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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코인 정석 투자법] 설공검 2022문피아 공모전
코인으로 대박 날 뻔했지만 이혼은 안 했다.
왜냐면 결혼조차 하지 못했으니까.
코인 투자 정석을 보여준다.
이서진-주인공.
윤광복-코인 매니아.
천준수-반대매매.청개구리 매매법.
[1화] 루나테라
코인 판 참 오래도 버텼다. 2017년 10월 05일 나는 친구 권유로 코인판에 입문했다. 아직도 기억난다. 2017년 8월부터 라디오나 갖종 매체들에서 가상화폐에 대해 뉴스들이 흘러나왔던 것을... .
사실 나는 블록체인 기술을 먼저 알게 되었다. 당시 취업준비 중에 대기업 상식문제로 나왔기 때문이다.
코인 판 신봉자들은 블록체인 기술력을 울부짖으며 외쳤다. 비트코인을 신격화하며 달나라까지 한번 가보자고 투자를 외쳤다. 나에게 코인 판을 알려주던 광복이가 호언장담을 했다. 이번에는 확실해. 나만 믿으라고. 광복이와 올해로 5년차 코인투자자다.
각각 일억원 넘게 시드머니를 모았다. 이름이 루나? 테라라는 코인이랑 스트에블 코인인데. 기존화폐랑 고정가치로 발행하는 코인이야. 테더같은 거야.
우리나라 사람이 개발한 것인데 테라라고. 스테이블 코인이야. 테더랑 똑같아. 이게 루나라는 코인이랑... . 루나 지금 2천원인데, 곧 30만 원도 넘는다. 후회말고 전 재산 다 받아놓자. 가상화폐 거래소 앱 다운비트를 켰다. 루나코인은 몇 달간 상승세를 보여왔다.
달리는 호랑이에 타는 거 아니랬는데. 난 산다. 몰빵한다. 그런 넌 사지마. 나만 이번에 졸업한다. 투자자 모두가 꿈꾸는 졸업. 늙어 죽을 때까지 돈을 벌면 더 이상 어떠한 투자도 하지 않고 손을 뗀다는 의미에서의 졸업.
이 시발! 몰라! 못 먹어도 고! 일억! 헐, 미친 이서진 실화임? 어. 간다. 너는 얼마 넣냐? 나도 일억 간다! 가즈아! 30만원 가즈아!!!
전량매수 버튼을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누른 우리의 거래소 앱 자산 현황엔 어느새 루나 코인이 49,990개가 들어있었다. 개당 2만원에 1억. 30만원이면 150억을 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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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코인을 산지 어느덧 두 달이 흘렀다. 친구 광복이와 나는 함께 보증금을 보태서 구한 원룸 방에서 같이 살고 있다. 신림동 오백에 오십. 신축 오피스텔이라 인테리어는 깔끔했다. 다음 재계약을 트라우마로 얘기했다. 아니 한남동? 이태원이 핫하지 않을까.
이유는 거래소 앱 안에 자산현황이 각각 34억 9천만원이 찍혔기 때문이다. 두달 전 2만원이 개당 7만원까지 상승했다. 근데 우린 언제 팔아?
30만원 간다는 내말을 나직도 못 믿는 건가? 광복이 말투가 언제부턴가 상당히 거만해졌다. 있는 자의 여유겠지. 30만원이 될 동안 남은 인생 어떻게 즐겁게 살지 고민이나 해보자고. 나와 광복이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우리 졸업하며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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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13일 오전 08:27분.
우리가 돈을 벌기 시작할 때가 2020년부터니까 딱 코로나가 터진 이후다. 나와 광복이는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코로나가 잠잠해진 이 시기에 여행이 가능한 태국을 다녀왔다.
루나 코인이 정확히 15만원이 넘어간 순간에 똑같이 2천만원 갑어치를 팔아서 여행자금으로 썼다. 부자처럼 일주일을 보내고 왔다. 온 몸몸엔 명품이 도배되어있었고 캐리어엔 가족들 선물로 꽉꽉 차 있었다. 나는 입국장에 도착해서 택시를 기다리며 가방 안쪽에 일주일간 처박아 두었던 휴대전화를 켰다. 자연스럽게 거래소 앱을 켰다.
근데, 왜 우리 코인 가격이 개당 2.3원이냐? 아냐, 잘못 봤겠지. 15만원 가던 게 어떻게 2.3원이 되냐?
우리는 5년 넘게 코인트레이더를 하면서 단 한 순간도 마음 편히 자본 적도 살아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로밍도 안 하고 일주일간 휴대전화도 안 켰는데.
음? 잠깐, 나 시차 적응이 안 됐나. 광복이도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앱을 확인했다. 눈을 비볐다. 눈을 다시 한 번 세차게 비볐다. 그러더니, 자신의 볼을 세차게 꼬집었다. 나, 뭐야 안 아프네. 그가 해맑게 웃었다. 너 지금 볼 개 빨개 친구야.
털썩. 광복이가 영화 장면의 바련 여주인공 마냥 그 자리서 힘없이 풀썩 주저앉았다. ...시발. 코인 판 역사에 길이 길이 남을 전대미문의 사건.
비트코인이 박상기 난으로 2천만원 하던 것이300만 원까지 떨러졌을 때도. 리플이 4,900원에서 150원이 되던 그 때도. 우리는 웃었다. 힘들 때 웃는 게 일류라고 했으니까. 근데, 개당 15만원까지 올라갔던 코인이 단 일 주일 만에 2.3원이 된다고?
사기다. 이건 사기야. 개발자 새끼를 찾아서 죽여버려야 돼. 역시나 한국에서 만든 김치 코인은 스캠 그 자체였던가? 나와 광복이는 인천공항 입국장에 주저앉아서 푸른 하늘만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그러게 다섯 시간이 지났을 무렵. 우리는 상황파악이 다 됐다. 마음의 정리까지도.
