 세수 얼근하고 일어나 신자 보며) 내가 장난감이야, 강아지야. 나두 클 만큼 컸어. 제발 이러지 좀 마. 챙피하고 화난다 말야.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신자 : (기막힌 듯 미선 들어간 방쪽 보며) 니가 장난감이라고? 내 니 같은 골칫덩이 장난감 있었음 벌써 내다 버렸다. 니가 강생이라꼬? 꼬리안치고 재롱 안떠는 강생이가 으데 있다고?
달건 : (웃으며) 아주머니도 참 고생 많으십니다.
신자 : 내 고생 많다캐도 니 여편네 보다야 고생이 많겠나? 니 그래 살지마라. 인숙이가 (제 머리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머리만 좀 있어도, 내만 같애도 니랑은 안산다. 우데, 지가 감히 내 딸을 뭐라캐. (하며, 칫솔에 치약 묻혀 방으로 가며) 미선아, 이빨 안닦나?
달건 : (기죽는)
$#40. 주차장, 차 안
재호, 차에 기진한 듯 숨을 몰아쉬고,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그런 재호의 얼굴 위로 신형의 이펙트 들리는
신형E : 안 힘들어. 조금만 더 걷자. 형.
$#41. 산
신형, 길진, 정윤 산을 오르고 있다. 신형은 앞서 걷고, 길진과 정윤(몹시 힘들어하는)은 뒤쳐져 있다.
신형 : (O.L 뒤에 있는 두사람 돌아보며, 조금 헉헉대며) 힘들면, 천천히 와. 나 먼저 갈게. 있다 정상에서 보자. (하고, 다시 뒤돌아 오기 부리듯 산에 오르는)
길진 : (그런 신형 조금 걱정스레 보며, 서있는)
정윤 : (가는 신형 보고, 헉헉대며 길진 보며) 쟤 아직 젊다. 쉬질 않고 오르네. 안 힘든가봐?
길진 : (작게 웃으며) 안 힘들긴 왜 안 힘들어. 내가 산에 오를때마다 늘 배우는게 뭔줄 아냐?
정윤 : 모르겠는데.
길진 : (다시 앞 보고, 걸으며) 사는게 아무리 힘들더라도 버티자. 오기로라도 버티자. 그거야. (정윤 등치며) 가자. (하고 가고)
정윤 : (뒤 따르고)
$#42. 산 다른 일각
신형, 오기부리듯 땀을 내며 산을 오르는
$#43. 병국의 사무실 안.
직원 : (전화 받고 있다) 예, 예. 알겠습니다. 예,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예. (전화 끊고) 과장, 자리에서 나와 탁자에 앉으며 여직원에게
과장 : 커피 한잔 부탁해요.
여직원 : 예. (하고 나가고)
직원 : 과장님, 팀장님 생각보다 다르신데요. 지금 방금 전화 오셨는데요, 오늘 물건 다 처리했다고 퇴근 하신대요. (웃고)
과장 : 그래봐야 목표량엔 아직도 멀었는데 뭘 그래?
직원 : 아, 그래도 영업 첫날에 그 정도 실적 올리기가 그리 쉽나요?
과장 : 아니, 그 자네 몰라서 하는 소리야? 첨엔 다 친지들 안면으로 영업들 하잖아. 안 그래? (웃고)
직원 : 하긴 뭐, 저도 첫달에 실적 꽤나 올렸었죠. 그 다음이 문제였지. (웃고)
$#44. 신형의 집 전경, 저녁무렵
병국, 차를 조심스럽게 운전하고 와서 멈춰선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문열고 나와, 대문을 따고 주위 눈치를 살피며 차 트렁크의 정수기를 가지고 집뒤쪽으로 간다.
$#45. 지하실, 창고
병국, 정수기를 창고 한쪽에 쌓고 있다. (이미, 몇번 그렇게 짐을 옮겼는지, 정수기 두세대 보이는) 병국, 그 정수기들을 심란하게 본다.
병국 :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이걸 다 어쩐다지...
