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이야기 입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 이 청년의 고백은 충남 모대학교 사회복지과에 재학중인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 학교 카페에서 발췌를 했습니다.
>
> 난... 작고 볼품없었다.
> 어렸을때 부터 그랬었다.
> 어머니 아버지의 열성인자만 물려
> 받았는지
> 동생에 비하여 난 항상뒤처졌었다.
> 공부는 물론이거니와 운동까지 난 동생에게 뒤처졌다.
> 그래서
> 항상 난 동생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 때문에 난 다른사람에게 소개를 할때도
> 내 이름으로 소개 받기 보다는
>
> '누구의 형' 이라는 식으로의 소개를 많이 받았다.
>
> 이제 내 나이 20. 남들은 다들 좋은 나이라고 한다.
>
> 한번쯤은 다시 돌아가고 싶은 나이. 약관 20세.
>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인생중 가장 최악의 순간이었다.
>
> 남들이 들으면 비웃을지 몰라도 난 여자친구가 없다.
> 여자친구가 없는 것이 뭐 대수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글쎄...
>
> 나에겐 그것마저 큰 컴플렉스였다.
> 말 그대로 다들 하나씩 '끼고'다니지만...
> 내 옆에는 항상 아무도
> 없었다.
> 하긴 볼품없는 나에게 다가올 사람이 누가 있을까...
> 나 역시 용기가 없어 애만 태우다가 보내기 일쑤였다.
>
>
> 그러던 어느날
> 나는 모임에서의 단체활동으로 봉사활동을 나가게 되었다.
> 그곳은 조그마한 교외에 있는
> 요양원.
> 주로 이제는 더 이상 차도가 없는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
> 식물인간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
> 2층의 206호실. 내가 맡은 담당환자가 있는 곳이었다.
> 언제나 그랬듯이 할아버지 할머니 겠지.
> 난
> 206호실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 조용한 실내. 환한 병실...
>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 환하게 비추고있었다.
> 이곳은... 조용했다. 그 흔한 TV도 없었고 라디오도 없었다.
> 그리고 무엇보다
> 놀란것은
>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 할아버지도 할머니도아니었다.
> 조그마한 소녀...
> 긴 머리를 땋아 한쪽으로
> 늘어뜨린 소녀가 누워있었다.
> 내... 내가 잘못 들어온것인가...
> 난 허둥지둥 밖으로 나가 다시 확인했다.
>
> 206호. 206호. 206호.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 맞는 병실이었다. 순간 밖에서 들어오는 한 사람.
>
> "어서오세요. 앞으로 일주일간 우리 아이를 보살펴줄 사람이군요."
> "아... 전..."
> "잘
> 부탁해요. 저 아이의 애미되는 사람입니다."
> 그리고는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 엉겹결에 나도 고개를 숙였다.
>
> 조용히 침대 앞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어었다.
> 저 아이는 식물인간이었다.
> 10여년전. 저 아이가
> 10살때 교통사고가 났다고 한다.
> 몸의 상처는 다치료되었지만
> 그때 이후로 식물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
> 10년전 10살이라면.... 20살...
> 하지만 아직도 중학생 정도로만 보일뿐이었다.
> 아마 활동을 하지
> 않는 탓으로 성장이 느린것이리라 생각했다.
> 어머니는매우 지쳐보였다.
> 10년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에서
> 생활했다고 했다.
> 그러며 잠시 눈주위를 훔쳤다.
> 그리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며 악수를 청했다.
>
> 다음날.
> 난 병실로 찾아갔다.
>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난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그녀를 천천히
> 바라보았다.
> 빛이 너무밝다.
> 난 창가로 다가가서 블라인드를 조금 내렸다.
> 그리고 다시 의자로 가서
> 앉았다.
> 그녀에게 필요한 모든것은
> 관을 통해서 들어가고 관을 통해서 나왔다.
> 내가 할일은 없었다.
>
> 이제서야...
> 내가 왜 이 병실로 배정받았는지...
> 이제서야 어렴풋이 알수 있을것 같았다.
>
> "그래...
> 나같은 사람은 그냥 조용히 앉아 있으라... 이거였군...
> 후우..."
> 나도
>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 그녀는 계속 잠을 잘 뿐이었다.
> 어머니가 말하길...
> 가끔 눈을 뜰뿐이며 대다수의
> 시간을 잠으로 보낸다고했다.
> 결국 내가 할일은 이 병실의 물건이 도둑맞지 않게 지키는 것.
> 그 역활밖에는 없었다.
>
>
> 다음날. 난 책한권을 들고 갔다.
> TV도 라디오도 없는 병실에서
>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난 책을
> 한권들고 병실로 갔다.
> 침대 옆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다가 문득 그녀를 보았을때
> 그녀는 눈을뜨고 있었다.
>
> 처음이었다. 그녀가 눈을 뜬것을 본 것은...
> 비로서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
> 그녀는 불안한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 곧 그녀의 어머니가 들어왔고
> 그녀는다시 안심했다는 듯이 잠에
> 빠져들었다.
> 그날 난 들고간 책 한권을 모두 읽고 집으로 돌아왔다.
>
> 다음날. 난 다른책 한권을 가지고 병실로
> 갔다.
> 그녀의 어머니가 일찍 나와있었다.
> 그녀의 손을 잡고 정답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그 아이
> 또래가 흥미 있어할만한 연예인 이야기 였다.
> 인사를 건네자 어머니도 간단하게 인사를 받으시구
> 그녀에게 이야기를
> 계속했다.
> "이야기를 알아들어요?"
> 난 그녀에게 이야기하는 어머니를 보며 물었다.
> 어머니는 조용히
> 고개를 흔들었다.
> "나도 잘 몰라요. 하지만... 알아들을 것이라고 믿어요."
> "..."
> 그녀의
> 어머니는 바쁜일로 곧 나갔고
> 또 병실에는 그녀와 나 밖에 남지 않았다.
> 의자에 앉아 책을 폈을때
> 문득
> 이불 밖으로 나와있는 그녀의 하얀손이 보였다.
