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3 (숙소 : Santiago de Compostela Seminario Menor, 12유로)
아침에 일어나 지난 주일에 10시 미사 전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9시가 조금 넘어 성당엘 갔다. 10시 미사에는 포루투갈의 뽀로투 주교님이 그 곳의 신자들과 함께 오셔서 집전을 하셨는데 성가대와 파이프오르간이 잘 어우러져 전례가 풍성했다.
파견기도가 끝나자 주교님이 집전하여서인지 특별히 분향예식이 있었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기뻐하였다. 10시 미사가 끝나고 12시 순례자미사를 또 봉헌하였는데 이곳 산티아고 Cathedral에서 미사를 7번 참례하고 분향예식만도 6번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내게는 특별한 은총으로 다가왔다. 성령강림대축일과 삼위일체대축일에 이 곳에서 머물 수 있었던 것도.
산티아고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을 처음 도착했을 때와 피니스테레에서 돌아와 다시 이곳에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을 충분하게 잡았다. 언제 또 이곳에서 이렇게 여유있게 하루에도 몇 번씩 성당을 오갈 수 있을까싶어서...
알베르게로 돌아오니 순례를 시작할 때 처음 만났던 데레사씨 부부가 오늘 도착했다며 이곳에서 알베르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이 피곤하여 지친 모습을 보였지만 그래도 무사히 여행을 마친 모습을 보니 반가웠다.
한국에서 떠날 때에 닷새 걷고 하루 쉬고. 하루에 걷는 걷도 20Km 정도를 예상하고 기간을 잡아왔는데 쉰다는 것도 여유치가 않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걷다 보니 예정보다 일찍 마무리를 지었다.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 슈퍼에 들러 쌀과 감자, 양파, 오이를 사가지고 와서 밥과 찌개를 끓여 한국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먹었다.
한국인으로 싸이클을 타고 온 사람들을 처음 보았는데 이들은 압력밥솥까지 가지고 와서 이 밥솥으로 밥을 하였다.
그리고 환갑을 기념하기 위해 친구들 4명이 함께 왔다는 사람들과도 함께 먹었다. 오랜만에 한국음식으로 포식을 했다.
이 성지에 머무는 동안 나는 마음껏 이곳을 즐기고 싶어 저녁 때 다시 성당엘 갔는데 7시 미사가 봉헌되고 있었다.
나는 은으로 만들어 모신 야고보 사도 무덤에 가서 잠시 무릎 끓어 기도하며 무사히 순례를 마치고 이곳에서 여러 번 성인께 기도할 수 있음에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슴으로부터 느낄 수 있었다.
제대 뒤편 위쪽에는 야고보 사도의 상이 모셔져 있는데 사람들이 뒤에서 성인의 상을 만질 수 있도록 타원형의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사람들은 이층으로 된 계단으로 올라가 야고보 사도상의 뒤에 서서 침구도 하고 손으로 성인의 상을 끌어안고 기도를 드리고 있어 나도 그렇게 하였다.
산티아고 순례 시 주의사항 및 꼭 필요한 물품
(주의사항)
▸ 짐은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간다. 10KG 이내로 챙겨도 실제 카미노를 걸을 때는 물과 과일, 간식을 지고 가야하기 때문에 무게가 더 나간 다. 그 곳도 생활용품을 살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다.
여성인 경우 가방의 사이즈가 40 ~ 50 Kg을 넘지 않는 것이어야 하고 남 성인 경우에도 50 ~ 60 Kg 이내로 준비하는 것이 적절하다. 무거우면 무 거울수록 본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 다.
▸ 여권은 2장정도 복사를 하여 가지고 가면 편리하다. 알베르게에서는 대 부분 크레덴시알만 요구하는데 가끔 여권을 함께 요구하는 곳이 있는데 이때 여권사본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잘 보관하고 있는 여권 원본을 꺼 내지 않아도 된다. 또 여권분실과 같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여권사 본과 여권발행용 사진 3매를 함께 준비하여 지참해야 한다.