$#46. 길진의 집 안
신형, 탁자에 앉아 있고, 길진 주방쪽에서 차를 타며 웃으며 말하는
길진 : 정윤이는 아주 기어가드라. 기어가. 오늘밤 집에 가서 끙끙 앓을 텐데, (하며 차를 가져와 한 잔은 신형의 앞에 놓고, 한 잔은 마시며, 자리에 앉는다) 낼 병원이나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신형 : (작게 웃으며) 그래도 끝까지 포기 하지 않구 정상까지 오르더라.
길진 : 걔가 어떤 앤데 포길해. 걔네 병원에서 그 나이에 신경외과 전문읜 걔 하나랜다. 남자두 또랜 없구.
신형 : 대단해. (차 마시는)
길진 : 너두 밤에 피로회복제 하나 먹구 자.
신형 : (작게 웃으며) 싫어.
길진 : 그러다 몸살 나면 어쩔려구?
신형 : (안보고 서글프게 웃으며) 아프고 싶어. 한 사흘 끙끙 앓고 땀 내고 나면 개운할 거 같애. (길진보며) 우리 오늘 몇시간 걸었나? 한 8시간? 이상하다, 근데 왜 이렇게 멀쩡하지? (안 보고) 오늘밤 두 잠 자긴 틀린 거 같네.
길진 : (걱정스런) 잠 못자니?
신형 : (서글픔 감추며) 어. (하고 차 마시는)
길진 : (걱정스런 맘 감추고 짐짓 편하게) 그럼 낼두 수업끝나고 가까운 산에라도 갈까? (단호한) 너무너무 피곤해서 지쳐 떨어져 곤한 잠들때까지 매일 같이 산에 올라보지 뭐.
신형 : (서글픈, 길진 보고)
길진 : (신형 보며) 서두르지마. 서두르면 서두룰수록 더 늦어질 수도 있어. 같이 노력하자. 혼자뿐이라고... 그래서 니맘대로 해도 된다고, 망가져도 된다고만 생각하지 마.
신형 : (맘 아프게 찻잔만 만지는)
$#47. 진숙의 방
진숙(담담한), 재호, 현수, 재영(미안한), 인숙(재호 밉고, 현수 싫은), 달건(즐거운), 희진, 신자(즐거운), 미선 모두 상차려 놓고 앉아 밥상을 받아놓고 앉아있다.
신자 : (현수 보며) 아이고, 신부 이쁘다. 우데 이리 이쁘게 생겼시꼬. 전생에 공주였는갑네.
인숙 : (작게 궁시렁) 공주는... 뭐 아무나 공준가...
진숙 : (인숙 눈치주고, 현수보며) 오느라 힘들었죠.
현수 : (웃으며) 아니예요. 전혀요.
신자 : 목소리도 곱네.
미선 : (신자보며, 맘에 안드는) 인물은 몰라도 목소리는 솔직히 그저 그렇다. (현수 보며) 내가 원래가 솔직해요. 이해하세요. 근데, 음식은 언제 먹어요. 뜨거운 건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는데. (하고 손으로 음식 집으며)
신자 : (미선의 손을 탁 치며) 아이고, 니 가만 안있어? 으데 으른들이 손도 안댄 음식을 낼름 쳐먹노.
진숙 : (재영 보며) 석구 건너방에 여적 벌 서고 있니?
재호 : ?
재영 : (재호 눈치보는)
진숙 : 가서 데려와. 밥 멕여야지.
재호 : (진숙 보며) 석구가 여길 왜 와요?
달건 : (끼어들며) 어, 재영이 석구 오늘 혼인신고 마쳤다. 식이야 나중에 석구가 돈 벌어서 올리면 되는 거구... 우선 뭐, 살림부터 사는거지. 앞 뒤 도리는 아니지만은 뭐, 형식이 중요한 건 아니잖아.
