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는 원래 메밀에 밀가루를 섞어 반죽한 후에 국수틀로 면을 빼서 삶은 뒤, 찬물에 헹구어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거나 간단한 양념만 넣어 비벼먹었던 음식이다. 식량사정이 열악한 산촌 가난한 사람들의 겨울철 소박한 식사였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이것을 상품화 한 막국수집이 생겨나고, 메밀 특유의 구수한 향과 담백한 맛에 반한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차츰 외식업의 한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루틴(Rutin)이나 비타민B 등 각종 이로운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열량이 적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매력적인 건강식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막국수, 조선중기 이후 국수틀 들어오면서 본격화 된 듯
막국수는 국수틀에 메밀 반죽을 넣고 틀을 눌러 압출식으로 국수발을 물이 끓는 솥에 투하시켜 익힌다. 이런 방식의 막국수가 언제부터 우리 식탁에 올랐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메밀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삼국시대나 7~8세기쯤으로 추정된다. 처음 문헌에 메밀이 등장한 것은 고려 고종 때「향약구급방」에서다.
북중국으로부터 국수를 빼는 국수틀이 한반도에 전해진 것은 17~18세기경으로 추정된다. 그 이전에는 메밀반죽으로 오늘날 칼국수 형태의 절면으로 만들어서 국물에 끓여먹거나 찬 국물에 말아먹었을 것이다. 국수틀이 들어온 이후에도 이 형태의 국수는 이어져왔다. 그러나 칼국수 형태의 끓여먹는 메밀국수는 간간이 있지만 찬 메밀 칼국수는 사라졌다.
막국수, 조선중기 이후 국수틀 들어오면서 본격화 된 듯
막국수는 국수틀에 메밀 반죽을 넣고 틀을 눌러 압출식으로 국수발을 물이 끓는 솥에 투하시켜 익힌다. 이런 방식의 막국수가 언제부터 우리 식탁에 올랐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메밀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삼국시대나 7~8세기쯤으로 추정된다. 처음 문헌에 메밀이 등장한 것은 고려 고종 때「향약구급방」에서다.
북중국으로부터 국수를 빼는 국수틀이 한반도에 전해진 것은 17~18세기경으로 추정된다. 그 이전에는 메밀반죽으로 오늘날 칼국수 형태의 절면으로 만들어서 국물에 끓여먹거나 찬 국물에 말아먹었을 것이다. 국수틀이 들어온 이후에도 이 형태의 국수는 이어져왔다. 그러나 칼국수 형태의 끓여먹는 메밀국수는 간간이 있지만 찬 메밀 칼국수는 사라졌다.
메밀을 맷돌에 넣고 탈 때 제대로 여물지 않거나 내용물이 충실하지 않은 메밀은 잘 부서지지 않는다. 옛날 막국수는 이렇게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고 부서지지 않는 저급품 메밀을 모아서 메밀가루를 내어 만들었다고 한다. 마치 쌀을 찧을 때 나오는 싸라기처럼. 또 겉껍질만 벗겨낸 거친 메밀가루로 굵게 뽑아 만들었다고도 한다. 어느 경우든 식량이 넉넉지 않은 산골 지방의 식량사정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막국수가 그런 정황에서 탄생한 음식임을 알 수 있다.
1970년대 상업적 막국수집 생겨, 종류도 다양하게 분화돼
남북분단으로 메밀 산지인 이북지역으로부터의 메밀 유입이 차단되고 미국으로부터의 밀 수입으로 밀국수가 유행하자 한 때 메밀국수가 위축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부터 화전민과 북한강 수계 댐 수몰지 주민들이 춘천으로 이주했다. 이들이 생활방편으로 막국수를 만들어 팔면서 대중화됐다는 설이 있다. 그 후 춘천지역에서 군 생활을 했던 예비역 군인과 경춘선을 타고 춘천으로 놀러 오는 관광객들 사이에 막국수 맛이 퍼져나가면서 1970년대부터 춘천 도심에서 막국수집이 생기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때부터 이름도 이전의 국수, 모밀국수, 뫼밀국수 등에서 막국수라는 이름으로 정착했다.
춘천과 홍천을 중심으로 성업을 하면서 막국수는 차츰 여러 종류로 분화, 발전했다. 막국수는 보통 비빔막국수를 가리키며‘춘천막국수’가 유명하다. 쟁반 막국수는 대도시의 신세대 입맛에 맞게 각종 채소와 소스를 곁들여 개발한 막국수다. 온면 막국수는 차게 먹는 일반 막국수에 반해 뜨거운 육수에 말아 먹는다. 평창과 정선지역에서는 ‘누름국수’로 유명하다. 일반 막국수에 산채나물을 첨가한 산채 막국수가 있고, 꿩고기 육수에 말아먹는 꿩 막국수도 있다. 최근에는 막국수가 고깃집 후식이나 건강 다이어트 음식으로 점차 각광을 받고 있다.