광복아. 응.서진아. 우리, 죽을까? 그래 죽자. 각자 74억 9천만원을 다 잃었다.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나 큰 돈이다. 루나 코인은 우리에게 희망도 안겨주었지만, 절망도 주었다.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간 기분이랄까.
예전엔 그래도 많이 잃으면 정수리가 뜨거워질 정도로 띵하던데. 이번 건 비교 자체가 불가능해거 그런가? 그냥 오장육부가 텅 빈 기분이었다. 그래, 그러니까 껍데기만 남은 것이다. 번개탄.... . 피우자. 콜... . 수면제란 소주는 내가 구할게... .
코인 투자 때문에 신경과민으로 잠이 안 와서 처방받아 두었던 수면제거 다행히도 집에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친구와 나는 수면제를 각각 몇 알씩 먹은 후 소주를 한 병씩 원샷했다.
어질어질한 느낌이 들자 친구와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 번개탄을 피웠다. 그래도 불나면 안 되니까. 그 와중에 불이 옮겨 붙을까 싶어 번개탄을 타일 위에서 켠 것이다. 그래... . 남한테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 .
어느덧 연기가 자욱하게 뿜어져 나와 온통 화장실 안을 가득 메웟다. 콜록콜록. 야. 콜록. 괜찮나. 광복이는 이미 질식이라도 한 듯 벌러덩 누워 있었다. 내 두 눈가엔 눈물이 고였다.
정신이 몽롱한 게 아득해지기 시작했지만, 이대로 끈을 놓으면 정말 끝이라는 생각에 아등바등해봤다. 역시나 역부족. 두 눈꺼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저 멀리 귓가에 사이렌 소리가 정신없이 울려퍼졌다. 아, 응급차가 벌써 왔나? 아니면, 연기 때문에 소방차가 온 건가? 역시... . 대한민국 소방대우너님들 늘 감사합니다....
삐웅삐웅. 위이이위이잉. 수면제를 몇 번 먹었다고 나는 내성이라도 생긴 것인지 조금 남아있는 정신에 귓가에는 곗고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생...! 학생!!! 정신 좀 처려요. 학생!!! 서진애!!! 으헉? 아이고! 서진아! 학생 정신이 들어요!? 다급한 누군가의목소리. 그리고 엄마의 눈물 섞인 오히침. 누군가가 내 어깨를 잡고 흔들어댔다.
눈앞엔 소방복을 입은 아저씨가 덕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무슨...? 살아난 건가...? 학생! 서진 학생, 정신 차려봐요. 고개를 돌려보니 엄마가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방...? 거진아! 이놈아! 엄마가 모기향 피우고 자지 말랬지!!! 어쩐지, 아까부터 내 코에 맡아지는 연기는 매캐한 번개탄 향이 아니었다. 라일락 향이 첨가된 모기향 냄새가 코를 자그해왔다.
뭐지, 나 방금 신림동 원룸에서 윤관복이랑 번개탄 피우고 자살기도 했는데... . 왜, 내방에 와 있는 거지? * 1화 끝.
[2화]Again 2017
전 세계가 한국을 선두로 코인 축제를 벌이던 그때를 기억하는 우리는 호황장이 오면 어게인 2017을 외쳤다.
환희와 절망이 오갔던 야수의 심장들만 살아남았던 그 뜨거웠던 2017년도!
기적처럼 내가 그 시절로 돌아왔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지금이 2017년도 10월이라는 소지죠?
나는 정신을 차리마마자 오늘이 몇월 며칠이냐고 재차 물었다. 엄마와 소방관에겐 헛소리로 들렸겠지만.
소방관님, 우리 애가 연기를 너무 많이 마신 탓인가요? 음... . 확실히... .
내방을 둘러보니 화재가 크게 나진 않았나 싶었다. 침구류와 가구 조금이 그을린 정도였다.
지나가던 고마우신 시민께서 신고를 바로 해주셔서 큰 화재로 번지지 않았습니다. 소방관은 여전히 나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훑어보았다.
엄마, 죄송해요. 다음부턴 모기향 안 피우고 잘게요! 나는 단독주택인 우리집을 뛰쳐나갔다. 어머! 서진아 너 괜찮니?! 달려나온 나는 곧 걸음을 멈췄다.
내가 찾아가려던 사람. 윤광복이 내 눈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광복이도 나처럼 과거로 돌아온 게 아닌가 싶었다.
너 진짜 왜 그래? 어디 아파? 기억 못해? 루나코인. 그 좆같은 코인 때문에 우리... . 음? 너 코인하냐? 광복이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너 지금 통장에 얼마 있어? 내 통장은 왜? 나 돈 없어. 진짜로?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붕신아! 우리 인생이! 내 계급이! 내 신분이! 싹 다 바뀌게 되는 순간이라고!!
내가 외친 대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1년 뒤에나 나올 영화에서 주인공이 외친 대사다.
이 새끼, 입사 지우너서 다 떨어지더니만 미쳤네. 드디어 미쳤어... . 쯧쯧. 광복이는 나에게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내 말좀 들어보라고! 꺼져! 너랑 할 얘기 없어!
신우널동 좁은 골목길 안에서 우리는 때아닌 추격전을 벌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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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윤광복의 집. 우리는 드디어 진진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 통장에 이게 다라고? 응, 2백만원 있고... . 너 다운 비트켜봐. 뭐? 니가 다운비트를 어떻게 알아? 놀란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운비트는 2017년 10월 이제 막 출시한 완전 신상 거래소였다. 2014년부터 운영되던 거래소가 몇 개 있었다. 1위 사업자였던 비티씨코리아는 다운비트의 출시로 2위로 밀려났다. 거래소 전산망이 구리기 때문이었다. 한번 폭락 장이 와서 서버가 터져버리면 매도매수가 전혀 안 됐다.
우리는 알트코인의 투자 비중이 높았다. 다운비트는 그것을 노리고 한국에서 가장 많은 코인을 원화마켓에 상장시켰다.
