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Percolator
오래전 등산학교 강사 시절에 미국을 마실 가듯이 종종 장보러 간다고 할만큼 자주 가시는 선배님이 계셨다. 그 형님에게 놀러갔더니 이 제품을 쓰고 계셔서 바로 REI에서 직구했다. 그때는 한국으로 직배송이 되던 시절이라서 많이 샀던 것 같다. 그때 두개를 구입해서 한개는 후배를 줬다. 몇년을 잘 쓰더니 어느날 내용물은 잃어버리고 껍데기만 되돌려줬는데, 그건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이걸 몇년을 잘 갖고 다니면서 폼나게 잘 썼다. 인수봉 등반을 가서도 테라스에서 남들 보라고 커피를 끓여 마시던 시절도 있었다. ㅎㅎ 외관은 알루미늄 제품이라 긁히기도 잘하고 물기가 있으면 잘 부식되기도 하고 그런다.
월남전을 다녀오신 아버지로 인해서 어렸을 적 우리집에는 미제 또는 미군용품이 더러 있었다. 그당시 이 제품의 구성과 같은 전기 커피 포트가 있었는데, 그게 너무 신기했었고, 그 안에 들어있는 것들을 항상 궁금했었었다. 물을 끓이는 것은 알겠는데, 왜 이상한 부속들이 포트 안에 들었었는지 이 제품을 처음보았던 순간 그 궁금증이 풀렸다.
이 물건의 장점은 커피가 끓기 시작하면 주변을 향으로 올킬 (All Kill) 시켜버린다. 그래서 주변으로 모여드는 친구들에게 인심 많이 썼지만, 향에 비해서 맛은 좀... 후배녀석 표현으로는 가장 향기로운 커피를 가장 맛없게 만들어버린다고... 아무튼 한방에 여러잔의 커피를 만드는 재주는 있으나 맛은 향에 비해서 떨어진다. 또한 걸러진 커피에 찌꺼기가 많다는 점 또한 단점일 수도 있다. 서부 영화를 보면 보글보글 끓는 주전자에서 커피를 마시는 장면에서 사용되던 그 주전자가 이런 형태의 '퍼콜레이터' 또는 '퍼기'라고 불리우는 이 제품군들이다. 요즘은 콜멘 제품이 국내에 수입이 되어서 더러들 사용하시는 분들이 제법 있다.
구성품은 아래와 같다. 뚜껑 그리고 본체. 내부품은 세부분으로 구성되었는데, 커피를 부어서 올려놓는 선반같은 것과 뚜껑.
대개 야외에서는 이렇게 스토브에 올려서 끓인다.
핸드밀로 갈아낸 커피를 트레이에 부어놓고 뚜껑을 덮는다.
구멍이 뚫린 뚜껑으로 가운데 관을 타고 아래에서 끓은 물이 올라와서 물이 퍼져서 거피를 거르면서 커피가 걸러진다.
* 포스팅 후에 심심해서 전기퍼콜레이터로 검색을 해봤다. 혹시 예전 어려서 봤던 그 물건이 있을까싶어서... 그런데, 여기에 쓰지는 않았지만, 찌꺼기가 많이 나오는게 싫어서 가끔은 여과지를 개조해서 밑에 깔고 커피를 담아서 끓여마시기도했었는데, 세상에 그렇게 사용하는 동영상과 여과지가 있는 것이었다. 아... 역시 세상은 넓고도 공부할 것들은 너무 많다.
투명한 뚜겅 손잡이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걸러진 커핏물의 농도를 보고 불을 끄면 된다. 오래 끓이면 점점더 커피의 색이 검어지고 일찍 끄면 커피의 농도가 묽어진다.
아래의 동영상이 물이 끓으면서 관을 통해 물이 올라와서 커피를 거르고 다시 순환하는 장면이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진한 커피 향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이 순간이 텐트에서 일어나서 가장 화려한 아침이 되는 순간이다.
5. Jet Boil
이게 나에게는 두번째 제트보일이다. 첫번째 제품을 구입했을 때 커피 프레스 부속품도 함께 구입을 해서 잘 갖고 다녔다. 쓰면서 생각났다. 미국을 다녀오신 그 형님이 첫번째 제품을 사오신 것을 파시라고 졸라서 내가 샀다. 그 제품은 이것을 구입 한 후에 친구녀석을 줬다. 이 제품으로 기변한 것은 샤모니에 놀러갈 때 조금이라도 가벼운 것으로 갖고 가고 싶었다. 그래서 직구했다. 그당시 티타늄 모델도 있었는데, 가격이 두배나 더 비싸서 이것으로 구입했다. 어떤 일인지 국내에서는 커피 프레스를 수입을 하지 않는 것인지 구할 수가 없다. 이것을 구입할 때는 커피 프레스를 따로 구입하지 않고, 기존에 쓰던 것을 사용하다가 우이동 삼색 스포츠에 놀러갔다가 재고품으로 걸려있는 것을 보고 인식 형에게 싸게 샀다. 스토브만 따로 쓸까 싶어서 일반 냄비도 올릴 수 있는 삼발이도 따로 구매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고 이 킷 그대로만 가끔 산에 들고 간다.
사용방식은 젯보일에 물을 끓이고 프렌치 프레스 방식으로 우려 마시는 것이고 모든 킷이 코펠 안에 다 들어가니 갖고 다니기 편하다. 드립방식의 킷을 갖고 다니면 물을 끓이는 주전자와 리저버 형태의 그릇이 필요하지만, 프렌치 프레스 방식은 물 끓이는 그릇 하나로 해결되니 짐이 덜어진다. 소형 핸드밀도 귀찮을 때는 미리 분쇄한 커피를 날친 작은 통에 담아서 다니면 되니 짐이 확실히 준다. 또한 커피 맛이 훌륭해서 프렌치 프레스 주전자를 따로 구매해서 사무실에서도 한동안 사용하기도 했었는데, 물을 털다가 떨어뜨려서 박살이 난 후로는 더이상 주전자를 따로 사지 않았다. 그 이유는 청소하기가 귀찮아서.
물이 끓은 후에 분쇄한 커피를 코펠에 넣고 뚜껑과 결합한 프레스 킷을 덮으면 끝이다.
또 다른 물건들을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