이름만큼이나 재미있는 막국수의 유래설
‘막’이라는 접두어는‘개’라는 접두어만큼이나 뒤에 올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품위를 사정없이 깎아 내린다. 그런 면에서‘막’은 ‘참’ 이라는 접두어와 대척점에 있다. 국어사전에서 막국수의 ‘막’을 찾아보면 몹시, 세차게, 마구, 아무렇게나, 함부로, 들입다, 바로, 지금 등의 의미로 새긴다.
먼저, 메밀가루 얻는 과정과 그 결과물인 메밀가루의 입자 연유설이다. 가루음식의 재료는 맷돌에 타고 그걸 다시 디딜방아나 연자매로 곱게 빻아야 하지만 막국수용 메밀가루는 그렇게까지 곱게 갈지 않았다. 게다가 겉껍질째 함께 갈았다. 그러다 보니 막국수용 메밀가루가 곱지 못하고 때깔도 겉껍질이 들어가 어두운 편이다. 물론 오늘날에는 성능이 좋은 제분기로 빻기 때문에 예전처럼 거친 가루로 만든 막국수는 없다. 다만, 메밀 함량이 높음을 과시하기 위해 일부러 메밀 겉껍질을 넣고 빻아 면발 표면에 까칠하고 거뭇한 점이 생겼다.
둘째는 제면과 조리의 시간차다. 메밀을 반죽해 국수로 뽑은 뒤 바로 솥에 넣고 삶는 데서 연유했다는 설이다. 그야말로 즉시 막 만들어서 바로 막 끓여 먹는 국수였다. ‘바로 지금’이란 의미로 쓰인 것이다.
셋째는 국수를 먹는 자리의 격식이다. 음식마다 그 음식 자체나 음식을 소구하는 자리의 품격이 다르다. 막국수는 식구들이나 지인들끼리 모여 부담 없이 편한 자세로 ‘막’ 먹었던 음식이다. 이밖에 틀에 박힌 조리 방법 없이 막 해먹을 수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얘기도 있다. 막국수 조리법의 개방성을 적절하게 설명해주는 유래설이기도 하다.
사실 막국수의 출신지는 궁중이나 고상한 연회장이 아니었다. 평야가 드문 한강 이북의 밀 농사가 어려운 산간지역에서 메밀로 만든 국수다. 막국수를 홍보하는 입장에서는‘아무렇게나’, ‘마구’ ‘들입다’만들어서 막국수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태생이 고상하지 않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음식도 아니고 궁중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모두 좋은 음식이란 법도 없다.
비슷한 듯 다르고, 다른 듯 비슷한 막국수와 평양냉면
메밀 반죽을 국수틀에 넣고 압출로 빼내 삶아먹는 것은 막국수나 평양냉면이나 똑같다. 한겨울에 먹어야 제 맛이 나는 것도 그렇다. 그러나 평양냉면은 동치미 국물과 꿩이나 소고기 육수와 섞은 담담한 국물에 말아먹었다. 이에 비해 막국수는 참기름, 고추장, 고춧가루 같은 비빔용 부재료를 넣고 비벼먹는 국수가 주류다. 물론 동치미 국물에 시원하게 말아먹기도 하지만....
평양냉면은 메밀의 알곡 부분만을 가루로 빻아 만들어 비교적 색깔이 밝다. 그러나 막국수는 같은 메밀이지만 본래 거친 메밀을 사용했었으며, 겉껍질을 넣었기 때문에 색깔이 어둡고 거뭇거뭇한 껍질 가루가 보인다. 따라서 식감도 다소 냉면에 비해 거친 느낌이다. 그러나 소고기 국물을 맑게 끓인 육수에 양념을 하지 않고 먹는 막국수는 가끔 평양냉면인지 막국수인지 헛갈릴 정도로 분간이 안 될 때가 있다. 하긴 몸에 좋고 입맛에 맞으면 되었지 그걸 굳이 평양냉면인지 막국수인지 구분해서 먹을 필요는 없다.
어쩌면 먼 훗날에는 그 경계가 사라질 지도 모르겠다. 무엇이든 굳이 분별하려는 버릇은 사람에게만 있는 병통인 것 같다.
글·사진 제공 : 월간외식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