익숙한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바뀌었다. 무지갯빛 포트폴리오. 이런 미친... . 포트폴리오 색깔 좀 보소. 야. 그래도 나름 외국 사이트 뒤져가면서 전도유망한 알트코인을 구매한 거야. 너 알트코인이 뭔지 알아?
대장 말고 개잡코인을 알트코인이라고 하지 뭐라해. 어? 어떻에 알았지?
지난 생애에선 전 재산 5천만원을 죄다 마진콜을 당했다. 일명 청산. 실의에 빠져 식음을 전폐 하던 내게 자신의 시드머니 절반을 떼어준 고마운 놈... .
똑같이 시작해서 같이 5천만원을 벌었을 때. 광복이는 내게 자신의 시드머니 반인 2천 5백만원을 통장으로 송금해 주었다. 함께 다시 시작하자고 말이다.
그말에 힘입어 나는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우리는 각자 1억이라는 시드머니를 모으게 되었다. 어쨌든, 지금 중요한 것은 이 친구를 어떻게 설득시키나?
니가 지금 한 코인은 다 상장 폐지 될 건데?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너보다 영어 잘 하잖아. 사이트에서 봤어. 포브스가 선정한 2017년 최악의 알트코인... .오미세고, 퀀텀, 스팀 코인이 당첨 됐습니다. 가성비가 좋지 않았다.
2018년도 암흑기를 버티려면 남은 석달동안 시드머니를 모아야 해. 지금 메수한한 것 싹 다 시장에 던져. 그러면 50만원 손해보는데. 어떻게 믿냐? 계약서쓰고 , 공증이라도 받아줘? 아니 됐다.
나는 계약서를 썼다. 나중에 나를 믿어줄 족쇄였다. 내돈 200만원. 광복이돈 200만원. 50만원 손해보고 받을 현금 250만원. 총 650만원. 공동 시드머니.
투자 수익 이익금의 5:5 분배. 개인 투자금은 수익분배에서 제외한다.
2017년 10월 29일. 잡 윤광복.을 이서진. 각각 서명. 광복이 돈 450만원은 큰 돈이었다. 우리는 가상화폐 암흑기 동안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시드머니를 모았었다. 650만원이면 최소 4억은 벌 수 있다.
부자될 준비 다 됐네. 지금 에이다(ADA) 현재가에 전액 매수해. 뭐? 전액?
내손은 이미 그의 휴대폰을 들고 전량매수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후우. 매수 끝. 에이다(ADA) 윤광복 자산. 83,000개.
정확히 얼마까지 갔더라? 1,9000원이었던가?
2017년 10월 29일. 에이다(ADA)현재가 30원* 2화 끝.
[3화] 야수의 심장
9월에 산 에이다 코인이 며칠만에 30원에서 35원까지 치솟았다.
11월 중하순때부터 코인 가격이 미쳐날 뛰기 시작할 거다. 두달뒤.
이서진! 밥 먹어! 엄마 일 나간다. 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엄마가 내 방을 향해 소리치셨다. 또! 모깃불 켜고 잠자면 안 된다! 찌개 끓여놨으니까 데워막고. 엄마 저녁에 늦으니까. 저녁도 챙겨 먹어.
우리 어머니는 대기업 3차 부품 생산 업체인 중소기업에서 십년 넘게 경리로 일해오셨다. 수년째, 아버지가 시장에서 운영하시는 과일가게가 적자상태다 보니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 이 시기에 나는 몇 년째 취업도 안 됐고 집에서 놀고먹는 느낌 때문에 코인 투자에 목숨을 걸었었지. 내 기억에 3년간 지우너하는 모든 회사에서 탈락했다. 수도권 4년제 대학 졸업. 학점 3.5. 토익 780점. 어학연수 못감. 대외활동 전무. 다만, 스펙이 떨어졌을 뿐. 그나마 상경계열 출신.
차돌 들어간 된장 찌개! 아들이 죽음 문턱을 간 뒤로 평소 넣지 않던 고기를 이번에는 실패 없어야지. 74억에 죽으려고 했다니. 생각에 잠겨있다가 끓다못해 철철 넘치는 뚝배기를 발견했다. 급히 가스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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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가게로 갔다. 아버지는 새벽부터 물건을 떼러 가시느라 늘 새벽이슬을 맞으며 출근하셨다.
시장 골목에서 가장 안쪽 임대료가 제일 저렴한 목이 좋지 않은 자리에 아버지 과일 가게가 있다. 어제 다친 여파는 어떠신가? 다행히도 괜찮습니다.
전생에는 아버지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는데 술술 나왔다. 제가 가게 볼테니 아버지 어서 식사주문 하세요. 그래 고맙다. 하루 한끼 겨우 제대로 드시는데, 점심이라도 꼭 챙겨 드시도록 자주 나와야겠다.
손님들에게 과일을 친절하게 팔았다. 성주 참외. 꿀참외요. 몸통에 줄그어진 거 보세요. 꼭지도 싱싱하고요. 아버지는 좋은 과일을 떼오셨다. 저온 창고에서 내가 판 과일을 보충하기위해 더 내왔다. 예전에는 숫기가 없어 망부석처럼 멀뚱멀뚱 서서 손님을 보다가 아버지를 부르곤 했다.
돈부터 벌면 아버지 가게부터 옮겨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이잉.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윤광복이 이 시간 웬 일이지?
30원에서 35원까지 올라갔던 에이다 코인이 24원까지 떨어졌잖아. 광복아 조금만 기다려. 나 지금 아버지 가게야. 곧 너희 집으로 갈게. 통장에 있는 나머지 200만원다운비트에 옮겨놔. 나도 200만원 다운비트에 옮겨놨건든.
이번 기회에 이 자식한테 야수의 심장을 탑재시켜야겠다. 매수평단가 30원만 돼도. 650만원 투자시. 1900원에 전량 매도하면. 4억 1천만원 정도가 떨어진다. 5:5 배분하면 2억 5천만원 씩 가질 수 있다.