▸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소지하는 것이 필요하 다. 그러나 실제 카미노를 걸을 때에는 소지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지 만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편리할 수 있다. 왜냐하면 현금자동지급기도 우리나라와 같이 24시간 가동하는 것도 아니고 또 은행을 찾으려면 찾아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실제로 100유로 자리로 준비해 가면 부피도 작고 또 그 곳에서 사용하는 데 별 불편함이 없었다.
돈을 보관하는 것도 그날 쓸 정도의 돈(알베르게 입실비와 식사와 간식 비로 보통은 50유로 정도면 충분)은 바지나 잠바 등 꺼내기 편한 곳에 넣어두고 나머지 돈은 둘로 나누어 따로 보관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
본인은 침낭 안에 현금과 여권을 함께 넣어 꾸렸다. 잠을 잘 때도 침낭 을 잠그고 자기 때문에 안전하다.
▸ 비행기 티켓을 인터넷으로 구입한 경우 혹시 분실할 경우를 대비하여 복 사본을 2매 준비하여 여권사본과 함께 다른 포켓에 보관하는 지혜도 필 요하다.
▸ 아침에 일어나 양말을 신기전에 반드시 바세린을 듬뿍 발라주고 걷기를 마치고 알베르게에 도착 샤워를 한 후에는 안티프라민 로션 등을 발라 맛사지를 해주며 근육을 풀어준다.
많이 걸은 날 몸이 무거울 때는 비상약으로 준비해 간 근육 이완제를 먹 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카미노를 걸을 때 2시간 내지 3시간을 걸으면 반드시 신발을 벗어 발에 통풍이 되도록 하여 물기를 말린다. 이 때 바세린도 다시 발라준다.
▸ 카미노는 여러나라 사람들이 함께 걷는 길이므로 예의 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 각자가 자기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 새벽5시 이전에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에는 잠자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여 변기 물을 내리지 않는 것이 좋다.
- 최근에는 많은 알베르게가 일회용물품(베게 및 침대커버)을 지급하는 데 아침에 일어나면 반드시 자신이 사용한 물품을 벗겨 침대 위에 놓 아 두거나 휴지통에 버린다.
- 일찍 일어나 걸을 때 자고 있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여 작은 소리로 필 요한 말만 하거나 짐은 밖으로 가지고 나와 꾸리는 센스도 필요하다.
- 길을 걸으며 음악을 들을 때에도 본인만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와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한다.
▸ 물은 지니고 다니는 생명수와 같으므로 카미노를 걷기 전에 꼭 챙겨야하 며 길을 걷다가 먹을 수 있는 물이 제공되는 곳에서는 반드시 물을 다시 받아 가득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 “No Potable” 또는 “먹어도 되지만 먹지 말아야한다”는 팻말은 어떤 사람에게는 괜찮으나 어떤 사람에게는 해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니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어쨌든 Potable 이라 고 쓰인 곳의 물만 마시면 이상이 없는 것 같다.
▸ 떠나기 전 반드시 등산화를 신어 길을 들인 다음에 가지고 가야한다.
카미노를 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등산화와 배낭인데 방수가 잘 된 것 일수록 도움이 된다. 속옷이나 티 셔츠, 타올 등도 기능성이 있는 물품 일수록 좋다. 하루 종일 걷고 알베르게에 도착하여 샤워하고 빨래를 하 게 되는데 다음 날 아침 떠나기 전까지 빨래가 말라야 되므로 기능성일 수록 빨리 말라 좋은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
▸ 침낭은 계절에 따라 다르나 가볍고 보온이 잘 되는 것으로 준비하는 것 이 좋다.
▸ 국내에서 발행된 가이드 북은 무게가 많이 나가므로 개인적인 의견으로 는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에서 산티아고 가는 길에 있는 마을이름과 알 베르게 정보만을 기록한 영어로 된 얇은 책자를 구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음. 필요한 것은 모두 기재되어 있어 실용적이라고 생각했다.
