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수선지(成均館 首善志) 명예기자를 명받고
지난 6월 24일 영주선비수련원에서 성균관 수선지 명예기자단 워크샾이 열렸습니다. 수선지의 首善은 [모범(模範)이 되는 곳이란 뜻으로 '서울'을 일컫는 말]이라 다음커뮤니케이션 한자사전에서 풀이하고 있습니다만, 본디 首善은 성균관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그날 임명식에 이어 기자로서의 취재요령과 기사작성법 등 제반사항을 교육받았는데, 실로 앞의로의 나아갈 길이 막막하였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여러 가지 활동방안을 모색한 결과, 필자는 앞으로 우리나라 유학의 道統과 學統을 따라 과거로의 여행을 해 보기로 작정하고 기획보도를 일관되게 행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크게 두 가지의 기획보도를 하기로 정하였는데, 그 첫째로는 [朝鮮의 儒學者를 만나다]와 둘째로는 [朝鮮의 士大夫를 만나다]입니다. 전자는 고려말기에 회헌 안향(晦軒 安珦)선생과 국재 권부(菊齋 權溥)선생, 이재 백이정(彝齋 白頤正)선생에 의하여 중국으로부터 성리학(性理學)을 들여오게 되어 조선시대 때는 국가통치이념으로 삼았으며, 학문적·예학적사상이 오늘날 우리민족의 정신적 가치관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에 유학자의 道統과 學統의 전개과정을 살펴보며, 지금 그분들이 계시는 곳을 찾아서 그분들의 生涯 行狀과 墓誌와 墓碑와 神道碑銘을 정리하고 그 종손들의 말씀을 전하고자 하겠습니다. 후자는 유학과 연관된 정치인 등 사대부들의 行狀과 業績등을 취재하여 정리하고자 하겠습니다.
기획보도 순서(道統과 學統 順)
1. 회헌 안향(晦軒 安珦)선생 [고종30년(1243)-충렬왕32년(1306)]
2. 국재 권부(國齋 權溥)선생 [1262(원종 3)∼1346(충목왕 2)]
3. 이재 백이정(彝齋 白頤正)선생 [1247(고종 34)~1323(충숙왕 10)]
4. 익재 이제현(益齋 李齊賢)선생 [1287(충렬왕 13)~1367(공민왕 16)]
5. 가정 이곡(稼亭 李穀)선생 [1298(충렬왕 24)~1351(충정왕 3)]
6. 목은 이색(牧隱 李穡)선생 [1328년(충숙공 15)~1396(태조 5)]
7. 양촌 권근(陽村 權近)선생 [1352(공민왕 1)~1409(태종 9)]
8. 춘정 변계량(春亭 卞季良)선생 [1369(공민왕 18)~1430(세종 12)]
9. 야은 길재(冶隱 吉再)선생 [1353(공민왕 2)~1419(세종 1)]
10.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선생 [충숙왕 복위 6)~1392(공양왕 4)]
11. 강호 김숙자(江湖 金叔滋)선생 [1389(공양왕 1)~1456(세조 2)]
12. 점필재 김종직(佔畢齋 金宗直)선생 [1431(세종 13)~1492(성종 23)]
[佔畢齋 제자 중 畿湖學派의 學統]
13. 한훤당 김굉필(寒暄堂 金宏弼)선생 [1454(단종 2)~1504(연산군 10)]
14. 정암 조광조(靜菴 趙光祖)선생 [1482(성종13)∼1519(중종 14)]
15. 우계 성혼(牛溪 成渾)선생 [1535(중종 30)~1598(선조 31)]
16. 율곡 이이(栗谷 李珥)선생 [1536(중종 31)~1584(선조 17)]
17. 사계 김장생(沙溪 金長生)선생 [1548년(명종 3)~1631(인조 9)]
18. 신독재 김집(愼獨齋 金集)선생 [1574년(선조 7)~1656년(효종 7)]
19.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선생 [1607(선조 40)~1689(숙종 15)]
20. 동춘당 송준길(同春堂 宋浚吉)선생 [1606(선조 39)~1672(현종 13)]
21. 한수재 권상하(寒水齋 權尙夏)선생 [1641(인조 19)~1721(경종 1)]
22. 농암 김창협(農巖 金昌協)선생 [1651(효종 2)~1708(숙종 34)]