재호 : (답답한 얼굴로 고개 숙이고 있다가, 화난 얼굴로 진숙 보며)
현수 : (그런 재호 불안하게 보고)
진숙 : (재호 눈빛에 끄덕도 않고, 재호 보며) 얘 나한테 할 말 있나 본데, 인숙이 밥상 들고 나가. 니들이나 먹어라. 재호나 나나 현수씨나 밥 먹을 기분 아닌 것 같다.
신자 : (재호, 진숙 눈치 보며) 그래야겠네. 일어들 나자. 자, 상들고 나가자. (하며 일어서는)
$#48. 수돗가
인숙, 신자, 상들고 나온다. 달건, 희진, 미선, 재영 모두 나온다.
신자 : 이 상 우리방으로 옮길까?
인숙 : 애들 보내고 언니랑 같이 먹어야지, 할머니는 뭐 자기입만 생각해?
달건 : (신자 보며) 어 참, 말도 안되는 소리...
$#49. 진숙의 방
진숙, 재호, 현수 앉아있다.
재호 : (진숙 안보고) 이모가 결혼 시켰어요?
진숙 : 넌 누가 시켜서 했니?
재호 : (속상한, 눈가 그렁해 진숙 보며, 단호하게) 꼭 그러셔야 됐어요. (소리치는) 재영이만이라도 번듯하게... 그러실 순 없었어요?! 꼭 이래야만 했어요.
진숙 : (맘 아픈, 단호한) 그래, 꼭 이래야만 했다.
재호 : (답답해 외면하는)
진숙 : (재호 보다, 현수 보며) 아까 오자마자 현수씨 그랬죠. 우리집 아파트로 옮길 생각없냐구.
현수 : ?
진숙 : 재호가 현수씨한테 뭘 부탁했는지 난 모르겠어요. 그런데, 우린 우리대로 잘 삽니다. 혹여래두, 우리 사는 거 보고 우리 돕겠단 생각하지 말아요. 재영이, 나 재호하곤 달라요. 우린, 맘 편한게 젤이예요.
현수 : (고개 숙이고 있는)
진숙 : 자리 좀 피해줄래요. 얘랑 단둘이 있고 싶은데.
현수 : (자리 일어나 나가는)
진숙 : (재호 측은한 맘 감추고 본다)
재호 : (진숙 보며, 맘 아픈, 힘주어 말하는) 난 내 선택 후회안해요. 왜, 이래야 되는거죠? 내가 나만 위해서 이런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도대체 다들 왜 나를 이렇게 밖에 대접 못하는 거예요?
진숙 : 우리 식구들이 원하는 건, 이게 아니었으니까. 우리가 기쁠 때는 니가 행복할 때야. 너 행복해?
재호 : (오기 어리게 진숙 보며) 좋아요.
진숙 : 안 좋아 보여. 옛날에 내가 너 진짜 싫어 할 때처럼 독기만 가득해서... 너 신형이 만날땐 이러지 않았어.
재호 : 그 사람 얘기 지금 하면 뭐해요? 이제와서 일 다 벌어지고 하면 뭐하냐구요! 그리고 분명히 말하는데, 난 내 선택 후회안해요. (사이) 그래요, 이모랑 재영이, 나하고 다른 사람들이까, 어디 맘대로, 맘대로들 살아봐요! (하고, 벌떡 일어나 나간다)
진숙 : (그런 재호 보고 외면하는데, 속상한)
$#50. 진숙의 대문 앞
재호, 화나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그때, 재영 울며 '오빠, 오빠' 하고 뛰어와 재호를 잡는다. 재호, 바로 뒤돌아, 재영을 본다.
재영 : (잠시 그대로 있다, 눈물나지만 편안하게) 우리 잘 살거야, 행복하게 살거야.
재호 : (눈물 흘리며, 담담하게) 나한테 이제 동생없다. 어떻게 살든 상관 안할거야. 너두 나 오빠라고 생각하지마. (하고 돌아서서 간다)
재영 : (울며 소리치는) 싫어! 난 오빠, 오빠라고 생각할거야! 아버지보다도 엄마보다도, 더 좋은 오빠라고 생각할거야.