야수의 심장. 코인투자자라면 꼭 갖고 있어야 할 심장이다. 그렇지 못하면 24시간 동안 위아래로 정신없이 요동치는 코인판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떡락이든 떡상이든 적정한 매수가 들어가는 버릇을 들여놔야 한다. 과감한 투자가 때로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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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이 집에 들어오니 광복이가 원망섞인 말투로 내뱉었다. 24% 빠졌는데. 26원에 형성된 시세. 30원> 35원> 26원. 무슨 소리? 우린 전 생에 -99.86%까지 빠졌는데. 루나 코인으로. 이정도면 귀여운 편이지.
중국에서 가상화폐 규제한다고 떨어진 것 같아. 일본은 가상화폐 거래를 합법화 추진중이었고. 한국은 이도 저도 아니고. 중국에서 엄청난 뭉칫돈이 한국과 일본에 흘러들어 오겠지.
정신차리고 매수할 준비나 해. 뭐?! 여기서 또 매수한다고? 하락장인데? 완전 다시 시퍼렇게 물들었는데?
난 지금 들어간다. 일부러 광복이가 보는 앞에서 200만원 전액을 에이다를 전량 매수했다. 평 단가 26.5원으로 나쁘지 않았다. 수수료를 제외하고 내가 갖게 된 수량은 75,200개. 하, 진짜 미친 놈. 야수의 심장을 가져야 한다. 야수같은 소리 하네. 불나방이겠지. 광복이가 버튼 누르길 망설이고 있었다.
누르라고! 아 알았어! 나 진짜 산다! 여전히 눈을 감고 벌벌 떨고 잇었다. 참 순진하다 싶었다. 2017년 11월이 시작되는 첫날. 야수의 심장을 탑재하게 된 친구와 나는 에이다 코인을 총 150,400을 매수했다.
2017년 11월 01일. 에이다 전일 대비 -24% 하락. 총매수 수량 233,400. 아직까진 여유롭다.* 3화 끝
[5화] 다단계 코인
[코인 만드는 법] 코인 생태계의 비밀.
친구, 천진수는 전생에서 개발자로 나중에 다운비트에 입사했다. 천진수가 노트북을 꺼내 구글에서 코인 마켓캡이라는 한 사이트로 접속했다.
코인 이름? LUNA코인. 2019년에나 발행될 루나코인으로. 자, 됐다. 이제 투자백서는... . 찾았다. 구글에서 아무거나 다운로드해서 이름만 LUNA로 바꾸면 돼. 발행량은 대략 1억개.
이게 상장 심사를 하고 거래소에 상장되면 진짜 거래가 된다. 메인넷(MAINNET)이라고 이더리움 기술기반으로 발행된 정식 코인이다. 이 코인을 발행하기 위해 이더리움 측에 수수료 9만원어치를 가상화폐로 지급했다.
발행했다는 소리는 아직 법적 근거로 사기꾼으로 몰아갈 수 없다. 사시꾼은 어떠한 목적을 띠고 코인 개발을 하고 있다고 둘러대면 그만이다.
코인 만드는 거 진짜 개나 소나 한다. 투자를 하려면 메인넷 기술이 있는 코인을 사야 한다. 사람들은 모르니까 그냥 막 산다. 가격만 오르면.
거래소에 상장되어 가격이 폭등하려면 개미투자자들이 몰려야 한다. 마케팅해서 투자자를 계속 모집한다. ICO는 이런 코인을 발행하고 기술력을 어필하고 미리 투자자를 모집한다.
엄마가 사기당한 3천만원 투자한 코인. 아마존 코인. ICO가 국내에서 금지이긴 한데, 아직 금융당국에서 법 개정이 안 돼서 솜방망이 처분 수준이다.
친구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감이 교차했다.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Dear CEO Amazon] 집에 돌아와 수백통의 영어메일을 작성했다. 번역기와 가진 모든 영어 지식을 총동원해서 아마존과 알리바바 측에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기행태에 대해 알리고자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모두 시스템으로 된 자동 답변뿐이었다. 기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소리.
[6화] 코인 다단계
IC 네트웍스. 아마존 코인 발행 회사. 아마존과 알리바바에서 결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퀀덤이 스타벅스에서 결제될 거라는 헛소문을 벤치한 듯 싶다.
시중에 떠도는 백서들에 적힌 내용과 거의 비슷했다. 그럴싸한 내용들만 짜깁기한 것이다. 투자 설명서는 사기꾼들이 돈을 버는 주요 수단이다 보니 상당히 공들인 부분이 보였다. 5명까지 추천해서 데려오면 수익률의 25%까지 더 준다라... .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는 구매한 아마존 코인이 상장 이후 보장되는 가격이... . 개당 최소 50,000원이라... . 코인 시세라는 것은 ICO를 통한 수요와 발행량 그리고 기술력에 따라 종합적으로 상장가가 형성된다.
그 이후 떨어질지 오를지는 모두 시장경제에 완전히 맡겨지는 것이다. 처음부터 앞으로의 가상화폐 시세를 완전히 보장할 수 있다는 소리가 아니라는 말.
지금 가상화폐 시장이 사기꾼들이 말하는 것보다 더 말도 안 되게 날뛰고 있었다. 2016년부터 가상화폐의 대장격인 비트코인이 말도 안되는 우상향을 보여왔다.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말 그대로 디지털 화폐가 하나에 100만원이 넘어섰다. 오늘 기준으로 비트코인이 개당 800만원. 일확천금. 모든 사람이 일확천금을 꿈꾼다.
사기 치는 현장 사례)
IC네트웍스 강남 사무실. 영업맨 구자철. 신입 이서준. 외근을 나갔다. 호텔 로비에서 한 사모를 만났다.
저희 아마존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만 되면 비트코인보다 수십배는 더 많이 버실겁니다. -호호. 저도 아마존 많이 이용해서 잘 알아요. 얼마나 좋은 회사인지. 10억원 어치 살게요.