> 난 천천히 그녀의 손을 잡아 이불 안으로 넣어주다가
> 그녀의 얼굴을
> 보았다.
> 깨어있었다.
> 순간 놀라 어쩔줄 모르다가 그냥 웃어보였다.
> 그리고 그녀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
> 책을 다시 펴들었을때...
> 난 내 심장이 무척 두근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 나쁜짓을 한것도 아닌데도
> 내 심장은 계속 두근 거렸다.
> 결국에는
> 휴게실로 나가 커피한잔을 마시고 겨우 진정이 됐다.
>
> 다음날.
> 병실에 들어가자 그녀는 눈을 뜨고 있었다.
>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 난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
> 바보같은
> 짓인줄 알았지만...
> 얼마전부터 그녀가 '살아있다'라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 순간 놀라운 일이었다. 그녀가 날 보더니
> 웃었다.
> 웃었다?
> 식물인간은 움직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 어머니가 들어와 무슨일인지
> 물어보았다.
> 그리고 난 사실대로 말했다.
> 그러자 어머니가 웃었다.
> "왜... 왜그런거죠?"
>
> "당신도 느꼈군요. 저 아이가 웃는 것을..."
> "느끼다니요? 그럼 정말로 웃은것이 아니란 말입니까?"
>
> 순간이지만 다시 어머니의 얼굴에 그림자가 졌다.
> "저도 몇번이나 보아서 의사선생님에게 말했지만...
> 제
> 착각이랍니다.
> 저 아이는...
>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수 있는 부분이 두 눈밖에 없어요.
> 하지만 잘
> 되었네요.
> 당신도 저 아이가 웃은것을 느낄수 있다니...
> 저 아이와 잘 통했는것 같군요"
> 하며
> 웃어보였다.
> 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 하지만 그녀는 다시 잠들어 있었다.
> 난 그녀가 웃는
> 모습을 떠올렸다.
> 그것은 사실이었다.
>
> 다음날. 이제는 병실을 찾는 것이 내 일부분이 되었다.
> 그리고
> 나 혼자 책을 읽는 대신에
> 그녀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 동화부터 시작해서 전쟁소설까지 난 닥치는 대로 읽어주었다.
>
> 그녀는 그날따라 자지 않고 내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었다.
> 오늘은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갔다.
>
> 다음날...
>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깜빡 가져올 책을 놓고 와버렸다.
> 병실에 들어가자 이미 그녀는
> 깨어있었다.
>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 30분 전부터 깨어있었다며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 웃어보였다.
>
> 난 그녀에게
> 책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미안하다고 생각하며
> 책을 가지고 오지 않은
> 대신
>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 내가 읽었던 책이야기, 친구이야기, 시골이야기...
> 여러가지
> 이야기를 해주었다.
> 어머니는 돌아가고 밤늦게까지
> 그녀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 그때 이미 집으로 돌아갈
> 생각은 없었다.
>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계속했고
> 그녀도 잠들지 않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 새벽 3시.
>
> 난 그녀가 무척 편하게 느껴져서
>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동생의
> 이야기. 열등감을 느끼는 나. 여자친구가 없는 나
> 이런 내 얘기를 했다.
> 그리고 지금까지 용기가 없어 그냥 보내버린
> 사람들.
>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었다.
> 누가 알게될까봐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 이야기들...
> 내 스스로 하고있었다.
> 왜일까... 그녀는 식물인간이니까...
> 그래서 내가 마음 놓고 하는
> 것인가?
> 난 밤새도록 그녀에게 넋두리를 하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
> 일어났을때. 내 뺨에 따뜻한 것이
> 놓여있었다.
> 그녀의 손이었다.
> 그녀는 계속 깨어있었다.
> "다.. 당신이 올려놓은 거에요?"
>
> 난 놀라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 하지만 대답할리 없었다.
> 그녀는 계속 누워서 나를 바라만 보고
> 있을뿐이었다.
> "제.. 제가 밤중에 실례를 한 모양이군요. 죄송합니다."
> 난 병실을
> 뛰쳐나왔다.
> 꼴좋구나 이녀석아...
> 어제는 밤새도록 넋두리를 해 대 더니..
> 그리고 난 집으로 뛰쳐와
> 그대로 잠이 들었다.
>
> 다음날. 난 늦게서e?병실을 찾았다.
> 언제나 똑같은 모습의 병실.
> 언제나 똑같은
> 모습의 그녀.
> 그녀의 어머니가 나를 보더니 반갑게 맞이하였다.
> "어제는... 일찍 들어가셨더군요..."
>
> "네... 사정이 있어서..."
> 난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아무렇지도 않은듯 말을 이었다.
> "오늘 마지막
> 날이네요..."
> "네에. 저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듯 했는데.
> 아쉽네요."
> 나는 다시 얼굴이
> 화끈거림을 느끼며 애써 어머니의 시선을 피했다.
> "당신이 오고 난 후로부터
> 저 아이가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
> 지금까지는 저런일이 없었는데...
> 의사선생님은 좋은일이라고 하시더군요."
> "네에..."
>
> 난 언제나 처럼 침대옆 의자에 앉았다.
> 그리고 그녀를 향해 말했다.
> "저 오늘 마지막날이에요. 지금까지
> 고마웠구요
> ... 어제의 일은 죄송했습니다."
> 그녀는 아무말이 없었지만
> 난 또한번 그녀의 웃음을 느낄수
> 있었다.
> 용서해준다는 뜻인가...
> 그리고 나도 그녀를 향해 웃어주었다.
>
> 다음날. 난 하루종일 안절부절해
> 있었다.
> 친구들도 부모님도 모두 괜찮냐는 질문뿐이었다.
> 뭔가를 하지 않는것 같은데...
> 뭔가를 빼먹는것
>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았다.
> 덜렁거리는 녀석.
> 또 뭔가를 빼먹고 헤메는군... 바보... 바보... 바보...
>
> 그러기를 일주일. 난 원인을 찾아내었다.
