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中世)의 해양대국 포르투갈(Portugal)
3. 중세도시 포르투(Porto)
포르투(Porto)는 리스본에서 북쪽으로 280km 떨어져 있는 포르투갈 제2의 도시로, 포르투갈(Portugal)이라는 국가명은 고대 로마인들이 포르투를 부르던 ‘포르투스 칼레(Portus Cale)’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포르투의 역사는 기원전부터 시작되는데 고대 로마인들의 정복, 이슬람 세력에 의한 점령, 그 후 국토 회복 운동으로 기독교가 자리를 잡았다. 대항해시대를 끝으로 포르투갈의 화려했던 시대가 저물기 시작했고,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고립되면서 포르투의 발전도 멈추게 된다.
포르투는 고대역사도시로 인정받아 1966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도우루(Douro) 강을 사이에 두고 포르투의 역사 지구인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누어진다.
포르투 대성당(Vimara Peres) / 포르투 시청 / 엔히크 왕자 동상(시청 앞)
포르투 대성당은 12세기에 지었는데 로마네스크, 고딕, 바로크 건축양식이 혼합된 건물로 언덕 위에 있어 시내와 도우루(Douro) 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대성당 앞에 있는 기마상(騎馬像) 주인공은 포르투갈의 영웅 비마라 페레스(Vímara Péres) 동상인데 포르투에서 이슬람 세력인 무어족(Moors)을 몰아낸 백작이라고 한다.
성당 앞 광장에는 꽈배기 모양의 첨탑도 눈에 들어온다. 이 기둥의 이름은 ‘수치의 기둥(Pelourinho Pilloy)’으로 중세 죄인을 묶어두는 기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것은 1940년에 새로 만들어 세운 것이라고 한다. 포르투 시청 앞은 리베르다데(Praça da Liberdade) 광장인데 광장 높은 탑 위에는 한 손을 들고 서 있는 엔히크(Henrique) 왕자 동상이 있다.
<1> 페르난디나(Fernandina) 성곽
Muralha Fernandina 성곽 / 성벽에서 여학생들과 / 리베르다데 광장 / 독립기념 오벨리스크
고색창연한 위용을 자랑하는 페르난디나 포르투 성곽은 로마의 통치시대부터 있었다고 하는 2,000년도 넘은 고대 성곽인데 낡아서 보수하여 오늘의 모습으로 탄생한 것은 1376년 페르난도 왕 때라고 한다.
그러나 성벽은 대부분 없어지고 도루우강 옆의 절벽 위에 일부분이 남아있는데 주변 풍경과 어울려 너무나 멋지다.
절벽 아래로는 포르투의 자랑인 ‘동 루이스 다리(Ponte dom Luis)’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다리 부근에서 성벽까지 오르는 등산 열차 푸니쿨라(Funicular)도 있다.
<2> 롤링 여사와 해리포터(Harry Potter)
영국의 작가 롤링(J. K. Rowling: 1965. 7. 31 ~)여사가 쓴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Harry Potter) 시리즈는 유례없는 대 히트를 쳐 롤링여사를 스타덤에 올려놓는데 롤링 여사는 젊은 시절 포르투갈에 와서 교사로 봉직하였고 결혼도 이곳 포르투에서 하였다고 한다.
롤링여사는 25세이던 1990년, 처음으로 해리포터 판타지 소설의 모티브를 착상하는데 이듬해인 1991년 이곳 포르투에 영어교사로 취직을 하게 되며 소설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롤링은 결혼도 포르투에서 했는데 결혼 2년 만에 남편과 이혼하고 4개월 된 딸을 데리고 영국으로 돌아오는데 여동생이 살고 있던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로 돌아가 전업 소설가로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싱글 맘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롤링여사는 정부로부터 주당 70파운드(약 8만원)의 보조금으로 생활했다고 한다. 그러나 해리포터 시리즈가 영국 불룸즈버리(Bloomsbury) 출판사에서 출판되자 공전의 대 히트를 치게 되고, 모든 출판계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한다. 작가상과 도서출판 상 등 모든 상을 휩쓴 것은 물론, 전 세계 67개 언어로 번역되어 총 4억 5천만 부 이상이 팔렸다니 놀라운 일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화화되어서도 크게 히트를 쳤는데 원래는 어린이들이 읽는 판타지 동화로 썼지만, 어른들도 즐겨 읽는 소설과 영화화되어 또다시 대히트를 친다.
현재 그녀의 연간 수입은 약 1억 5천만 파운드(2,200억 원),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작가라고 하며,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갑부가 되었다.
나는 현직에 있을 때 영어공부를 한답시고 해리포터 시리즈 전작(총 8편)을 모두 영문원서로 읽었는데 정작 한글 번역판은 읽지 못했다. 그 밖에도 작가 톨킨이 쓴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3부작도 영문 원서로만 읽었는데 교감시절, 선생님들은 내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는 영문원서를 보며 신기하게 쳐다보던 생각이 난다.