옛날에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돈 많은 부자가 오히려 더 순진하고 사기에 잘 당한다는 말을 말이다.
여기 투자계약서에 도장 찍어주시면 되고, 10억은 현찰로 받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으로 환전하셔서 저희 회사 가상화폐 월렛으로 보내주셔야 합니다.
-어마? 그건 또 어떻게 하는 거예요?
사모님 휴대전화 저한테 주시면 재가 거래소 어플 설치랑 가입 도와드릴게요.
영업맨, 구자철은 능수능란하게 투자자의 휴대전화를 받아들어 거래소 앱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 놈들, 딱 잡았다. 사기 친 돈 추적당하지 않으려고 이런 방법을 썼구나.세탁에 세탁).
10억을 법인명의 통장으로 받는 게 아니라 투자자가 직접 비트코인을 구매해서 자신들의 가상자산 지갑으로 받는 수법이었다.
[7화] 눈에는 눈.
사모님. 여기 보시면 저희 아마존 코인에 투자하실 10억원이 입금된 것 보이시죠. 구자철은 마지막으로 투자자의 10억 원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려고 작업하고 있었다.
자, 이렇게 현금 10억원을 현재 시세로 개당 800만 원의 가치인 비트코인으로 바꾸면 총 125개를 얻을 수 있어요. 이제 125개의 코인으로 저희 아마존 코인과 바꾸는 겁니다.
-그럼, 나한테는 그 아마존 코인이 언제 들어오는 거예요? 이미, 저희 사이트에서 지갑이 발해되었어요. 여기 알려드리는 주소로 들어오시면 고객님이 구매하신 아마존 코인의 수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자철은 미리 적어온 사이트 주소와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지 하나를 사모에게 건넸다.
구자철은 사모의 휴대전화에 있는 비트코인 125개를 QR인식으로 어딘가로 전송시켰다. 비트코인 지갑 주소가 적힌 종이... .거래소에서 만든 지갑으로.
가상화폐 지갑 주소는 최대35자리나 될 정도로 길다. 한 자리만 틀려도 다른 사람에게 입금 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주소와 주소가 연동된 QR 코드를 아예 캡쳐해서 만들어 놓은 계약서에 첨부해서 인쇄해 다니는 듯싶었다.
자, 이렇게 저희 회사로 고객님의 투자금인 비트코인 125개가 모두 전송되었어요. 투자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오늘 날짜로부터 3개월 뒤부터 수익률이 발생할 겁니다. 주변에 소개 부탁드려요. 사모님께 특별히 추가 수익률을 더 드릴게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고 하하 호호하고 있었다. 10억원이 한 순간에 날아간 줄도 모르고... .
진짜 뭣 모르는 주부들이나 나이 많은 사람들은 당하기 딱 좋겠다. 선량한 이미지의 젊은 청년들이 사근사근하며 온갖 아부를 떨며 영업을 했다.
일확천금의 기회를 주는 것처럼 거짓된 정보로 투자자들을 기만하고 주변 지인들까지 휘말리게 하는 것. 다시 봐도 이놈들은 악질 중의 악질이었다.
지갑 주소가 개인 것인지 회사 것인지 물어보았다. 한 달에 한번 씩 그 주소가 바뀝니다. 그 지갑 주소는 은행으로 치자면 계좌번호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그 이유가 따로 있나요? 나도 잘 모르겠는데... . 뭐, 자금팀 상무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셔서요. 오라. 지갑 주소를 변경해서 차후 추적을 피할 용도일 것이 분명하다.
가상화폐는 기본적으로 송금내용이 생성되는 블록에 기록되어 이것은 다ㅣ시 체인처럼 연결된다. 이것이 블록체인의 핵심 기술인 보안성. 그것을 추적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렵다. 잡아낸다 해도 이렇게 계속 지갑 주소를 바꾸면 더욱더 찾기 힘들다.
그럼, 그 변경된 주소는 어떻게 확인해요? -그냥 사무실 컴퓨터 아무거에서나 우리 클라우드 접속하면 투자계약서랑 주소랑 QR 적힌 문서 V=출력할 수 있는 파일이 들어있어요. 크라우드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은 아무나 주는 듯싶다. 허술하네?
사무실로 돌아왔다. 구자철이 다른 곳에 갔다. 그 사이 빈 컴퓨터를 켰다. 마우스를 움직였다. 윈도우 화면이 떴다. 바탕 화면에 깔린 파일들을 열어보았다. 고객 DB부터 시작해서 투자자 현황이 적힌 리스트들이 있었다. 투자자 현황이 적힌 엑셀 파일을 찾았다.
투자자의 개인정보와 투자 금액이 정리돼 있었다. 현재 천명 가까운 사람들이 투자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엄마 이름도 들어있다. 현재까지 모은 투자 금액은 천억원... . 앞으로 내년 3월까지 총 2천억 우너을 더 모은다는 이야기군... .
이들의 사기행각이 세상에 알려지는 건 2018년 3월. 나는 바탕 화면에 있는 중요한 파일들을 내 개인 메일주소로 첨부해 보냈다. 바탕 화면에 [N드라이브]라는 파일명과 아이콘이 보였다. 더블클릭해서 실행시켰다.
잠깐의 로딩. 공유된 파일들이 좌르륵하고 화면에 나타났다.
[투자계약서 및 IC네트웍스 지갑 주소] 워드 형식인 한 파일. 갑자기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렸다. 마우스를 잡은 손에 흥건히 땀이 맺혔다.
마우스 커서를 끌어다 옮기는 그 짧은 순간이 억만 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두근두근. 남의 물건을 도둑질하는 사람처럼 내 심장은 계속해서 미친 듯 뛰었다.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딸칵. 딸칵. 손 끝에서 전해지는 작은 진동이 마침내 파일을 열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역시나... . 송금 주소와 QR코드 같은 게 문서에 이미지로 첨부돼 있었다.