> 그 요양원 그곳에 뭔가를 놓고 온것이 틀림없었다.
> 책을
> 놓고온건가...
> 아니면 내 물건이라도...
>
> 다음날. 아침일찍 그녀를 찾아갔다.
> 그녀의 어머니는 무척
> 놀라는듯 했지만
> 난 인사를 하고 그녀옆에 앉았다.
> 그리고 그녀의 손을 두손으로 꼭 잡았다.
> 얼굴이
> 화끈거리고 등에서는 땀이 배어나왔다.
> 하지만 난 그녀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 점심시간도 저녁시간도 잊은채
> 이야기를 계속했다.
> 배고프지 않았다.
> 피곤하지도 않았다.
> 지금 이 시간이 내겐 둘도없이 중요한
> 시간이었기에...
> 나는 그 후로 계속 그녀를 찾아갔다.
> 그녀의 어머니도 언제나 날 반갑게 맞이해
> 주었고
> 오히려 고맙게 여기고 있었다.
> 나 역시 어머니가 고마웠다.
> 그리고 언제나 처럼 그녀의 손을 잡고
> 이야기를 했다.
> 시간이 남으면
> 무슨책이든지 닥치는 대로 읽어 이야기할 주제를 찾았다.
>
> 그러던중
> 어느날...
> 그날 밤도 언제나처럼...
> 그녀의 손을 잡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 얼마나 이야기 하고
> 있을까...
> 문득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웃고 있었다.
> 내가 이야기 해줄때면 언제나 웃고 있었다.
>
> 그녀의 손을 잡은 내 손에 힘이 들어갔다.
>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겨우 입을 열었다.
> "후후...
> 그래요... 난... 그러니까..."
> 난 안절부절하지 못하며 더듬거렸다.
> 오늘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꼭 해야만
> 했다.
> 입의 침이 마르고 입술이 바짝 말라버렸다.
> 하지만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나... 당신을
> 좋아해요."
> ... 해버렸다. 20년만에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 좋아한다는 말.
> 그렇게 하기가 힘들
> 었던 건가...
> 하지만 난 그녀에게 말했고 그것은 진심이었다.
> 지금 내가 그녀에게 해줄수 있는
> 것은
> 이야기 뿐이었지만...
> 좋아한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 순간. 그녀의 손이 히미하게 떨리는 것을
> 느꼈다.
> 우... 움직였어? 난 급히 간호원을 불렀다.
> 그녀에게 말을 했지만 기대하지 말라며
> 의사를
> 부르려 나갔다.
> 곧 의사가 들어왔고 진찰을 조금해보았다.
> 하지만 대답은 '노'였다.
>
> "확실히...
>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
> 그렇게
> 일주일후...
> 그녀의 병실을 찾아갔을때 그녀의 침대는 비어있었다.
> 그리고 들어오는 간호원
> 난 간호원에게
> 목소리를 높여 물어보았다.
> 그녀는 매우 놀라 더듬거리며 대답해주었다.
> "어제저녁... 손가락을
> 움직였어요.
> 닥터도 확실하게 보았구요.
> 그래서 큰 병원으로 옮겨갔습니다."
> 난 병원의 이름과 위치를
> 알아내고 단숨에 달려갔다.
> 요양원과는 비교도 할수 없을 만큼의 사람들.
> 그 사이에서 그녀의 어머니를
> 찾아냈다.
> 어머니는 날 보자 매달려 울기 시작했다.
> "고마워요. 고마워요...
> 그 아이가 차도가 있는
> 것은 모두 당신의 덕입니다.
> 근육이 되살아 나고 있데요.
> 이제 움직일수 있어요. 고마워요...
>
> 고마워요..."
> 겨우 겨우 그녀의 어머니를 진정시킨후
> 그녀가 있는 병실로 찾아갔다.
>
> 언제나 같은 그녀. 난 그녀의 손을 잡고 이야기 했다.
> "정말... 정말 다행이에요...
> 이제 움직일수
> 있데요. 정말 다행이에요."
> 그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 울고 있었다.
> 정말... 기뻐도 눈물이 나오는구나...
>
> 난 그날 처음으로 그 사실을 알았다.
> 병원은 요양원처럼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 난 시간이 남는대로 찾아가
> 그녀를 만났다.
>
> 그러기를 6개월 그녀는 정말 큰 차도를 보여주었다.
> 신문과 방송사에서는
> 10년만의
> 기적이라며 몇번이고 찾아왔었다.
> 정말이지 이것은 기적이었다.
> 그녀가 움직일수 있다니...
> 그러자 갑자기
> 불안이 엄습해 왔다.
> 이제는 곧 그녀를 만날수 없게 되겠구나...
> 그녀도 다른 정상인과 같이
> 되면...
> 나를 만날일은 없게될꺼야...
> 나같은 사람은 거들떠 보지 않겠지...
> 6개월전 그녀를
> 좋아했다고 말한 기억이 떠올랐다.
> 그녀가 그때 말을 할수 있었으면 뭐라고 대답했을까...
> 뻔하겠지...
>
> 나같은 사람.
> 관심없는 것은 당연해... 그후로 난 그녀를 찾아가지 않았다.
> 전과 같은 허탈감.
>
> 이번에는 더 힘들었다. 몇달간 그녀를 찾아가지 않았다.
> 가끔 신문에서 그녀의 모습을 볼때면
> 당장이라도
> 찾아가고 싶었다.
> 그녀가... 지금도 날 기억하고 있을까...?
> 후후... 잊어버리자. 이젠 끝난일이야...
>
>
>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 집으로 돌아오는 길. 대문앞에서 낯익은 얼굴을 보았다.
> 그녀의 어머니였다.
>
> "아...."
> "안녕하세요."
> 어머니가 먼저 친절하게 말을 건네오며 다가왔다.
> 어찌해야
> 할까.
> 지금까지 찾아가지 않은것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 "오랫동안 아무말 없이 찾아오시지
> 않아서
> 제가 직접찾아왔습니다."