그때, 석구 한쪽에 서서 눈가 그렁해 재영 옆으로 걸어와 손 끌고 '집에 가자' 하고, 재영, 석구에게 끌려가면서도 더는 울지 않으려 애쓰며 가는 재호 더 보려하는. 현수(서글픈), 그들 옆을 지나오다 재영을 뒤돌아보는.
$#51. 석구의 방
재영(우는), 석구, 마주보고 있다.
석구 : (안스럽게 재영 다독이며) 그만 울어.
재영 : (우는)
석구 : (재영의 얼굴을 두손으로 잡고, 눈가 그렁해) 다 내 잘못이다. 내가 재호한테 너무 믿음을 안줬어. 이제부턴 안 그럴거야. 낼 부터 시장 품팔이 나갈거거든. 열심히 성실하게 일할거야. 우리, 잘 살자. 그래서 재호한테 빚 갚자!
재영 : (울면서도, 고개 끄덕이는)
석구 : (재영 안으며, 맘아픈) 내가 재영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해 줄게. 나만 믿어.
$#52. 진숙의 집 전경, 아침
진숙, 심란하게 나가는
$#53. 신자의 방
신자, 미선, 인숙, 진수성찬(엊저녁 음식)을 놓고 밥 먹고 있다.
인숙 : (이것 저것 먹으며) 음, 맛있네, 맛있다.
신자 : (그런 인숙 밉게 보며) 아이고, 재호 밉다더니, 재호 줄라고 채렸던 음식인데, 그래 맛있나.
인숙 : 음식이 무슨 죄예요.
신자 : 그래 음식은 죄없다. 니 살찐 것도 죄는 아이제. 그란 니 신랑은 밥 안멕이나?
미선 : 인숙이 아줌마가 누구야? 벌써 상들여갔어. 이 아줌마가 왜 여기서 먹는데, 자기네 음식 축 안낼려고 그러는 거야. 엄마는 통박이 그렇게 안굴러 가냐?
신자 : (미선 보며) 통박? (자기 멀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통박? 이 통박이 어디로 굴러가? 이거 이거 말뽄새 보래, 어데서 양아치들한테 쓰는 말을 에미한테 써.
미선 : (잔소리 듣기 싫다는 듯, 전혀 미안하지 않게) 잘못했어. 잘못했어. 잘못했어, 이제 화 풀려?
신자 : (화 더 나는 얼굴로, 흉내) 잘못했어, 잘못했어, 잘못했어, (버럭) 조둥아리로만 잘못했지, 이년! (하며, 수저로 머리를 때리는)
미선 : 아 아 진짜.
인숙 : (또 시작이군 하는 얼굴로 밥이나 먹는)
$#54. 애인처럼 안
진숙, 김사장(1, 2부에 나왔던) 서 있다.
김사장 : 아니, 왜 그래? 여적 장사 잘 하다가, 전세금 빼주는거야 쉽지만, 권리금은 어떡하구 아깝잖아.
진숙 : 같은 업종하는 사람 찾다가 언제 가겔 빼. 하루가 급해서 그래, 빼줘.
김사장 : 그 혹시 전에 일로 나한테 서운해서 그러는거야?
진숙 : (심란한) 서운할게 뭐있어?
김사장 : 그럼 어디 다른데 가게자리 알아봤어?
진숙 : 아니야, 집에서 놀거야. 더 말하기 싫어. 가게 빼줘. (하고, 심란하게 가게안 둘러보는)
$#55. 현수의 방 안
현수, 침대에 걸터앉아 굳은 얼굴로 전화받고 있다.
현수부E : 아저씨, 아줌마한테 그렇게 신셀지고도 인사도 안가겠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현수 : (답답하고, 난감한) 바쁘니까 그렇잖아요.
현수부E : 아버지 모레아침에 떠나는 건 배웅안해도 된다. 그 대신 아저씨네 집에서 얼굴 한 번 보잔 얘기야. 그래도 안올래?
