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좋게 해준다고 주장하는 약이나 건강 식품들이 적지 않다. 예전에는 간유가 좋다고 해서 제품으로 나온 적이 있었고, 결명자 차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에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건강 기능 식품이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루테인이란 성분을 함유한 것이다.
루테인은 작년 11월 식품 의약품 안전청으로부터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개별 인정형 성분으로 승인을 받았다. 개별 인정형 성분이란 식약청이 연구·고시하는 것은 아니라 개인 또는 기업이 연구 결과를 제시해 식약청이 승인한 것이다.
루테인은 어떤 작용 하나 루테인 성분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노인 실명의 중요한 원인인 황반변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눈을 오랜 시간 사용하면 자외선과 컴퓨터 모니터 등에서 나오는 청색광 등이 망막의 시세포를 구성하는 황반 색소를 파괴한다. 황반이 파괴되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게 되고, 급기야 주변 혈관까지 파괴되면 황반변성이 생긴다.
2007년 아일랜드 워터 포드 공대 놀런 교수 팀의 연구 결과 25세를 기점으로 황반을 구성하는 색소의 밀도가 줄어 들기 시작해 60세를 넘으면 색소가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흡연자는 황반 색소 감소 속도가 비흡연자보다 2.3배나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루테인은 황반 색소의 중요 구성 성분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루테인 제품은 마리골드(금잔화) 추출물이 99% 이상 함유된 것으로 섭취하면 이 성분이 혈관을 타고 시신경으로 가 망막의 황반 색소를 보충해준다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25세를 넘으면서 파괴되는 루테인 색소는 몸 안에서 다시 생성되지는 않는다. 루테인은 식물 중에서 금잔화, 시금치, 브로콜리, 고구마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루테인 효과 루테인 효과를 다룬 논문들이 다수 나와 있다. 2000년 미국 안과 의학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 남녀 50명을 대상으로 루테인 성분을 한 달 간 섭취하게 했더니 혈중 루테인 농도가 약 5배 증가했으며, 4개월 후에는 망막의 황반 부위 색소 밀도가 약 5.3% 높아졌다.
또 1999년 미 안과 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루테인을 매일 6㎎씩 섭취하면 8년 후 백내장 위험도도 약 20% 줄었다. 지난 1994년 미국 의학 협회 저널(JAMA)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루테인 성분을 매일 6㎎씩 6년간 섭취하면 황반변성의 위험이 약 57% 감소했다.
연세 플러스 안과 이재범 원장은 "황반변성이나 백내장 등의 가족력이 있거나 눈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루테인 제품 복용을 권할만하다"고 말했다.
루테인에는 눈 건강에 좋은 성분 뿐 아니라 다른 유익한 성분들도 많이 들어 있다.
강남성모병원 안과 주천기 교수는 "루테인은 눈, 뇌, 유방, 자궁 등의 세포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며, 강력한 항산화 작용도 한다. 백내장, 황반변성 예방은 물론 일부 항암 작용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루테인은 항산화 작용이 뛰어난 베타 카로틴이나 라이코펜보다 10배 이상의 항산화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고돼 있다고 주 교수는 말했다.
루테인 제품은 어떤 것이 있나 시중에 나와 있는 루테인 제품은 약 20여 종. 하지만 식약청에서 성분 인정을 받은 제품은 한국 알리코 팜 아일락 루테인, 보령 플로라 글로 루테인 등 일부이며, 상당수는 성분 인정을 받지 않은 것들이다.
일반적으로 하루 한 번, 1회에 10~20㎎(겉피의 젤라틴, 비타민 성분 등을 제외한 순수 루테인 기준)씩 복용하도록 포장돼 있으며, 값은 2개월 분이 9만원 안팎이다.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이나 외국에서 수입된 제품, 보따리 장사들이 들여온 제품들은 섭취 용량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루테인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면서 종합 영양제 속에 루테인 성분을 소량 넣은 뒤 루테인 제품으로 이름을 표기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루테인 제품은 섭취 용량이 중요하다. 한국 알리코 팜 마케팅 팀 주영철 팀장은 "루테인 성분은 하루 최소 12㎎씩, 2개월 정도 꾸준히 먹어야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고돼 있으며, 식약청은 하루 최대 섭취량을 20㎎으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하루 섭취량은 12~20㎎ 정도가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에 따라 효과는 차이가 있으나 대개 2~3개월 복용하면 시력이 개선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루테인과 비타민 A·E 같은 항산화제를 함께 복용하면 황반변성 예방뿐 아니라 치료에도 효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약사들이 속속 이를 선보이고 있다. 일동제약의 브라이트 루테인, 종근당의 아이 러브 루테인, CJ 뉴트라의 아이시안 루테인 등이 그것.
일동제약이 최근 내놓은 브라이트 루테인은 금잔화에서 추출한 양질의 루테인을 비롯해 눈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를 함유한 영양 보충용 건강 기능 식품이다. 노화로 인한 침침함과 눈의 피로를 덜어 주는데 유용하다. 특히 비타민 A가 풍부해 눈의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건조와 야맹증 예방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굳이 눈의 노화가 진행된 후에야 영양제를 챙길 필요가 있을까? 평소 눈 영양제를 챙긴다면 이를 더디게 할 수 있다.
일동제약의 아로나민 아이는 이들을 위한 의약품. 비타민 A와 CㆍE, 셀레늄 등 비타민과 미네랄이 복합 처방돼 있을 뿐 아니라 활성 비타민 B군이 다른 제품보다 많아 안구 건조증, 시력 감퇴, 망막 질환 예방 및 보조 치료에 유용하다. 성인은 물론 청소년까지 눈의 피로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