> "죄... 죄송합니다."
> "그간 사정이
> 있으셨겠죠...
> 저와 아이가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 가끔씩이라도 들려주세요
> 어찌되었건 아이의
> 은인이니까요..."
> 우연일지도 모르는 이 일을...
> 그녀의 어머지는 내덕으로 알고 감사했다.
> 그리고
> 계속되는 그녀의 말.
> 그녀는 지금 굉장한 차도를 보여 재활치료도 받고 있다고 한다.
> "저... 혹시 저를 기억하고
> 있습니까?"
> "네. 당신이 처음올때부터 모두 기억하고 있어요."
> 어머니의 말. 나는 얼굴이
> 붉어졌다.
> 그렇다면 그날밤 내가 했던
> 모든말.
> 내가 했던 고백들도 전부 기억하고 있다는
> 말...
> 예상하던 바였다.
> "그럼. 꼭 한번 들려주세요."
> 그녀의 어머니는 인사를 하고 바람처럼
> 사라졌다.
> 난 텅빈 골목에서 혼자 서서
> 어머니가 사라진 공간을 바라볼뿐이었다.
>
> 그리고 다음날. 난
> 커다란 용기를 내어 그녀를 찾아갔다.
> 얼마만인가... 그녀를 보는건.
> 병실에 찾아가자 그녀의 어머니가 홀로 앉아
> 있었다.
> 침대는 비어있었다.
> 그녀의 어머니는 언제나와 같이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다.
> 인사를 건넨후
> 그녀를 찾자 재활치료중이라고 하였다.
> 어머니와 함께 찾아간 재활치료실.
>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많은 환자들이 보였다.
>
> 어머니는 그녀를 손으로 가르켜 보았다.
> 여전히 긴 머리를 땋고 금속으로된 지지대에 몸을
> 싣고...
>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그녀가 보였다.
> 얼굴에서는 땀이 흘러내리고 옷은 땀으로
> 흥건했지만
> 그녀는 걸음을 옮기는 것을 쉬지 않았다.
> 마치 갓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처럼 그녀는 위태위태했다.
>
> 어느덧 그런 모습을 보며 어머니는 눈물을 닦으며 서 있었다.
> 난 그대로 돌아가려 했다.
> 이제 건강한
> 모습을 봤느니... 내가 걱정할 일은 없었다.
> 몸을 돌려 그곳을 빠져나오려는 순간...
> 안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 들렸다.
> 서툰발음이었다.
> 외국사람이 부르듯 서툴게 부르고 있는 소리였다.
>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 돌렸다.
> 그녀였다. 그녀가 날 보며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 몇번이나 반복해서 부르고는 내게로 걸어왔다.
>
> 서툰걸음. 그런 걸음으로 몇번이나 넘어질뻔 하면서 걸어왔다.
> 그러면서도 내 이름을 계속 부르고
> 있었다.
> 난 움직일수 없었다.
> 마치 어린아이가 정든 아버지를 만난듯...
> 그녀는 결국 내 이름을 부르다가
> 부르다가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다리를 원망하며
> 그녀는 계속 다가오고 있었다.
>
> 주변의 환자들과 간호원은 그녀를 위해 길을 내주었고
> 모두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 그들의 시선은 점차
> 내게로 옮겨왔다.
> 여전히 울먹이며 내 이름을 부르는 그녀.
> 이제... 이제 얼마남지 않았어요.
> 힘을내요....
> 난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외쳤다.
> 힘들게 다가온 그녀는 쓰러지듯 내게 안겼다.
> 곧이어
> 주변에서 들리는 박수소리와 함성소리...
> 난 그녀를 안고 천천히 앉았다.
> 그녀는 계속 울먹이면서 익숙하지 않은
> 발음으로 계속 말을 했다.
>
> "에... 에... 차자오지... 아.. 안았.. 써요..."
>
> 원망하듯 말하는 그녀. 난
> 대답할수 없었다.
>
> '당신이 날 싫어할까봐...
>
> 난 당신이 떠나버릴것이 두려워 찾아오지 못했어요.'
>
>
> 마음속으로만 중얼거릴뿐이었다.
>
> "미안해요..."
>
> 내가 할수 있는 말은
> 이것뿐이었다.
>
> 그녀는 계속 울먹이며 말했다.
>
> "...말... 지.. .지금까지... 다..단신을 차자가려고 열심히
> 했어요."
>
> 난 순간 가슴이 벅차올라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
> "그... 그때 말... 기... 기이억 하고...
> 있...있써요..."
>
> 그녀는 계속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말을 이었다.
>
> 내 귀에는 그녀의 말뿐 아무소리도 들리지
> 않았다.
>
> "나... 나도.. 좋아... 좋아해요. 이... 이말하고 .. 시.싶었.. 어요.."
>
> 그리고 그녀는
>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
> 난 그런 그녀의 젖은 등을 토닥거리며 달랬다.
>
> 내가... 내가 왜 쓸데없이 걱정을
> 했을까...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
> 난 울먹이는 그녀의 귀에 입을 가져다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
> "고마워요.
> 그리고... 그리고... 정말 좋아해요."
>
> 사랑한다는 말... 할 자신이 없었다.
>
> 제길 난 이런 순간까지 용기가
> 없는 것인가...
>
> '사랑해요' '사랑해요' 입안에서만 맴돌다가
>
> 난 '좋아한다'라는 말이 나와버렸다.
>
>
> 그녀는 훌쩍거리며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
>
>
> 더
> 이상은 놓쳐버리고 싶지 않기에... 떨어지고 싶지 않기에...
>
> "그..그럴때는..사라...사랑이라느..는 말을써도
> 조..좋을..꺼에요.
>
>
> 그리고 그 말을 듣고 난 그녀를 더욱 세게 안았다.
>
>
> 이 청년은 현재 충남 모 대학교 사회복지과 재학중입니다.
> 그녀의 바쁜 회복과 두분의 사랑이 영원하길 빌며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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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세요~아름다운 이야기..^^(읽다가 눈물이 글썽였답니다.)
