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보살장정법경 제27권
[재가 보살의 다섯 가지 나쁜 법](1)
사리자여, 어떤 것이 재가(在家) 보살로서 다섯 가지 법을 멀리 떠나는 것인가?
이른바 왕의 가신(家臣)처럼 대중 가운데서 그 위세를 믿고 많은 사람들을 두렵게 하는 것이다.
또 그는 대중에게 말하기를,
‘나는 너희들을 위해 갖가지 일을 해 주리라’라고 하면서
속이기만 하고 실행하지 않으며, 나아가 그런 거짓말을 하고도 태연히 있다.
사리자여, 이런 거짓으로 말미암아 천상의 좋은 세계에 나지 못하며, 그런 행상은 좋은 때도 만나지 못한다.
사리자여, 또 이런 행상을 가진 재가 보살은 오직 자기 살림살이만을 갖출 줄 알고 남을 이롭게 하지 못하며,
또한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만나지도 못하고,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얻지 못하느니라.
다시 사리자여, 또 재가 보살은 도시에 살면서 여러 가지 장애와 어려움에 항상 괴로워한다.
어떤 것이 도시의 여러 가지 장애와 어려움인가?
사리자여, 저 여래께서 세상에 나와 정각을 이루시고는 여러 하늘ㆍ사람ㆍ아수라 등을 위해 설법하여 교화하시면 처음도 중간도 마지막도 좋고, 그 이치가 심원하며, 그 말은 교묘하고 깨끗한 범행의 상을 구족하시며, 4부 대중이 호위하고 공경한다. 또 필추ㆍ필추니ㆍ우바새ㆍ우바이를 친근하여 공양하고 예배한다.
그러나 저 촌락이나 도시나 거리나 집에 사는 백성과 국왕ㆍ대신ㆍ장자ㆍ거사 들은 다 그 안에서 산다. 이 인연으로 그들은 청정한 계율 무더기를 구족하지 못하나니, 나는 이것을 성안의 장애와 어려움이라 하는 것이다.
만일 재가 보살이 이런 5욕(欲)을 즐겨 집착하면
그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생각하지 못하고, 나아가 위없는 정등정각을 빨리 이루지도 못하느니라.
또 사리자여, 재가 보살은 스스로 말하는 현행 법률에 또 장애와 어려움이 많다.
이른바 부모ㆍ자녀ㆍ처첩ㆍ노비ㆍ자매ㆍ형제ㆍ친구ㆍ권속 등이 언제나 장애와 어려움이 되는 것이다.
사리자여, 이와 같은 법들은 재가 보살의 온갖 장애와 어려움이 되어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좋아하지 않고,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도 빨리 이루지 못하느니라.”
대승보살장정법경 제28권
9. 정진바라밀다품 ④
[재가 보살의 다섯 가지 나쁜 법](2)
“또 사리자여, 재가 보살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경전의 여실한 행상을 다 듣고도 많이 듣기를 좋아하지 않으며, 욕심이 적은 행을 닦기를 즐기지 않고, 또 같은 종류의 경전 등도 믿어 받지 않는다.
다시 여래의 대승 경전을 비방하다가 다 온갖 나쁜 세계에 떨어진다.
어떤 것을 나쁜 세계라 하는가?
이른바 염마라(焰魔羅) 세계와 아귀ㆍ축생의 세계이다.
또 나쁜 법을 쓰는 변방지대에서 비록 사람이 되더라도 몸이 불구가 되며, 더러운 장애가 많고 온갖 삿된 견해를 가진다.
사리자여, 이런 더러운 곳을 부처님과 보살들은 다 멀리 떠나고 거기서 나기를 좋아하지 않으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얻지 못하느니라.
또 사리자여, 재가 보살은 큰 세력을 가진 사람들을 매우 좋아하여 거기 의지하나니, 이른바 국왕 대신과 또 모든 인민으로서 큰 부자나 호걸들이다.
그리하여 성내기를 좋아하여 그 말은 아첨과 거짓이 많으며, 갖가지 악을 지어 사람들을 속이며, 다시 남을 업신여긴다.
그는 나쁜 말 때문에 악취에 떨어지며, 몸이 여위고 온갖 나쁜 상을 갖춘다.
사리자여, 이것을 재가 보살의 다섯 가지 법이라 한다.
이상의 인연으로 세상에 나오시는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고, 또한 착한 벗을 친근하지도 못하며, 좋은 때를 만나지 못하고, 모든 선근을 다 파괴하며, 계율을 지니는 보살마하살 등을 배우지 못하고,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얻지 못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시려고 게송을 설하셨다.
만일 누구나 이 다섯 가지 법을 행하면
거기서 훌륭한 지혜가 더욱 자라지 못한다.
그리고 다시 조어존(調御尊)을 멀리 떠나게 되어
바른 깨달음을 빨리 이루지 못하느니라.
거짓으로 일체의 유정들을 속이기 때문에
왕의 가신(家臣)과 저 종이나 하인과 같아
일체의 선근의 힘을 모두 끊어 버리고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만나지 못한다.
또 혹은 저 유정들을 놀라거나 두렵게 하며
그 말로 결박을 짓게 하고 매를 때리게 한다.
이와 같이 갖가지 나쁜 업을 짓고는
최상의 높은 어르신을 언제나 멀리 떠난다.
그리고 필추와 필추니에 대해
그의 깨끗한 계율을 깨뜨리고 병의 고통을 내며
찰나에도 좋은 때를 만나지 못하고
부처님 계신 곳에서 언제나 멀리 떠난다.
부모와 처자와 모든 권속과
법이 아닌 행을 간단없이 항상 행하며
바른 법은 듣기를 즐거워하지 않다가
우치의 헷갈림 속에 떨어져 벗어나기 어렵다.
비록 부처님의 세상을 만나 친하려 하지만
찰나 사이에도 그것을 얻지 못하며
혹은 집 떠남을 사랑하고 즐거워할 때라도
저들이 모두 다투어 와서 장애와 어려움 된다.
혹은 때로 이 바른 법을 듣고는
곳을 따라 진실의 공(空)을 연설하여도
저들은 다투어 성내는 마음을 내어
이에 말하기를 이것은 바른 법이 아니라 한다.
이와 같은 갖가지의 장애와 어려움도
그것의 16분 중의 1에도 못 미친다.
이 바른 법의 종자를 비방함으로 말미암아
세상마다 장님이 되어 아무것도 못 보느니라.
그들은 거룩하신 정각존(正覺尊)을 보지 못하고
비록 보더라도 청정한 믿음을 내지 못한다.
장차 사람의 몸을 얻어도 불구가 될 것이요
그 뒤에는 일체의 축생 속에 떨어지리.
만일 누구나 부처님의 보리에 돌아오고
또 보살들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면
일체의 장애와 어려움을 모두 다 제거하고
진실하고 바른 행을 능히 닦아 익히라.
있는 부모와 또 권속들과
그리고 다른 일체의 유정들을
자주자주 인도하여 출가시키고
빨리 잘 포섭하여 바른 길로 돌아오게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어머니 인도하고
다시 잘 찬탄하면서 출가하게 하고
바로 곧 선서존(善逝尊)에게 나아가
마음을 내어 큰 보리를 깨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