그 순간 열려있는 문서의 오른쪽 상단에 최소화 버튼을 눌렀다. 다시 N드라이브로 돌아왔다. [2017년 11월 01일 오전 11:24] 마짐가 수정 일자가 며칠 전 이었다.
내 재킷 주머니에 들어있던 내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다운비트를 키고 입출금 탭으로 들어갔다. 비트코인 글자를 터치하자 입급하기 버튼이 보였다.
재빨리 화면을 캡쳐하고 메일로 나에게 첨부해서 전송을 한 뒤 이미지를 내려받았다. 허술하게 캡쳐 이미지를 문서에 붙여넣는 방식 그대로 그림판에서 수정하니 감쪽같았다.
나는 그렇게 내 가상 화폐 주소와 QR코드가 적힌 캡쳐 이미비를 기존 이미지와 바꿔치기했다. 심장이 터질 건만 같았다. 마치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듯한 죄책감이 들었다.
서진씨?
그 순간, 나를 찾는 구자철의 목소리가 복도 쪽에서 울려 퍼졌다. 7화 끝.
[8화] 이에는 이.
어린 시절 방에서 몰래 야릿한 동영사을 시청하다 부모님께 급습당한 순간 내가 했던 방법.
타닥. 나는 재빨리 키보드의[Ctrl]키와 [W]키를 동시에 눌렀다. 다행히도 구자철이 나에게 다가온 순간 발휘한 순발력 덕분에 이니지를 교체해버렸던 문서는 꺼진 상태였다.
서진씨. 영어팀 부장님 자리에서 뭐 하시는 거예요?
아, 그냥 빈자리에 앉는다는 게... .
그래요? 자리를 옮기겠습니다. 부장님하고 제자리 빼곤 아무데나 앉으셔도 됩니다.
저, 오늘 제게 더 해야 할 것이 있을까요?
음? 아뇨? 이해 안되는 것 있으세요?
[9화]은닉
나는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하고 광복이의 노트북으로 비트맥스(Bitmax) 사이트에 접속했다. 해외 선물거래소 비트맥스 사이트에 들어와 회원가입을 하는 이유. 비트코인의 주소를 발행해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비트코인 지갑으로 전액을 송금하자. 혹시라도 사기꾼놈들이 어떻게든 추적하려고 하면 혼선을 주기 위함이다. 전량을 입금하고 수량까지 혹인 후 비트맥스 사이트 창을 껐다.
휴대폰 번호까지 바꿨다. 흔적을 정리하기 위함이었다. 다운비트도 탈퇴했다. 가진 비트코인의 현금화가 힘들지만, 국내엔 대체 거래소가 많았다. 기다리자. 지금 현금화하면 내 개인 계좌번호를 인증해야 해서 위험했다.
비트코인 14,693개. 개당 현 시가 800만 원. 천억대의 자금. 추적경로 막고 완전히 묵혀둘 생각이었다. 1월쯤 1900만원에 정리하면 2900억 원이다.
다운 비트 탈퇴후, 전화해서 개인정보를 즉시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10화] 추적1
IC 네트웍에서 난리가 났다. 늦게야 코인이 쥐도 새도 모르게 다 증발한 것을 알고 동업자 3명이 서로를 의심했다. 고성이 오갔다. 한준철 사장. 박병구 영업부장. 김갑수 상무. 집기가 박살났다. 눈빛엔 살기가 돌기 시작했다.
[11화] 추적2
한준철. 강남 바닥에서 오래 물장사를 했던 사람이다. 화류계에서 몸담았던 세월민큼이나 일반인들이 상상도 못할 뒤쪽세계를 훤히 꿰고 있었다. 셋중에 투기사기 회사 대표를 맡은 이유도 이 이유다.
강진경찰서엔 돈만 주면 사건을 조용히 처리해주는 유명한 형사 하나가 있었다. 지능 범죄 수사 1팀 최우현 형사. 경찰 짬밥만 15년. 그를 찾아 비트코인을 털어간 자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천억 손실을 찾아주는 댓가로 1억을 주기로. 최형사는 1천억에 5%. 50억을 주문했다. 아니면 사기 코인 업체를 턴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적반하장이었다. 한준철은 울며 겨자먹기로 응했다.
[12화] 격동의 시대
해외 선물거래소인 비트맥스(Bitmax)에 옮겨둔 14,693개의 비트코인을 한 번 더 이동시켰다. 은닉작업의 최종 마무리를 위해 완벽히 추적할 수 없는 개인지갑으로 이동시켰다.
몇 번의 송금을 통해 최종 목적지가 된 비트코인 핫월렛(hot wallet)은 소유주를 알 수 없다는 부분에서 엄청난 익명성을 보장 받을 수 있었다.
범죄 용도와 자금세탁의 수단으로 많이 사용됐던 가상화폐는 은닉자금 추적과 자금세탁 방지를 막기 위한 기술이 2018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었다.
광복이와 30원에 샀던 에니다 코인을 190원에 팔았다. 다시 저점을 잡아야 한다. 이 저점을 보는 지표는 인간지표를 사용하기로 했다. N포탈로 접속한 나는 국내 최대규모의 가상화폐 커뮤니티를 검색해서 가입했다.
[비트코인 맨(Bitcoin Man)
이곳에 가입한 이유는 딱 하나. 알짜 정보를 얻으려는 것도 아니고 같은 개미들끼리 영차영차 하기 위함도 아니었다. 단지 인간지표를 삼기 위함이었다.
여기선 확인 안 되는 찌라시도 엄청 많다. 근데, 여기만큼 인간지표를 볼만한 곳도 없다. 여기서 환호의 목소리가 나는 순간, 그날이 최대 고점이다.
여러 가지 매매기술이 들어간 기법도 중요하다. 그래프 분석도 필요하다. 투자하는 코인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알고 싶으면 이곳에 올라오는 실시간 그을 보면 된다.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최고점에 다다를 땐 환호의 목소리가 나올 것이다. 최저점이다 싶으면 죽는 소리가 가득 나올 것이다. 인간 욕심은 참 단순하다. 반대로 하면 된다. 시장을 완전히 갖고 놀면 된다.
