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손
양선호
가을이 오는
귀뜨라미 울음소리
시작과 끝이 없는 억겁의 시간 속에
너를 만난 것은 벚꽃이 활짝 핀 사월
꽃구름으로 내 품에 안겼지
표현할 수 없는 내리사랑
내 어깨를 주물러주던
고사리 같은 작은 손
어느새 자라 군대에 간다
장손으로 태어나
자랑스럽고 행복하였지
잘 다녀오겠다고
뜨겁게 포옹해주던 효자손
뒤 돌아보며 떠나는 네 뒷모습
심장이 뜨거워진다
오월의 섬진강
양선호
연두 빛 오월이
어머니 품처럼 흐른다
물길 따라 스치는 바람
숲을 이루고
전라도와 경상도가 만나는 화개장터 에서
은어회 재첩국 안주삼아 푸른 섬진강을 마신다
별의 길*을 걸으며
바라보는 평사리 들녘
바람 따라 흐르는 섬진강
존재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 아니라
자연 앞에 나를 꺼내 보는 일이다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 별의 집에서
나누는 차 한 잔
오월의 섬진강
또 하나의 추억이 푸르게 흘러간다
별의 길 ( 경남 하동군 억양면 소재 )
동백은 지고
양선호
봄의 혈관에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
부픈 꽃망울들
서로 팽팽히 힘을 겨루더니
짙푸른 나무 잎 사이로
동백 붉게 피어
한 생을 뜨겁게 살다가
미련 없이 지고 마는
봄날 같은 꽃이여
나도 한때는
붉은 꽃 이었지
떨어진 꽃 한 송이
내 가슴속에 다시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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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글 24집
효자손 외 2편 / 양선호
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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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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