우리가 페르난디나 성벽에 갔을 때 마침 대학생들로 보이는 한 무리의 학생들이 성벽 밑에서 어떤 행사를 했는지 끝나서 흩어지고 있었다. 여학생을 붙잡고 잠시 담소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해리포터와 관련된 행사를 한 모양인데 영어가 서툴러 설명을 잘 못한다. 검은 옷차림으로 봐서 마법학교 ‘호그와트(Hogwarts)’의 학생 분장인 것도 같고, 포르투갈의 대학생들 전통 교복인 것도 같고... 페르난디나 성벽을 보면 언뜻 해리포터에 나오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법학교 호그와트(Hogwarts)를 연상시킨다. 또, 롤링여사는 포르투의 렐루서점(Livraria Lello)을 애용했다고 소문이 나서 관광객들로 들끓는다고 하는데 우리는 보러 가지 않았다. 포르투의 레스타우라도레스(Praca dos Restauradores) 광장에는 굉장히 높은 오벨리스크가 서 있고 둘레에는 날개 달린 천사의 모습도 보이는데 포르투갈이 합스부르크가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념하는 오벨리스크라고 한다.
<3> 아름다운 일데폰소(Ildefonso) 성당
일데폰소(Ildefonso) 성당 / 푸른 타일 벽 / 성당 내부 성모상
포르투 관광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성 일데폰소(Igleja de Santo Ildefonso) 성당은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아줄레주(Azulejo/타일) 벽화로 유명하다. 아줄레주는 채색된 도자기(陶瓷器) 타일(Tile)을 일컫는 말이다. 이 성당은 오래전부터 낡은 성당이 있었다고 하는 기록은 있지만, 건축연대에 관한 언급은 없었는데 가장 오래된 언급으로 1296년이라는 기록이 있다고 하니 최소 500년 이상 된 성당이다.
그런데 붕괴의 위험성이 있어 1709년에 헐고 다시 짓기 시작하여 1739년에 오늘의 모습으로 재탄생하였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건물 곳곳에 건축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 이를테면 자물통 하나를 제작한 사람 이름까지도 적혀있는데 정작 건축가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4> 동 루이스(Dom Luis) 다리와 보아비스타(Boavista) 공원
동 루이스 다리 / 시티투어 버스에서 / 렐루(Lello) 서점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어스름 녘에 도심과 강변을 한 바퀴 도는데 강 건너 구도시의 빨간 지붕의 집들이 언덕 위에 옹기종기 있는 모습과 강변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1886년에 완성되었다는 ‘동 루이스 다리(Ponte Dom Luis)’는 2층 구조로 위쪽은 전철 철로가, 아래층은 자동차와 인도교로 되어있는데 둥근 아치 모양이 너무나 멋지다.
도우루강에 놓인 5개의 다리 중 하나인 이 다리는 파리 에펠탑(Eiffel Tower)을 설계했던 구스타프 에펠의 제자 테오필 세이리그(Teophile Seyrig)가 건축한 다리라는데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176m) 다리였다고 한다.
동 루이스(Dom Luis)는 포르투갈이 자랑하는 작가로 본명은 루이스데까모스(Luís de Camões)라고 하는데 16세기,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불멸의 대시인이라고 한다. 그는 포르투갈이 낳은 대항해가(大航海家) ‘바스쿠다가마’가 인도항로를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우스 루시아다스(Os Lusíadas)’(1572)라는 대서사시를 썼다고 한다.
보아비스타(Jadrim da Boavista) 광장 / 성 삼위일체의 성당 / 한적한 길거리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몇 번이나 마주친 광장 한가운데 우뚝 솟은 기념탑이 멋지긴 한데 사람 모양도 아니고 형체가 아리송하다. 나중 알고 봤더니 보아비스타(Jadrim da Boavista) 광장이고 탑 위의 조형물은 사자라고 한다.
축 늘어진 날개가 보이는 것은 사자가 독수리 위에 걸터앉은 모양이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19세기,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의 모잠비크(Mozambique)가 반란을 일으켰는데 그 전쟁 중 전사한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꼭대기에 있는 조형물은 나폴레옹시대 포르투갈을 지배하던 프랑스를 몰아낸 것을 기념하는 상징물이라고 하는데 위에서 찍어 누르는 사자는 포르투갈을, 밑에 깔려있는 독수리는 프랑스를 상징한다고 한다. ㅎㅎ
포르투 구시가지는 포르투갈에서 ‘포르투 역사지구’로, 유네스코에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고 한다. 포르투는 가는 곳마다 광장이고, 성당이고, 멋진 중세의 건축물들과 가지가지 유적들로 가득 차 있는 매력 넘치는 중세의 도시였다. 포르투갈을 다녀간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면 리스본의 여자도둑 시장(Feria da Ladra), 또 수녀원에서 수녀님들이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는 계란빵 ‘에그타르트(Eggtart)’, 그 계란빵을 파는 과자점이 18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꼭 들러 맛본다고 하던데... 우리는... 그냥 왔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