현수 : 아빠...
현수부E : 낼 보자.
전화 끊고 소리나고, 현수, 답답하게 전화기 내려놓고 그때, 벨소리 나고
$#56. 현수의 집, 거실
재호(고개숙인 채) 앉아있고, 현수, 다가와 옆에 앉는다.
현수 : 가지말자.
재호 : (안보고) 너희 아버님한텐 뭐라고 말하고?
현수 : 내가 다시 전화 해서 말씀 잘 드려볼게.
재호 : 그럴 필요 없어. 가자.
현수 : ?
재호 : 어떤 이율대도 아버님 합정동 못가는거 이해 못하실거야. 괜히 큰소리 듣지 말고 가자.
현수 : 괜찮겠어?
재호 : (자조적인) 나 원래 뻔뻔하잖아.
$#57. 신형이 집, 거실 저녁
길진, 혜자, 신형, 과일 먹다가 모두 전화하는 병국 보는
병국 : (난감한) 아이 저, 그럴 필요없어, 얼굴 봤으면 됐지, 뭐하러 인사를 인사를 한다고 보내.
현수부E : 야, 현수 너한테 딸자식 같은데, 무슨 그런 서운한 말이 있어. 모레 아침에 나 뉴질랜드로 가는데, 나두 안보겠다는 거냐?
병국 : (난감한) 아니 저, 그게...
현수부E : 그럼 낼 가서 보는 거로 한다. 끊는다. (끊고)
병국 : 상우야, 야, 상우야... (하다, 난감한 얼굴로 전화기 내려놓고) 아, 참 나...
혜자 : 왜 그래요?
병국 : (난감한 듯 말하는) 아니 뭐 낼 집으로 현수를 보낸대. 인살 받을래나?
혜자 : (기두 안찬) 뭐라구요?!
신형 : (거북한, 자리에서 일어나 이층으로 올라가는)
길진 : (그런 신형보다, 과일포크 내려놓고 병국 보며) 저 좀 올라가 보겠습니다.
병국 : 어, 그래 그래.
길진 : (올라가고)
혜자 : (병국 보며, 화난) 현수아버지한테 얘기해요. 현수랑 재호 얘기하란 말이예요.
병국 : (혜자 답답한 듯 보며) 뭐라고 말해?
혜자 : 그럼 걔들 인살 받겠단 말이예요?
병국 : 나두 몰라.
$#58. 신형의 이층 베란다
신형, 담담한 얼굴로 바람 맞고 있다. 길진, 들어와 잠시 그대로 서 있다 가 말 꺼내는
길진 : 예민한 거 아는데, 어른들 속상하시게 그러지마. 안보면 되잖아.
신형 : (밖만 보는, 서글픈)
길진 : (신형, 안스럽게 보다, 어렵게) 너 누구 좀 만나라. 내가 소개 시켜줄까?
신형 : (가만있는) ...
길진 : (가라앉은) 내 얘기 듣구 있어?
신형 : (바깥만 내다 보며, 서글프지만 단호한) 난 이제... 누구도 안 만나.
길진 : (그런 신형 보며, 맘아픈)
$#59. 허름한 길거리, 술집 많은 곳, 낮
인숙(주소를 들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달건(기죽은, 주춤주춤한) 걸어오고 있다.
인숙 :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장미싸롱가면 풍차싸롱으로 가래고, 풍차싸롱 갔더니, 이젠 뭐 과부촌? 황당하네, 이거.
달건 : 그만 찾자, 어? 벌써 몇 날이냐?
인숙 : (달건 서운하게 보며) 돈이 적어서 그만 둬요? 당신이랑 나랑 그거 벌려면, 다달이 삼 십육 만원씩 5년 붜야돼요.
달건 : 내가 벌면 되잖어.
인숙 : (무시하며) 따라와요!
$#60. 과부촌 앞
인숙, 달건 그 앞에 서 있다.
인숙 : 여기가 맞는 거 같은데... (달건 보며) 같이 들어갈래요?
