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에서 아홉 살 난 아이가 학대를 당한 사건의 피의자인 아버지가 구속됐습니다. 아이는 탈출할 당시에 위험을 무릅쓰고 지붕으로 올라가서 옆집으로 갔는데요. 그 이후에 일곱 시간가량을 빌라 물탱크실에 숨어 있었던 걸로 확인이 됐습니다.
배승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A양이 사는 빌라의 물탱크실입니다.
비좁고 먼지가 가득합니다.
A양은 옆집을 통해 탈출한 뒤 이곳에서 7시간가량을 숨어 있었습니다.
낮에 돌아다니면 집에 있던 어머니에게 붙잡힐까 봐 겁이 났던 겁니다.
기회를 엿보다 어두워지기 전인 오후 5시쯤 물탱크실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마을 쪽으로 도망치다 주민에게 구조됐습니다.
[아이 목격자 : 아이 옷은 흙먼지투성이였죠.]
가둬 둔 아이가 홀연히 사라졌지만, 당시 A양 부모는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도망친 걸 아예 몰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창녕경찰서 관계자 : (신고가 들어오거나 출동한 적 있습니까?) 아니요. 없습니다.]
A양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일기를 써 왔습니다.
최근에는 베란다에 묶인 날이 많아 매일 쓰진 못했다고 경찰에 말했습니다.
일기장에 부모에 당한 학대 내용을 적었다고도 말했습니다.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서 일기장을 찾아냈습니다.
아이는 일기장을 침대 밑에 숨겨놨다고 말했지만, 다른 장소에서 발견됐습니다.
A양 아버지는 오늘(15일) 구속됐습니다.
[(딸에게 미안하지 않으십니까?) 정말 미안합니다.]
경찰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입원 중인 어머니에 대해선 담당 의사의 의견을 물은 뒤 조사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