최우현 형사. 좀처럼 코인 털이 범 잡는 데 진척이 없었다. 오히려 한준철에게 구린내를 맡아서 뒷조사를 시작했다. 잘하면 이서진과 한준철 양쪽에서 이득을 취할 것 같았다.
[13화] 머니카피(Money copy)
김치프리미엄.
일명 김프(korean premium).
한국에서 가상화폐를 구매하는 것이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 보다 프리미엄이 붙어 더 비싼 현상이다. 중국을 떠난 자본이 일보능ㄹ 거쳐 한국으로 들어어기 시작했다. 주식시장과는 다르게 외국인 거래량을 못하는 코인 시장.
김치프리미엄이 심각했을 때는 해외시세의 30%까지도 붙었다. 미국에서 1비트코인을 1200만원에 살 수 있다면 한국에서는 1500만원을 넘게 주고 산야 한다는 소리. 장점과 단점이 존재. 양날의 칼과 같았다.
2017년 11월 29일. 드디어 시작됐다. 돈 복사 버그가 말이다.
[14화] 제 3의 시선
매도와 매수. 나는 결국 해냈다. 순식간에 위아래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코인 판에서 포지션을 잡는다는 건 쉽지 않았다.
190원에 전량 매도, 85원에 전량 매수. 80원까지 떨어졌던 시세는 한 시간 봉 기준으로 세력의 손이 바뀌었는지 흐름이 롱으로 바뀌었다. 엄청난 긴장감이었다.
2017년 11월 30일. 비트코인의 가격이 1,250만원을 돌파했다. 새로운 역사를 쓰기위해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15화] 꼬리
30일안에 모든 것을 결정해야만 했다. 비트코인 최고가는 앞으로 한 달.
젠장. 거꾸로 갔다. 2017년 11월 30일 PM 21:00
비트코인 가격이 1,000만원까지 떨어졌다.
[16화]밟혔다.
동네 골목에서 미행하는 젊은이를 발견했다. 칼이 번쩍였다. 아버지 가게에도 어른거린다고 했다. 드디어 범죄자로 낙인이 찍혀 감시당하는 게 아닌가?
결국 경찰로 있는 병우형한테 전화했다. 형사들이 수사하면 그 걸 알 방법이 있어? 수사 대상자 되면 개인 신상정보 같은 것 당사자 허락없이 확인할 수 있어?
병우형, 아빠의 동생 그러니까 작은 아버지의 큰 아들이다. 나와 네 살 차이. 대학졸업후 경찰 시험에 합격해 파출소와 기동대를 거쳐 수도권 경찰서에 근무했다.
용의자라면 휴대폰 번호로 통신사에 협조 요청해 영장없이 경찰서장 협조문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이 있어.
신원조회 받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있어? 응. 경찰청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해봐. 신원조회 이력을 확인할 수 있어. 고마워. 죄짓지고 살지 마라.
인터넷으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포털사이트에 접속해서 해당기관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요청을 했다. 결과가 나왔다. KICS. 형사사법 포털. 내 신원조회를 다수 조회한 곳이 강남 강진 경찰서였다. 조회 목적은 교통단속 이유로 한 단순한 조회였다. 유진석 형사가 두 번. 최우현 형사가 한번.
알았다. 형사들이 잠복근무 같은 걸 하고 있겠군. 조금더 검색해보니 감청이나 IP추적같은 것은 정식 수사 영장이 발부돼야 가능하다고 했다. 형사 포털 사이트에 사건을 조회해 봤다. 조회 결과는 0건. 수사망이 좁혀지기 전에 초기 목적보터 달성해야 겠다.
해외 핫월렛에 보관중인 비트코인14,693개를 모두 국내 거래소인 비티씨 코리아로 옮기기로 했다. 휴대전화로 미리 설치해둔 비티씨코리아의 앱을 켰다. 몇가지 인증 작업을 한뒤 로그인을 진행했다. 비트코인 입금 주소를 발급받았다. 차트창을 확인했다.현 시세 1820만원. 목표 매도가는 2,400만원.
1시간 동안 모든 거래소 밖으로 출금. BTC KOREA로 입금. 2674억 원.
[17화] 승자독식의 세계
고래의 지갑에서 거래소로 이동은 곧 하락을 의미하는 지표다. 지금의 형국은 황소와 곰의 힘겨루기로 볼 수 있다.
[예약매도] 비트코인 2,400만원. 매도 희밍가는 2,400만원에 총액은 3,526억원이다. 비트코인 14,693개.
초단타 기술인 스캘핑 매매법
초 단위 분 단위로 매매와 매수를 하면서 손절과 익절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인데, 그중 나는 수익률 하락을 감안하고 상대방 낚시질을 한 것이다. 분할 매도로 바꿔 이익을 실현시켰다.
[18화] 정식 수사 전환
눅스(NUX)를 이끄는 성연우 대표입니다. 저희와 함께 일해보시지요. 여러 혜택이 주어집니다. 대형 로펌도 저희의 중요한 비지느시 파트너이지 고객입니다. 정계의 중요 요직에 계신 분들도 기업회장들도 판검사들도 저희와 함께 합니다.
[19화] 황금 동아줄
제가법적 시비에 휘말려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까? 지독한 범죄가 아닌 이상, 최고의 변호인단을 만들어 줄 수 있지요. 경제 사범은?
서진씨. 저희 비즈니시 철칙은 고객의 돈 출처를 묻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설령 그게 훔친돈이라해도 말입니다.
그 말뜻은 즉, 내가 가진 자산과 관련된 히스토리도 궁금해하지 않겠다는 뜻. 확실히, 뒷돈을 관리해주는 일을 해서 그런가? 깔끔하긴 하군.