.. 아름다운 이야기 입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 이 청년의 고백은 충남 모대학교 사회복지과에 재학중인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 학교 카페에서 발췌를 했습니다.
>
> 난... 작고 볼품없었다.
> 어렸을때 부터 그랬었다.
> 어머니 아버지의 열성인자만 물려
> 받았는지
> 동생에 비하여 난 항상뒤처졌었다.
> 공부는 물론이거니와 운동까지 난 동생에게 뒤처졌다.
> 그래서
> 항상 난 동생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 때문에 난 다른사람에게 소개를 할때도
> 내 이름으로 소개 받기 보다는
>
> '누구의 형' 이라는 식으로의 소개를 많이 받았다.
>
> 이제 내 나이 20. 남들은 다들 좋은 나이라고 한다.
>
> 한번쯤은 다시 돌아가고 싶은 나이. 약관 20세.
>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인생중 가장 최악의 순간이었다.
>
> 남들이 들으면 비웃을지 몰라도 난 여자친구가 없다.
> 여자친구가 없는 것이 뭐 대수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글쎄...
>
> 나에겐 그것마저 큰 컴플렉스였다.
> 말 그대로 다들 하나씩 '끼고'다니지만...
> 내 옆에는 항상 아무도
> 없었다.
> 하긴 볼품없는 나에게 다가올 사람이 누가 있을까...
> 나 역시 용기가 없어 애만 태우다가 보내기 일쑤였다.
>
>
> 그러던 어느날
> 나는 모임에서의 단체활동으로 봉사활동을 나가게 되었다.
> 그곳은 조그마한 교외에 있는
> 요양원.
> 주로 이제는 더 이상 차도가 없는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
> 식물인간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
> 2층의 206호실. 내가 맡은 담당환자가 있는 곳이었다.
> 언제나 그랬듯이 할아버지 할머니 겠지.
> 난
> 206호실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 조용한 실내. 환한 병실...
>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 환하게 비추고있었다.
> 이곳은... 조용했다. 그 흔한 TV도 없었고 라디오도 없었다.
> 그리고 무엇보다
> 놀란것은
>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 할아버지도 할머니도아니었다.
> 조그마한 소녀...
> 긴 머리를 땋아 한쪽으로
> 늘어뜨린 소녀가 누워있었다.
> 내... 내가 잘못 들어온것인가...
> 난 허둥지둥 밖으로 나가 다시 확인했다.
>
> 206호. 206호. 206호.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 맞는 병실이었다. 순간 밖에서 들어오는 한 사람.
>
> "어서오세요. 앞으로 일주일간 우리 아이를 보살펴줄 사람이군요."
> "아... 전..."
> "잘
> 부탁해요. 저 아이의 애미되는 사람입니다."
> 그리고는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 엉겹결에 나도 고개를 숙였다.
>
> 조용히 침대 앞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어었다.
> 저 아이는 식물인간이었다.
> 10여년전. 저 아이가
> 10살때 교통사고가 났다고 한다.
> 몸의 상처는 다치료되었지만
> 그때 이후로 식물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
> 10년전 10살이라면.... 20살...
> 하지만 아직도 중학생 정도로만 보일뿐이었다.
> 아마 활동을 하지
> 않는 탓으로 성장이 느린것이리라 생각했다.
> 어머니는매우 지쳐보였다.
> 10년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에서
> 생활했다고 했다.
> 그러며 잠시 눈주위를 훔쳤다.
> 그리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며 악수를 청했다.
>
> 다음날.
> 난 병실로 찾아갔다.
>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난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그녀를 천천히
> 바라보았다.
> 빛이 너무밝다.
> 난 창가로 다가가서 블라인드를 조금 내렸다.
> 그리고 다시 의자로 가서
> 앉았다.
> 그녀에게 필요한 모든것은
> 관을 통해서 들어가고 관을 통해서 나왔다.
> 내가 할일은 없었다.
>
> 이제서야...
> 내가 왜 이 병실로 배정받았는지...
> 이제서야 어렴풋이 알수 있을것 같았다.
>
> "그래...
> 나같은 사람은 그냥 조용히 앉아 있으라... 이거였군...
> 후우..."
> 나도
>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 그녀는 계속 잠을 잘 뿐이었다.
> 어머니가 말하길...
> 가끔 눈을 뜰뿐이며 대다수의
> 시간을 잠으로 보낸다고했다.
> 결국 내가 할일은 이 병실의 물건이 도둑맞지 않게 지키는 것.
> 그 역활밖에는 없었다.
>
>
> 다음날. 난 책한권을 들고 갔다.
> TV도 라디오도 없는 병실에서
>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난 책을
> 한권들고 병실로 갔다.
> 침대 옆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다가 문득 그녀를 보았을때
> 그녀는 눈을뜨고 있었다.
>
> 처음이었다. 그녀가 눈을 뜬것을 본 것은...
> 비로서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
> 그녀는 불안한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 곧 그녀의 어머니가 들어왔고
> 그녀는다시 안심했다는 듯이 잠에
> 빠져들었다.
> 그날 난 들고간 책 한권을 모두 읽고 집으로 돌아왔다.
>
> 다음날. 난 다른책 한권을 가지고 병실로
> 갔다.
> 그녀의 어머니가 일찍 나와있었다.
> 그녀의 손을 잡고 정답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그 아이
> 또래가 흥미 있어할만한 연예인 이야기 였다.
> 인사를 건네자 어머니도 간단하게 인사를 받으시구
> 그녀에게 이야기를
> 계속했다.
> "이야기를 알아들어요?"
> 난 그녀에게 이야기하는 어머니를 보며 물었다.
> 어머니는 조용히
> 고개를 흔들었다.
> "나도 잘 몰라요. 하지만... 알아들을 것이라고 믿어요."
> "..."
> 그녀의
> 어머니는 바쁜일로 곧 나갔고
> 또 병실에는 그녀와 나 밖에 남지 않았다.