달건 : 싫어.
인숙 : 그럼, 나만 들어갈게요. (하고, 문을 쾅쾅 두드리며) 계세요!
경희 : (안에서 E, 들리는) 누구세요!
인숙 : (옳다커니 싶다, 목소리 꾸며서) 젖갈장순데요, 젖갈 좀 사세요!
경희E : 싫어요!
달건 : (그만하자고 인숙 이끌며)
인숙 : (뿌리치며) 싸게 드릴테니까, 좀만 사세요. (하곤, 문을 쾅쾅 두드린다)
그때, 문 벌컥 열리고 경희 나오며, 짜증스레 말하는
경희 : 안 산다니까요!
하다, 인숙 보고, 놀라 얼굴 굳어지며, 도망가려는데, 인숙, 경희(반바지에 반소매차림의 평상복)의 뒤덜미를 잡으며, 이년 어딜가! 하고 잡아챈다.
경희 : (무릎 꿇고 싹싹 빌며) 아줌마, 죄송해요. 죄송해요. (답답해 등돌리고 서 있는, 달건 보며) 아저씨, 죄송해요. 잘못했어.
인숙 : 야, 이 기집애야. 죄송하다면 다야! 너 때문에 우리집 풍지박산 났어! 넌 남의 집 다이나마이트로 폭파하고, 죄송해요 그 말 한마디면 다 되는 줄 알어!
경희 : (빌며, 찔끔대는)
인숙 : 너 내가 영원히 못찾을 줄 알았지? 웃기지 마라. 내 띠가 개띠고, 내코가 개코야, 너처럼 구린 년 찾아내긴 식은 죽 먹기라구! (하고, 경희의 머릿채를 잡으며) 어서 일어나, 경찰서로 가, 가!
경희 : 악! (하며 끌려가는데)
그때, 가게문 열리고 건달(경희 만났던) 나오며, 애원조로.
건달 : 그러지 말아요!
인숙,달건 : (돌아보면)
건달 : (울상) 경희, 애뱄어요. 홀몸이 아니라구요.
달건,인숙 : !?
$#61. 신형의 집, 저녁무렵 전경 (많이 어둡지 않은)
신형E : 다녀왔습니다.
$#62. 거실
길진(학교에서 바로 온 모습), 병국(퇴근한 모습), 혜자(기두 안찬 표정) 앉아 있다. 신형, 들어오다 그런 모습들 보고 조금 이상한.
신형 : (혜자 보며) 왜 그러세요?
혜자 : (속상해, 말하기도 싫다) ...
신형 : (길진 보며) 형, 왜 그래?
길진 : (일어나 신형 보고) 나랑 우리집에 가 있자.
병국 : 그래라.
신형 : ?
길진 : 재호, 현수 기어이 온댄다. 피하자.
혜자 : (버럭 소리지르며) 피하긴 왜 피해! 거기 앉어. 얘들 도대체 어떤 얼굴로 이집에 들어오나 우리 구경한번 해보자. 아주 말 안하고 있으니까, 사람을 병신으로 아는 거야, 뭘로 아는거야!
신형 : (담담하게, 길진에게) 잠깐만 기다려, 옷 갈아입고 내려올게. (하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병국 : (속상한, 혜자에게) 저, 당신도 가 있어. (길진 보며) 야, 이 사람도 데리고 가라. 어?
길진 : (신형 이층으로 올라가는 것보다가, 그말에 병국 보는)
$#63. 달리는 재호의 차 안
재호, 운전하고 있고, 현수, 조수석에 눈치 보며 앉아있다.
현수 : (어렵게 말꺼내는) 괜찮겠어? 나만 들어갔다 나올까?
재호 : (앞만 보며, 건조하게 말하는) 아무 말 말고 가자.
현수 : (그런 재호 보다, 외면하고, 창가 보는)
재호 : (무표정하게 운전만 하는)
$#64. 이층 거실
길진, 쇼파에 앉아 있다, 그때, 신형 옷 갈아입고 나온다. 편한 얼굴이다.
