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률이상_17. 지옥들_5대지옥
4) 다섯의 큰 지옥에서 고통받는 모양을 보이다
활(活)대지옥은 나쁜 마음으로 성을 몹시 내어 창으로 서로를 찌르고 쇠 손톱으로 서로가 할퀴며 피를 서로에게 더럽게 칠한다.
모진 고통에 부대끼어 기절하게 되는데 찬바람이 불어오고 옥졸이 “살아나라”고 하면, 죄인은 다시 살아난다.
이 때문에 활지옥이라고 한다.
이 안의 중생들은 전생에 소와 양과 날짐승, 길짐승들을 죽이기 좋아했고,
밭이며 집이며, 국토ㆍ돈ㆍ재물 등의 이익을 위해서는 서로 죽이고 해쳤으므로,
이런 죄의 과보를 받는다.
합회(合會)대지옥은 나찰 옥졸이 여러 가지 형상으로 사나운 짐승들의 머리를 하고 와서 죄인을 뜯어먹고 깨물며,
두 산이 서로 합쳐지면서 이글이글거리는 쇠 수레바퀴로 치이고 이글거리는 쇠 절구에 찧는 것이 또한 기름을 짜듯 하므로,
살 더미가 가리를 이루고 피가 흘러서 못을 이루는데, 수리나 범, 이리 따위가 저마다 와서 끌며 당긴다.
이 사람은 전생에 중생을 많이 죽였으므로 이런 형상의 옥고를 치르며,
또 힘으로 상대를 업신여기고 연약한 이를 비방하며 억눌렀으므로 두 산이 서로 합쳐지는 죄를 받으며,
간탐하고 성을 내고 어리석고 두려워함으로써 일의 경중을 처리하면서 바른 도리로써 하지 아니하고 혹은 바른 도[正道]를 깨뜨렸으므로 이글이글거리는 쇠 수레바퀴에 갈리고 쇠 절구에서 찧인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규환(叫喚)지옥과 대규환(大叫喚)지옥이다.
이 큰 지옥 안에 죄인이 있는데, 머리는 누렇고 눈은 빨간 나찰 옥졸들이 입에서는 불을 내어 뿜으며 붉은빛의 옷을 입고, 몸의 살은 굳세고 단단한데 달려 다니면서 죄인을 쏘므로, 죄인은 미친 듯 두려워하면서 머리를 조아려 애걸하며, “대장군님, 소인을 용서하소서”라고 부르짖는다.
열철(熱鐵)지옥으로 들어가는데, 세로와 너비는 백 유순이다.
때리고 몰므로 발은 모두 타 문드러지고 지방과 골수의 흘러나오는 것은 마치 소기름[蘇油]을 눌러 짜듯 하며 쇠방망이로 머리와 이마를 치니, 그 뇌가 흘러나오는 것은 마치 타락[酪]의 병이 깨진 것과 같다.
다시 쇠로 된 집 사이로 들어가려다가 검은 연기가 밀려와서 서로서로 밀치고 누르므로 벗어나려고 하나 그 문이 벌써 닫혀 있으니, 큰 소리로 부르짖는 소리가 언제나 끊어지지 아니한다.
이 사람은 전생에 말과 저울을 속여 잘못된 법으로 일을 처리하고, 맡겼던 것을 반환하지 않았으며,
자기보다 못한 이를 업신여기고 가난한 이들을 괴롭혀 그들을 울부짖게 하였으며,
다른 이의 성읍(城邑)을 깨뜨리고 남의 마을을 파괴하여 상해하고 겁탈하였으므로 온 성안이 큰 소리로 부르짖었으며,
거짓으로 꾀어내어 다시 그들을 해쳤으므로,
지금 규환지옥의 괴로움을 받는다.
구멍에 사는 무리들을 막고 가두어서 태워 죽였거나
혹은 캄캄한 연기를 굴속에다 던지고 남의 재물을 겁탈하였거나,
혹은 우물 속에다 던지고 남의 재물을 겁탈하였거나 하여,
모두가 대규환지옥의 죄보(罪報)를 받는다.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는 열(熱)지옥과 대열(大熱)지옥이다.
그 안에는 두 개의 큰 구리 가마솥이 있으며, 끓는 짠물이 그 속에 가득히 차 있다.
나찰 옥졸이 죄인을 그 안에다 던지므로 다리 위에서 머리 아래까지의 뼈마디마디가 다 풀려서 없어지는데, 작살로써 찍어 건져내었다가 찬바람이 불어서 살아나면 다시 숯 구덩이 속에다 던진다.
혹은 끓는 재 속에다 놓기도 하며, 재 속으로부터 나오면 이글이글거리는 모래 속에다 던져 놓는다.
또 피고름으로 자신을 삶고 볶으며, 숯 구덩이로부터 나오면 그를 불길 이는 평상에다 던져서 억지로 몰아다 앉게 하므로, 눈ㆍ귀ㆍ코ㆍ입 등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온갖 불이 나온다.
이 사람은 전생에 아버지와 어머니, 스승과 어른, 사문, 바라문의 모든 착하고 좋은 분들을 괴롭혀 그 괴로움이 심장을 뜨겁게 하였으므로 지금 이 열지옥의 과보를 받는다.
혹은 전생에 산 고치[繭]를 삶아 죽였거나
혹은 돼지와 양을 산 채로 삶았거나
혹은 나무로 사람의 배를 꿰서 산 채로 구웠거나
혹은 산과 들과 마을, 그리고 탑과 절과 천사(天祠) 등을 불태웠거나
혹은 중생을 밀어뜨려 불구덩이 속에다 넣었거나 하면,
이 지옥에 와 난다.
아비(阿鼻)지옥은 세로와 너비가 4천 리요, 그곳이야말로 가장 깊숙하다.
옥졸 나찰이 머리로부터 가죽을 벗겨 그 발에까지 이르고는 5백 개의 못을 그의 몸에다 박는 것이 마치 소 가죽을 끌어 펴는 것과 같으며,
이글거리는 쇠 불 수레로 그의 몸을 치이고 불구덩이에 몰아다 숯을 안고 나오게 하며,
날카로운 칼과 창이 몸 속에 날아들어 기절하면서 익어 시들어지고 혹은 거꾸러지면서 떨어지기도 한다.
이 사람은 전생에 큰 악을 많이 지었고, 5역(逆)의 중한 죄로 선근(善根)을 끊었으며,
법다운 것을 법답지 않다고 하고, 법답지 않은 것을 법답다고 말하며,
원인을 부수고 과보를 깨뜨리면서 착한 사람을 미워하고 시새웠으므로,
이 지옥에 들어와서 죄를 받는 것이 가장 혹심하다.
『대지론(大智論)』에 나오나, 조금씩 같은 것은 생략하였고, 그것의 가장 다른 것만을 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