> 의자에 앉아 책을 폈을때
> 문득
> 이불 밖으로 나와있는 그녀의 하얀손이 보였다.
> 난 천천히 그녀의 손을 잡아 이불 안으로 넣어주다가
> 그녀의 얼굴을
> 보았다.
> 깨어있었다.
> 순간 놀라 어쩔줄 모르다가 그냥 웃어보였다.
> 그리고 그녀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
> 책을 다시 펴들었을때...
> 난 내 심장이 무척 두근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 나쁜짓을 한것도 아닌데도
> 내 심장은 계속 두근 거렸다.
> 결국에는
> 휴게실로 나가 커피한잔을 마시고 겨우 진정이 됐다.
>
> 다음날.
> 병실에 들어가자 그녀는 눈을 뜨고 있었다.
>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 난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
> 바보같은
> 짓인줄 알았지만...
> 얼마전부터 그녀가 '살아있다'라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 순간 놀라운 일이었다. 그녀가 날 보더니
> 웃었다.
> 웃었다?
> 식물인간은 움직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 어머니가 들어와 무슨일인지
> 물어보았다.
> 그리고 난 사실대로 말했다.
> 그러자 어머니가 웃었다.
> "왜... 왜그런거죠?"
>
> "당신도 느꼈군요. 저 아이가 웃는 것을..."
> "느끼다니요? 그럼 정말로 웃은것이 아니란 말입니까?"
>
> 순간이지만 다시 어머니의 얼굴에 그림자가 졌다.
> "저도 몇번이나 보아서 의사선생님에게 말했지만...
> 제
> 착각이랍니다.
> 저 아이는...
>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수 있는 부분이 두 눈밖에 없어요.
> 하지만 잘
> 되었네요.
> 당신도 저 아이가 웃은것을 느낄수 있다니...
> 저 아이와 잘 통했는것 같군요"
> 하며
> 웃어보였다.
> 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 하지만 그녀는 다시 잠들어 있었다.
> 난 그녀가 웃는
> 모습을 떠올렸다.
> 그것은 사실이었다.
>
> 다음날. 이제는 병실을 찾는 것이 내 일부분이 되었다.
> 그리고
> 나 혼자 책을 읽는 대신에
> 그녀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 동화부터 시작해서 전쟁소설까지 난 닥치는 대로 읽어주었다.
>
> 그녀는 그날따라 자지 않고 내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었다.
> 오늘은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갔다.
>
> 다음날...
>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깜빡 가져올 책을 놓고 와버렸다.
> 병실에 들어가자 이미 그녀는
> 깨어있었다.
>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 30분 전부터 깨어있었다며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 웃어보였다.
>
> 난 그녀에게
> 책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미안하다고 생각하며
> 책을 가지고 오지 않은
> 대신
>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 내가 읽었던 책이야기, 친구이야기, 시골이야기...
> 여러가지
> 이야기를 해주었다.
> 어머니는 돌아가고 밤늦게까지
> 그녀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 그때 이미 집으로 돌아갈
> 생각은 없었다.
>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계속했고
> 그녀도 잠들지 않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 새벽 3시.
>
> 난 그녀가 무척 편하게 느껴져서
>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동생의
> 이야기. 열등감을 느끼는 나. 여자친구가 없는 나
> 이런 내 얘기를 했다.
> 그리고 지금까지 용기가 없어 그냥 보내버린
> 사람들.
>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었다.
> 누가 알게될까봐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 이야기들...
> 내 스스로 하고있었다.
> 왜일까... 그녀는 식물인간이니까...
> 그래서 내가 마음 놓고 하는
> 것인가?
> 난 밤새도록 그녀에게 넋두리를 하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
> 일어났을때. 내 뺨에 따뜻한 것이
> 놓여있었다.
> 그녀의 손이었다.
> 그녀는 계속 깨어있었다.
> "다.. 당신이 올려놓은 거에요?"
>
> 난 놀라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 하지만 대답할리 없었다.
> 그녀는 계속 누워서 나를 바라만 보고
> 있을뿐이었다.
> "제.. 제가 밤중에 실례를 한 모양이군요. 죄송합니다."
> 난 병실을
> 뛰쳐나왔다.
> 꼴좋구나 이녀석아...
> 어제는 밤새도록 넋두리를 해 대 더니..
> 그리고 난 집으로 뛰쳐와
> 그대로 잠이 들었다.
>
> 다음날. 난 늦게서e?병실을 찾았다.
> 언제나 똑같은 모습의 병실.
> 언제나 똑같은
> 모습의 그녀.
> 그녀의 어머니가 나를 보더니 반갑게 맞이하였다.
> "어제는... 일찍 들어가셨더군요..."
>
> "네... 사정이 있어서..."
> 난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아무렇지도 않은듯 말을 이었다.
> "오늘 마지막
> 날이네요..."
> "네에. 저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듯 했는데.
> 아쉽네요."
> 나는 다시 얼굴이
> 화끈거림을 느끼며 애써 어머니의 시선을 피했다.
> "당신이 오고 난 후로부터
> 저 아이가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
> 지금까지는 저런일이 없었는데...
> 의사선생님은 좋은일이라고 하시더군요."
> "네에..."
>
> 난 언제나 처럼 침대옆 의자에 앉았다.
> 그리고 그녀를 향해 말했다.
> "저 오늘 마지막날이에요. 지금까지
> 고마웠구요
> ... 어제의 일은 죄송했습니다."
> 그녀는 아무말이 없었지만
> 난 또한번 그녀의 웃음을 느낄수
> 있었다.
> 용서해준다는 뜻인가...
> 그리고 나도 그녀를 향해 웃어주었다.
>
> 다음날. 난 하루종일 안절부절해
> 있었다.
> 친구들도 부모님도 모두 괜찮냐는 질문뿐이었다.
> 뭔가를 하지 않는것 같은데...
> 뭔가를 빼먹는것
>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았다.
> 덜렁거리는 녀석.