법무법인 천인(天人). 한국의 그림자 정부라 불릴 정도로 막강한 대형로펌. 한해 매출만 5천억원. 장관, 차관, 주요 협회장이나 공기업 사장급을 상대했다. 그만큼 정계와도 가까운 사이였다.
[20화] The Heritage
사람은 자신의 격에 맞는 장소에서 어울리는 소비를 한다고들 한다. 내면의 내면의 아름다움도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격에 맞게 외면도 중시해야겠다 싶다.
Get over yourself. (잘난 척 그만해)
[21화] 제 3파동
[22화] 독안에 든 쥐
[23화] 좁혀진 수사망
[24화] 천인이 공노하다
[25화] 꺼내든 칼
What? Are you out of your mind?(뭐라고? 너 미쳤어?)
You piss me off.(진절머리 난다.)
타인으로부터 잘 못 송금 받은 가상화폐를 반환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됩니까?
-애매합니다. 현재 우리 법정에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가 부족해요. 법원은 그것을 재산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재산이 아니라면, 횡령죄나 배임죄 같은 게 적용되는 경제사범이 아니라는 말씀입니까?
-예. 뭐. 만약에 잘못 송금한 사람이, 그러니까. IC네트웍스의 사기 범죄자들이 서진씨를 상대로 형사소송을 걸어도 그들이 패소할 확률이 높습니다.
-단, 민사상 소송을 제기한다면 반환해야 하는 의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만, 그들은 어쨌든 현재 범죄자 아닙니까? 그들에게 반환할 의무는 없죠.
-서진씨, 차라리 법원에 먼저 반환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당시 기준이 얼마였죠? 12,00억원인가요?
예. 그쯤 됩니다.
-그럼, 차라리. 재판이 시작되면 가상화폐를 처분했다고 하시고 그 당시 가치의 돈을 먼저 반환해버리십시오.
-가상화폐는 현재 재산으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어떠한 부를 얻었든 손실을 보았든 형사사건으로는 절대 엮이진 않을 겁니다.
현재 비티씨코리아에 있는 내 자산은 우수리를 빼고 3,560억원이 들어있다. 그중 1,200억원을 반환한다고 해도 나에게 남는 돈은 2,360억원.
남는 장사를 떠나서 완전히 인생 역전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만약 1,200억원을 법원에 반환하게 된다면. 피해자들에게 1,200억원은 돌아갈 것이고. 서진씨에 대한 민사상 법적 책임까지 모두 소멸하게 될 겁니다.
언제까지, 반환하면 좋을까요?
-뭐, IC네트웍스에 대한 수사가 좀 진행되고 사기자금에 대한 추적이 시작될 때 즈음부터요. IC 네트웍스의 사기꾼 일당들의 신변이 확보되는 순간부터 수사는 빨라질 겁니다.
[26화]버블 붕괴
2020년대에 들어서야 가상화폐 중심의 디파이 시장이 크게 형성되었다. 기관들의 자금도 많이 흘러들어왔다.
덕분에 미래에는 지금처럼 가상화폐 창시자나 고래가 투매한다고 해서 요동칠 시장은 아니었다.
[27화]역사는 반복 된다
[28화]밀회
[29화]그림자 정부
[30화]베팅
프리드먼의 샤워실의 바보
경제학 원론. 프리드먼이라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이 학자는 경제정책에 어떠한 효과를 볼 때는 천천히 기다려야한다고 말했다.
-바보는 샤워를 할 때 온수가 금방 나오지 않는다고 온도를 막 높여버립니다. 그리고 너무 뜨거우니 찬물로 꼭지를 확 돌려 제대로 된 샤워를 못하죠.
프리드먼은 그런 사람을 두고 샤워실의 바보라고 비웃었다더군요.
[31화]
코인차트 중독
24시간 돌아가는 코인 트레이더들이 돈 좀 만지면 꼭 거린다는 병.
이병은 약도 없다. 새벽에도 소스라치며 일너나 차트를 보느라 수면 부족에 빠지기도 십상이다.
더 나아가서는 잘못하다간 건강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 온갖 병에 시달릴 수 도 있다.
휙---!
나는 특단의 조치로 그의 손에서 휴대폰을 뺏어버렸다.
너, 당분간 어플 설치 금지. 매도는 내가 예약 매도 걸어놨으니까 딱 2주 동안 열어보지마!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앞으로 벌어질 일들. 폭등장이 오면 자신도 모르게 매도하고 싶을 것이다.
혹시라도 매도하고 나서 폭발적으로 오르는 빨간 기둥을 보고 다시 진입을 노릴게 분명.
왠지 내가 매도한 뒤 계속 상승하면 나만 두고 버스가 출발하는 느낌이 든다. 마구 위로 향하는 빨간 불기둥을 보면 어서 너도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백이면 백.
내가 여태 겪어봤던 투자자들은 그 불타오르는 장을 참지 못하고 들어가곤 한다. 나조차도 몇 년 코인 판매에서 구른 뒤에서야 그게 잘못된 걸 깨달았으니 말이다.
예상 수익은 10억원.
엄청 큰 은 아니지만 어쩌면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사업이든, 공무원 준비든 밑 자금이 튼튼히 있으면 뭐든 노력해서 안 될 계 뭐가 있겠어.
이기적이지만 친구만큼은 이번 생에서 코인판에 붙어서 인생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싶다.
세상은 널고 아름다운 것들이 엄청 많지 않은가?
광복이가 말했다. 근데, 너... . 옷차림이 상당히 좋아보인다? 얼굴도 묘하게 핀거 같고?
짜식. 눈썰미 하나는 기가 막혔다.
-치이익.
오랜만에 우리집 안에 소고기 냄새가 가득 퍼졌다. 식탁 가운데에 불판을 두고 엄마 아버지와 둘러앉았다.
[33화]
투자는 감이 아니라 현실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수익이 난다.
리플의 총발행량은 1,000억개다. 그중 유통량은 약 450억 개.
[34화]수익률 300%
제니에게 설명할 시간도 없이 그녀가 일어난 빈자리를 꿰차고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