신형 :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가자, 형
길진 : (신형 안스런)
신형 : (농담처럼, 편하게) 괜히 형만 고생이다.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65. 거실
혜자, 병국 거실 쇼파에 여전히 앉아있는
병국 : 당신도 나가 있어.
혜자 : (오기 부리는) 못 나가요. 내가 지금 죄졌어요, 왜 도망을 가! 도망을 가긴.
그때, 신형, 길진 내려오다 혜자의 말에 멈칫서는,
혜자 : (눈가 그렁해, 신형, 길진 내려온지 모르고 병국에게 소리치는) 이것들 가만 안둘거야! 감히 여기가 감히 어디라고... 당신, 당신 친구사이 지키려다, 당신 마누라나 자식은 멍들어요, 지금. 알아요!
병국 : (난감해, 한숨쉬가 고개 돌린다)
길진 : (혜자에게로 와 팔잡아 일으켜 세우려하며) 어머니, 일어나세요.
혜자 : (뿌리 치며) 놔!
길진 : 일어나세요. 어머니.
병국 : (길진 보며) 야, 너 먼저, 신형이 데려가라. (혜자 보며, 단호하게) 당신도 길진이 집에 가기 싫으면은 방에 들어가 있어.
혜자 : (원망스레 병국보면)
$#66. 신형의 집 앞
재호의 차, 와서 멈춰선다.
$#67. 신형의 집, 현관
신형, 길진, 문 열고 나오고 있다. 그러다 길진 문득 앞 보는데, 재호, 현수 차에서 내리는 것 보인다. 길진, 신형(고개 숙이고 나오느라 못 본 상태)에게 말하는
길진 : 먼저 가라.
신형 : ? (그러다, 앞쪽 보면)
재호, 현수, 차 문 닫고 돌아서다 신형과 눈 부딪히고 굳은. 신형, 재호 담담하게 외면하고, 길진에게
신형 : 나 먼저 가 있을게, (하고, 재호 스쳐 지나가는)
재호 : (자신의 앞을 스쳐가는 신형을 차마 못보고 고개 외면하는)
길진 : (재호 앞에 서서 현수 보고, 재호 보며) 돌아가라.
재호 : (길진 보면)
길진 : 우리 모두, 너나 현수를 보고 싶지 않아. 현수 아버님한테 들키고 싶지 않지? 내가 신형이 아버님한테 말씀 드릴게. 일찍 다녀갔다구, 거짓말 하시라고 할게. 그럼 된거지. (현수 보고, 냉담한)가, 임마. (하고, 신형이 간 쪽으로 가는)
현수 : (고개 숙이고, 담담하게 있는) ...
재호 : (굳은 듯 서 있는)
$#68. 길진의 집 가는 거리
신형, 담담한 표정으로 조금 빠르게 걸어가고 있다.
$#69. 달리는 재호의 차 안
현수, 재호 무표정하게 가는
$#70. 길진의 집 안
신형, 쇼파에서 전화 받고 앉아있고, 길진, 그 앞에 앉아 전화 받고 있는 신형을 보고 있다.
신형 : 내가 애야, 큰길로 가면 되요. 걱정하지 마세요. (사이) 네. (하고, 전화 끊고, 길진 보고 서글픈) 안들어 오고 그냥 갔나봐. 아저씨두 가셨대. 피난다니기 힘들다. 집에 갈게.
길진 : (일어나면)
신형 : 왜 일어나, 혼자 가도 돼.
길진 : 같이 가.
신형 : (미안하지만, 단호하게) 형 이러는 거, 나 부담스러워.
길진 : 부담스러워 하지마.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야. (하고, 문쪽으로 가는데)
신형 : (따라가지 않고, 길진 부르는) 형.
길진 : (돌아보면)
신형 : 아직도 나 좋아해?
길진 : (차마 말 못하고, 가만 있는)
신형 : 그러지마. 형이 아무리 기다려도 나 형한테 안가.