> 또 뭔가를 빼먹고 헤메는군... 바보... 바보... 바보...
>
> 그러기를 일주일. 난 원인을 찾아내었다.
> 그 요양원 그곳에 뭔가를 놓고 온것이 틀림없었다.
> 책을
> 놓고온건가...
> 아니면 내 물건이라도...
>
> 다음날. 아침일찍 그녀를 찾아갔다.
> 그녀의 어머니는 무척
> 놀라는듯 했지만
> 난 인사를 하고 그녀옆에 앉았다.
> 그리고 그녀의 손을 두손으로 꼭 잡았다.
> 얼굴이
> 화끈거리고 등에서는 땀이 배어나왔다.
> 하지만 난 그녀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 점심시간도 저녁시간도 잊은채
> 이야기를 계속했다.
> 배고프지 않았다.
> 피곤하지도 않았다.
> 지금 이 시간이 내겐 둘도없이 중요한
> 시간이었기에...
> 나는 그 후로 계속 그녀를 찾아갔다.
> 그녀의 어머니도 언제나 날 반갑게 맞이해
> 주었고
> 오히려 고맙게 여기고 있었다.
> 나 역시 어머니가 고마웠다.
> 그리고 언제나 처럼 그녀의 손을 잡고
> 이야기를 했다.
> 시간이 남으면
> 무슨책이든지 닥치는 대로 읽어 이야기할 주제를 찾았다.
>
> 그러던중
> 어느날...
> 그날 밤도 언제나처럼...
> 그녀의 손을 잡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 얼마나 이야기 하고
> 있을까...
> 문득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웃고 있었다.
> 내가 이야기 해줄때면 언제나 웃고 있었다.
>
> 그녀의 손을 잡은 내 손에 힘이 들어갔다.
>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겨우 입을 열었다.
> "후후...
> 그래요... 난... 그러니까..."
> 난 안절부절하지 못하며 더듬거렸다.
> 오늘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꼭 해야만
> 했다.
> 입의 침이 마르고 입술이 바짝 말라버렸다.
> 하지만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나... 당신을
> 좋아해요."
> ... 해버렸다. 20년만에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 좋아한다는 말.
> 그렇게 하기가 힘들
> 었던 건가...
> 하지만 난 그녀에게 말했고 그것은 진심이었다.
> 지금 내가 그녀에게 해줄수 있는
> 것은
> 이야기 뿐이었지만...
> 좋아한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 순간. 그녀의 손이 히미하게 떨리는 것을
> 느꼈다.
> 우... 움직였어? 난 급히 간호원을 불렀다.
> 그녀에게 말을 했지만 기대하지 말라며
> 의사를
> 부르려 나갔다.
> 곧 의사가 들어왔고 진찰을 조금해보았다.
> 하지만 대답은 '노'였다.
>
> "확실히...
>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
> 그렇게
> 일주일후...
> 그녀의 병실을 찾아갔을때 그녀의 침대는 비어있었다.
> 그리고 들어오는 간호원
> 난 간호원에게
> 목소리를 높여 물어보았다.
> 그녀는 매우 놀라 더듬거리며 대답해주었다.
> "어제저녁... 손가락을
> 움직였어요.
> 닥터도 확실하게 보았구요.
> 그래서 큰 병원으로 옮겨갔습니다."
> 난 병원의 이름과 위치를
> 알아내고 단숨에 달려갔다.
> 요양원과는 비교도 할수 없을 만큼의 사람들.
> 그 사이에서 그녀의 어머니를
> 찾아냈다.
> 어머니는 날 보자 매달려 울기 시작했다.
> "고마워요. 고마워요...
> 그 아이가 차도가 있는
> 것은 모두 당신의 덕입니다.
> 근육이 되살아 나고 있데요.
> 이제 움직일수 있어요. 고마워요...
>
> 고마워요..."
> 겨우 겨우 그녀의 어머니를 진정시킨후
> 그녀가 있는 병실로 찾아갔다.
>
> 언제나 같은 그녀. 난 그녀의 손을 잡고 이야기 했다.
> "정말... 정말 다행이에요...
> 이제 움직일수
> 있데요. 정말 다행이에요."
> 그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 울고 있었다.
> 정말... 기뻐도 눈물이 나오는구나...
>
> 난 그날 처음으로 그 사실을 알았다.
> 병원은 요양원처럼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 난 시간이 남는대로 찾아가
> 그녀를 만났다.
>
> 그러기를 6개월 그녀는 정말 큰 차도를 보여주었다.
> 신문과 방송사에서는
> 10년만의
> 기적이라며 몇번이고 찾아왔었다.
> 정말이지 이것은 기적이었다.
> 그녀가 움직일수 있다니...
> 그러자 갑자기
> 불안이 엄습해 왔다.
> 이제는 곧 그녀를 만날수 없게 되겠구나...
> 그녀도 다른 정상인과 같이
> 되면...
> 나를 만날일은 없게될꺼야...
> 나같은 사람은 거들떠 보지 않겠지...
> 6개월전 그녀를
> 좋아했다고 말한 기억이 떠올랐다.
> 그녀가 그때 말을 할수 있었으면 뭐라고 대답했을까...
> 뻔하겠지...
>
> 나같은 사람.
> 관심없는 것은 당연해... 그후로 난 그녀를 찾아가지 않았다.
> 전과 같은 허탈감.
>
> 이번에는 더 힘들었다. 몇달간 그녀를 찾아가지 않았다.
> 가끔 신문에서 그녀의 모습을 볼때면
> 당장이라도
> 찾아가고 싶었다.
> 그녀가... 지금도 날 기억하고 있을까...?
> 후후... 잊어버리자. 이젠 끝난일이야...
>
>
>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 집으로 돌아오는 길. 대문앞에서 낯익은 얼굴을 보았다.
> 그녀의 어머니였다.
>
> "아...."
> "안녕하세요."
> 어머니가 먼저 친절하게 말을 건네오며 다가왔다.
> 어찌해야
> 할까.
