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에는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하기에 좋은 길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사천만 무지개 해안도로입니다.
먼길을 떠날 땐 새벽같이 길을 나섭니다. 밀리는 고속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몸마음 편안한 곳에서 충분히 쉬고 싶기 때문입니다. 떠나기 전날 밤, 배낭과 가방을 챙기는 시간은 그 어떤 시간보다 감미롭습니다.
고향 사천 삼천포에 갈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주 가는 곳이지만 갈 때마다 설렙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사천에 접어들면 큰 길이 아닌 사천만 동쪽 해안도로를 자주 이용합니다. 이 도로는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운전하기에 참 좋습니다. 사시사철 호수같은 사천만 바다의 윤슬을 보면서 여유롭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사천만 동쪽 해안도로는 벚꽃으로 유명한 선진리 왜성 옆을 지나 죽도가 보이는 곳을 지나 종포마을을 거쳐 송지리 당간마당으로 이어집니다.
* 죽도: 용현면 통양리 산 15, 대나무가 우거져 있어서 대섬이라고 하며, 지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은 섬이다. 썰물 때 걸어 들어갈 수 있다. 다양한 지층이 어지럽게 나타나 있고 그런 지층을 따라 화석도 여러 가지 나온다고 한다.
사천 무지개 해안도로는 종포마을에서 시작됩니다. 종포마을에는 예쁜 포트존과 전망대가 있어 사천만 바다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용현면 송지리 당간마당 쪽으로 돌아 다시 길게 이어집니다. 지도에는 석양길로 표시됩니다. 요즘 말로 핫플입니다.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이 칠해진 방호벽은 인증삿을 남기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비가 내린 뒤 물이 고여 있을 때는 멋진 반영샷까지 찍을 수 있습니다.
곳곳에 주차 공간과 쉼터,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차를 세우고 사천만 바다를 아니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길가 노지에서 차박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젊은이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드라이브뿐만 아니라 자전거 하이킹, 가족과 연인들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기에도 좋은 곳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바다 위에 설치된 부잔교 갯벌탐방로에서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며 썰물 때는 갯벌에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사천대교 주변 거북선마을에서는 사천만 낙조와 사천대교 야경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저녁 노을이 질 때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입니다.
무지개 해안도로는 전어로 유명한 대포항으로 이어집니다. 작은 어촌 마을에 제법 넓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전어철이면 이 주차장이 비좁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대포마을에는 횟집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횟집 두 곳만 빼고는 전어철 한때만 장사를 합니다.
대포항 방파제 끝에 설치된 최병수 작가의 작품 '그리움이 물들면'이라는 철로 된 여인상이 요즘 아주 인기입니다. 특히 노을 지는 사천만의 바다를 배경으로 감성사진 찍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대포항 방파제 가까운 바다에 대포어촌마을에서 운영하는 해상황토펜션이 있습니다. 이글루처럼 생긴 해상펜션이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은 예로부터 황금어장이라 불리는 사천만에 위치해 있어 봄에는 도다리,
여름에는 감성돔, 가을에는 전어, 겨울에는 물메기 등 다양한 어종이 나오는 낚시천국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4계절 내내 낚시꾼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대포항 근처에 '한여'라는 큰 여가 있습니다. '여'란 밀물 때는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지만 썰물 때는 걸어 들어갈 수 있는 바위섬을 말합니다. 근래 이곳에 다리가 놓여 대포항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한여 다리 위에서 낙조뿐만 아니라 바다 위에 반영된 아름다운 구름도 볼 수 있습니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모를 만큼 맑게 반영된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를 방불케 합니다. 밤에는 조명등이 들어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거북선마을과 대포마을에서는 체험활동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체험해보는 것도 추억 만들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사천만 무지개 해안도로는 대포항을 지나 미룡마을 해안을 거쳐 우리나라 9대 일몰로 유명한 실안해안도로로 이어집니다.
대포 마을이 고향인 내 친구 김교수는 대포노을이 실안노을보다 더 아름답다고 늘 자랑합니다. 사천만 무지개 해안도로는 사시사철 낮에도 밤에도 비오는 날에도 혼자 가도 여럿이 가도 더 없이 좋은 참 좋은 길입니다.
2022.10.10.
김상옥 올립니다.
첫댓글 어쩜 이리도 상세히 올렸을꼬?
그동네 살아도 모르고 지나치는 것들 조차....
새롭게 "여"라는게 있는지 가봐야겠군요.
막연히 갈 때마다 좋은 곳에 농장이 있어 좋다
라고만 느꼈지 ...
잘 지내시죠?
농장의 가치가 올라가겠습니다.
덩더꿍(?)을 보고 하는 말인지???
오호
오늘 일요일이라 사람 많더이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