23. 도암 이재(陶庵 李縡)선생 [1680(숙종 6)~1746(영조 22)]
24. 화서 이항로(華西 李恒老)선생 [1792(정조 16)~1868(고종 5)]
25. 면암 최익현(勉菴 崔益鉉)선생 [1833(순조 33)~1906(광무 10)]
[佔畢齋 제자 중 嶺南學派의 學統]
13. 우재 손중돈(愚齋 孫仲暾)선생 [1463(세조 9)∼1529(중종 24)]
14. 송재 이우(松齋 李堣)선생 [1469(예종 1)∼1517(중종 12)]
15. 퇴계 이황(退溪 李滉)선생 [1501(연산군 7)~1570(선조 3)]
16. 고봉 기대승(高峰 奇大升)선생 [1527(중종 22)~1572(선조 5)]
17. 학봉 김성일(鶴峯 金誠一)선생 [1538(중종 33년)∼1593(선조 26년)]
18. 서애 유성룡(西厓 柳成龍)선생 [1542(중종 37)∼1607(선조 40)]
19. 우복 정경세(愚伏 鄭經世)선생 [1563(명종 18)~1633(인조 11)]
20. 한강 정구(寒岡 鄭逑)선생 [1543(중종 38)~1620(광해군 12)]
21. 미수 허목(眉叟 許穆)선생 [1595(선조 28)~1682(숙종 8)]
22. 성호 이익(星湖 李瀷)선생 [1681(숙종 7)~1763(영조 39)]
23.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선생 [1762(영조 38)~1836(헌종 2)]입니다.
이 외 문묘에 배향된 선유들을 기획 취재하면서 기사의 내용은 사실성에 충실하면서도 과장됨이 없고, 간결하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을 바르게 전하고자 노력하려 합니다. 또 문장의 구성은 초등학생 정도가 이해될 수 있는 수준으로 쉽게 풀어서 표현하며, 부득이하여 전문용어 등은 註를 달고, 한자어가 아니면 뜻을 알기 어려운 단어는 괄호 안에 토를 달아 쓸 것입니다. 그리하여 유학사상을 담은 그 기사의 내용이 우리민족의 정서상 올곳은 가치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또한 노력할 것입니다. 다만 필자가 가장 두려운 것은 혹시나 성균관의 뜻에 반하지나 않을까? 또는 거창한 계획을 세워 놓고 그 끝이 흐려지는 龍頭蛇尾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언제나 初心을 잃지 않도록 제현님들의 관심있는 질책을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끝으로 우리 유학사의 시대적 사명은 現代라는 초인류적 공동체속에서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이냐를 두고 모든 유림인들이 거듭 고민해 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해 봅니다. 과거의 유학적 가치관은 왕조시대에 걸맞게 지식인과 피지식인, 즉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계급속에서 정치적·학문적으로서의 가치를 두었다면, 세계인이 평등하게 소통되는 오늘날의 시대에선 과연 어떤 기준으로 어떠한 가치관을 두고 유학의 발전을 논하여야 하느냐는 유림인 모두가 절실하게 겪고 있는 현실일 것입니다. 이미 일상의 대부분이 서양문물에 잠식되어 우리의 전통사상은 혼돈속에서 헤매이고 있으며, 그나마 옛 문화의 중요성을 인지한 知覺者들에 의하여 하나둘 전통을 되살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유림인 모두는 공부자님의 참뜻과 선현들의 지혜를 빌려 현대속에서의 유교가 나아갈 바가 과연 무엇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수선지(首善志)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진심으로 수선지의 출범을 축하합니다.
<成均館 首善志 명예기자 이효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