> 지금까지 찾아가지 않은것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 "오랫동안 아무말 없이 찾아오시지
> 않아서
> 제가 직접찾아왔습니다."
> "죄... 죄송합니다."
> "그간 사정이
> 있으셨겠죠...
> 저와 아이가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 가끔씩이라도 들려주세요
> 어찌되었건 아이의
> 은인이니까요..."
> 우연일지도 모르는 이 일을...
> 그녀의 어머지는 내덕으로 알고 감사했다.
> 그리고
> 계속되는 그녀의 말.
> 그녀는 지금 굉장한 차도를 보여 재활치료도 받고 있다고 한다.
> "저... 혹시 저를 기억하고
> 있습니까?"
> "네. 당신이 처음올때부터 모두 기억하고 있어요."
> 어머니의 말. 나는 얼굴이
> 붉어졌다.
> 그렇다면 그날밤 내가 했던
> 모든말.
> 내가 했던 고백들도 전부 기억하고 있다는
> 말...
> 예상하던 바였다.
> "그럼. 꼭 한번 들려주세요."
> 그녀의 어머니는 인사를 하고 바람처럼
> 사라졌다.
> 난 텅빈 골목에서 혼자 서서
> 어머니가 사라진 공간을 바라볼뿐이었다.
>
> 그리고 다음날. 난
> 커다란 용기를 내어 그녀를 찾아갔다.
> 얼마만인가... 그녀를 보는건.
> 병실에 찾아가자 그녀의 어머니가 홀로 앉아
> 있었다.
> 침대는 비어있었다.
> 그녀의 어머니는 언제나와 같이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다.
> 인사를 건넨후
> 그녀를 찾자 재활치료중이라고 하였다.
> 어머니와 함께 찾아간 재활치료실.
>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많은 환자들이 보였다.
>
> 어머니는 그녀를 손으로 가르켜 보았다.
> 여전히 긴 머리를 땋고 금속으로된 지지대에 몸을
> 싣고...
>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그녀가 보였다.
> 얼굴에서는 땀이 흘러내리고 옷은 땀으로
> 흥건했지만
> 그녀는 걸음을 옮기는 것을 쉬지 않았다.
> 마치 갓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처럼 그녀는 위태위태했다.
>
> 어느덧 그런 모습을 보며 어머니는 눈물을 닦으며 서 있었다.
> 난 그대로 돌아가려 했다.
> 이제 건강한
> 모습을 봤느니... 내가 걱정할 일은 없었다.
> 몸을 돌려 그곳을 빠져나오려는 순간...
> 안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 들렸다.
> 서툰발음이었다.
> 외국사람이 부르듯 서툴게 부르고 있는 소리였다.
>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 돌렸다.
> 그녀였다. 그녀가 날 보며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 몇번이나 반복해서 부르고는 내게로 걸어왔다.
>
> 서툰걸음. 그런 걸음으로 몇번이나 넘어질뻔 하면서 걸어왔다.
> 그러면서도 내 이름을 계속 부르고
> 있었다.
> 난 움직일수 없었다.
> 마치 어린아이가 정든 아버지를 만난듯...
> 그녀는 결국 내 이름을 부르다가
> 부르다가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다리를 원망하며
> 그녀는 계속 다가오고 있었다.
>
> 주변의 환자들과 간호원은 그녀를 위해 길을 내주었고
> 모두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 그들의 시선은 점차
> 내게로 옮겨왔다.
> 여전히 울먹이며 내 이름을 부르는 그녀.
> 이제... 이제 얼마남지 않았어요.
> 힘을내요....
> 난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외쳤다.
> 힘들게 다가온 그녀는 쓰러지듯 내게 안겼다.
> 곧이어
> 주변에서 들리는 박수소리와 함성소리...
> 난 그녀를 안고 천천히 앉았다.
> 그녀는 계속 울먹이면서 익숙하지 않은
> 발음으로 계속 말을 했다.
>
> "에... 에... 차자오지... 아.. 안았.. 써요..."
>
> 원망하듯 말하는 그녀. 난
> 대답할수 없었다.
>
> '당신이 날 싫어할까봐...
>
> 난 당신이 떠나버릴것이 두려워 찾아오지 못했어요.'
>
>
> 마음속으로만 중얼거릴뿐이었다.
>
> "미안해요..."
>
> 내가 할수 있는 말은
> 이것뿐이었다.
>
> 그녀는 계속 울먹이며 말했다.
>
> "...말... 지.. .지금까지... 다..단신을 차자가려고 열심히
> 했어요."
>
> 난 순간 가슴이 벅차올라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
> "그... 그때 말... 기... 기이억 하고...
> 있...있써요..."
>
> 그녀는 계속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말을 이었다.
>
> 내 귀에는 그녀의 말뿐 아무소리도 들리지
> 않았다.
>
> "나... 나도.. 좋아... 좋아해요. 이... 이말하고 .. 시.싶었.. 어요.."
>
> 그리고 그녀는
>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
> 난 그런 그녀의 젖은 등을 토닥거리며 달랬다.
>
> 내가... 내가 왜 쓸데없이 걱정을
> 했을까...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
> 난 울먹이는 그녀의 귀에 입을 가져다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
> "고마워요.
> 그리고... 그리고... 정말 좋아해요."
>
> 사랑한다는 말... 할 자신이 없었다.
>
> 제길 난 이런 순간까지 용기가
> 없는 것인가...
>
> '사랑해요' '사랑해요' 입안에서만 맴돌다가
>
> 난 '좋아한다'라는 말이 나와버렸다.
>
>
> 그녀는 훌쩍거리며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
>
>
> 더
> 이상은 놓쳐버리고 싶지 않기에... 떨어지고 싶지 않기에...
>
> "그..그럴때는..사라...사랑이라느..는 말을써도
> 조..좋을..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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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말을 듣고 난 그녀를 더욱 세게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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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청년은 현재 충남 모 대학교 사회복지과 재학중입니다.
> 그녀의 바쁜 회복과 두분의 사랑이 영원하길 빌며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