길진 : (원망스레 보면) !
신형 : (맘 아프다, 참고) 잔인한 거 알어. 그런데, 차라리 이렇게 말 해 버리는게 나은 거 같애. (눈물이 날 것 같다) 나, 혼자있고 싶어.
길진 : (신형의 눈 보며, 화나 말하는) 언제까지.
신형 : (길진의 눈 보며, 단호한) 나두 몰라.
길진 : (그런 신형의 팔을 잡고, 맘 아프게) 그렇게 말하는게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 줄 알아? 언제까지 걔 하나만 붙들고 있을 거야? 잊으려고 노력 좀 해봐.
신형 : (눈물 그렁한, 가라앉은) 노력하고 싶지 않어. 이대로 놔두고 싶어.
길진 : ...
신형 : 그리우면 그립게, 안 잊혀지면 안 잊혀진채로 그냥 놔두고 싶어. 걜 사랑했어. 아직도 사랑해. 보낸게 아니라 가슴에 묻은거야. 어제두 그제두 만났던거 같은데, 어떻게 잊어. (하고, 나가는)
길진 : (그런 신형 맘 아프게 보는, 어찌할바를 몰라 창가쪽으로 시선트는)
$#71. 현수의 집, 거실
재호(조금 고개 숙인), 현수(전화받고 있는) 앉아있다.
현수 : (전화받고 있는) 죄송해요. 아빠. 아니예요, 일이 급해서 먼저 인사만 드리고 왔어요. 예, 예, 안녕히 주무세요. 예. (전화 끊고, 재호 보면)
재호 : ...
현수 : (재호 안 보고) 아빠 낼 가시는데, 공항엔 안나와도 된대. 회사 사람들 나온다고 그러지 말라셔.
재호 : ...
현수 : (어렵게) 속상하지?
재호 : ...
현수 : (서글픈 눈가 그렁해 외면하며) 난 속상하다. 주위사람들 모두가 나한테 화를 내고 있는거 같아서 감당하기 힘들어.
재호 : (안보고) 너한테 화가 난게 아니야. 나한테 화가 난거지.
현수 : (서글픈, 재호 안보고, 자조적인) 그런가... 우리가 그렇게 잘못한건가? 내가 널 사랑하고, 니가 날 선택한게 그렇게 큰 잘못이야?
재호 : (잠시 그대로 있다가) 간다. (하고, 일어나 문쪽으로 가면)
현수 : (안보고, 서글프게 가라앉은) 재호야.
재호 : (그대로 서서 안보고)
현수 : (안 보고, 눈가 그렁해) 나 오늘 참 많이 힘들다. 나 한번만 안아줄수 있니?
재호 : (그 말에, 천천히 돌아서서 현수 안아주는데 눈가 그렁하다)
현수 : (안 보고, 눈물 주룩 흐르는)
$#72. 현수의 빌라 입구
재호,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걸어나오고 있다.
$#73.신형의 집, 밤
재호, 신형의 방 올려다보고 서 있는.
$#74. 진숙의 수돗가, 전경
전화벨 소리 들리는
$#75. 진숙의 방
진숙, 자다깨서 피곤한 목소리로 전화 받는
진숙 : 여보세요. (사이) 여보세요. (사이, 혼잣말처럼) 누군데 전활 걸고 말을 안 해. (하고, 끊으려는데)
재호 : (E, 가라앉은) 이모...
진숙 : (다시 전화 받으며) ?
$#76. 재호의 방, 어두운
재호, 옷 갈아입지 않은 그대로 전화하고 있다.
진숙E : (가라앉은) 왜, 전화했어. 안 자구?
재호 : ...
진숙E : 할 말 없으면 전화 끊어.
재호 : (한참 있다가, 눈물 그렁해지며, 애써 담담 하려해도 떨리는 목소리로) 이모... 신형인 지금... 뭐할까?
눈물 한줄기 주룩 흐르는 재호의 얼굴에서 엔딩.
출처->http://woojungsa.com/fhome.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