(준비물)
▸ 여권(사본 2매 포함), 여권용 사진 3매
▸ 현금, (비상용 신용카드 또는 현금카드)
▸ 가이드 북 (스마트폰 지참자는 가이드북을 저장해서 가져갈 수 있음)
▸ 배낭, 등산화(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것), 침낭, 우비(사람과 배낭을 함께 감싸주는 것으로 될 수 있으면 가벼운 것일수록 유용함)
▸ 등산양말 두꺼운 것 2족 (원거리를 걷기 때문에 두꺼운 양말을 신어도 발바닥이 아프다), 얇은 것 1족
▸ 스패츠(비나 눈이 올 때 등산화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신는 것),
▸ 모자(썬캪), 썬그라스(눈의 보호가 필요한 사람)
▸ 스틱(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은 필수)
▸ 크록스(슬리퍼- 알베르게에 도착하면 등산화를 벗고 반드시 슬리퍼로 갈 아 신어야함)
▸ 작은 가방 또는 배낭(가볍고 천으로 된 것으로 알베르게에 배낭을 놓고 도시나 마을을 구경할 때 필요)
▸ 속옷(팬티 3장), 티 셔츠 2벌, 긴 바지 2벌, 짧은 바지 1벌, 스웨터(보 온용으로 가벼운 것- 여름은 제외) 1벌, 고어택스 점퍼, 스포츠용 타올
▸ 바세린, 안티프라민 로션, 근육이완제, 선크림, 화장품(로션,스킨 등)
▸ 트라스트 약간, 일회용 반창고
▸ 귀마개, 안대 (장소 불문 잘 자는 사람은 불필요)
▸ 본인만의 비상약 (소화제, 항생제, 피부연고 등)
▸ 바늘과 실, 면봉 조금
▸ 치약, 칫솔, 바디 젤, 가루비누 약간(가볍고 빨래할 때 편리함)
▸ 손톱깍기, 머리빗, 휴대용 칼, 플래시, 개인용 수저, 물통, 물 컾
▸ 옷핀(3개), 집개(3개- 대부분의 알베르게에는 집개 있음.), 지퍼백(3장)
▸ 메모용 수첩 및 볼펜, 카메라
▸ 휴대폰 (꼭 필요하진 않다)
▸ 카레라이스 가루(스페인에는 카레가루가 없다. 알베르게에서 식사를 하 게 되는 경우 다른 야채들만 사면 간편하게 요리가 가능해서 편리함)
▸ 인스턴트 미역국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것: 한국음식이 필요할 때)
▸ 튜브용 고추장 2개(필요한 사람만)
▸ 음식을 가리지 않는 사람은 카레가루, 고추장, 인스턴트 미역국 불필요.
첫댓글 특별한 은총은 특별히 준비한 사람에게 주어짐을 묵상합니다. 야고보 성인의 귀한 자료 잘보았습니다. 다음 순례를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물을 상세하게 올려 주신 배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그 길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예전에 산티아고에서 2~3일 머무르며 구석구석 살펴보고 싶었던 생각이납니다.
쫓기듯 분주하게 둘러보던 아쉬움이 되살아 났었는데... 순례기를 통하여 그 아쉬움이 다소 해소된 듯합니다.
자상하게 조목조목 주의사항과 준비물을 올려주시는 성품에 온유함이 있습니다. 이번 순례기를 읽으며 느낌좋은 사람냄새 자주 맛 보았답니다. 고맙습니다.
산티아고 대성당 주변 골목골목마다 야외 테이블에는 맥주한잔 놓고도 긴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에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단어중 하나가 사람냄새나는 것인데, 감사합니다.
자상한 안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순례를 위한 주의사항에 준비물에 감사합니다. 비우고 내려놓고 가야한다고 다짐해봅니다.
삶에서 비우고 내려놓고 하기가 그리 쉬운것은 아닌것 같아요.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준비물과 주의사항까지 꼼꼼하게 올려주시는 언니는 멋쟁이!
언니는 선택받은 사람~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을 엘리도 함께 느끼며 갑니다.
막바지 더위에 잘 지내시고 계시는지요?
산티아고를 가려고 생각하는 엘리에게 아주 쬐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나는 잘 있어요. 엘리는?
언니! 저도 잘 지내고 있어요.성지순례를 위한 성서공부와 영어공부 땀 흘리며 열공하고 있구요.그동안 순례기 올려주시느라 수고해주신 덕분에 산티아고에 대해 많이 이해하게 되었어요.고맙고 감사합니다.
마음을 둔 곳이기에 가져갑니다.